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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라는 최악의 악재 속에 ‘선거 방역의 승리’라는 평가를 받으며 제21대 총선이 마무리됐다. 반면 그로 인해 정책 공약 관련 보도는 언론에서 실종됐다는 비판도 컸다. 과연 이번 총선 기간 정책 공약 언론 보도는 얼마나 될까?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운영하는 뉴스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인 빅카인즈(https://www.bigkinds.or.kr)1)를 이용해 분석해봤다. 편집자 주
‘동물국회’를 완벽하게 재연했다는 비판과 함께 역대 최악의 국회로 평가받은 제20대 국회를 재정돈하고 문재인 정부의 지난 절반의 임기에 대한 국민의 평가를 가늠하는 의미를 담은 4·15 총선은 누구에게는 너무나도 허무하게, 또 다른 이들에게는 기대 이상의 뜨거운 의미를 갖고 마무리됐다.
4·15 총선 보도의 특이점들
이번 제21대 총선은 여러 가지 이유로 기대와 실망을 동시에 안겨줬다. 이번 선거는 이전의 선거와는 다르게 만 18세 이상의 청소년들이 참정권을 보장받은 첫 번째 선거로, 비록 18~19세 유권자의 투표율은 다른 세대와 비교해 높지 않았으나 지역구 투표에서 62.3%가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며 24.6%의 미래통합당 지지율에 비춰 선거의 승패를 결정하는 캐스팅보트(Casting Vote)의 역할을 수행했다.2)
다른 하나는 패스트트랙으로 통과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적용된 첫 번째 선거라는 점이었다. 비록 결과만 놓고 보자면 ‘비례 위성정당’과 ‘위성교섭단체’로 이어지는 정치적 꼼수로 원래의 취지가 무색해졌으나 거대 양당 위주의 정당 구도에서 소수 정당이 국회로 진출할 수 있는 희망을 안겨준 선거이기도 했다.
이 같은 기대와 희망은 코로나19라는 최악의 악재 속에서도 4월 10~11일 양일간 치른 사전 투표에서 1,174만 명이 참여해 26.69%의 투표율을 기록하며 지난 20대 총선의 12.19%의 두 배를 넘어 19대 대통령선거의 26.06%보다 높은 역대 최고의 투표율을 보였으며 15일의 본 투표를 포함한 잠정투표율은 66.2%로 92년의 14대 총선투표율(71.9%) 다음으로 28년 만에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3)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가장 예상치 못했던 것은 바로 그 결과일 것이다. ‘야당심판론’과 ‘정권심판론’이 팽팽히 맞붙어 그 누구도 판세를 예측하기 힘들었던 이번 선거는 비례대표를 포함한 총 300석 중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이 도합 180석을 가져감으로써 여당의 기록적인 압승으로 끝나게 됐다.

각국 언론의 관심 모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의 총선
이번 총선은 코로나19라는 역대 최악의 상황에서 치러졌다. 엄격한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에서 투표소로 모이는 유권자들의 접촉을 방역으로 차단할 수 있을지 전 세계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BBC는 1m 간격을 유지하며 손 세정제와 비닐장갑을 이용한 투표 상황을 자세히 전달했고4) 뉴욕타임스는 검사와 추적을 중심으로 성공한 한국의 방역 모델이 성공적인 선거를 치를 수 있게 했다며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표현하기도 했다.5) 선거일이 2주 지난 4월 30일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금까지 선거와 관련된 확진자는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이번 총선을 ‘선거 방역의 승리’라고 표현했다.6)

[그림 3]<출처 –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이렇듯 이번 선거는 많은 사람의 우려 속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이며 마무리되는 것처럼 보였다. 개인이 갖는 정치적 견해와 정당의 지지에 따라 결과가 실망스럽기도 하겠지만, 재난 상황을 극복하고 치른 선거에서 유권자의 관심을 기대 이상으로 모았다는 점에서 그 과정은 엄청난 성공이었다고 평가되기 때문이다.
