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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방송》은 제21대 대선을 취재한 정치부 기자 4인을 초청해 대선 취재 경험과 언론의 책무에 대해 성찰하는 좌담회를 마련했다. 좌담회는 지난 6월 1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홍주현 국민대 미디어·광고학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다. 김정현 한국일보 기자, 박상곤 머니투데이 기자, 이세훈 강원도민일보 기자, 하혜빈 JTBC 기자가 참석했다. 편집자 주
좌담회에 참석한 종합일간지, 경제지, 지역지, 방송사의 정치부 기자들은 각자 대선 취재 과정에서 겪은 생생한 경험을 공유하고 고민을 나눴다. 자신이 담당했던 후보 캠프의 취재 방식과 분위기, 소속 언론사의 보도 전략을 이야기하며 언론 보도의 현실을 전했다. ‘따옴표 저널리즘’과 ‘쇼츠’ 중심으로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이 대선 보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논의했고, 기자 개인이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지, 언론이 신뢰를 얻기 위해 어떤 고민을 하는지 의견을 나눴다.
홍주현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번 대선에서 어떤 후보를 취재하셨는지, 그리고 이전의 정치부 경험은 어떠셨는지도 함께 말씀해 주세요.
이세훈 2018년에 기자 생활을 시작했고, 수습 기간을 마치자마자 곧바로 국회 출입을 맡게 된 비교적 드문 케이스입니다. 지역일간지의 특성상 중앙지와는 달리 여당과 야당 담당이 따로 나뉘지 않아 모든 정당을 두루 취재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여러 정당의 정책 기조와 흐름을 폭넓게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편 지역지의 주된 관심사인 후보의 ‘우리 지역’ 방문 일정을 계속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 취재 과정에서 어려운 점이었습니다.
김정현 정치부 출입은 4년 정도 됐으며, 두 차례 조기 대선을 모두 취재했습니다. 2017년 대선에서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말진(막내급) 마크맨(전담 기자)으로 유세 현장을 집중 보도했고, 이번 대선에서는 중간급 기자로서 이재명 후보를 담당했습니다. 민주당 경선의 관전 포인트, 대선 공약, 캠프 분위기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며 여러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하혜빈 2018년 1월 입사한 후 2021년 하반기부터 민주당 출입 기자로 활동했고, 지난 대선 때 민주당 경선 막바지에 합류했다 국민의힘으로 출입처를 잠시 옮겼습니다. 그러다 이번 대선에서 다시 민주당을 담당하게 됐고, 대선 초반부터 이재명 후보를 밀착 취재했습니다. 이재명 후보의 지역 선거운동을 7차례 이상 동행하며 지역 일정을 밀도 있게 취재했고, 당선 이후에는 이 대통령의 삶을 조명하는 특집 기사도 맡았습니다.
박상곤 오늘 참석한 기자 중 막내입니다. 2022년 입사 후 정치부로 배치돼 현재까지 약 2년 6개월간 활동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출입 기자로 총선과 대선을 모두 국민의힘에서 취재했으며, 한동훈 후보 마크맨을 거쳐 김문수 후보를 밀착 마크했습니다. 지역에서는 후보 유세 일정을 따라다니며 현장에서 주요 발언(워딩)을 기록하고 현장 분위기를 스케치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대선 취재, 어떻게 이뤄졌나
홍주현 대선 기간 현장에서의 취재 방식과 각 후보 캠프의 분위기가 궁금합니다. 후보별로 캠프의 대응 방식에는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도 말씀해 주세요.
박상곤 취재는 보통 아침 일찍 후보 캠프의 실무자들과 통화하며 하루 일정을 파악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오전에는 각자 후보나 배우자 등 특정 인물을 맡아 지속 취재하고, 오후에는 후보의 유세 현장을 동행 취재했습니다. 후보의 주요 발언, 이전 발언과의 차이점, 혹은 눈에 띄는 행동 등을 중심으로 취재하고 기사를 구성했습니다.
하혜빈 이재명 후보는 경선 초반부터 사실상 대표 후보로 활동하며 지역 일정을 매우 활발히 소화했습니다. 한 번에 7~8곳을 이동할 때도 많아 취재팀 내에서 일정을 나눠 따라다니며 취재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는, 가끔 지지자 수가 많으면 일부 기자가 ‘근접 풀(pool)’로 지정돼 후보 곁에서 밀착 취재를 합니다. 또 후보와 1:1로 문답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면 취재가 필요한 내용을 질문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방송 기자의 경우 방송 분량 제한이 있어 많은 워딩 중에서도 핵심만 선택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김정현 대선 기간, 종합지는 대선 관련 내용으로 하루 두 면을 구성하는데, 한 면은 유세 현장 기사, 다른 한 면은 각 당의 전략 기사로 채워집니다. 이번 대선은 경쟁 구도가 약해 당의 전략이나 정치적 이슈 관련해 발제할 만한 흥미로운 요소가 부족했습니다. 당선 가능성이 높았던 이재명 후보 캠프는 불필요한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조심하는 모양새였습니다. ‘열린 캠프’로 불렸던 3년 전과 달리, 캠프 인원이 대폭 줄고 기자들의 접근도 어려워 ‘닫힌 캠프’라는 농담이 돌 정도였습니다. 기자들은 캠프 구성원이나 분위기에 대한 정보를 거의 얻지 못해, 보통 나오는 ‘이모저모’ 박스 기사조차 작성하기 힘들었습니다.
