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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인공지능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가운데, 언론사들도 이를 업무에 도입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가이드라인 마련 등 적극적으로 기술 변화에 대응해 온 해외와 비교했을 때 국내는 어떨까? 2023년 4월에서 8월까지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조사한 국내 언론사들의 생성형 인공지능 활용과 준비 현황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지난 2월 15일, 챗GPT를 통해 생성형 인공지능 시장을 뜨겁게 달군 오픈AI가 동영상 생성 인공지능 모델인 소라(Sora)를 출시하며 또 한 번 시장을 흔들었다. 소라는 텍스트를 입력하면 최대 1분 길이의 동영상을 생성해 주는데, 타사 모델과 비교했을 때 제작 가능 콘텐츠의 길이뿐 아니라 결과물의 품질이 우수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023년은 생성형 인공지능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챗GPT를 필두로 거대 IT 기업들이 하루가 멀다고 관련 서비스를 쏟아냈다. 텍스트, 이미지, 그리고 동영상까지 생성 가능한 인공지능은 다양한 산업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디어 기업 역시 이러한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콘텐츠 생산(제작), 유통, 소비 전 과정에 인공지능이 깊숙이 들어와 변화를 만들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세마포(Semafor)를 비롯해 여러 언론 기관과 협력해 기자들이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인공지능을 연구·번역·출처 확인 등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오픈AI는 AP통신과 뉴스 콘텐츠 사용 계약을 맺고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으며, 다른 언론사들과도 콘텐츠 사용 계약을 추진하는 등 기술 기업들은 언론사에 손을 내밀고, 언론사들 역시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 활용에 적극적인 해외 언론들
조선일보는 미디어DX와 공동 개발한 ‘생성형 인공지능 기사 작성 어시스턴트’를 온라인 기사 작성에 일부 활용하고 있다. 자사 기사 5만 건 이상을 학습시켜 만든 이 툴은 보도자료를 넣으면 기사를 작성해 준다. 조선일보는 관련 기사 작성을 온라인 뉴스에 한정하고 수습기자와 저연차 기자의 사용을 제한했다.
동아일보는 빅스터와 인공지능 챗봇 ‘AskBiz’를 공동 개발해 내부 테스트 중이다. AskBiz는 경제·경영 전문 콘텐츠와 박영사 서적 데이터 등을 학습시켜 이용자에게 맞춤형 정보를 대화 형태로 제공한다. SBS는 언더스코어와 협업해 ‘폴리스코어(PoliScore)’를 개발해 주요 정치인 33인의 관련 이슈를 DB화하고 대시보드 또는 챗봇 형태로 요약해 전달한다.
해외 언론사들은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하기 이전부터 인공지능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 왔다. 이용자를 체계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가디언의 오판(Ophan), 인공지능을 활용해 댓글을 분석하는 워싱턴포스트의 모드봇(ModBot),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텍스트를 자동으로 편집해 주는 뉴욕타임스의 에디터(Editor)를 비롯해 소셜미디어에서 이슈를 트래킹해 뉴스거리를 발굴해 주는 로이터의 뉴스 트레이서(News Tracer) 등이 그 예다. 뉴스 콘텐츠 소스를 찾거나 콘텐츠 제작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하는 이들의 접근은 국내 언론사와 궤를 같이 하는 듯하지만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기술 변화에 대응해 왔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노력은 생성형 인공지능을 보다 잘 활용하고, 활용 시 발생 가능한 위험에 보다 잘 대응할 수 있는 길로 연결됐다. 파이낸셜타임스, 로이터, 와이어드, AP 등의 언론사들은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함에 있어 준수해야 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으며, 미국 뉴스미디어연합(NMA)은 인공지능 원칙을, 세계신문협회(WAN)는 글로벌 인공지능 원칙을 발표했다.
즉, 해외 언론사에서는 인공지능과 생성형 인공지능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활용 방안과 가이드라인에 대한 고민을 이어 왔다. 실제로 46개국 105개 언론사가 협업해 발표한 <2023 저널리즘 AI 보고서>1)에 따르면, 언론사의 85%가 생성형 인공지능 사용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콘텐츠 제작 과정 중 뉴스 수집 과정에서 75%, 뉴스 제작 과정에서 90%, 뉴스 배포 과정에서 80%에 해당하는 언론사가 생성형 인공지능을 이미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83.3%는 향후 해당 기술을 더욱 활용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또한 전 세계 언론사 임원 101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자신의 언론사에서 챗GPT나 유사한 툴을 사용하는 기자가 없다고 생각하는 뉴스룸 임원은 13%에 불과했다. 즉 언론사 임원의 87%는 자신의 언론사에서 기자들이 챗GPT나 유사한 툴을 주간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성형 인공지능의 역할에 대해 언론사 임원의 50%는 생성형 인공지능이 기획이나 업무 흐름에 보조적 역할을 수행한다고 답했고, 8%는 콘텐츠 제작이나 교정과 같은 품질 향상에 도움을 준다고 응답했다. 39%는 생성형 인공지능이 두 가지 역할을 모두 수행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그림 1]

표절, 저작권 침해 우려로 활용 꺼리는 국내 언론사
국내에서도 언론사를 대상으로 생성형 인공지능 활용 현황 조사가 이뤄졌다2)(2023년 4월 20일~2023년 8월 31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이 2023년 문화체육관광부 정기간행물 리스트 기준 신문 발행이 확인된 신문사업체를 대상으로 생성형 인공지능 활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응답에 참여한 4,250개 언론사 중 생성형 인공지능 활용 경험이 있는 언론사는 65개(1.5%)에 불과했다.
