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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AI,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2
670 | 등록일 : 2026-09-23
청소년의 AI 의존은 개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기보다 사회 각 분야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사안이다. 세계 각국은 청소년의 학년별 특성과 AI 도구의 특징에 따라 사용 권고를 제정하는 등 관심을 쏟고 있다. 청소년의 AI 사용 문제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교육계의 시선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생성형 AI는 검색과 학습을 넘어 청소년의 일상적인 대화 속으로 들어왔다. <2025 10대 청소년 미디어 이용 조사>에서 청소년의 68%가 최근 일주일 동안 대화형 생성형 AI를 이용했고, 그중 34%는 조언·고민 상담 등의 소통을 사용 이유로 들었다.1) 전면 차단이 어렵다고 청소년에게 생성형 AI를 무제한 허용할 수는 없다. 어느 연령에 어떤 목적과 조건으로 제한하고 무엇을 가르칠 것인지 묻는 것이 우선이다.

차단이냐 허용이냐, 중요한 것은 연령과 목적

학습 목적의 AI 이용과 관련하여 노르웨이 정부는 2026년 6월 초등학교 1~7학년의 생성형 AI 접근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8~10학년은 교사의 역량을 전제로 점진적으로 사용하며, 고등학교에서는 책임 있는 활용을 가르치도록 권고했다. 단, 언어 학습과 개별화 교육에는 예외를 둘 수 있다고 했다. 기초 기능, 관계, 비판적 사고와 자기조절이 먼저 발달하도록 사용 시점을 조정하는 접근이다.2) 유네스코 역시 보호자의 감독 없이 AI 도구를 사용하는 ‘독립적 사용’에 대해 최소 연령 기준을 권고하고 있다.3) 노르웨이 교육부 장관은 자국의 교육청에 학생의 연령에 맞춘 초·중등교육의 인공지능 사용에 관한 국가 권고안을 마련해, 가을학기부터 적용할 것을 요청했다.

학교에서는 학습 목표와 발달 수준에 따라 경계를 세워야 한다. 기초 기능을 형성할 때는 AI 없이 문제를 해결하는 시간을 보장하고, AI가 사고를 대신하거나 평가를 훼손할 때는 제한해야 한다. 오류와 편향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안내 아래 활용할 수 있다.
 
[표 1] 노르웨이의 학교급별 인공지능 사용에 관한 국가 권고 학교
<출처 - Utdanningsdirektoratet(2026.6.25), <Nye anbefalinger om tilpasset brukav KI etter trinn og alder>4)에 게시된 내용을 바탕으로 번역·재구성>

AI는 돌봄의 주체가 아니다

AI 동반자는 친구, 상담자, 연인처럼 개인화된 대화를 지속하도록 설계된 서비스다. 일반 생성형 AI도 감정적 대화가 이어지면 동반자로 기능할 수 있다. 미국의 13~17세 청소년 조사에서 72%가 AI 동반자를 사용해 봤고, 이용자의 33%는 중요한 문제를 사람 대신 AI와 이야기했다. 한국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지만 주목할 만한 결과다.5)

AI가 대화를 기억하고 친근한 말투로 동의와 칭찬을 반복하면 이용자는 이해받는다고 느끼기 쉽다. 이는 정서적 반응을 유도하는 설계의 결과이기도 하다.6) 그렇다고 해서 청소년이 AI에게서 느낀 위로나 친밀감을 거짓이라고 몰아세워서는 안 된다. 그 감정은 실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AI의 공감은 마음과 책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의 말에 맞춰 산출된 ‘모의 공감(simulated empathy)’이다. AI는 위로의 말을 만들 수 있지만 이용자의 삶을 돌보거나 잘못된 조언에 책임질 수 없다. 이 점을 청소년들이 분명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표 2] 정신건강 지원에 이용되는 생성형 AI 챗봇과 웰니스 앱의 유형
<출처 -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2025.11), <APA health advisory on the use of generative Al chatbots and wellness applications for mental health>. p. 2를 바탕으로 번역·재구성>

‘의존’을 결정하는 것은 이용 시간보다 삶의 변화 여부

정서적 의존은 이용 시간보다 삶의 변화를 기준으로 살펴야 한다. AI가 유일한 고민 상담자인지, 관계나 수면·학습을 밀어내는지, AI의 동의 없이는 결정하기 어려운지 살펴야 한다. 여러 신호가 지속돼 일상 기능이 달라진다면 도움이 필요하다.

