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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4일 카카오가 새로운 다음뉴스 입점 프로세스를 발표했다. 자체적으로 100% 정량평가를 통해 언론사 입점 여부를 심사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다음뉴스 신규 입점 모델 발표의 배경과 내용, 전망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이하 제평위)’가 2024년 10월 4일 카카오의 신규 입점 모델 발표와 함께 출범 8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제평위는 네이버와 카카오 뉴스 서비스에 언론사의 검색 제휴 입점, 콘텐츠 제휴 입점, 제휴 언론사의 제재와 퇴출을 결정하는 외부 심사 기구였다. 포털의 뉴스 편집에 대한 정치권의 편향성 의혹 제기, 제평위 법정 기구화 논란 등 복합적 이유로 제평위는 2023년 5월부터 활동을 잠정 중단해 왔다.
제평위 활동에 대해서는 그간 다양한 평가가 있었다. 기사를 가장한 광고(광고성 기사), 실시간 검색어를 활용해 동일 기사를 반복 전송하는 어뷰징 기사, 자극적·선정적 제목을 단 낚시성 기사 등 문제 기사 감소에 크게 기여했다는 긍정적 평가가 있다. 반면 많은 언론인의 평가 참여에 따른 이해충돌 문제, 80%의 높은 정성평가 비율과 평가위원의 전문성 시비, 신규 또는 지역 언론사에 대한 높은 진입 장벽, 평가 과정의 불투명성 문제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런 제평위를 뒤로하고, 2024년 10월 4일 발표한 카카오의 독자적 대안이 주목받고 있다. 바로 ‘100% 정량평가 기반의 투명한 오픈마켓 방식’ 도입을 선언한 것이다. 내용을 구체적으로 보면, 첫째, 다음뉴스에 입점을 원하는 언론사는 공신력을 갖춘 한국기자협회나 한국방송기자협회, 주요 언론 유관 협회에 가입된 매체여야 한다. 이는 단체 회원사로서 정관과 윤리 조항을 성실히 준수했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정량평가에 포함되지 않는 지원 조건에 해당한다.
둘째, 카카오는 핵심 평가 기준으로 입점 신청 매체의 자체 생산 기사 비율을 고려할 예정이다. 하지만 구체적 비율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향후 주간 전체 기사의 30% 이상을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대안에서 가장 중요한 정량평가 기준이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카카오는 버트(BERT) 언어모델 기반의 뉴스 문장 간 유사도를 비교하는 알고리즘을 활용할 계획이다. 복제 문장 비율 60% 이상이면 복제 기사, 60% 미만이면 자체 기사로 구분하는 방식이다. 30%의 자체 기사의 생산 비율은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의 인터넷신문 발행 요건에 적용되는 비율이다. 이를 차용해 적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비율이 너무 낮다는 지적, 확인하기 어렵고 실제로 확인도 하지 않는 사문화된 규정이라는 지적이 예전부터 있었다.
셋째, 또 다른 핵심 정량평가 기준으로 전문 기사의 생산 비율을 적용한다. 카카오는 정치·국제·사회·경제·여행·IT테크·부동산·스포츠·지역 등 60개로 세분화된 카테고리를 제시하고, 전문 분야별로 입점 신청을 받아 특정 카테고리의 기사를 어느 정도 생산하는지를 정량적으로 평가할 예정이다. 이는 다음뉴스의 다양성과 전문성을 높이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전문 카테고리는 AI 기반의 학습 데이터를 통해 발굴해 지속적으로 추가될 예정이다. 다만 전문 기사의 생산 비율 기준은 아직 제시되지 않았으며, 의견 수렴 후 본격적인 시행 전에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새 모델, 全 언론에 문호 대폭 개방
카카오는 또한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평가 과정과 평가 방식, 활용 기술을 100% 공개하고, 이의 신청과 재심 절차도 진행할 예정이다. 뉴스투명성위원회, 언론 유관 단체의 의견 수렴, 입점 프로세스 보완 등을 절차를 거친 뒤 연말 이전에 최종 입점 프로세스를 발표하고, 2025년에 본격 시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러한 카카오의 노력은 매우 긍정적이다. 그간 카카오와 네이버는 언론사와의 계약 당사자임에도 제평위를 앞에 내세워, 스스로 감당해야 할 위험을 사실상 회피해 왔기 때문이다. 카카오의 대안은 신규 언론사, 지역 언론사에 문호를 대폭 개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라 평가된다. 일정한 정량 기준을 충족하는 언론사 모두에 검색 제휴 입점을 허용하는 방식은 오래전 ‘뉴스제휴평가위원회 2.0’ 도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여러 개의 방안 중 하나로 제시된 바 있다. 인터넷의 개방성 취지에 맞춰 포털과 뉴스 검색 제휴를 원하는 언론사에 심각한 하자가 없는 한, 모두 입점을 허용하자는 것이었다. 다만 검색 결과의 표출에서 언론사의 뉴스 품질에 따라 차등을 주자는 취지였다. 이를 카카오가 현실화한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그럼에도 현재 시점에서 카카오의 대안은 미완성이라 할 수 있다. 정량평가에서 핵심적으로 사용하려는 ‘자체 기사’의 난맥상 때문이다. 자체 기사와 복제 기사의 구분이 매우 어렵고, 실제로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제평위도 자체 기사에 대해 여러 차례 연구를 진행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그 이유는 많은 언론의 기사가 보도자료나 연합뉴스 등 뉴스 통신사 기사를 ‘그대로’ 활용하고 있고, 다른 언론사의 기사를 서로 베껴 쓰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사실상 똑같은 기사가 ‘대량으로’ 양산되고 있는 현실이다.