생성형 인공지능 활용 경험이 없거나 모르는 4,185개 언론사를 대상으로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하지 않는 이유를 조사한 결과, 1,333개(31.9%) 언론사가 표절이나 저작권 침해 문제를 지적해 이에 대한 우려가 가장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뒤로는 결과의 진위 여부 검증의 어려움(1,272개, 30.4%), 활용법의 어려움(1,166개, 27.9%), 별도의 이용 비용 소요(929개, 22.2%), 초기 단계로 서비스의 불완전성(695개, 16.6%) 등이 활용하지 않는 이유로 지목됐다.
국내 언론사의 생성형 인공지능 활용 정도는 51.9점 수준(100점 기준)으로 활용 정도가 매우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 텍스트, 영상, 이미지, 음성 등 분야별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 중에서는 텍스트 생성 인공지능 활용이 90.8%로 높게 나타났는데, 특히 챗GPT를 사용해 봤다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한 경험이 있는 언론사들은 업무 효율성 향상(72.3%)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다.
생성형 인공지능 활용 경험이 있는 65개 언론사를 대상으로 생성형 인공지능 활용으로 얻게 되는 이점을 조사한 결과, 업무와 관련된 이점이 응답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7개 사(72.3%)가 업무 효율성 향상, 23개 사(35.4%)가 직원 업무 속도 향상을 이점으로 꼽았으며, 그 뒤로 15개 사(23.1%)가 직원 생산성 향상, 12개 사(18.5%)가 인력 효율성 향상과 콘텐츠 생산 비용 절감을 꼽았다. 결국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해 보다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업무 환경 개선을 기대하고 있었다.
생성형 인공지능 도구 활용에 대한 가이드라인 보유 여부에 대해서는 65개 중 42개(64.6%) 언론사가 없다고 응답하였다. 관리 담당자(부서)가 없다고 응답한 언론사도 56개(86.2%)에 달했다. 생성형 인공지능 전문 인력 보유 여부 질문에 대해서도 65개 중 57개(87.7%)의 언론사가 없다고 응답했다. 생성형 인공지능 활용을 위한 예산 여부를 묻자 65개 중 54개(83.1%)가 없다고 응답했다.

현재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해 본 경험이 없다고 응답한 4,250개 언론사 가운데 향후 생성형 인공지능 도입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언론사는 144개(3.4%)에 불과했다. 향후 생성형 인공지능 도입 의향이 없는 2,930개 언론사를 대상으로 그 이유를 조사한 결과, 표절 및 저작권 침해 문제(981개, 33.5%), 결과의 진위 여부 검증 어려움(933개, 31.8%), 활용법의 어려움(832개, 28.4%), 별도의 이용 비용 소요(739개, 25.2%), 초기 단계로 서비스 불완전성(338개, 11.5%)의 순으로 그 이유를 꼽았다.
생성형 인공지능 활용을 위해 4,250개 중 2,230개(52.5%) 언론사가 전문 인력 지원, 1,974개(46.4%)가 예산 지원, 1,698개(40%)가 교육 훈련 지원에 대한 정부 지원 정책을 기대한다고 응답했다. 일간지의 경우 192개 중 69개(35.9%)가 인공지능 학습용 콘텐츠 저작권 보호의 필요성을 꼽았으며, 언론사 매출이 클수록 인공지능 학습용 콘텐츠 저작권 보호 정책이 필요하다고 응답하는 비율이 증가했다.
기술 환경 변화에 올라타기 위해
인공지능이 언론 산업 내 다양한 작업에 활용되고 있지만 일견에서 주장하듯 인공지능이 모든 문제의 정답은 아니다(Simon, 2024). 지난 2월, 토우 센터(Tow Center)에서 발간한 보고서에도 언급됐듯, 뉴스 기사를 제작하는 데 인공지능이 활용되며 효율성과 생산성이 향상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언론사 내에서의 저항이나 언론사가 가지고 있는 인프라, 이용자들의 선호 등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그럼에도 해외 언론사 사례에서도 언급했듯, 일단 이 기술을 사용하며 어떻게 우리 업(業)에, 우리 조직에 맞게 최적화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경험치를 쌓는 시간이 필요하다.
국내 언론사들 역시 생성형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크지만, 여전히 어떤 전략으로 이러한 도구를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뚜렷한 방향이 서 있지 않은 모습이다. 웹(web)과 앱(application) 환경으로의 전환, 포털 중심의 콘텐츠 유통 환경으로의 변화가 가져온 유통 헤게모니 변화는 이제 생산 헤게모니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기술의 발전이 이러한 변화의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생성형 인공지능을 제공하는 기술 기업, 기술 리터러시가 높은 인플루언서·크리에이터가 생산 헤게모니를 가져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변화의 시기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유연한 사고와 조직 운영으로 이 변화를 어떻게 주도할 수 있을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다. 타사의 성공 경험을 찾을 것이 아니라 우선 우리 조직의 실패 경험을 쌓는 시간이 어쩌면 더 필요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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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본 조사 결과는 2024년 2월 발표 예정으로 조사 시점과 현재 언론사 현황은 차이가 있을 수 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