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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人사이드]좌담회: 미디어 스타트업의 지속가능성
미디어 人사이드 | 등록일 : 2025-01-24

한때 주목받던 미디어 스타트업들이 잇달아 문을 닫은 가운데, 새로운 서비스로 눈길을 끄는 곳들이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지난 1월 8일 프레스센터에서 미디어 스타트업 종사자들을 만나 스타트업의 성장 전략과 지속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편집자 주


이성규 여러분은 자신을 어떤 스타트업으로 정의하고 있나요? 우리가 미디어 스타트업이라고 할 때 뉴스 미디어 스타트업인지, 콘텐츠 스타트업인지, 저널리즘 스타트업인지를 따지잖아요. 그 부분이 궁금합니다.

 

김시영 저는 빅링크의 대표 김시영이라고 합니다. 빅링크는 콘텐츠 테크 기반 미디어 스타트업입니다. 생성형 AI와 크리에이터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크리에이터 콘텐츠의 영향력을 분석하거나 콘텐츠의 문장 패턴을 분석해 초개인화 AI 글쓰기를 지원하고 AI 콘텐츠를 제작하는 미디어 스타트업입니다.

 

김민기 저는 슬리버 대표 김민기라고 하고요. 유튜브 기반의 애드테크 기업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됩니다. 쉽게 설명하면, 영상에 나오는 제품들을 추출해 브랜드사들에 알려주고, 이후 유튜버와 직접적인 광고 계약을 중개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레거시 뉴스 스타트업을 하다가 피봇(Pivot)1)한 지 약 6개월 됐고, 총 업력은 2년 차 정도 됐습니다.


김수연 사이다경제는 미디어 스타트업이라기보다, 콘텐츠 스타트업이라고 소개합니다. 주로 경제 콘텐츠를 쉽게 풀어 유튜브, 출판, 클래스를 위주로 하는 회사입니다. 초반에는 뉴미디어 스타트업이라고 소개하던 시기가 있었는데, 매출 확장 측면에서 콘텐츠 기반의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지금 콘텐츠 스타트업으로 소개하는 게 이해하시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박현아 저희 회사는 이어가다 주식회사입니다. 콘텐츠 및 AI 제작 툴 분야의 ‘나디오’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원래 별개였던 두 개의 회사를 합쳐,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 운영, TTS 솔루션 제공의 투 트랙으로 운영 중입니다. 콘텐츠 및 AI 스타트업으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지난 1월 8일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미디어 스타트업 종사자 좌담회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어지는 폐업, 한국 미디어 스타트업 진단은?

 

이성규 작년 두세 곳의 미디어 스타트업이 사실상 폐업, 해산하거나 매각되는 케이스들이 있었잖아요. 얼룩소가 그랬고 퍼블리도 마찬가지고요. 그로 인해 ‘한국에선 미디어 스타트업은 안 되는구나’라는 시선도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이 보시기에 그 원인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박현아 우리나라 사람들이 너무 영상에 길들여진 게 가장 큰 원인인 것 같아요.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여전히 오디오를 많이 듣고 독서도 많이 하며 긴 텍스트를 읽는 데 거부감이 없는데, 국내에서는 영상에 너무 몰입하면 텍스트로 되돌아가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점점 더 숏폼을 선호하게 되고, 바로 얻을 수 있는 도파민에 익숙해지다 보니 20대에게 외면 받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김민기 미디어 스타트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 것 같아요. 배포 중심의 유통 플랫폼과 콘텐츠를 만들거나, 콘텐츠를 중심으로 창작하는 서비스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미디어 스타트업들은 배포나 유통 쪽에 너무 치우친 플레이를 하지 않았나 싶어요. 엄밀히 보면 뉴스라는 것은 보도 정보 콘텐츠인데 퀄리티를 조금 가볍게 여기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주변에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서 매거진이나 채널을 운영해 잘 된 분들이 많거든요.

 

김수연 구독료 기반 사업을 하려고 했기 때문에 캐시카우를 찾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구독료 기반 사업을 지속가능하게 영위하려면 상당한 수준의 팬층이 형성되어야 하는데, 초기 기업이 이러한 접근법으로 바로 대중의 반응을 얻기란 쉽지 않습니다. 대중에게 친숙하며 유의미한 캐시카우가 되는, 대형 플랫폼에서의 초기 수익 창출 모델도 고려 대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성규 국내 언론계 분들은 미디어 스타트업을 위협적으로는 보지 않더군요. 많은 미디어 스타트업이 생겨나긴 했는데 기성 언론을 위협할 정도의 규모로 빨리 성장한 케이스는 한국에서는 사실 나타나지 않았다고 보거든요. 여러분은 한국에서 미디어 스타트업이 생각보다 큰 규모로 성장하지 못한 원인을 무엇이라고 진단하는지 궁금합니다.