이세훈 이재명 캠프는 ‘몸조심’ 기조가 강했으며, 지역지 연합 인터뷰 요청에도 ‘모든 언론사와 인터뷰를 하지 않는다’라는 입장을 견지해 매우 제한적인 소통을 보였습니다. 국민의힘은 캠프 구성 전부터 내부 갈등이 심했고, 지역 국회의원들의 발언을 통해 지역별 지지 갈등 구도가 드러났습니다. 지역지는 자기 지역 국회의원의 활동과 대선 후보 지지 여부, 그리고 도 출신 인사(의원, 보좌관 등)의 명단 파악이 매우 중요한데 이를 일일이 확인하고 취재하는 게 어려웠습니다.
어떻게 보도할 것인가 vs 어떻게 보도될 것인가
홍주현 이번 대선을 취재할 때 소속 언론사의 특별한 보도 전략이 있었나요?
이세훈 지역 언론이니만큼 지역 의제를 발굴하고, 중앙 정치권에서 이를 다루도록 압박하는 기사를 쓰는 것이 주요 전략이었습니다. 지역 현안이 해결 직전에 놓였거나 표류하고 있음을 부각하여 후보들의 어젠다가 될 수 있도록 압박하는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이재명 후보가 강원도를 방문했을 때, 폐광 지역 주민 지원을 위해 폐광지역특별법 등 관련 현안을 자주 언급해 쟁점화되도록 노력했습니다.
하혜빈 ‘기계적 중립’을 지키는 데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지지자들의 반응이 극도로 격화된 대선 상황이기에, 중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특별히 신경 썼습니다. 양쪽 후보의 일정을 다루는 기사에서 분량, 스탠드업 개수, 자막 개수, 후보 멘트 삽입량까지 똑같이 맞추는 노력을 했고, 어떤 후보에 대한 내용이든 형식과 내용의 균형을 맞춰 공정성을 유지하려고 했습니다.
홍주현 그렇다면 이번 대선에서 주목할만한 후보 캠프들의 미디어 전략이 있었는지요? 소셜 플랫폼 활용은 어땠는지, 언론사의 소셜미디어 활용도 함께 얘기해주세요.
김정현 이재명 캠프는 종합지와의 인터뷰를 일절 하지 않는 이례적인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언론과의 접촉을 줄여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공식적인 이유는 조기 대선으로 인한 빠듯한 일정 때문이라 했지만, 과거 대선과 비교할 때 언론 회피 전략이 두드러졌습니다.
하혜빈 이 후보가 출마 선언을 기자회견이 아닌 유튜브 영상으로 먼저 공개한 점이 인상적이었고, 이는 캠프가 편집 통제권을 가지며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플랫폼을 선택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한편 이 후보는 신변 위협으로 지지자들과의 물리적 거리를 두었지만, 가까이서 촬영한 쇼츠 영상으로 이런 거리감을 보완하려 한 것 같습니다. 민주당은 박찬대 대표의 춤추는 영상이 화제가 많이 됐고, 릴레이 챌린지 등 친근한 이미지를 부각하는 쇼츠 콘텐츠를 적극 활용했으며, 애니메이션 기반의 세련된 TV 광고도 눈에 띄었습니다.
