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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들이 등장하면서 언론사들도 이에 대응할 수밖에 없는 시대의 흐름을 맞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향후 언론사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보고서 <2024 언론사 디지털 기술 인력 현안 파악을 위한 시범조사>를 발간했다. 그 내용을 요약·소개한다. 편집자 주
생성형 AI의 등장과 급속한 확산은 뉴스 생산과 유통 환경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미 글로벌 미디어 시장에서는 AI를 활용한 콘텐츠 생산, 맞춤형 뉴스 서비스, 데이터 저널리즘이 일상화되고 있으며, 국내 언론사들도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사 간 디지털 대응력의 격차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특히 인력과 예산이 제한된 중소 언론사들은 대형 언론사와 비교해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기술력과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필자가 참여하고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최근 발표한 <2024 언론사 디지털 기술 인력 현안 파악을 위한 시범조사>1) 결과는 이러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 조사는 전국 28개 언론사(전국종합일간지 9개, 경제지 7개, 온라인 2개, 지역종합일간지 10개)를 대상으로 디지털 기술 관련 부서와 인력 현황, 시스템 구성, 주요 과제와 어려움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물이다. 이번 조사는 급변하는 디지털 뉴스 환경 속에서 국내 언론사들의 기술적 대응 현황을 파악하고, 언론사별 맞춤형 지원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기초 자료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디지털 기술 인력 현황: 언론사 유형별 뚜렷한 차이
가장 눈에 띄는 조사 결과는 언론사 유형별로 디지털 기술 관련 부서와 인력 규모에 큰 차이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디지털 기술 관련 부서 수는 28개 언론사 평균 3.54개였으며, 유형별로는 전국종합일간지가 평균 5.33개로 가장 많았고, 지역종합일간지가 평균 2.3개로 가장 적었다. 경제지는 평균 3.14개로 전국종합일간지보다는 적지만 상대적으로 큰 조직 규모를 보유하고 있었다.
인력 규모에서도 언론사 유형별 차이는 뚜렷했다. 28개 언론사는 최소 3명에서 최대 67명까지 디지털 기술 인력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평균은 24.46명이었다. 전국종합일간지가 평균 42.33명으로 가장 많은 인력을 운용하고 있었고, 지역종합일간지는 평균 8.8명으로 가장 적은 인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러한 격차는 언론사의 디지털 전환 역량과 직결되는 문제로, 특히 지역 언론사의 열악한 디지털 대응 환경을 여실히 보여준다.
기자 중심의 조직문화
디지털 기술 부서의 공통된 어려움
언론사 디지털 기술 부서가 직면한 주요 과제와 어려움에서도 언론사 유형별 차이가 두드러졌다. 최근 6개월간 디지털 기술 부서에 주어진 가장 중요한 임무에 대해 전국종합일간지는 ‘생성형 AI 등 신기술 도입’(35.29%)을 가장 많이 꼽았다. 지역종합일간지는 ‘신기술 도입’(30.0%)과 함께 ‘유튜브 및 모바일 앱 진출’(25.0%)을 중요 과제로 인식하고 있었다.
반면 디지털 기술 부서가 업무 수행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은 언론사 유형과 관계없이 ‘인력 부족 및 업무 과다’(32.08%), ‘기자 중심의 조직문화’(34.0%), ‘열악한 근무 조건’(30.0%) 등이 공통적으로 지적됐다. 특히 ‘기자 중심의 조직문화는 모든 언론사 유형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문제로, 이는 전통적인 언론사 구조에서 디지털 기술 인력의 역할과 처우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현실을 보여준다.
인터뷰 결과에서도 이러한 문제점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한 전국종합일간지 기술 담당자는 “언론사가 기본적으로는 개발자들의 무덤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내가 끊임없이 뭔가를 개발하면서 내 실력이 올라가느냐가 개발자들에게는 중요한데 이게 없으니까”라고 현실을 토로했다. 또 다른 경제지 담당자는 “생성형 AI 등 신기술을 접목하기 위해서는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현재 있는 인원을 가지고 하기에는 업무가 자기의 기본 업무에 플러스알파가 되는 거다”라고 지적했다.
최고기술책임자(CTO)가 기자 출신?
본 조사에서는 최고기술책임자(CTO) 보유 현황도 살펴봤다. 조사 결과, 28개 언론사 중 9개 사만이 현재 또는 최근 5년 이내에 CTO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중 4개 사는 CTO의 직전 부서가 편집국 또는 뉴스룸이었다. 기술적 배경보다는 언론사 내부 인력, 특히 기자 출신이 CTO 역할을 맡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언론사 특성상 기술과 저널리즘을 모두 이해하는 인력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순수 기술 전문가의 영입과 활용이 제한적임을 시사한다.