 

김민기 VC가 미디어 스타트업에 돈을 댈 이유가 없는 게 가장 크지 않나 생각합니다. 일단 수익을 내기 어려운 산업인 것 같고, 미디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게 VC 포트폴리오 역량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도 않고요. 플랫폼 사업 같은 경우는 웬만하면 투자를 지양하는 것도 있고요. 또 국내 미디어 스타트업은 글로벌화가 어려워 여러 가지로 빨리 스케일업하기 힘든 요소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현아 일단 성공 사례가 없다 보니 투자자들이 윗사람들을 설득할 근거가 없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이런 성공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이것도 잘될 것이다’라고 해야 하는데 이런 근거가 없어요. 그리고 몇 개 포털이 독점하고 있어 틈새시장을 잡기도 힘든 것 같고요. 한국어로는 해외 진출이 어려운 점도 원인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시영 미디어 스타트업이라는 사업을 영위할 때, 콘텐츠를 만들어 쌓아가는 단계, 쌓은 콘텐츠를 노출하는 단계, 그것을 수익화하는 단계, 이 세 가지 허들이 테크 스타트업에 비해 어렵지 않나 생각해요. VC가 보기에 어떤 엣지 케이스가 있어야 하는데 아직 없어 리스크를 감당하기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 투자 방향성이 대부분 사회를 크게 변화시키거나 기술적으로 혁신시키거나 하는 두 가지 관점이잖아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미디어, 신문과 방송은 그들과 포커싱이 조금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VC 투자 모델, 미디어 스타트업에도 적합할까

 

이성규 그런 면에서 미디어 스타트업에 VC 투자 기반의 성장 모델이 적합하다고 보시나요? VC는 관심이 없는데 미디어 스타트업은 계속 VC에게 무언가를 어필하거나 정체성을 바꿔서 투자해달라고 요청하는 방식이 어울리느냐에 대한 궁금증입니다.

 

김수연 엣지 있는 사업이 있다면 당연히 VC에게 태핑(tapping)2) 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편으로 이 사업 영역이 초기 창업자에게 매력적인 부분은 플랫폼에 의존해서라도 초기에 부트스트래핑(Bootstrapping)3)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자금 정도는 충분히 만들 수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김민기 사실 유튜브나 콘텐츠 중심으로 봤을 때는 안 좋은 사례들이 몇 가지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투자를 많이 받고 싶었습니다. 미디어를 통해 증권 분야로 진출하는 게 꿈이었기 때문에 라이센스 비용 등에서 사내유보금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필요한 경우가 있거든요. 그래서 테크와 결합해 투자를 많이 받아 최대한 활동 범위를 넓히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콘텐츠에 집중하려면 처음에 내실을 다지는 편이 더 낫지 않나 생각합니다. 

 

박현아 저도 사실 그에 대한 고민이 많았거든요. 콘텐츠는 꾸준히 쌓이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에 J커브 성장이라기보다는 단계적으로 성장하는 게 오히려 나은 구조가 될 수 있다고 보거든요. 그런데 투자자들은 J커브 성장을 원하잖아요. 콘텐츠를 꾸준히 발행하고 있지만 뭐가 잘 될지 저희도 예측할 수 없고, 잘 되는 게 없을 수도 있죠. 그런 불확실성은 저희도 고민하는 주제입니다. 최근에는 내실을 다지면서 꾸준히 성장해 나가는 게 더 우리에게 맞는 모델일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미디어 스타트업에 적합한 수익 모델은

 

이성규 VC로부터 투자를 받든 받지 않든 계속 성장을 유지해 나가는 데 있어 미디어 스타트업과 가장 잘 어울리는 수익 모델은 뭐라고 보시는지요? 경험도 같이 전해주세요.

 

박현아 저희는 B2B2C 유통을 메인으로 하고 있거든요. 콘텐츠를 외부 작가에게 받거나, 외부에서 생산하면 메이저 플랫폼들을 통해 유통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네이버 오디언이라든지 해외 대형 플랫폼인 오버드라이브 등입니다. 처음엔 앱을 통해 사용자가 들어와 소액 결제를 하도록 유도해 보려고도 했지만 아무래도 인지도가 낮아 결제가 잘 이뤄지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차라리 좀 큰 플랫폼에 우리 콘텐츠를 넣는 게 낫겠다는 쪽으로 전략을 바꿨습니다.

 

