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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활용이 일반화되면서 뉴스에서 AI로 만들어진 자료 화면이나 이미지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언론의 AI 활용은 어디까지 허용돼야 하며 이용자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그 윤리적·실천적 쟁점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마이크로소프트(MS) 싱크탱크 ‘AI 이코노미 인스티튜트(The AI Economy Institute)’가 발표한 <글로벌 AI 확산: 2026년 1분기 트렌드와 인사이트>에 따르면 한국의 생성형 AI 사용률은 37.1%로 전 세계 16위를 기록했다.1) 특히 직전 분기 대비 증가 폭은 6.4%p로 조사 대상 국가 중 가장 컸으며, 사용자 증가율도 43%로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이처럼 업무 보조, 검색, 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영역에서 AI 활용이 확산되면서 생성형 AI는 일상 전반에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사람들은 AI가 인간을 대체할지도 모른다고 두려워하지만 조사 결과에서 나타나듯 AI 활용 자체에 대한 거부감은 생각보다 크지 않은 듯하다. 오히려 회사, 학교, 온라인 커뮤니티 등 여러 영역에서 무분별한 AI 사용이 우려되고 있으며, 언론도 그 예외는 아니다. 현장 기자들은 이미 기사 작성과 자료 정리에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언론사 차원에서 더 적극적으로 AI 활용을 장려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문제는 AI가 고품질 기사 작성을 위해 활용되기보다 보도자료 처리나 속보성·화제성 기사를 작성하는 데 더 빈번하게 사용된다는 점이다.
언론의 무분별한 AI 활용이 특히 우려되는 지점은 기사에 사용되는 자료 화면이나 이미지를 AI로 생성하는 것이다. 언론이 온라인 기사나 방송 영상에 AI 이미지를 활용하는 경우가 부쩍 증가하고 있는데 과연 그 결과물이 이용자들의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는지, 기사 내용의 정확한 전달에 도움이 되는지는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몇 가지 보도 사례를 살펴보기로 한다. 이를 위해 기사에 사용됐던 AI 이미지와 유사한 장면을 필자가 직접 챗GPT로 재현해 봤다.
AI 생성 이미지, 뉴스로서의 가치는
지난 1월, 여러 언론사가 대치동 학원가에 캠핑카가 줄지어 등장했다는 취지의 보도를 내놓았다. 겨울방학 동안 학원 특강을 여러 개 듣는 자녀가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부모들이 캠핑카를 동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언론사가 해당 기사에 AI로 생성한 이미지를 첨부했는데, 이와 유사한 이미지를 필자가 챗GPT로 만든 것이 [그림 1]이다. 해당 기사에는 교통이 혼잡한 대치동에 캠핑카를 주차한 학부모를 비난하는 댓글이 가득 달렸다. 하지만 대치동 학원 강사나 수강생들의 몇몇 댓글은 기사 내용이 과장된 것 아니냐는 반응이었다.

[그림 1] 대치동 캠핑카 기사에 사용된 것과 유사하게 필자가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이 기사의 출처는 온라인 커뮤니티 목격담이다. 커뮤니티 게시글은 대치동 학원가에 주차된 캠핑카 한 대의 사진을 첨부했고, 아마도 학원 수강생인 자녀를 쉬게 하려는 것 같다는 추측성 내용을 담고 있었다. 하지만 이 목격담은 기사가 나간 직후 삭제돼 많은 언론사가 커뮤니티 게시글에 첨부된 이미지를 캡처해 사용하거나, 캠핑카가 주차된 대치동 거리 이미지를 AI로 생성했다. 즉, 출처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온라인 목격담을 바탕으로 AI를 활용해 관련 이미지를 만든 것이다.
또 다른 사례는 지난 4월 발생한 대구 신천 ‘캐리어 시신 사건’이다. 대구 신천에 떠내려가던 은색 캐리어에서 50대 여성 시신이 발견됐다. 이후 경찰 수사를 통해 장모를 폭행해 숨지게 한 사위가 체포됐다. 사건 발생 직후, 많은 언론이 대구 신천 주변의 모습이나 경찰 수색 장면을 찍은 실제 사진을 기사에 활용했다. 그러나 일부 언론은 경찰이 시신이 담긴 캐리어를 열어보는 모습 또는 캐리어가 떠내려가는 모습을 생성형 AI로 만들어 사용했다.
기사에 활용된 것과 유사한 이미지를 필자가 챗GPT로 만들어본 것이 [그림 2]다. 이러한 생성형 AI 이미지는 실제 사건 장면을 이용자들이 보다 구체적으로 상상하도록 만든다는 점에서 자극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AI 이미지가 과연 뉴스 가치를 갖는지는 의문이다. 사건 현장을 실제 촬영한 사진은 신천이 도심을 가로지르는 하천이며 수심이 그다지 깊지 않다는 정보를 전달한다. 하지만 AI 이미지는 실제 사건 현장과 무관할뿐더러 시신이 담겨있던 캐리어 관련 정보도 왜곡하고 있다. 실제 사진이나 관련 사진을 구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생성형 AI 이미지를 우선적으로 사용했다는 것은 기사 속의 이미지가 무엇을 위한 것인지 되묻게 만든다.

