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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현장] 뉴스앤조이 손해배상 승소 판결의 의미
미디어현장 | 등록일 : 2021-07-02

2019년 GMW연합은 뉴스앤조이의 보도로 명예가 침해됐다며 법적 대응을 시작했다. 쟁점은 GMW연합을 향한 ‘가짜뉴스 유포자’라는 표현이었다. 1심에서 재판부는 뉴스앤조이에 책임을 물었다. 그리고 지난 4월 23일 이와 관련해 상반된 2심 결과가 나왔다. 재판부가 다시 뉴스앤조이의 손을 들어주기까지 그 과정과 함의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공적 사안을 다루는 기사에서 누군가를 ‘가짜뉴스 유포자’로 지칭하는 것은 불법행위(명예훼손, 모욕)에 해당할까? 가짜뉴스를 퍼뜨린다고 말하는 것이, 한때 우리 사회에서 ‘종북’이나 ‘주사파’라는 표현이 그랬던 것처럼, 상대방을 토론의 장에서 배제하고 매도하는 효과를 초래한다고 볼 수 있을까?

 

한 1심 법원은 그렇다고 봤다. 지난해 1월 15일에 선고한 판결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중앙지법)은 ‘가짜뉴스 유포자’라는 표현 자체의 공격성을 문제 삼아 언론사 뉴스앤조이에 해당 표현을 기사에서 삭제하고 손해를 배상하라고 했다. 판결의 쟁점과 결론은 대동소이했지만, 뉴스앤조이 기사를 문제 삼은 원고가 여럿(반동성애 활동을 해 온 단체와 개인)이었던 관계로 4개의 판결이 있었다. 이후 항소심 진행 과정에서 뉴스앤조이와 원고들은 모든 사건의 쟁점이 같으므로 GMW연합이 원고인 사건을 유지하고 나머지 3건의 사건은 GMW연합 대(對) 뉴스앤조이 확정판결을 따르기로 합의했다.

 

한편, ‘가짜뉴스 유포자’라는 표현이 문제가 됐지만, 원고도 피고도 다른 사건이 있다. 에스더기도운동 대(對) 한겨레신문. 이 사건의 1심은 서울서부지방법원(서부지법)이 맡았는데, 서부지법은 뉴스앤조이 사건의 중앙지법과는 다른 판단을 2020년 2월 19일에 내놨다. 서부지법은 ‘가짜뉴스’의 개념 요소(정보의 허위성+정보 전달 과정에서의 의도성)를 짚은 후 한겨레가 에스더기도운동을 ‘가짜뉴스 공장’으로 지목한 것은 “주요 내용이 진실에 부합”하고 따라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며 한겨레의 손을 들어줬다. 그런데, 뉴스앤조이는 원고들이 한겨레의 <가짜뉴스의 뿌리를 찾아서> 기획 보도에서 가짜뉴스 유포자로 지목된 이들이라는 점을 언급했던 것이므로, 중앙지법과 서부지법은 사실상 같은 사건을 다루면서 정반대의 결론을 내놓은 셈이었다.

 

이 모순을 해소하는 항소심의 판단이 지난 4월 23일에 나왔다. 서울고등법원(서울고법)은 중앙지법의 판단을 뒤집고 뉴스앤조이 승소 판결을 내렸다. 항소심은 뉴스앤조이가 GMW연합 블로그를 ‘가짜뉴스 유통 채널’로 표현한 것은 그 내용과 형식을 감안할 때 “감시, 비판, 견제라는 언론 본연의 기능”을 수행한 것이며, 또한 “진실성에 관한 논란이 있는 정보에 대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사용한 수사적인 과장 표현”일 뿐 불법행위는 아니라고 했다(2020나2007772 손해배상(언)). 같은 날 같은 재판부는, 에스더기도운동이 한겨레신문을 상대로 제기한 사건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한겨레에 승소 판결을 내렸다.

 

아래에서는 뉴스앤조이 항소심 판단의 근거와 함의를 살펴봄으로써, ‘가짜뉴스 유포자’와 같은 표현은 언제 어떤 맥락에서 법적으로 허용되는지를 판별해 본다. 원고인 GMW연합의 청구는 두 가지로 △기사 삭제와 △손해배상이었다. 먼저 기사 삭제 청구를 살핀다.