김수연 저희는 조회수 및 광고가 주 매출입니다. 채널 파워를 기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수익 모델이며, 시장의 상황을 고려하여 확장하고 있습니다. 초반에는 클래스 사업에 집중하다가 현재는 출판 사업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한 단계, 두 단계 나아가 한국 콘텐츠 기업으로서 글로벌 시장에 존재하는 수익상 파이들을 가져오는 것도 저희 같은 한국 기업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김민기 저도 앱을 출시한 적이 있었는데, 잘 안됐습니다. 그때가 코로나19 시기였는데 뉴스 기사에 쿠팡 파트너스로 마스크를 붙여 클릭하고 팔리는지 테스트했던 적이 있어요. 그때부터 제휴 마케팅에 큰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지금은 거대 플랫폼에서 자금 순환이 빠른 마케팅 분야를 잡아 AI로 실체 있는 매출을 만드는 게 저희 회사의 목표고, 실제로 매출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김시영 저희는 기술 회사로 봐야 해서 약간 다를 것 같아요. 순수하게 콘텐츠를 제작하는 미디어 스타트업이라면 수익 모델은 구독과 조회수일 겁니다. 이 조회수는 본인의 플랫폼이 아니라, 거대 플랫폼에 종속된 지표 중 하나잖아요. 그러니까 여기서 확장성을 통해 매출이 얼마까지는 갈 수 있지만, 그 이상을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현실적으로 미디어 스타트업이 생존할 수 있는 첫 번째 요소는 광고를 받거나, 직접 광고가 아니라도 유튜브에 콘텐츠에 올리는 방식 등을 통해 일단은 이 수익으로 생존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민기 저는 약간 생각이 다릅니다. 사실 광고 수익이라는 건 어마어마한 트래픽이 발생하지 않는 한 유의미한 수익을 창출하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보거든요. 광고 수익이라고 표현하지만 그건 수익이 아니라 그냥 조회수로부터 얻는 거라고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사실 광고 수익 자체를 기대하고 미디어 스타트업을 시작하면 위험할 것 같아요. 수익을 찾아 접근하기보다도 정말 리텐션(Retention)4)을 충분히 뽑아낼 수 있을 만한 자기만의 카테고리를 발굴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비언론계 창업? 관습 넘은 도전과 가능성

 

이성규 다른 질문을 좀 드리자면, 지금 여기 언론계 출신은 안 계시잖아요. 비언론계 출신이 미디어 스타트업을 하는 것의 장점 혹은 한계를 경험하셨다면 얘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김민기 비언론인 출신의 가장 큰 장점은 ‘꿈을 크게 가질 수 있다’는 것인데요. 업계 관습을 모르는 채 시작하기 때문에 꿈을 크게 가지고 강한 실행력으로 밀어붙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에 기반한 새로운 시도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시영 요즘에는 본인이 관심이 있는 주제나 매체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구독하고 거기에 계속 몰입하는 현상이 있죠. 레거시 미디어는 그런 부분에 포커싱하는 데 덜 익숙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점에서 언론사 기반이 아니기 때문에 이용자 관점에서 서비스를 바라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김수연 저희 회사는 대표님이 대학생 창업으로 시작한 케이스로, 청년들이 경제 콘텐츠를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플랫폼으로 블로그를 선택했습니다. 소비자가 텍스트 콘텐츠 형식을 선호했을 때는 블로그, 페이스북, 카드뉴스 등을 중심으로 운영했고, 오디오형일 때는 팟캐스트 영업을 했습니다. 정통 언론인 출신이셨으면 이렇게 이용자들의 트렌드에 맞춰 빠른 전환이 가능했을까라는 생각이 있습니다. 비언론인 출신이기에 소비자 입장에서 빠르게 피봇할 수 있는 장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박현아 저는 학부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석사는 문화 기술을 했거든요. 문화 기술을 콘텐츠, 미디어를 코어로 삼아 다양한 것을 결합할 수 있는 구조를 항상 머릿속에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비즈니스에서도 콘텐츠가 코어이기는 한데 여기에 어떤 AI를 붙일지 고민하며 새로운 시도를 계속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분야와 융합할 수 있다는 점이 비언론인 출신의 유리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딱히 단점은 없는 것 같아요.


미디어 스타트업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드리는 조언

 

이성규 마지막으로 다들 한마디씩만 덧붙여 주셨으면 좋겠는데요. 여전히 미디어 스타트업을 하고 싶어 하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이 업계에 뛰어들고 싶어 하는 분들에게 선배 창업자로서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요?

 

박현아 미디어라는 카테고리에 너무 갇히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고 AI가 각종 분야를 모두 흡수하고 있기 때문에 미디어라는 개념을 해체해 보길 바랍니다. 진짜 우리가 잘하는 게 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시대의 흐름과 결합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영역을 찾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김수연 저희는 내부에서 하는 얘기가 있는데요. 아무리 좋고 잘 만든 콘텐츠라도 소비자에게 최종적으로 도달하지 않으면 죽은 콘텐츠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소비자 관점에서, 적절한 때 소비자가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려는 노력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김민기 실제로 주변에서 제게 물어보는 분이 꽤 있는데, 어떤 올바름을 전달하거나 계몽의 성격이 포함된 사업이라면 활동(운동) 영역에 있는 건지 사업 영역에 있는 건지 한번 냉정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얘기하는 편입니다.

 

김시영 겉으로 보이는 대표라는 타이틀 뒤의 과정이 매우 험난하거든요. 정말 다이내믹한 과정을 버틸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내가 왜 창업했는지, 그 본질을 잃어버리지 않을 수 있다면 창업을 추천합니다. 그게 훼손될 것 같다면 빠르게 (포기를) 결정해야 하지 않나 싶어요. 

 

 

 

 

 

1)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이나 경영 전략을 전환해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창조하는 것

2) 사전 수요조사

3) 외부 투자 유치 없이 창업주의 사비로 초기 사업 자금을 해결하고 성장시키는 것

4) IT 기업이나 게임 회사에서 성과 측정 시 주로 쓰는 지표. 얼마나 많은 유저가 다시 재방문하는지를 측정하는 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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