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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리뷰]2025 SXSW(South by Southwest) 참관기
미디어 리뷰 | 등록일 : 2025-04-25

2025년 SXSW(South by Southwest)가 지난 3월 7일부터 15일까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렸다. 1987년 음악 페스티벌로 시작한 SXSW는 영화와 기술 분야를 아우르는 종합 문화 축제로 성장했다. 이번 SXSW의 주요 세션과 미디어 분야가 주목해야 할 이슈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AI 에이전트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고 있습니다. 인간 능력의 본질을, 심지어 인간이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닐 레딩(Neil Redding), 미래학자, 레딩 퓨처스 CEO)

 

“AI로 증강되지 않으면, 뒤처질 것입니다. AI는 당신을 10배 더 효과적으로 만들어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AI와 함께 일하는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제러미 어틀리(Jeremy Utley), 스탠퍼드대 교수)

 

지난 3월 7일부터 15일까지 미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린 SXSW(South by Southwest) 2025. 매년 3월 개최되는 SXSW는 기술이 아니라 그것을 활용하는 ‘인간’에 초점을 맞춘 글로벌 콘퍼런스다. SXSW는 1987년 텍사스 오스틴에서 음악 페스티벌로 처음 시작된 후 1994년부터 영화와 인터랙티브(디지털 미디어 및 기술) 부문이 추가되면서 음악뿐만 아니라 영화와 기술 분야까지 아우르는 종합 문화 축제로 성장했다. 기술 콘퍼런스(쇼케이스)나 뮤직 페스티벌, 영화제를 합친 대규모 이벤트에는 매년 40만 명이 참가한다. 올해도 새 스타트업, 독립 예술가, 유명 연예인, 기술 혁신가 등이 한자리에 모여 각 분야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창의적 협업이 이뤄지는 혁신의 장을 이뤘다.

 

SXSW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기술 중심의 미래를 예측하는 이벤트로 자리매김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래학자들과 기술 전문가들이 총출동한다. 에이미 웹(Amy Webb) FTSG 대표, 스콧갤러웨이(Scott Galloway) 뉴욕대 교수 등이 다가올 혁신적 변화에 대해 인사이트를 제시했다.

 

특히 올해 SXSW에서는 AI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인간의 역할’은 무엇이며 AI 시대에 창의성은 어떻게 발현되는가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과거 SXSW가 기술 혁신 자체에 초점을 맞췄다면, 2025년 세션들은 기술이 인간 경험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에 방점을 찍은 것. 즉, 올해 CES, MWC, GTC 등 글로벌 이벤트들이 기술과 비즈니스에 초점을 맞춘 것에 비해 SXSW 2025에서는 ‘AI를 활용하는 인간’에 대해 활발히 논의됐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었다.

 

 

SXSW 2025가 열린 미 텍사스주 오스틴 컨벤션센터 전경 ⓒ더밀크 손재권

 

 

인간만의 고유한 특성과 능력 AI도 할 수 있다

 

SXSW 2025에서 흥미로웠던 점은 AI 기술이 단순히 업무 흐름의 재편을 넘어 그동안 인간의 능력이라고 믿었던 것 자체를 재구성하고 있다는 관점이었다. 인간의 능력이란 무엇인가? 사전적으로 사람의 능력이란 사고력, 창의력, 문제 해결력, 사회적 소통 능력 그리고 도구를 사용해 환경을 통제하고 변화시키는 힘 등을 뜻한다. 이는 인간만의 고유한 특성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AI의 등장으로 인간의 능력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믿었던 사고, 창의, 문제 해결을 기계(AI)도 할 수 있다. 인간도 AI를 통해 능력을 배가할 수 있다. 예전엔 일주일 걸리던 시장 리서치를 AI 도움을 받아 불과 1시간 만에 PPT 제작까지 완성했다는 간증(?)이 소셜미디어에 넘쳐난다. 능력이라는 인식이 새로운 차원으로 옮겨가고 있다.

 

 

오스틴 컨벤션센터 내부 ⓒ더밀크 손재권

 

 

