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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리뷰]북리뷰《제너레이션: 세대란 무엇인가》
미디어 리뷰 | 등록일 : 2024-11-29

《제너레이션:세대란무엇인가》

ⓒ매일경제신문사

 

‘세대란 무엇인가’에 대해 많은 이가 고민해 왔고, 필자 또한 다음의 세 가지 이유로 이에 대해 고민해 왔다. 우선, 두 아이의 부모로서 성장하는 아이들이 예상하지 못했던 여러 사고방식과 행동을 보이니 ‘가정 내’에서 세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될 때가 많았다. 다음으로, 대학에서 젊은 세대를 교육하기 때문에, ‘직장 내’에서 학생들의 행동과 의견을 이해하기 위해 세대에 대해 고민하곤 했다. 마지막으로, 조직 커뮤니케이션 및 미디어 리터러시 연구를 진행하면서 주요 연구 변인에 세대가 미치는 효과를 검증하는 연구를 자주 접하면서 ‘학계 내’에서 세대란 무엇인가에 주목하게 되곤 했다.

 

세대의 의미와 역할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기존의 논문이나 서적과 함께 연구 및 정책 보고서를 살펴봤지만, 세대의 특성이나 세대의 영향에 대한 유사한 정보만 수집할 수 있었다. 세대의 특성이 형성되는 여러 원인을 짚어보는 서적이나 연구도 있었지만, 필자의 궁금증을 확연히 해소할 만큼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있지는 못했다. 이러한 갈증은 한동안 지속됐으나 진 트웬지(Jean M. Twenge)의 《제너레이션: 세대란 무엇인가》가 필자의 갈증을 상당 부분 해소해 주었다. 비록 세대의 ‘특성’은 기존의 다른 서적이나 연구와 크게 다르지는 않았지만, 왜 그러한 특성이 생겨났는가에 대한 실증적 고찰은 세대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디지털 미디어’와 ‘개인주의’가 세대 구분에 결정적 역할

 

진 트웬지는 6가지 세대(사일런트, 베이비붐, X, 밀레니얼, Z, 알파)의 특성을 몇 가지 큰 주제(인권, 성별, 정치 참여 등)에 대한 태도를 중심으로 비교 설명한다. 예를 들어, 잘 알려진 바와 같이, X세대인 부모에 비해 Z세대나 알파 세대는 성별에 대해 ‘남과 여’라는 이분법적이고 결정적인 구분에 얽매이지 않고 훨씬 다양하고 유연하게 성별을 정의한다. 정치 참여와 관련해서는 사일런트 세대나 밀레니얼 세대에 대해 X세대의 참여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을 여러 실증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설명한다. 실증적 접근에 기반을 둔 연구를 많이 진행했던 필자에게는 근거 기반의 설명이 논리적으로 다가왔다.

 

그렇다면 세대의 특성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은 무엇인가라는 합리적인 궁금증이 생긴다. 이에 대해 진 트웬지는 ‘기술 개발’이 갖는 힘에 특히 주목한다. 저자는 가전제품이 빠르게 개발되면서 사일런트 세대의 여성들이 가사에 투입해야 했던 시간이 줄어들어 취업의 가능성을 높였고, 기술 개발이 촉진되면서 베이비붐 세대에서 그와 같은 현상이 확장되어 여성에 대한 차별적 가치관이 달라지는 계기가 됐음을 주장한다. 또한, 진 트웬지는 기술 중에서도 디지털 미디어의 개발은 세대를 특징짓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동됐고, 특히 디지털 ‘원주민’과 그 이전 세대를 구분 짓는 데 큰 역할을 했음을 강조한다. 밀레니얼 세대를 Z 및 알파 세대와 구분 짓는 역할도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라는 기술이 담당했다는 주장은 필자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기존의 연구나 서적에서도 이러한 주장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으나, 진 트웬지는 각 세대에 미치는 기술의 영향을 매우 일목요연하고 일관적으로 잘 설명하고 있다.

 

이에 더해, 진 트웬지는 베이비붐 세대부터 생겨나기 시작해 세대가 지날수록 강력해진 ‘개인주의’의 영향력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접근한다. 국가나 지역공동체에 대한 소속감과 의존이 강했던 사일런트 세대에 비해, 베이비붐 세대와 X세대는 ‘나’의 중요성에 점점 더 관심을 많이 두게 됐고, 스스로를 인정하는 만큼 타인에 대한 존중도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는 결국 베이비붐 세대와 X세대로 하여금 인종의 다양성, 더 나아가 인권에 대한 존중을 소구한다. 구성원들의 이와 같은 경향은 개인주의라는 물결이 되어 세대를 관통해 아래 세대로 더 강하게 흘러갔다. 