 

 

지난 4월 23일 서울고등법원은 중앙지법의 판단을 뒤집고 뉴스앤조이 승소 판결을 내렸다. Ⓒ뉴스1

 

 

‘가짜뉴스 유통 채널’이라는 표현을 삭제해야 하는지

 

인격권을 침해하는 기사를 삭제해달라는 청구가 있을 경우, 법원은 “표현 내용이 진실이 아니거나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이 아닌 기사로 인해 원고의 명예가 중대하고 현저하게 침해받고 있는 상태”에 한해 해당 기사를 삭제하도록 명할 수 있다(대법원 2013.3.28. 선고 2010다60950 판결). 이러한 법리를 토대로 판단한 후, 서울고법은 GMW연합 블로그를 ‘가짜뉴스 유통채널’, ‘가짜뉴스 유포지’로 지목한 부분을 기사에서 삭제해 달라는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서울고법은 뉴스앤조이 기사가 공공의 이해에 관한 것이라 봤다. 뉴스앤조이 기사는 GMW연합이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주장하는 바(동성애 반대 이유, 차별금지법 제정 목적 및 내용)의 당부(옳고 그름)에 관해 논란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므로, 사회적 관심 쟁점에 관한 건전한 여론 형성과 관련된다고 했다. 둘째, 서울고법은 GMW연합 블로그를 ‘가짜뉴스 유통 채널’로 표현한 것이 GMW연합을 공개토론의 장에서 배제하는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따졌다. 서울고법은 그러한 결과를 낳는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는데, 1심도 뉴스앤조이 기사 자체의 공익성은 인정했으므로, 바로 이 지점이 1심과 항소심의 판단이 달랐던 부분이다.

 

결국 핵심 쟁점은 ‘가짜뉴스 유통 채널’이라는 표현을 기사에서 사용할 필요가 있었는지 그리고 그 표현이 초래하는 결과가 무엇인지였다. 항소심은 1)GMW연합 블로그가 가짜뉴스 유통 채널로 분류된 이유(한겨레 기획 기사에서 어떤 기준으로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GMW연합 블로그를 포함한 20개 채널을 가짜뉴스 유포지로 분류하게 됐는지)를 설명하고 2)GMW연합 블로그의 전파범위 및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점 3)뉴스앤조이 기사에서 GMW연합 블로그를 가짜뉴스 유통 채널로 표현한 것이 갖는 공익적 효과(대중들이 허위 정보가 포함돼 있을 수 있는 GMW연합 블로그의 게시물을 비판 없이 수용하거나 일방적인 여론이 형성되는 것을 막고, 블로그 게시물의 진위에 관한 토론을 활성화해 다양한 여론형성에 기여하는 측면이 있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후, 뉴스앤조이가 가짜뉴스 유통 채널이라는 표현을 기사에 사용한 것은 “그 내용과 형식에 있어, 감시, 비판, 견제라는 언론 본연의 기능”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또한, GMW연합이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공공의 영역에 자신을 스스로 노출하면서 대중들에게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정보를 제한 없이 제공하고 있고,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뉴스앤조이 기사와 같은 비판적인 기사 내용을 적극적으로 반박할 수 있다는 점 등을 추가로 고려할 때, 가짜뉴스 유통 채널이라는 표현 때문에 GMW연합이 여론 형성 내지 공개토론의 장에서 배제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가짜뉴스 유통 채널’로 표현한 것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을 지는지

 

다음으로 서울고법은 뉴스앤조이 측이 ‘가짜뉴스 유통 채널’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GMW연합을 비판한 것이 위자료를 지불해야 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를 따졌다. 타인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을 표명할 때는 ‘부정확하거나 바람직하지 못한 표현, 부적절하거나 부당한 표현’이 포함될 수 있는데, 이런 표현 모두에 대해 무거운 법적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는 것이 우리 법원의 입장이다(대법원 2018.10.30. 선고 2014다61654 전원합의체 판결). 따라서 “표현 행위의 내용과 형식이 모욕적이고 경멸적인 인신공격에 해당한다거나 다소간의 과장을 넘어서 사실을 왜곡하는 공표행위를 하는 등 의견 표명으로서의 한계를 벗어난” 경우에만 불법행위로 간주된다(2014다61654 전원합의체 판결).

 

서울고법은 이러한 법리를 적용해, 뉴스앤조이가 GMW연합 블로그를 가짜뉴스 유통 채널로 칭한 것은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사용한 수사적인 과장표현”일 뿐 불법행위에 해당하는 표현 행위는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1심은 가짜뉴스 유통 채널이라는 표현 자체에는 공익성이 없고 이 표현으로 인해 원고가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단체로 낙인찍혀 여론의 장에서 배제되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했는데, 항소심은 그렇지 않다고 본 것이다.