박상곤 김문수 후보는 SNS나 유튜브 같은 디지털 플랫폼 활용에는 다소 약했지만, 기존 미디어나 유튜버들이 있는 현장에서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자신은 ‘방탄조끼를 입지 않는다’라며 옷을 찢고 티셔츠 문구를 통해 메시지를 바꾸는 방식이 있었습니다. 디지털 전략은 약했지만 현장 중심의 메시지 전달을 시도한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언론이 대선 보도에서 SNS와 유튜브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데는 여전히 한계가 있습니다. 자극적인 콘텐츠가 주를 이루는 유튜브 환경에서 언론의 균형성과 공적 책임을 유지하면서 영향력을 확보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세훈 지금 언론 환경은 짧고 빠르게 소비될 수 있는 ‘쇼츠의 시대’로 진입했습니다. ‘1분만’과 같은 유튜브 채널이 후보 캠프에 정책 영상을 요청하고,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가 이에 응답해 쇼츠 영상을 보냈다는 것만으로도 유튜브의 영향력을 보여준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사는 빠르게 공유되고 소비되는 반면, 자극적인 기사 위주로 소비되는 경향이 강해 심도 있는 보도가 외면받는 현실에 대해 기자로서 아쉬움을 느끼는 동시에 기자들이 환경 변화에 적응하려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김정현 한국일보 등 종합지들도 시사 유튜브 채널(이슈전파사)에서 라이브 방송 및 쇼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쇼츠는 조회 수 외에는 평가할 수단이 마땅치 않아 조회 수를 무시할 수 없게 되었고, 국회의원들까지 ‘쇼츠용 분노’ 영상을 찍는 경향이 생겼습니다. 기사로서 가치가 낮은 내용(김혜경 여사를 3명의 실장이 수행한다는 내용)도 쇼츠로는 거의 2백만 조회 수를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기자들이 관심을 두고 취재해야 할 영역이 더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대선 보도, 무엇을 놓쳤고 무엇을 바꿔야 하나
홍주현 이제 이번 대선 보도 전반을 돌아보겠습니다. 대선 보도에서 언론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느끼신 점 또는 아쉬운 점이 있다면요
박상곤 국민의힘 후보 교체 파동 당시 새벽 시간대 벌어진 현장 상황을 육안으로 직접 확인하고 속보로 내보내지 못한 점이 개인적으로 아쉽습니다. 당일 새벽 2시까지 자리를 지켰지만, 사건이 늦은 시간 발생했고, 여러 매체 기자가 공동으로 취재하는 환경 속에서 혼자 남아 단독 속보를 내기는 어려운 여건이었습니다. 한덕수 총리의 대리인 참석 여부 등을 직접 확인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하혜빈 눈에 띄는 공약이 별로 없어 캠프 간 정책을 쟁점화하지 못해 아쉽습니다. 지난 총선 때는 지역별로 후보 공약 비교 리포트 같은 특집 기획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공약 비교 리포트를 한 명이 도맡아서 했을 정도였습니다. 격화된 지지자들 사이에서 기자들은 현장에서 적대감을 많이 느끼기도 했습니다. 취재를 위해 지지자들 사이를 지나갈 때, “왜 기자를 가까이 앉히느냐”와 같은 말을 듣는 등 이재명 후보의 파기 환송 결정 이후 관련 보도에 민감한 지지자들이 기자들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드러냈습니다. 캠프 차원에서 지지자들에게 자제를 요청하지 않은 점도 아쉽습니다.

김정현 김문수-한덕수, 김문수-이준석 등 보수 단일화 이슈가 필요 이상의 관심을 받았고 기사가 가능성을 열어두는 ‘할 수 있다’에서 ‘해야 한다’라는 식으로 흘러갔던 경향이 있었습니다. 한덕수 후보 출마는 언론사 논조를 떠나 비판받아야 마땅한 일임에도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 때문에 평가보다 경마식 보도에 치중했던 점이 아쉽습니다.
이세훈 지역 언론으로서 대선 후보들이 언제 지역을 방문하는지에 집중된 기사를 쓸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아쉽습니다. 후보의 단순 방문 일정보다는 강원도 관련 정책 현안, 주요 메시지, 강원도 지역에 대한 후보의 관심도 등을 집중 취재하는 데 역량을 더 모았으면 좋았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홍주현 이번 대선을 겪으며 우리는 무엇을 느꼈고, 앞으로 무엇을 바꾸고 싶은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언론의 대선 보도에서 개선해야 할 보도 관행은 어떤 것이 있다고 보시나요?
김정현 대선 기간에 유독 심해지는 따옴표 저널리즘은 혐오적 표현이나 사실관계에 맞지 않는 내용까지 기사에 담아 주목도를 높이려 하지만, 불쾌감을 유발할 때가 많습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는 저도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세훈 기자들이 후보를 따라다니며 발생하는 안전사고의 우려가 크고, 속보를 빨리 내기 위해 발언을 받아 적는 데 급급해 내용이 부실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김정현 기자님 말씀처럼 속보보다는 내용이 튼실하고 의제가 탄탄한 기사를 쓰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 필요합니다. 한편, 구조적 차원에서는 지역지의 현재 위치와 기사 유통 구조 속에서 어려움이 큽니다. 후보들 간의 공방을 다룬 기사는 수천 건의 댓글이 달리며 많이 소비되는 반면, 지역 의제를 분석하고 현안 해결의 길라잡이 역할을 하는 기획 시리즈는 주목받지 못합니다. 지역 밀접 관련 기사들이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도록 대형 포털의 유통 시스템이 개선되어야 합니다.