공약 실종된 선거 비판하는 시민단체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이번 선거가 코로나19 등 타 이슈가 주목받으며 총선의 공약은 실종되고 경쟁 후보의 네거티브에만 집중된 아쉬운 선거라고 비판하고 있다. 정책을 놓고 벌이는 경쟁이 아닌 상대편 후보의 막말에만 초점이 맞춰졌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2020총선미디어감시연대에 따르면 6개 종합일간지에 보도된 선거 관련 뉴스 분석 결과 ‘선거전략’과 관련한 주제가 242건(40.3%)으로 가장 많았으며 정책 공약은 151건으로 25.1%에 그쳤다.7)
참여연대 등 1,545개 시민단체가 참여한 2020총선네트워크는 이번 선거에서 정당이 내세운 주요 공약들조차 4년 전보다 퇴보한 수준이었으며 정책 공약 관련 보도 내용 역시 진정한 의미의 총선 공약이 아닌 코로나19와 관련한 긴급재난지원금과 같은 부차적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그렇다면 이번 총선을 두고 언론에서 보도한 선거 관련 기사는 얼마나 되며 이중 공약이 언급된 기사들은 얼마나 될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운영하는 뉴스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인 빅카인즈(https://www.bigkinds.or.kr)를 이용해 관련 기사를 검색했다. 검색 기간은 4·15 총선 후보 등록 마감일 다음 날인 2020년 3월 28일부터 선거 전일인 4월 14일까지로 설정했다. 이 기간에 검색된 4·15 총선 관련 기사는 총 1만 9,316건이었다.
일자별 보도량을 살펴보면 분석 기간의 첫날인 3월 28일에 244건이 검색되더니 다음 날인 29일에는 528건으로 증가했고 익일인 30일에는 1,139건을 기록하였다. 이후의 기사량은 시점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빨간색 실선으로 표시된 추세선을 살펴보면 선거일이 임박함에 따라 작성된 기사 수 또한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림4] 4·15 총선 관련 일자별 보도량
다음으로 검색된 기사 1만 9,316건의 내용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들을 살펴봤다. 단어 추출을 위해 빅데이터 분석 프로그램인 R을 이용해 최다 빈출어를 추출한 후 말구름(WordCloud) 형태로 표현했다.

선거의 특색은 주목, 공약 보도는 미흡
[그림 3]을 살펴보면 기사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후보’(19,545회, 1위)로 4·15 총선 관련 언론 보도에서 가장 주목받은 부분은 국회의원 후보 개개인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두 번째로 많이 사용된 단어는 ‘미래통합당’(7,250회, 2위)으로 나타났는데 경쟁 정당인 ‘더불어민주당’(4,081회, 7위)과 비교해 보면 기사에서 언급된 정당에 대한 평가가 얼마나 긍정적 혹은 부정적이었는가는 알 수 없으나 미래통합당이 더불어민주당보다 거의 두 배 가까운 주목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참고로,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은 615회 언급되며 134위를 기록했고,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은 927회 언급되며 73위를 기록해 위성정당의 주목도는 모정당에 비해 반대로 나타났다. ‘정의당’은 858회 언급돼 79위를, ‘국민의당’은 590회 언급되며 138위를 기록했고 ‘민생당’은 826회로 86위에 위치했다.
[그림 5] 4·15 총선 관련 정당별 빈출 횟수
3위와 4위에 위치한 단어는 ‘투표’(6,690회)와 ‘사전’(4,515)으로 이번 선거에서 역대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던 사전투표를 언론 또한 비중 있게 다뤘음을 알 수 있으며 4·15 총선의 최대 격전지이자 정당 지지의 바로미터가 된다는 ‘서울’(4,252회, 5위) 지역의 선거구들에 언론이 가장 높은 관심을 기울였을 것으로 보인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언론 기사에 후보자의 공약 관련 내용이 부재하고 정책 이슈들이 빠져 있다는 시민단체의 비판을 확인해 봤다.