그러나 일일이 확인하기보다 자해·자살, 폭력, 성적 피해, 긴급한 건강 문제, 금전 요구나 협박은 믿을 만한 어른이나 전문 기관에 알린다는 원칙을 정해야 한다. 처벌보다 함께 해결한다는 약속이 있어야 청소년이 위험한 대화를 숨기지 않는다. AI 서비스에도 과도한 관계 형성과 위험한 대화를 막는 장치가 필요하다.7)

AI 환경에서의 미디어 리터러시

비판적 AI 리터러시 교육은 질문 요령에 그쳐서는 안 된다. 미디어 리터러시가 생산자, 목적, 가치와 재현 방식을 질문해 왔다면, 이제 데이터와 알고리즘, 자동화된 판단, 인간관계를 흉내 내는 설계까지 질문해야 한다. 이를 위해 AI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서는 다음 세 가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첫째, 생성형 AI는 사실을 이해하기보다 언어 패턴에 따라 다음 말을 예측하므로 오류와 허구를 만들 수 있다. 학생들은 신뢰할 만한 출처로 사실을 확인하고, 빠진 관점과 이해관계를 살펴야 한다.

둘째, AI와 이용자 사이의 관계도 살펴야 한다. 학생들은 AI가 왜 친근하게 동의하고 대화를 이어가는지, 그 반응이 자신을 돕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이용을 지속시키기 위한 것인지 질문해야 한다. 필요할 때는 AI와의 대화를 멈추고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도록 해야 한다.

셋째, 학생이 AI 환경을 바꾸는 비판적 주체로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필자가 연구한 비판적 알고리즘 리터러시 교육 사례로는, 수업에서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이 유튜브 추천 알고리즘 개발자의 입장이 돼 가상의 페르소나에게 동영상 콘텐츠를 추천하는 시뮬레이션 활동을 통해 데이터와 가치 판단에 따라 추천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토론했다.8) 또다른 미디어 리터러시 수업에서는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AI 디지털교과서 관련 보도를 비교하며, 보도에서 빠져 있던 교육정책의 영향을 받는 당사자인 학생들의 목소리를 찾아 정책에 대한 의견을 썼다.9) 이와 같이 비판적 AI 리터러시는 AI의 위험을 경고하는 데서 더 나아가, 더 나은 기술 설계와 정책에 개입할 수 있는 시민의 힘을 기르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

가정에서 국가까지, 함께 짊어질 문제

AI 이용 제한과 교육 가운데 하나만을 선택할 수는 없다. 독립 사용 시점은 늦추고 이후에는 교사의 지도 아래 가능성과 한계를 탐구해야 한다. 가정은 청소년의 경험을 비난하지 않고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하며, 학교는 교사의 전문성과 위기 대응 체계를 갖춰야 한다.

안전의 책임을 청소년과 가정, 학교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 기업은 연령 확인과 개인정보 보호, AI임을 알리는 장치, 과도한 관계 형성을 줄이는 설계와 위기 대응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정부는 이를 의무화하고 점검해야 한다. AI가 청소년의 발달과 권리에 맞게 설계 및 운영되도록 하는 것까지가 정부와 기업의 책임이다. 




1) 남유원·김아미(2025), <2025 10대 청소년 미디어 이용 조사>, 한국언론진흥재단, https://www.kpf.or.kr/front/research/consumerDetail.do?seq=600223
2) Statsministerens kontor & Kunnskapsdepartementet, <Kunstig intelligens skal i all hovedsak ikke brukes i barneskolen>, Press release, 2026.6.19, Regjeringen.no.
3) UNESCO(2023), <Guidance for generative AI in education and research>, https://www.ehu.eus/documents/d/adimenartifiziala/3-2-guidance-for-generative-ai-in-education-andresearch-pdf
4) Statsministerens kontor & Kunnskapsdepartementet, <Kunstig intelligens skal i all hovedsak ikke brukes i barneskolen>, Press release, 2026.6.19, Regjeringen.no.
5) Robb, M.B. & Mann, S(2025), <Talk, trust, and trade-offs: How and why teens use AI companions>, Common Sense Media, https://www.commonsensemedia.org/sites/default/files/research/report/talk-trust-and-trade-offs_2025_web.pdf
6) Carpenter, J.(2026), <Human–AI relationships as designed relationality: A sociotechnical model>, AI & Society, 41, 5789–5800.https://link.springer.com/article/10.1007/s00146-026-02908-y
7)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2025.11.), <APA health advisory on the use of generative AI chatbots and wellness applications for mental health>
8) Jeong, H.-S., Oh, Y.-J., & Kim, A.(2022), <Critical algorithm literacy education in the age of digital platforms: Teaching children to understand YouTube recommendation algorithms>, In L. Pangrazio & J. Sefton-Green (Eds.), 《Learning to live with datafication: Educational case studies and initiatives from across the world》, Routledge, 153–168. 
9) Kim, S., & Jeong, H.-S.(2026), <Coconstructing critical and digital media literacies through creative pedagogies: A case study in a South Korean elementary classroom>, Literacy, 60(2). https://onlinelibrary.wiley.com/doi/abs/10.1111/lit.7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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