박상곤 정치 기사의 특성상 따옴표를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SNS 발언을 과도하게 기사에 활용하면서 기자들이 현장에서 직접 취재하고 깊이 이해하려는 노력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정치인의 SNS 메시지를 기사에 과도하게 활용하면서, 기자가 직접 여러 사람에게 알아보는 취재 노력이 줄어들고 결국 얕은 기사가 나오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하혜빈 정치 기사를 쓸 때 좀 더 차가운 기사였으면 합니다. 이번 대선에서도 팩트를 전달하기보다 논평과 다름없는 기사들이 적지 않았으며, 특히 방송 뉴스의 오프닝이나 클로징 멘트에서 과도한 논평을 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논평과 팩트 기사가 명확히 구분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보도, 결국은 ‘기자의 최선’
홍주현 기자 개인의 정치적 성향이 보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보도의 공정성은 어떻게 확보하셨나요?
박상곤 한 달 넘게 전담 마크하는 후보만 계속 보다 보니 고민되는 지점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아무리 정파적 의견이 없어도, 그 후보의 이야기만 듣다 보면 이게 맞는 것 같은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기자 나름대로 공정성을 잃지 않도록 컨트롤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국회라는 공간에서 다양한 기자들과 대화하고 고민을 나누면서 객관성을 찾고 감정을 조절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혜빈 저도 담당한 후보가 좋거나 싫을 때는 다른 캠프에 출입하는 기자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고자 하였습니다. 같은 일을 하는 기자들끼리 의견을 나누고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김정현 기자 개인이 할 수 있는 답은 더 많이 듣고, 더 많이 확인하며, 더 깊이 맥락을 짚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들은 주관적인 감정이나 생각을 쓰는 것이 아니라, 취재된 사실을 주어진 형식에 맞게 쓰는 사람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되는 것 같습니다. 결국 기사는 객관적 평가의 대상이 되는 것이고, 자신이 촘촘한 팩트를 취재했는지, 그리고 균형 잡힌 시각을 가졌는지에 대해 항상 반성적으로 사고해야 합니다.
이세훈 개인적인 정치적 판단을 배제하고, 해당 정책이 지역에 이익이 되는지, 그리고 실현 가능성이 얼마나 있는지만을 따져 객관적이고 담백하게 기사를 써내려고 했습니다.
홍주현 끝으로 기자님의 보도가 선거에서 유권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요? 기자님의 보도를 믿고 투표했을지 궁금합니다. 자신의 보도를 스스로 신뢰하시는지도 여쭙고 싶습니다.
박상곤 제 기사가 유권자의 선택에 어떤 영향을 줄지 고려해서 후보의 긍정적 측면, 기대 요소, 우려되는 점 등을 균형 있게 전달하려고 최대한 노력했습니다. 정치 기사는 팩트만큼이나 감정에 따라 수용되는 경우가 많기에, 다양한 입장을 종합해 보여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한쪽 입장만 보도하지 않고 균형 잡힌 보도를 지향했습니다. 여기에는 기자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나 회사 차원에서 데스크가, 정치부원들이 어떻게 움직이느냐도 중요합니다.
하혜빈 정치색이 뚜렷하지 않은 시청자들은 언론 보도를 통해 후보 정보를 얻는 데 도움을 받겠지만, 지지 후보가 명확한 사람들은 언론보다 후보나 정당이 직접 운영하는 채널을 선호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언론 보도가 유권자의 생각을 크게 바꾸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판단합니다.
김정현 질문이 기자 스스로 자신의 보도를 신뢰하는지에 대한 이중적인 의미를 담고 있어 불편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언론이 독자들로부터 얼마나 많은 불신을 받고 있는지도 생각하게 됩니다. 정치 양극화와 확증편향으로 선거 기간에는 같은 기사에 상반된 반응이 나오며, 중도 지향 언론도 양쪽에서 비판받기에 근본적 해결은 신뢰 회복이 우선입니다. 기자 개인으로서는, 내가 아는 게 전부일 수는 없지만, 그 한계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 취재하는 것과, 정직한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세훈 기자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항상 결단하는 직업입니다. 결단의 끝에 자기 이름을 건 기사가 나온다고 생각하기에 모든 기자는 자신의 기사를 신뢰할 것이고, 신뢰하는 크기도 누구보다 클 것입니다. 기자로서 자존심과 자부심을 생각한다면 제 기사는 무조건 신뢰합니다.
홍주현 오늘 이 좌담회가 기자라는 직업의 깊이와 무게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정의롭고 신뢰받는 언론을 만들어 가기 위한 여러분의 여정을 응원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