미래학자 닐 레딩은 SXSW 2025 ‘자동 진화 비즈니스: 능동적 AI 시대의 도래(The AutoEvolvingBusiness: AI’s Agentic Near Future)’ 세션에서 이런 현상에 대해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AI 에이전트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이제 단순하게 AI 도구를 사용하는 것에서 AI 에이전트와 공진화하는 시대로 전환하고 있다. AI가 인간의 잠재력을 확장하고 재정의할 수 있는 전례 없는 기회다”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성공하는 기업의 정의도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실시간 데이터를 분석하고 적응할 수 있게 됨에 따라 CEO의 의사결정 주기가 크게 단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닐 레딩은 “앞으로 가장 성공적인 기업은 AI를 대체재가 아닌 증폭제로 보는 기업일 것이다. 앞으로 기업의 목표는 인간의 창의성, 공감 능력, 직관과 AI의 확장성, 속도, 정밀성을 결합하는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덧붙여 “우리는 AI로 인해 조직 구조, 의사결정 과정, 그리고 가치 창출 방식이 근본적으로 재구성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AI 에이전트가 의사결정의 핵심 요소로 통합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컨설팅 회사인 시그널 앤 사이퍼(Signal and Ciphe)의 이안 비크래프트(Ian Beacraft) CEO는 SXSW 2025에서 기술의 유효기간이 과거 30년에서 6개월로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픈AI의 GPT, 앤트로픽의 클로드, 구글 제미나이 등 생성형 AI 서비스는 ‘매일’ 진화하고 있다. 각 생성형 AI 기술(서비스) 뉴스를 실시간으로 따라가는 것은 의미 없어지고 있다. 단순히 AI를 사용하는 것도 의미가 없다. 이안 비크래프트는 “AI는 강력하고 지속적인 훈련 파트너로 활용해야 한다”라며 “다음 인재 전쟁은 엔지니어링이나 코딩에 관한 것이 아니라, 빠른 기술 습득과 적용 시간에 관한 것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AI는 인간이 가장 잘하는 것, 즉 창의적 사고, 복잡한 문제 해결, 비전 있는 리더십을 증폭시킬 때 능력을 발휘한다”라며 “AI의 분석적 강점을 활용해서 팀은 한계를 뛰어넘고 기록적인 시간 내에 획기적인 솔루션을 제공할 자유를 얻을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AI가 ‘감정’을 지닌 것처럼 인식될 것이란 예측도 나왔다. 애완동물이나 애착 인형처럼 인간과 깊은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랑하는 기계들: AI 동반자는 어떻게 관계를 만드는가(Love Machines, the Science of AI Companionship)’ 세션에서 제이미 뱅크스(Jaime Banks) 시러큐스대 정보학부 교수는 “AI와의 관계라고 해서 그것이 덜 의미 있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외로움을 느끼거나 사회적 기술을 연습하고자 하는 개인에게 AI 동반자는 즉각적이고 판단 없는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생성형 AI가 인간의 창의성, 상업, 일상 업무를 촉진하는 것뿐만 아니라 인간의 기본적인 연결 욕구를 충족시키는 기술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AI 동반자(메모리와 맞춤화 기능을 갖춘 대규모 언어 모델 기반의 사회적 기계)는 이제는 진정한 친밀감의 개념에 도전할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세계적 미래학자 에이미 웹 FTSG 대표가 필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더밀크

 

 

인간만이 ‘창의적’일까?

 

SXSW 2025에 등장한 연사들은 AI가 이제 인간 아이디어의 원천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즉, ‘창의성’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것이다. 창의성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독창적인 사고와 감성을 뜻했다. 직관, 감각, 경험, 영감에 의존했으며 인간의 상상력과 감정이 창작의 핵심 요소였다. 하지만 생성형 AI의 등장과 급격한 발전 이후 창의성은 더 이상 인간의 전유물이 아니다. AI는 단지 도구가 아니라 아이디어의 동반자가 되며 때로는 출발점이 된다미래의 창의성이란 인간과 AI의 협력 속에서 확장된 개념이다. 창의성은 인간이 독립된 환경에서 활동하고 사고하며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AI와 협력해 만들어내는 과정이 될 것이란 예측이다. AI가 제공하는 다양한 옵션 중 가장 창의적인 것을 인간이 선택하고, 방향을 설정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인간 중심의 창작 과정에서 벗어나 ‘인간+AI’ 협업 모델이 가장 창의적인 활동이 된다는 것이다.

 

실제 SXSW 2025에서는 AI가 실시간으로 멜로디를 제안하고 뮤지션이 그중 마음에 드는 구성만을 선택, 재편집하는 사례와 아티스트들이 AI를 통해 수백 개의 질감, 색상, 시뮬레이션된 패턴을 받아보고 그중 감각적으로 반응하는 조합을 선택해 최종 작품을 구성하는 사례 등이 제시됐다. 지금까지는 뮤지션들이 작곡할 때 완전히 백지에서 출발하여 악상을 떠올렸다면 이제는 AI가 풍부한 옵션을 제공하고 인간이 ‘선택과 조율’을 통해 창작하는 구조로 바뀐다. 이전엔 창의성의 근거가 인간의 감정과 직관에 의한 출발이라고 했다면 이제는 AI의 선제적 제안과 인간 선택의 협업 프로세스로 변화한다는 것이다.