 

진 트웬지에 따르면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는 이용자들의 개인화를 더욱 강화했고, 이로 인해 세대가 거듭될수록 개인주의 성향 또한 강해졌다. 개인주의는 사회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높이는 동시에 개인의 외로움과 우울감도 증가하게 만들었다. 개인주의에 기반한 양육 방식으로 인해 자존감이 높아진 밀레니얼 세대는 성인이 되어 사회적·경제적 실패를 겪으면서 자존감에 상처를 받았고, 출산율 저하와 함께 부모의 관심을 더욱 많이 받고 자라 온 Z세대는 소셜미디어에서 일상적으로 상향적 사회 비교를 하면서 자존감에 상처받고 있다. 이로 인해, 젊은 세대들은 높은 우울감을 경험하게 되지만, 디지털 미디어를 통한 소통이 필요가 아닌 필수가 되어버린 Z세대들에게 소셜미디어로부터의 단절은 너무 어렵기 때문에 사회 비교와 우울감의 고리를 끊어버리기 힘든 상황이다. Z세대에 비해 알파 세대의 디지털 미디어 의존도는 훨씬 높아졌기 때문에, 앞으로의 세대를 특징짓는 것과 관련해 저자가 지적했던 것처럼 미디어의 효과에 더욱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진 트웬지의 이와 같은 주장과 관련해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저자가 ‘세대’와 ‘연령’의 효과에 대해 심도 있게 짚어보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정치 성향은 연령이 높을수록 보수적이기 때문에, 이제 노년층에 접어든 사일런트 세대나 베이비붐 세대가 X 및 밀레니얼 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욱 보수적이라는 것은 세대의 영향이 아닌 연령의 영향이라는 주장이 가능하다. 하지만, 진 트웬지는 다양한 종단 연구의 결과를 근거로 다른 세대의 같은 연령대(예: 사일런트 세대가 50대였을 때와 베이비붐 세대가 50대였을 때의 비교)에 있어서의 상이한 패턴을 살펴봄으로써, 세대별 특성을 보다 면밀히 관측한다. 즉, 연령을 통제한 후에도 세대별 차이가 존재함을 파악함으로써, 세대별 특성에 주목해야 될 필요성을 재입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역사적 사건’이 가져온 세대의 경계

 

이처럼 《제너레이션: 세대란 무엇인가》를 통해 우리는 세대를 구분 짓는 특성과 이를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에 대한 많은 실증적 지식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연구라고 하더라도 완벽할 수는 없기에, 해당 저서의 높은 가치에도 불구하고 필자의 갈증이 완전히 해소될 수는 없었다. 가장 큰 이유는 세대의 특성을 구분 짓는 또 다른 주요 요인인 ‘역사적 사건’에서 미국과 한국이라는 국가적 차원에서의 괴리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저자인 진 트웬지 또한 역사적 사건의 중요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강조했으며, 제2차 세계대전, 베트남 전쟁, 9·11 테러,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과 같이 미국에서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건들이 당시 청소년과 청년기에 있던 구성원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었는지 상세히 설명한다. 예를 들어, 흑인 청소년과 청년이 경찰의 폭력적 대응으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을 때, 당시의 젊은 세대는 분노했고 인권 존중에 대한 요구가 더 커졌다.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이 소셜미디어를 타고 급격하게 퍼지면서 더 많은 청소년과 청년들이 인권에 관심갖게 된 것은 역사적 사건이 세대의 특성을 결정짓는 데 큰 영향을 미쳤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인권에 대한 관심이 젊은 세대에 높게 형성된 점은 미국과 한국이 비슷하게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그 역사적 배경은 다르다. 다민족·다인종·다문화 국가인 미국의 경우에는 인종 간의 차별과 갈등이 인권 문제와 직결되지만, 일반적으로 단일민족이자 단일문화라고 알려진 한국에서의 인권 문제는 인종 차별이나 갈등에 기인한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오히려, 한국에서의 인권 문제는 군부 독재 시절 반정부 인사들에 대한 인권 유린이나 노동자에 대한 착취와 더욱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따라서 1980년대 중·후반 격렬하게 이뤄졌던 ‘민주화 운동’은 당시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인권 문제에 대한 가치관을 수립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민주화 운동 당시에 어떤 경험을 했는가는 X세대를 구분하는 데 큰 잣대가 될 것이다. 당시 젊은 성인으로서 민주화 시위에 직접 참여했던 X세대와 청소년기에 있었던 X세대는 정치 참여에 대한 관점이 상당히 다를 수밖에 없다.

