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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승장구할 것만 같은 뉴욕타임스도 인플레이션 압박과 광고 경기 둔화, 구독 경쟁 심화 앞에선 힘을 못 쓰고 있다. 지난 2월 주가 폭락으로 세간의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뉴욕타임스의 재정 현황과 과제, 전망을 확인해 본다. 편집자 주
예상치 못한 급락이었다. 뉴욕타임스의 주가가 분기 실적 발표 후 이 정도로 하락한 건 2022년 이후 처음이었다. 지난 2월 5일, 단 하루 만에 주가가 11% 이상 하락했으니 ‘급락’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1) 비교적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해 왔기에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대체 2024년 무슨 일이 벌어졌기에 시장은 냉혹하리만큼 뉴욕타임스를 부정적으로 평가했을까. 이를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2024년 실적 평가와 2025년 전망을 분리해 분석하되, 통합적으로 재조합해 볼 필요가 있다.
불안한 구독 수익 성장세와 흔들리는 비용 통제
뉴욕타임스의 2024년 구독 매출은 17억 8,820만 달러(약 2조 5,900억 원)로 2023년 대비 8% 늘어났다. 특히 디지털 전용 구독 매출은 2024년에는 12억 5,459만 달러(약 1조 8,200억 원)로 전년 대비 14.1% 증가해 이 부문의 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누적 유료 구독자 수도 4분기 35만 명이 늘어 1,143만 명에 달하는 등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금의 성장세를 잘 유지만 한다면, 2027년 구독자 수 1,500만 명 달성 목표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24년의 실적만 본다면 명실공히 유료 구독 수익 부문 전 세계 최고 언론사로서의 위상을 유지했다고 평할 수 있다.

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달랐다. 2024년보단 2025년의 구독 수익 예상치에 더 큰 충격을 받은 듯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실적을 발표하면서 2025년 1분기 가이던스(guidance, 미래 실적 전망)를 제시했지만, 해당 수치는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 뉴욕타임스가 제시한 올해 1분기 구독 매출 증가율은 7~10%(디지털 구독은 14~17%).2) 반면 시장의 기대 수준은 9.9%였다.3)
최고치를 달성하면 기대를 초과할 수도 있지만, 인쇄 구독의 감소세가 워낙 가팔라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이를 시장이 ‘구독 성장세의 둔화’로 받아들이면서 주가가 급락하게 된 것이다.
그럴 만한 근거도 있었다. 구독 경쟁의 격화다. 지속되는 광고 경기 둔화로 미국 내 경쟁 언론사들이 너도나도 유료 구독 시장으로 뛰어들 것이라고 선언했다. 대표적으로는 CNN과 더버지(The Verge)4) 등이다. 강력한 팬층과 구독자층을 보유한 전통적인 강자들이 구독 시장에 진입하면서 뉴욕타임스의 성장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구독 성장세 둔화는 또 다른 지표에서 확인이 됐다. 미디어 지출(media expense)이다. 뉴욕타임스는 구독 매출 성장을 위해 상당한 마케팅 비용을 지출해 왔다. 최근까지는 마케팅 효율을 높여가며 이 비용을 통제해 왔다. 하지만 지난 4분기, 예상외로 큰 폭의 증가세가 감지됐다. 2022년 1억 3,410만 달러(약 1,940억 원)에서 2023년 1억 1,770만 달러(약 1,700억 원)로 감소했던 미디어 지출은 2024년 1억 3,880만 달러(약 2,000억 원)로 다시 늘었다. 전년 대비 17.9%나 증가한 것이다. CEO 메러디스 코핏 레비엔(Meredith Kopit Levien)이 꾸준히 강조했던 마케팅 효율성 개선이 2024년부터 작동하지 않게 된 것이다.
미디어 지출의 갑작스러운 증가는 시장 기대치만큼의 구독 매출 증가를 유지하는 게 결코 쉽지 않다는 신호를 발산했다. 구독을 둘러싼 시장 경쟁은 더욱 격해지고, 구독 전환을 유도하는 뉴스(저널리즘)의 힘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면서 비용 지출이 다시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로 접어든 것이다. 게다가 시장의 기대는 채워야 하니 더 많은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어야 하는 불안한 순환에 빠져든 상황을 시장이 포착한 것이다. 성장세를 확인한 스포츠 미디어 디애슬래틱(The Athletic)이나 제품 리뷰 버티컬 미디어 와이어커터(The Wirecutter) 등엔 아직 더 많은 마케팅 투자가 필요한 터라, 당분간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여지가 크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렇다고 광고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는 것도 아니었다. 2023년 4분기 1억 6,408만 달러(약 2,370억 원)였던 전체 광고 수익은 2024년 4분기 1억 6,506달러(약 2,390억 원)로 겨우 100만 달러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24년 전체를 보더라도 5억 631만 달러로 전년(5억 520만 달러) 대비 0.2%밖에 늘어나지 않았다. 인쇄 광고 매출액이 워낙 빠르게 줄어들어서다(12.4% 감소). 단기적으로는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소송 비용도 악재로 작용했다. 2024년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한 해 동안 AI 빅테크 기업과의 소송 비용은 1,080만 달러(약 156억 원)로, 2024년 4분기에만 320만 달러(약 46억 원)가 지출됐다. 전체 비용 규모에 비하면 소소하지만 2025년에도 지속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영업 비용에 해당한다.