보도자료나 통신사 뉴스를 그대로 기사화하는 뉴스를 자체 기사로 분류할 수 있는지, 어느 정도 추가 취재가 이뤄져 보강될 때 자체 기사로 분류할 수 있을지, 그 기준에 합의하기가 매우 어렵다. 포털뉴스에서 기사를 검색해 보면, 동일 사안에 대한 같은 기사가 너무 많이 발견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더 나아가 단신이나 정치인·연예인의 SNS 메시지를 활용한 뉴스의 경우도 대부분 비슷하다. 많은 언론사의 동일 뉴스에서 어느 것을 자체 기사, 어느 것을 복제 기사로 분류할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만드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AI가 이를 해결해 줄지도 사실 매우 의문스럽다.
‘뉴스 품질’ 집중하는 보완책 필요해
제평위 이전으로 돌아가 기억을 되짚어 보자. 신생 인터넷신문뿐만 아니라 중·대형 언론사들도 포털의 뉴스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증대시키기 위해 디지털 대응팀이나 부서를 신설해 ‘클릭 전쟁’을 벌인 바 있다. 이때의 기사 생산방식이 ‘Ctrl+C(복사), Crtl+V(붙여넣기)’였다. 키보드 사용 시간까지 아껴가며 타사 뉴스를 복사해 붙이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어떤 언론도 자사 뉴스를 베꼈다고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는 없었다.
카카오는 이를 해결하거나 대처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AI는 기계학습 기반으로 학습하고, 판단하고, 예측한다. 그런데 AI 학습에 투입되는 뉴스에는 정답도, ‘모범 답안’도 없다는 것이 문제다. 동일한 사회 이슈나 사건을 다루기에 현실적으로 같은 기사가 생산될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 사실상 해결 방법은 모든 기사를 자체 기사로 분류하거나, 뉴스 전문가를 개입시켜 판단하는 방법밖에 없다. 분석 대상이 뉴스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카카오의 대안은 완성형이 아니다. 카카오는 향후 지속적으로 언론과 유관 단체의 의견을 수렴해 입점 모델을 보완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보완 과정에서 자체 기사보다는 뉴스 품질에 집중할 것을 제안해 본다. 신규로 검색 제휴 입점을 원하는 언론사에는 최대한 문호를 개방하고, 제휴 언론사의 뉴스 품질을 지속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을 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해당 언론사의 뉴스 부문 수상 실적, 심의 제재 결과 등을 고려할 수 있다. 한국신문윤리위원회, 한국온라인신문협회,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 한국기자협회(이달의 기자상, 한국기자상), 한국광고주협회(반론보도닷컴 자료), 언론중재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다양한 언론 유관 기관의 수상 자료, 심의 결과 자료를 활용하는 정량평가 시스템을 구축하고, 품질 평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수상 실적에는 인센티브, 심의 제재 실적에는 디센티브 점수화 방식을 도입하면 될 것이다. 이를 2023년 4월 출범한 뉴스투명성위원회가 평가 기준과 결과를 검수하면 될 것이다.
네이버의 경우는 2024년 1월에 설치한 외부 전문가 7인의 ‘네이버 뉴스혁신포럼’을 중심으로 뉴스 서비스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 포럼은 미디어 전문가 등 수백 명으로 구성된 풀(pool)을 구성하고 무작위 추첨을 통해 선정된 심사위원들이 언론사의 입점, 제재, 퇴출을 결정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새로운 뉴스제휴 평가시스템을 통해 언론이 뉴스 수용자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고, 좋은 뉴스가 많이 생산·유통되는 뉴스 생태계가 복원되길 기대해 본다. 뉴스 애그리케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 포털도 이용자, 언론, 정치권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되고, 궁극적으로 언론, 포털, 사회가 세 바퀴로 가는 자전거처럼 균형을 찾으며 앞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