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사 상세
[미디어&AI 트렌드] 글로벌 미디어의 구조조정
미디어&AI 트렌드 | 등록일 : 2025-12-26

빠르게 변하는 기술 앞에 미디어 업계는 인력 조정 등으로 생태계를 재편하고 있다. 시대 흐름에 따른 혁신 시도라는 의견과, 미디어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로 엇갈리는 가운데, 글로벌 미디어들의 산업 재편 현황과 미래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2025년은 AI 기반 글로벌 기술 기업의 혁신과 성장이 본격화되는 전환점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세계 각지에서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고, 오픈AI의 챗GPT, 구글의 제미나이(Gemini) 등 AI 서비스가 발전하면서 기술 주도의 산업 재편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혁신의 이면에는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기존 미디어 기업들의 성장 정체와 대규모 구조조정이 도사리고 있다. 시대를 주도하거나 최소한 거대한 사회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면 낙오할 것이라는 명제가 오늘날 글로벌 미디어 산업에서도 예외 없이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미디어 산업의 구조조정은 스트리밍 경쟁 심화, 광고 수익 감소 및 신규 OTT 플랫폼 편중, 기존 미디어 기업의 디지털 전환 지체, AI 도입에 따른 조직 및 산업 구조의 변화, 콘텐츠 제작비 급증, 그리고 기업 간 인수합병 등 복합적 요인에서 비롯되고 있다.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은 이용자와 광고 매출이 줄어드는 현실에서 비용 절감과 생존을 위해 뉴스, 광고, 스트리밍 등 전 사업 영역에 걸쳐 인력 감축 및 조직 개편으로 새로운 탈출구를 모색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인력 감축 나선 미디어 업계

 

최근 인력을 감축하는 글로벌 미디어 기업 중 하나는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다. 이들은 2025년 6월 회사를 두 개의 상장 법인으로 분할할 계획을 발표했다. 콘텐츠 제작, 스트리밍 플랫폼에 주력하는 IP 중심 ‘워너브라더스’와 CNN, TNT, 디스커버리 채널 등 케이블 채널 중심의 ‘디스커버리 글로벌’로 재편함으로써 사업 구조를 명확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과정에서 영화 부문 인력의 약 10%가 감축될 것으로 보인다.1) 게다가, 최근 넷플릭스의 인수 발표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추가적인 조직 재편과 중복 인력 정리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넷플릭스에 대항해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에 대한 적대적 인수를 제안했던 파라마운트 역시 구조조정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25년 8월, 영화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등 블록버스터 IP 자산 중심이었던 스카이댄스 미디어와의 합병 이후 파라마운트스카이댄스는 전체 인력의 약 10%에 해당하는 2,000여명의 정원을 줄이고 있다.2) 이러한 인원 축소는 음악, 제작, 엔터테인먼트, 극장, 마케팅 등 전 사업 영역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글로벌 콘텐츠 제작이나 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도 유사한 움직임이 나타난다. NBC유니버설의 국제 TV 콘텐츠 제작 및 배급업을 담당해왔던 유니버설 인터내셔널 스튜디오는 주요 국가별 시장에서 부분적으로 인력 축소를 단행했다. 비용 구조 개선을 위해 IP 소유 및 글로벌 판권 유통 전문 기업인 피프스시즌(Fifth Season) 역시 전체 인력의 약 10%(20명 내외)를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3)

 

디즈니는 2023년 밥 아이거(Bob Iger) CEO가 대대적인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55억 달러(약 8조 1,500억 원)의 비용 절감 및 스트리밍 사업의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디즈니 전 세계 총 인력의 3.6%인 7,000개의 일자리를 줄이는 내용이다.4) 2024년에는 픽사(Pixar)에서 약 175명(약 14% 규모) 감원 및 오리지널 스트리밍 콘텐츠 축소 등을 발표했다.5) 이 작업은 2025년 본격 추진됐으며 이와 함께 ABC 뉴스, 프리폼, FX 등에서도 약 200명의 직원을 줄이는 등 비용 절감 정책이 유지되고 있다.6) 전통 미디어 플랫폼 시장 축소로 매출 성장에 한계를 겪어왔던 라이온스게이트(Lionsgate) 마저도 직원의 5%를 추가로 감축해 2025년도 초 이미 8% 직원을 줄인 데 더해 누적 구조조정 비율이 약 13%에 달한다.7)

 

뉴스 및 광고 산업 역시 구조조정의 중심에 있다. CNN은 시청률 하락 및 디지털 전환을 위해 전체 직원의 약 6%에 해당하는 200여 명을 감원하는 동시에 7,000만 달러(약 1,038억 원)를 투자해 디지털 전환 계획을 추진할 예정이다.8) 글로벌 광고대행사 옴니콤(Omnicom)의 경우에는 인터퍼블릭 그룹(IPG)과의 합병 과정에서 약 4,000명의 직원을 줄이며 중복 부서 통합과 브랜드 정리를 목표로 했다.9)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 역시 예외는 아니다. 아마존은 AI 중심 경영 및 조직 효율성 강화 목적에 따라 약 1만 4,000명의 인력 감축 방안을 발표했다.10) 이 같은 구조조정은 AWS, 프라임 비디오, 광고를 포함해 아마존 MGM이나 비디오 게임 부문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전체 직원의 약 4%에 해당하는 9,000명 감원을 발표했고,11) 메타는 실적이 저조한 인력을 대상으로 약 5%의 인력 감축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12) 2024년 1,000명 이상 직원 규모를 줄였던 구글은 유튜브에서도 전체의 1.4%에 해당하는 100명 이상의 직원을 해고했다.13)