 

멜리사 밸런타인(Melissa Valentine) 스탠퍼드대 교수는 ‘업무의 미래를 재정의하는 AI 조직(AI-Powered Organizations Redefining the Future of Work)’ 세션에서 이에 대해 “조직이 AI를 도입할 때 자주 범하는 실수는 AI를 단순히 인간을 대체하는 도구로 보는 것이다. 인간과 AI를 대결 구도로 보는 이분법적 사고방식을 넘어서야 한다”라며 “함께할 때 그 누구도 혼자서는 할 수 없는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AI 기술의 급격한 발전 속에 인간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AI가 만들어 놓은 것을 창의적으로 선택’하는 것을 인간의 ‘능력’으로 간주할 수 있다면 인간과 기계의 능력은 무엇으로 구분할 수 있을까?

 

AI가 일상화된 시대에 인간의 역할은 단순히 ‘AI가 못하는 일’을 수행하는 것에 머물지 않는다. 인간은 AI와 겹치는 영역에서도 고유한 의미와 가치를 창출한다. 인간은 감정의 ‘진정성(Authenticity)’을 지니기 때문이다. 인간은 도덕적 갈등을 겪고, 선택을 한다. 즉, 인간은 단순히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정답이 없는 고민을 한다. 정해진 알고리즘이 아닌, 가치와 신념을 기반으로 판단하는 능력을 지닌다.

 

AI는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선택’을 할 수 있지만 ‘도덕적 의미’를 이해할 수는 없다. 인간은 타인의 입장에서 고민하고, 때로는 ‘비효율적인’ 선택을 하면서도 윤리를 지킨다. 인간에게는 ‘효율성’이 삶의 전부는 아니다.

 

새로운 패턴 창조, 인간만이 가진 능력

 

AI는 기존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것처럼 보이는 것’을 계속 쏟아내지만 인간은 불확실성을 돌파하고 항상 실험과 실패를 통해 ‘학습’ 한다. AI는 가장 빨리 정답을 찾아가고 최적의 솔루션을 제시하지만 인간은 ‘틀린 것’과 ‘엉뚱한 것’을 시도할 수 있다. 이것이 인간만의 창의성을 만들어낸다. AI는 패턴을 학습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패턴을 창조하는 능력은 인간에게 있다. 예술, 과학, 철학에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데이터에 없는 것’에서 시작된다.

 

로렌 그린필드(Lauren Greenfield)는 ‘Z세대, 소셜미디어의 어두운 면과 브랜드(Social Studies: Gen Z, Social Media’s Dark Side, and Brands)’ 세션에서 AI 시대 인간성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로렌 그린필드는 현대 문화, 소비주의, 젠더 이슈에 주목하는 저명한 사진작가이자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예술가로 현대 사회와 문화 현상을 시각적으로 기록·분석하는 작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린필드는 “AI는 당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분석하여 완벽하게 맞춤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진정한 이해가 아닌 패턴 인식에 기반한다. 진정한 인간관계는 서로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이고,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과정이다”라고 강조했다.

 

인간은 사회적 관계 속에서 의미를 찾는다. 단순한 ‘대화’가 아니라, 삶을 공유하고 고통을 나누며, 공동체를 형성한다. 인간성이란 관계를 맺고, 공동체 속에서 의미를 발견하는 능력이며 친구, 가족, 사랑, 희생과 같은 관계적 요소는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영역이다.

 

그린필드는 “AI 시대의 인간성은 단순히 기계가 할 수 없는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기계와 함께 살아가면서도 무엇이 진정으로 중요한지 실제 경험, 감정적 진정성, 의미 있는 관계를 잊지 않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AI는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을 추구하지만 인간은 때로 비효율적인 길을 택하며 성장한다. 예를 들어 직접 요리하는 것보다 AI가 만든 음식을 먹는 것이 빠르지만 인간은 ‘요리하는 과정’을 즐긴다.

 

 

SXSW 2025 인터랙티브 엑스포에서 관람객들이 VR 콘텐츠를 즐기고 있다. ⓒ더밀크 손재권

 

 

AI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패턴을 분석할 수 있지만, 그것이 ‘왜 중요한지’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는다. 인간은 단순히 정보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경험과 연결하여 의미를 창출한다. 또 AI가 감정을 모방할 수는 있지만, 인간만이 ‘진짜’ 공감과 연대를 형성할 수 있다. AI는 질문을 던질 수 있지만, 인간만이 그 의미를 추구하고 찾아낼 수 있다.