총 1만 9,316건의 기사에서 ‘공약’이란 단어가 언급된 횟수는 1,596회로 34위를 차지했으며 ‘정책‘이란 단어가 언급된 횟수는 973회로 68위에 위치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비율로 비춰볼 때 시민단체들의 지적은 일견 타당해 보인다. ‘막말’이라는 단어가 같은 기간 900회 언급되며 74위에 위치한 것과 비교해 볼 때 후보자들의 정책과 공약에 대한 관심사는 그들의 ’막말‘에 비해 결코 크다고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1만 9,316건의 선거 관련 기사에서 ‘정책’ 혹은 ‘공약’이라는 단어를 포함하는 기사는 몇 건이나 되며 무슨 내용을 다루고 있을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빅카인즈에서 다시 “선거 AND (정책 OR 공약)”이라는 검색식을 사용했으며 총 5,630건이 검색되었다. 공약 관련 기사의 일자별 분포를 전체 선거 기사와 비교해 보면 전반적인 추세에서 큰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으며 후보자의 공약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특정 시점에 치중돼 나타나진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전체 기사 수 대비 공약 관련 기사 수의 비율은 29.15%(5,630/19,316)로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비율인 25.1%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선거 공약 기사의 초점은 ‘경제민주화’와 ‘코로나19 극복’
이번 4·15 총선 공약 관련 기사에서 가장 비중 있게 다뤄진 이슈들을 파악하기 위한 말구름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이 나타났다. [그림 7]에서 보는 것과 같이 기사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마찬가지로 ‘후보’(6,847회, 1위)였으며 ‘미래통합당’(2,192회, 2위)이 ‘더불어민주당’(1,525회, 3위)보다 더 많이 언급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공약은 후보 개개인의 선거‘운동’(1,252회, 4위) 과정에서 제시된 내용이 주로 언론을 통해 보도됐음을 또한 유추할 수 있다. 또한, 전체 선거 관련 기사에서 ‘서울’이 4,252회 언급되며 5위였던 것과 비교해 볼 때, 공약 관련 기사는 ‘지역’(1,048회, 8위)별 보도도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그림7] 4·15 총선 공약 관련 기사의 최다 빈출어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뒤이어 나오는 최다 빈출어들이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을 살펴보면, ‘경제’가 1,067회 언급되며 7위에 위치한 것으로 볼 때 많은 후보자들이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공약을 제시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다른 빈출어들과 연결해 볼 때 미래통합당이 제기했던 경제 파탄으로 인한 정권 심판으로 이어지지는 않으며 오히려 ‘신종’(349회, 44위) 코로나‘감염증’(332회, 50위)과 같은 ‘사태’(440회, 34위)를 ‘극복’(581회, 28위)하기 위한 ‘지원’(865회, 13위), ‘대책’(804회, 14위)과 같은 단어들이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더욱이 ‘재난지’(342회, 47위)에 대한 ‘지역’(1,048회, 8위)별 ‘긴급’(371회, 41위) ‘지급’(351회, 41위) 등이 상위를 차지한 것을 볼 때 ‘경제민주화’라는 재탕 공약이 이번 선거에 다시 등장한 것과 대부분의 정책 공약 역시 코로나19 관련 이슈로 편중돼 있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이 이번 분석에서 다시 한번 보여지고 있다.
다른 한 가지는 이번 선거 결과에서 보여지듯 180석이나 되는 여당의 압승까지는 예측하지 못할 수 있겠으나 4·15 총선의 결과가 야당이 주장하는 ‘정권심판’의 프레임보다 여당에서 말하는 ‘국난극복’의 진정성이 언론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됐음을 유추할 수 있다.
지역구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인 만큼 지역적 현안들을 해결하는 것이 그들의 주된 역할이라는 주장과 국회의원은 지방자치단체의 대변인이 아닌 입헌기관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 대치되는 상황에서, 언론에 비친 이번 공약이 타당한지에 대해 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다만, 이후의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에 부합할 수 있게 다양한 정책 공약들이 언론을 통해 소개되고 소수의 목소리가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되는 다원민주주의가 어느 방식으로든 보여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1) 빅카인즈는 1990년 1월 1일부터 현재(2020년 4월 20일 기준)까지 54개 매체의 6,081만 2,303건의 기사를 수집 공개하고 있다.
2) 이도흠, <사전투표자, 50대, 18세가 선거판을 뒤바꿨다>, 프레시안, 2020.4.23,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042316383778916?utm_source=naver&utm_medium=search
3) 서한길, <4·15 총선 잠정투표율 66.2%…28년 만에 최고치>, 동아닷컴, 2020.4.15, http://www.donga.com/news/article/all/20200415/100672214/1
4) Laura Bicker,
5) John Delury,
6) 김잔디, <총선 치른지 2주, 선거감염 ‘0명’...“국민 노력이 이룬 성과”>, 연합뉴스, 2020.4.30,https://www.yna.co.kr/view/AKR20200430044751017?input=1195m
7) 최영훈·박미경·이영석, <21대 총선, ‘공약 실종’ 됐다>, 메트로, 2020.4.5, https://www.metroseoul.co.kr/article/2020041550024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