유럽 미디어 산업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영국 BBC는 재정 적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비용 절감을 위해 2026년 상반기까지 직원 500명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BBC는 지난 5년간 이미 전체 직원의 10%인 2,000여 명을 줄였다.14) 독일 RTL 그룹은 2025년 12월 초 600명의 일자리 감축을 공식 발표했다. 이는 전체 직원 규모의 10%에 해당하는 것으로, 스트리밍 미디어 시장 변화와 광고 수익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었다.15) 프랑스 비방디 그룹 산하 까날쁠뤼스(Canal+) 2024년 약 250명의 직원을 감축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대상이 되는 인원 중 150명은 주파수 송출을 중단한 채널 C8의 폐쇄와 관련이 있으며 나머지는 조직 슬림화를 목표로 한 것으로 알려진다.16)

  

생태계 재편은 산업의 청신호가 될 수 있을까

 

이처럼 글로벌 미디어 산업 전반에서 나타나는 구조조정의 배경은 크게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미디어 시장이 스트리밍 시장으로 재편되면서, 기존 광고 기반 전통 미디어 기업의 수익 모델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개인화된 광고를 운영하는 디지털 플랫폼으로 이용자들이 급격히 이동하면서 기존 미디어 기업들의 수익성이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뉴스와 오프라인 매체의 광고 수익이 계속 감소하고 있다. 미디어·콘텐츠 광고 시장의 중심축이 쇼츠 동영상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나 SNS, 심지어는 AI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 그 이유다.

 

셋째, AI 자동화와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늘어나면서 조직 내 중복 직무 축소와 효율화 요구가 커지고 있다. AI의 활용은 기존 단순 직무나 반복적인 업무량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심지어 창의적 기획 영역마저 AI 노동 대체가 이뤄지며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고 있다.

 

넷째, 거대 미디어 기업 간 대형 인수합병(M&A)의 확산으로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조직 통합 및 인력 조정이 일상화되고 있다. 이러한 인수합병은 새로운 시너지 효과를 목표로 하지만 반면에 중복되는 조직이나 인력의 감소를 수반한다.

 

최근 진행되는 글로벌 미디어 기업, 더 나아가 산업 내 구조조정은 단기적 비용 절감과 함께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 전환을 시사한다. 새로운 플랫폼과 콘텐츠로 생존해 왔던 올드 미디어 기업들이 AI 기반 데이터·영상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되는 미디어 생태계 속에서 어떠한 선택을 통해 변신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흐름은 한국 미디어 산업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지상파·종편·케이블 등 전통 방송과 신문 산업 역시 광고 수익 감소와 디지털 전환 압박이라는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는 점에서다. 국내 OTT와 디지털 플랫폼 기업들은 글로벌 플랫폼 및 콘텐츠 기업들과 직접 경쟁해야 한다. 따라서 조직 효율화, 콘텐츠 전략 재편, 플랫폼 협력 강화에 관한 결정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에 가깝다. 앞으로 국내 미디어 산업의 경쟁력은 단순한 비용 절감이나 인력 축소가 아니라, 미래 지속적 성장을 위한 AI 생태계 편입, 강력한 IP 기획 및 유통 능력 확보, 그리고 글로벌 시장 확장을 위한 전략적 균형 지점을 찾는 데서 시작될 것이다. 

 

 

 

 

 

 

1) Reuters, 2025.7.31, https://www.reuters.com

2) The Economic Times,2025.10.29, https://economictimes.indiatimes.com

3) Deadline, 2025.5.9, https://deadline.com

4) Reuters, 2023.2.9, https://www.reuters.com

5) The Guardian, 2024.5.21, https://www.theguardian.com

6) TSubscription, 2025.3.10, https://www.subscriptioninsider.com

7) The Wrap, 2025.9.18, https://www.thewrap.com

8) Yahoo, 2025.1.24, https://finance.yahoo.com

9) Reuters, 2025.12.2, https://www.reuters.com

10) Reuters, 2025.10.29, https://www.reuters.com

11) Reuters, 2025.7.3, https://www.reuters.com

12) Benzinga, 2025.1.15, https://www.benzinga.com

13) Variety, 2024.1.17, https://variety.com

14) Yahoo!finance, 2024.7.23, https://finance.yahoo.com

15) Reuters, 2025.12.2, https://www.reuters.com

16) Imdb, 2025.6.6, https://www.imdb.com

저자의 다른 미디어
  • 필자 : 전범수
  • 소속 :
  • 직함 :
  • 발행 : 2025-12-26
  • 조회수 : 5
  • 키워드 :
블로그 공유 트위터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