 

결국, 인간성은 AI가 할 수 없는 ‘진정성, 의미, 관계’를 창출하는 능력에서 온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미래에도 지켜야 할 ‘진짜 인간적인 것’이 된다는 것이 SXSW 2025에서 얻은 교훈이다.

 

AI와 함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시대 

 

2025년 SXSW에서 던져진 핵심 메시지 중 하나인 “AI는 도구일 뿐이다. 전략은 인간에게 달려 있다”라는 말은 오늘날 미디어 산업, 특히 신문과 방송이 처한 전환기의 본질을 정확히 찌른다. AI는 위협이 아니다. AI는 미디어가 스스로의 존재 이유를 재정의하고 신뢰와 영향력을 회복할 수 있는 결정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전통적으로 창의성은 인간 고유의 직관, 감성, 경험에서 비롯된다고 여겨졌다. 특히 저널리즘에서는 기자의 통찰과 취재 과정, 문장력과 시각화 능력이 창작의 핵심이었다. 그러나 AI는 지금, 이 순간에도 수백 개의 콘텐츠 시안을 만들고, 요약·번역하고, 영상과 음성으로 재가공하고 있다.

 

이것이 기자의 역할을 대체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기자는 AI가 생성한 수많은 옵션 중에서 맥락에 맞는,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선택을 해야 하는 ‘디렉터(Director)’로 진화해야 한다. 창작 과정은 ‘인간 단독’이 아닌 ‘AI+인간 협업 모델’로 이동하고 있다. 이는 창의성의 영역이 협력형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뜻이며, 언론사의 가치 사슬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SXSW 2025 엑스포에는 국내 지상파 방송사에서는 MBC가 사내 벤처 기업과 함께 소규모 부스를 마련했다. 일본의 지상파 방송사 대부분이 나온 데 비해 한국 방송사는 MBC가 처음이었다(왼쪽). SXSW 2025 엑스포 전경 ⓒ더밀크 손재권

 

 

AI는 뉴스룸 외곽의 기술 도구가 아니다. 뉴스 생산의 기획, 조사, 분석, 배포, 피드백의 전 과정에 침투하고 있다. 생성형 AI는 빠른 정보 요약과 뉴스 초안 작성을 넘어, 실시간으로 독자의 관심사에 맞춘 콘텐츠 추천과 검색 엔진 최적화(SEO), 심지어는 기사 톤 조정까지 가능하게 만든다.

 

신문, 방송 등 미디어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AI를 뉴스룸의 파트너로 받아들이고, 기자와 함께 일하는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다. ‘AI가 만든 콘텐츠를 어떻게 검수할 것인가’가 아니라 ‘기자가 AI의 제안 중 무엇을 선택하고 어떤 질문을 던질 것인가’가 관건이다.

 

실제로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가디언, 닛케이 같은 글로벌 미디어는 이미 데이터 기반 뉴스 제작, 독자 분석, 구독자 이탈 예측, 광고 최적화에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언론이 스스로 기술 기업이 되어가는 것이다.

 

AI 시대의 언론사에 가장 필요한 가치는 신속성보다 신뢰성이다. 빠른 속보는 AI가 더 잘한다. 그러나 그 정보가 사실에 기반하는가, 맥락은 어떤가, 사회적 책임은 있는가를 판단하는 것은 오직 인간인 기자와 PD의 몫이다.

 

그렇다면 미디어는 어떻게 해야 할까? 경영진, 임원진, 뉴스룸(편집국) 데스크, 기자, 편집자, PD 등 전 구성원이 AI의 작동 원리와 협업 가능성을 이해해야 한다. 또 생성형 AI와 기자가 함께 기획-작성-배포하는 파일럿 프로젝트를 운영해 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과거 기사, 인터뷰, 이미지, 반응 데이터 등을 정제해 ‘학습용 데이터 세트’로 전환하고 AI 활용 기준을 사내외에 공유할 필요도 있다. 이를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사(콘텐츠)를 기획하고 베포하는 과정 자체를 AI 기반으로 혁신하는 것도 해볼 만하다.

 

 

오스틴 컨벤션센터 기둥에 부착된 이벤트 포스터들. 특히 ‘미래는 지금이다(The Future is Now)’란 포스터가 눈길을 끈다. 이 같은 포스터는 SXSW의 특징이자 일부다. ⓒ더밀크 손재권

 

 

우리는 지금, ‘기계가 이야기를 대신하는 시대’가 아닌, ‘기계와 함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 신문과 방송은 이 변화의 중심에서, 창의성의 정의를 다시 쓰고, 저널리즘의 미래를 설계해야 할 사명을 지닌다. AI는 위기가 아니다. 저널리즘의 본질로 돌아갈 큰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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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 : 2025-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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