 

항소심은 가짜뉴스 유통 채널이라는 표현은 GMW연합 블로그에 게재된 정보의 진실성 여부가 다뤄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앞서 살핀 맥락과 각 기사의 전체적인 내용 등을 종합해 판단하면 “위와 같은 표현 행위의 형식과 내용은 허위 정보임을 뒷받침할 객관적인 사정이 있어 진실성에 관한 논란이 있는 정보에 대해 그것이 진실인 것처럼 오인·착각에 빠지지 않도록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사용한 수사적인 과장 표현”으로 볼 수 있고, 이를 그간 우리 법원이 허용해 온 의견 표명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팩트체크 보도에서 나타날 수 있는 수사적 과장에 대한 법적 보호

 

필자는 뉴스앤조이 패소 결정을 한 1심(중앙지법)의 판결을 비판한 바 있다.1) 가짜뉴스 유포자라는 표현 자체만을 별개의 판단 대상으로 놓고 해당 표현을 불법 표현이라 판시한 1심 판결은 명예훼손 및 모욕 행위를 규율하는 기존 법리에 맞지 않고 언론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 판결이라 봤다. 또한 사실의 취사선택과 왜곡을 통해 성소수자에 대한 허위 정보를 지속적·적극적으로 유포해 온 이들의 발언을 검증하고 비판한 언론 보도에 대해 해당 보도가 가짜뉴스 유포자라는 “공격적” 용어를 사용했다는 점을 근거로 법적 책임을 물음으로써 혐오 표현에 대항하는 표현을 봉쇄하고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는 점에서 1심 판결은 매우 아쉬운 판결이라 평했었다.

 

다행히 지난 4월에 나온 항소심 판결은 뉴스앤조이 기사에서 ‘가짜뉴스 유포자’라는 표현이 사용된 이유, 맥락, 효과, 그리고 원고의 지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해당 표현이 ‘감시, 비판, 견제라는 언론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사용된 것이라는 점, 그리고 ‘진실성에 관한 논란이 있는 정보에 대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사용된 수사적 과장 표현’으로 법적으로 보호되는 비판적 의견 표명의 범위에 포함된다고 결론 내렸다. 같은 항소심 재판부는 같은 날 선고한 에스더기도운동 대 한겨레 사건에서 한겨레 기사의 내용을 이렇게 설명했다.

 

“소셜미디어, 유튜브 등 새로운 매체의 등장으로 정보의 진실과 허위를 걸러낼 수 있는 장치 없이 손쉽게 정보가 전파되는 상황 아래, 일부 기독교 측에서 퍼뜨리고 있는 정보인 반동성애, 차별금지법의 내용 등에 관해 그 내용의 진실성 여부가 다퉈질 수 있는 이른바 ‘가짜뉴스’의 조직적 생성과 유통의 실체를 알리는 것.”2)

 

뉴스앤조이 기사의 내용 역시 그런 것이었다.

 

우리는 온라인에 떠도는 허위 정보를 검증해 비판적으로 보도하는 역할을 언론이 수행하기를 기대하고 요구한다. 언론이 이른바 ‘팩트체크’를 행한 후, 허위 정보를 조직적·지속적으로 생성하고 유포하는 개인이나 단체를 ‘가짜뉴스 유포자’로 지칭해 보도한다면, 법원은 그러한 표현이 사용된 이유, 근거, 타당성을 따져, 법적 책임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마땅하다. 아울러, 항소심이 지적했듯 ‘가짜뉴스 유포자’라는 표현이 갖는 공익적 효과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해당 표현은 정보의 진실성 여부에 논란이 있다는 점을 알림으로써 해당 정보를 접하는 대중에게 경각심을 불러올 수 있고, 진위에 논란이 있는 정보에 대한 토론을 활성화해 다양한 여론형성에 기여할 수 있다. 게다가 이번 사건에서 가짜뉴스 유포자로 지칭된 이들은 공적 사안에 대한 토론에 조직적, 지속적,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이들이었다. 이들에 대한 감시, 비판, 견제 역시 언론의 몫이다.

 

뉴스앤조이 사건은 아직 진행 중이다. GMW연합의 상소로 대법원에 계류 중이기 때문이다. 상고심이 언제 어떤 형태로 종결될지는 알 수 없지만, 서울고법이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을 하면서 인용한 2018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14다61654)의 취지를 감안할 때, 대법원이 뉴스앤조이 사건에서 가짜뉴스 유포자라는 표현행위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할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 보인다. 법리적 타당성이 빈약함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에게 비판적인 언론 보도를 위축시키기 위해 소송을 계속 진행하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다. 당신들이 누리는 표현의 자유는 당신들을 비판하는 이들에게도 똑같이 보장되는 것이라고.

 

 

 

 

 

1) 김민정, <뉴스앤조이 손해배상 판결, 어떻게 봐야 하나: ‘가짜뉴스’ 표현 제재한 법원… 표현의 자유 침해 우려>, 《신문과방송》, 2020년 3월호.

2) 조윤영, <<한겨레> ‘가짜뉴스 뿌리를 찾아서’, 정정보도 소송 2심도 승소>, 한겨레, 2021.5.2,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9351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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