 

이와 유사하게 1998년 IMF 사태로 인해 발생한 경제 불황은 개발 및 발전 중심의 대한민국에 브레이크를 걸었고, 수많은 이들이 경제 불황으로 인해 절망을 경험했다. 특히 자신이 선호하는 직장을 선택해서 취업할 수 있었던 선배 X세대들과는 다르게, 구직 자체가 극도로 어려워졌던 후배 X세대들은 선배들이 겪지 못했던 절망을 젊은 나이에 경험했다. 진 트웬지에 따르면 X세대의 특징 중 하나가 ‘강한 자립심’이라고 했는데, IMF 사태로 인해 수많은 X 세대는 경제적 자립심에 있어서의 추락을 경험했다. 물론 당시에는 세대와 상관없이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제 막 사회로 진입했거나 진입을 준비하고 있던 세대들은 더욱 큰 어려움과 공백을 경험했다.

 

역사적 사건은 세대의 특성을 구분 짓는 데 대단히 큰 영향을 미치며, 이는 사회적 맥락에 대한 고려의 중요성을 의미한다. 《제너레이션: 세대란 무엇인가》에 있어서의 맥락은 미국이기 때문에, 미국인들의 세대에 대한 이해에는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사회적 맥락은 당연히 미국과 다르며, 한국에서의 세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현대사를 특징짓는 주요 사건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해당 저서는 결국 우리에게 ‘한국’을 더 들여다보라고 제언하고 있다.


세대 갈등 줄이는 배려와 상호 소통

 

이처럼, 책 전반에 걸쳐 진 트웬지는 세대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가에 대한 실증적 근거를 기반으로 심도 있는 제언을 하고 있으며, 세대 차이로 인한 깊은 갈등에 대한 우려를 짚어보고 있다. 세대 차이를 근본적으로 극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그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갈등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는 기대 또한 다분히 공허하다. 부인이나 부정하기 어려운 세대 간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세대 간 ‘상호 존중’이 절실하다. 진 트웬지 또한 “기술이 얼마나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가 생각하면 그 여파에 흔들리지 않은 세대는 없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어느 세대 책임인지를 두고 논쟁하는 대신, 모든 세대가 문화적 변화를 탐색하면서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도 인정해야 한다. 이 책에서 시도했듯 세대 간 차이를 이해하면 세대 간 갈등도 줄일 수 있다. 다른 세대의 관점을 이해할수록 우리는 지금 이 순간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을 더욱 쉽게 깨달을 수 있다”라고 설명하면서 세대 간 상호 이해를 강조한다.

 

얼마 전 우연히 한 OTT를 통해 시청하게 되었던 <인턴(2015)>이라는 미국 영화에서 세대 간 상호 존중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긍정적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영화에서 퇴직한 70대 남성 노인인 벤(로버트 드니로 분)은 30대 스타트업 CEO인 줄스(앤 해서웨이 분)의 인턴으로 일하면서 여러 흥미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젊은 직장 동료들에게 둘러싸인 노인 인턴이 직장 환경의 어색함과 세대 차이를 보였기 때문에 혹여나 불편한 장면이 연출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벤의 인생 경험을 통해 줄스뿐 아니라 여러 젊은 동료들의 문제가 해결되면서 해피엔딩으로 영화가 마무리됐다. 

 

필자의 우려를 불식시킨 가장 큰 요인은 서로에 대한 세대 간 배려와 상호 존중, 그리고 배움의 자세였다. 너무나 원론적인 주장이라서 반대급부로 실현 가능성은 그만큼 줄 수도 있지만, 세대 간 갈등과 사회적 양극화를 적극적으로 줄이기 위해서,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하면 서로를 존중할 수 있는지 찾아보아야 한다. 건강한 공동체로의 회복을 위해 단순히 세대 간 상호작용의 기회를 늘리는 차원을 넘어 서로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사회적 차원의 공동 임무를 적극적으로 개발하는 것을 첫걸음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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