[그림 2] 대구 신천 ‘캐리어 시신 사건’ 기사에 사용된 것과 유사하게 필자가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뉴스 신뢰 깎아 먹는 시각적 재현물
보도 사진은 특정 시점의 현실을 기록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반면 생성형 AI 이미지는 알고리즘이 조합해 낸 시각적 재현물에 가깝다. 물론 모든 AI 이미지 활용이 문제인 것은 아니며, 실제 촬영이 불가능한 과학 영역이나 복잡한 기술적 문제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보조자료가 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이미지가 현실 기록과 시각적 재현의 경계를 흐리며 뉴스 이미지 자체에 대한 신뢰를 약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밖에도 언론사가 자동차 사고 장면을 AI로 재현하거나, 이란 전쟁 장면 등 뉴스 영상과 이미지를 AI로 재현하는 방식에 대해 저널리즘 윤리 차원에서 논란이 있었다.
원칙적으로 기사와 관련된 이미지를 구할 수 없다면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기사 이미지가 없으면 이용자들이 뉴스를 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하에 기사와 직접 관련 없는 자료사진이나 사진 에이전시 이미지를 관행적으로 사용해 온 경우도 적지 않다. 생성형 AI가 보편화되면서 이제는 기자가 직접 AI 이미지를 만들어 기사에 첨부하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뉴스에 자극적인 AI 이미지 사용이 보편화될수록 클릭 경쟁 중심의 디지털 뉴스 환경에서 선정성이 강화될 위험이 커진다.
뉴스에서 사진이나 그림과 같은 이미지가 왜 필요한지를 생각해 본다면 이러한 현상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뉴욕타임스 가이드라인은 “현실을 나타내기 위해 촬영돼 지면 또는 웹상에 게재된 뉴욕타임스의 이미지들은 모든 면에서 진실돼야 한다. 어떤 사람이나 사물도 장면 속에 추가, 재배치, 반전, 왜곡, 제거돼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사진의 변형이나 연출을 표현 수단으로 남용해선 안 된다. 임원진 해고 후의 상황을 보여주기 위해 에디터나 여타 모델의 낙담한 모습을 활용하는 등 평범한 상황과 유형을 묘사하기 위해 신원이 불분명한 실존 인물을 촬영하는 것은 좋지 않은 방식이다”라고 했다.2)
이러한 원칙은 국내 언론계의 AI 활용 준칙에도 나타난다. 한국언론진흥재단과 언론 관련 6개 단체가 함께 만든 <언론을 위한 생성형 인공지능 준칙> 제4조 제4항도 “뉴스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삽화와 영상 생성의 경우, 기사 맥락에 부합해야 하며 사실관계를 오인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라고 규정한다. 동조 제6항도 “인간이 촬영하거나 제작한 사진, 동영상, 이미지, 삽화 등을 우선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따라서 현실을 반영하는 실제 이미지를 기사에 우선적으로 사용해야 하며, 보완적으로 일러스트를 만들더라도 이러한 원칙에 따라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담아낼 필요가 있다.
‘보기 좋은 그림’보다 실제 사실 기록에 주력해야
AI 생성 이미지는 투명성 원칙 측면에서도 주의 깊게 사용돼야 한다. 많은 기사가 이미지 하단에 ‘AI로 생성한 이미지입니다’라는 문구를 덧붙이고 있으나, 해당 문구가 작거나 흐릿해 독자가 실제 이미지로 오인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기사에서 부득이하게 AI 이미지를 활용한다면 이용자들이 생성된 이미지임을 인식할 수 있도록 문구나 워터마크를 뚜렷하게 표시해야 한다. <언론을 위한 생성형 인공지능 준칙> 제5조 제1항도 “인공지능이 생성한 글, 이미지, 영상, 오디오가 뉴스 생산에 직접적으로 사용된 경우 그 사실을 알림 문구나 워터마크, 안내 음성 등의 방법으로 구체적이고도 명확하게 표시한다”라고 규정해 이러한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사회 각 영역에서 AI 활용이 대세이기는 하나 언론계에서 AI가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현실에 대해서는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더구나 언론은 이용자들에게 AI 활용에 대한 판단 기준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어떤 방식의 활용이 바람직한지 고민이 필요하다. 언론이 AI 이미지를 사용할 때 판단 기준은 ‘얼마나 보기 좋고 그럴듯한 것인가’가 아니라 ‘얼마나 실제 사실을 보여주는가’여야 하며, 이러한 기준을 어길 때 언론 불신의 부메랑을 맞을 수 있다. 여러 언론사가 자체적으로 만든 AI 활용 가이드라인을 내놓고 있지만, 현장에서 AI가 어떤 방식으로 사용되며 그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에 대해서 돌아봐야 할 것이다.
1) <Global AI Diffusion: Q1 2026 Trends and Insights>, Microsoft, 2026.5, https://www.microsoft.com/en-us/research/wpcontent/uploads/2026/05/Microsoft-AI-Diffusion-Report2026-Q1.pdf
2) <윤리적 저널리즘을 위한 뉴욕타임스 가이드라인>, 한국언론진흥재단 번역본, 2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