디지털 기술 인력에 대한 지원 현황도 살펴보았다. 가장 많이 제공되는 지원은 ‘디지털 분야 기술교육 지원’(33.33%)과 ‘유연근무제 운영’(24.44%)이었다. 그러나 ‘지원 없음’이라고 응답한 언론사도 8.89%에 달했으며, 특히 지역종합일간지에서 그 비율이 높았다. 이는 규모가 작고 재정 여건이 열악한 언론사일수록 기술 인력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기술 인프라, 자체구축이냐 외주냐
언론사별 큰 차이 보여
언론사의 디지털 시스템 현황도 유형별로 차이를 보였다. 홈페이지의 경우 모든 언론사가 보유하고 있었으나, 자체구축 비율은 전국종합일간지(88.89%)와 경제지(85.71%)가 높은 반면, 지역종합일간지는 20%에 그쳤다. 다른 디지털 시스템(앱, 홈페이지 외 채널, CMS 등)에서도 이러한 패턴이 유사하게 나타났다.
특히 콘텐츠관리시스템(CMS)의 경우, 전국종합일간지와 경제지는 각각 33.33%와 57.14%가 자체 구축을 했으나, 지역종합일간지는 모두 외주구축에 의존하고 있었다. 이는 기술 인프라 구축 및 운영에 있어서도 언론사 간 격차가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필요한 지원: 예산, 인력, 교육, 네트워킹
언론사들이 디지털 기술 도입 및 활용을 위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지원은 ‘기술 도입 및 활용에 투입되는 예산 지원’(26.58%)과 ‘디지털 기술인력 고용 지원’(18.99%)이 가장 많았다. 이어서 ‘디지털 기술인력에 대한 최신기술 교육’(12.66%), ‘디지털 기술인력 교육훈련 비용 지원’(11.39%) 등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러한 수요가 언론사 유형별로 다르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전국종합일간지는 ‘예산 지원’(25.93%)과 함께 ‘기술 개발/도입/활용 관련 컨설팅’(18.52%)을 많이 필요로 했다.
경제지 역시 ‘예산 지원’(31.25%)과 ‘인력 고용 지원’(25.0%)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반면 온라인 매체는 ‘최신 기술 교육’(33.33%)에 대한 요구가 가장 높았고, 지역종합일간지는 ‘예산 지원’(30.0%)과 ‘인력 고용 지원’(26.67%)이 핵심 수요였다.
개별 언론사의 구체적 지원 요구사항은 더욱 다양했다. 다수의 언론사가 각 기관의 규모와 디지털 기술 수준에 맞는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역 언론사들은 자금과 인력난 해소를 위한 예산 및 인건비 지원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기자직 중심이 아닌 기술직 중심의 교육 확대, 네트워킹을 위한 세미나나 간담회 정기 개최, AI 트렌드에 맞는 투자 및 데이터 활용 비용 지원 등 다양한 요구가 있었다.이러한 다양한 요구는 한국형 AI 개발 지원, 클라우드 서비스 구축, 언론사 전담 기술 업체 선정, 해외 사례 벤치마킹, 경영자의 디지털 기술 도입에 대한 인식 개선 등 구체적인 제안으로도 이어졌다.
각 언론사별 상황과 필요에 맞는 맞춤형 지원 필요
이번 조사 결과는 디지털 기술 변화 대응에 있어 언론사 간 격차가 심각하며, 각 언론사의 상황과 필요에 맞는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에 한국언론진흥재단은 2025년 7월 중 이틀간 전국 일간 및 지역주간 언론사 소속 디지털 기술 담당 인력 및 관리자를 대상으로 디지털 혁신과 전략 공유, 실무 중심 학습과 협업 기반을 구축할 수 있는 워크숍을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기존 디플로마 과정을 포함한 언론인 해외 연수 프로그램에도 기술 인력 참여를 확대하고, △디지털 독자 분석, 검색엔진 마스터, 도구 활용, 구글 애널리틱스4 활용 및 데이터 분석(5월), △버티컬 미디어 활용: 유튜브, 숏폼 미디어 기획 및 스토리텔링(7월), △AI 활용 성공 사례 쇼케이스(9월) 등 기술 인력 중심의 전문 연수를 확대 실시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러한 교육과 워크숍 확대만으로는 언론사 간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기 어렵다. 언론사의 규모와 특성, 기술 수준에 맞는 차별화된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특히 지역 언론사의 경우, 기술 인력 확보를 위한 재정 지원, 공유 인프라 구축, 전문 컨설팅 제공 등 보다 근본적인 지원이 요구된다.
AI 시대에 적합한 디지털 뉴스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는 언론사, 정부, 유관 기관이 협력해 디지털 기술 발전의 혜택이 모든 언론사에 골고루 돌아갈 수 있는 균형 있는 지원 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번 조사가 그러한 지원 정책의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
1) https://www.kpf.or.kr/front/research/selfDetail.do?seq=59957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