발등에 떨어진 도달 확대 과제
현재 구독 성장 목표를 달성하려면 도달 범위를 확대하는 것 외에는 뚜렷한 대안이 없다. 메러디스 CEO는 2024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다음 4가지에 사업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고 발표했다. △보도 영역의 확장 및 강화: 경제, AI 발전, 기후 위기, △멀티포맷 저널리즘, △단단한 콘텐츠 파이프라인, △잠재 고객 풀의 확장 등이다. 이 대부분이 네 번째 즉 잠재 고객 풀의 확장, 다시 말해 도달 확대와 관련이 깊다. 특히 보도 영역 확장과 멀티포맷 저널리즘은 이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텍스트 기반의 뉴스로는 독자 확장이 쉽지 않다는 걸 확인했고 오디오, 비디오와 같은 다른 포맷 콘텐츠로 더 많은 구독 전환을 이뤄내겠다는 전략이다. 메러디스 CEO는 “2024년, 홈페이지 방문자 3명 중 1명이 동영상을 시청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24시간 뉴스룸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캘리포니아와 런던 지사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는 중이다. 런던 지사는 뉴욕타임스 유럽 및 글로벌 구독자를 늘리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해오며 미국 외 지역 독자 확보에 확보에 주력해 오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2023년 70여 명에 불과했던 런던 지사 기자 수는 2024년 100명대로 늘어났다.5) “미국 그리고 미국이 세계와 교류하는 방식에 관심 있는” 유럽 독자군을 늘리기 위한 조치다.
에디팅 도구 ‘에코’, 시장 만족시킬 시그널 될까
이 시점에 뉴욕타임스의 AI 에디팅 도구 에코(ECHO)가 슬며시 공개된 배경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에코는 현재 파일럿 단계로 운영되고 있긴 하지만 뉴욕타임스 뉴스룸 편집 업무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으로 구성돼 있다. AI의 보조를 받을 수 있는 영역과 아닌 것의 차이를 철저하게 구분하고 있는 뉴욕타임스로서는 편집 업무에 AI를 도입하는 데 그동안 매우 신중한 편이었다. 세마포의 보도에 따르면6) 이 AI 도구는 SEO(검색엔진 최적화) 헤드라인 작성, 요약 및 오디언스 프로모션 생성, 편집 제안, 질문과 아이디어 브레인스토밍, 기자 보유 문서에 대한 질문, 연구 보조, 뉴욕타임스 자체 문서 및 이미지 분석을 지원한다. 전반적으로 기자의 기사 작성 효율을 높여주고,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독자 도달 확대를 위한 프로모션 콘텐츠 작성에 도움을 줌으로써 뉴욕타임스가 올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에 기여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정식 보도자료로 배포되지 않았지만, 비용을 절감하고 잠재 독자 풀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내보낸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2024년은 견조한 매출 성장세에도 시장의 높은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 해였다. 지속되는 인플레이션 압박과 광고 경기 둔화, 구독 경쟁 심화로 인해 ‘넘사벽’ 뉴욕타임스도 몸살을 앓는 중이다. 구독자 수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더 많은 마케팅 비용을 들여야만 하는 현실을 여실히 드러낸 2024년이기도 했다. 새로운 성장의 돌파구가 확보됐느냐는 2025년 1분기 지표를 통해 확인될 것이다. 캘리포니아와 런던 지사의 강화, 그리고 게임 및 라이프스타일 제품군에 대한 투자가 1분기에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해야 한다. 만약 시장 기대치와 어긋난 채로 구독 성장세 둔화가 확증된다면, 당분간 뉴욕타임스에 대한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 Bastian, J., <Why The New York Times (NYT) Shares Are Sliding Today>, Yahoo Finace, 2025.2.6, https://finance.yahoo.com/news/why-york-times-nyt-shares-180917937.html
2) <Fourth Quarter and Full-Year 2024 Earnings Presentation>, The New York Times Company, 2025.2.5, https://nytco-assets.nytimes.com/2025/02/Q4-2024-Earnings-Presentation-Finalfor-Distribution-QU52nPqK-1.pdf
3) Singh, J., <New York Times forecasts subscription revenue below estimates on stiff competition>, Reuters, 2025.2.6, https://www.reuters.com/business/media-telecom/newyork-times-forecasts-quarterly-subscription-revenue-belowestimates-2025-02-05
4) Patel, N., <Here we go: The Verge now has a subscription>, The Verge, 2024.12.4, https://www.theverge.com/2024/12/3/24306571/verge-subscription-launch-fewer-ads-unlimited-access-full-text-rss
5) Maher, B., <New York Times sees ‘huge opportunity’ in 100-strong London newsroom>, PressGazeete, 2025.2.27, https://pressgazette.co.uk/north-america/new-york-times-londonuk-adrienne-carter
6) Tani, M.,<New York Times goes all-in on internal AI tools>, Semafor, 2025.2.18, https://www.semafor.com/article/02/16/2025/newyork-times-goes-all-in-on-internal-ai-tool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