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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언론 재건축을 위해 어디서부터, 무엇을 고민해야 할까. 언론계 전문가 50인의 목소리로 그 방향성을 짚어 본다. 편집자 주

정파성, 포털 의존, 특권의식
건물을 새로 지으려면, 낡고 오래된 건물을 깨부숴야 한다. 전문가들은 언론이 가장 먼저 버려야 할 것으로 ‘정파성’을 꼽았다. 언론은 가치 추구의 차원을 넘어선 ‘편들기’를 경계해야 하며, 정파성에 매몰돼 합리성을 잃는 걸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했다.
신문은 정파성을 띨 수 있다. 또한 정파성은 여론의 다양성 측면에서 긍정적 측면도 있다. 그러나 어떤 기사들은 정파성에 매몰된 나머지, 합리적 논거를 벗어나는 경우가 많다. (…) 하나의 주제에 맞춰 논리적 방향성을 구축해 나가는 것도 이젠 전근대적이다. 현재의 세상은 이전처럼 그렇게 단순하지 않고, 모든 사안은 다양한 맥락을 내포하고 있다. 언론은 과거의 방식으로, 사안을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라 재단한다. 소극적 왜곡이다. -권태호 한겨레 기획부국장
언론, 특히 신문이라면 어느 정도 경향성을 지닐 수 있다. 이를 공개적으로 표방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극단성(polarization)은 안 된다. 언론은 정당이 아니다. 한국처럼 정당이 취약하더라도 언론을 정당을 대신할 수 없다. 언론이 정당 역할까지 떠맡다 보니(특히 정권을 잃었을 경우, 정당은 더욱 약해지고 언론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커진다. 언론을 신뢰하지 않으면서도 의존하는 한국 사회의 아이러니가 여기에서 발생한다) 상대를 경쟁 상대가 아니라 적으로 여기는 극단성이 발생한다. 조국 정국과 서초동 광화문의 대적(對敵)은 이의 전형이다. 언론은 정치에 더 이상 이용당해서는 안 되고, 정치를 더 이상 장삿속으로 다뤄서도 안 된다. -조항제 부산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정파성을 매우 경계해야 한다. 사회나 여론이 첨예하게 분열하는 때에도 언론은 공통의 논의가 가능하도록 소통의 장을 만드는 노력을 강화해야 하며 기자 자신이나 소속사가 스스로 정당을 자임하는 듯한 입장을 내세워서는 안 된다. -박성호 전 YTN 국장, 국민대 교양대학 교수(언론학)
저질 뉴스의 주범을 ‘포털 의존’에서 찾고, 언론이 포털을 벗어날 것을 주문하는 이들도 많았다. 조회수에 골몰하는 탓에 양산된 선정적인 기사가 언론의 신뢰를 무너뜨린다는 진단이다. 무엇보다, 전문가들은 포털에 의존하면서 언론사가 브랜딩 파워와 디지털 자생력을 갖추지 못하는 점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국 언론은 네이버, 다음 등 포털 조회수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 자극적인 제목을 달고 양산되는 질 낮은 기사들이 언론의 신뢰도를 무너뜨리는 주범이기 때문이다. -박성제 한국방송협회장, MBC 사장
포털과 소셜미디어 의존도를 대폭 낮추지 않는 한, 아무리 좋은 기사를 내더라도 브랜딩 전략 안에서 홍보할 수 없다. -최원석 뉴스타파 워치독아시아 코디네이터, 전 YTN 기자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은 디지털을 기회의 땅으로 여기고 개척해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지만, 미디어 업계 관계자 중에는 디지털을 적응하고 학습해야 할 두려움의 존재로 받아들이는 경우를 많이 봤다. 그래서 대처도 수동적이고 수세적인 경우가 많고, 포털이나 플랫폼에도 많이 의존한다. 이를 벗어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특히 매년 언론사의 사주가 신년사에서 디지털 혁신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데, 조직의 미래를 개척하고 있는 디지털 조직에 대해 신년사에서 강조하는 만큼의 존중과 대우를 해주고 있는지 묻고 싶다. -윤성원 프로젝트썸원 Content Owner
대부분의 뉴스가 포털 및 일부 뉴스 플랫폼을 중심으로 소비되고 있는 가운데, 언론사의 뉴스 사이트는 복잡하고 상업적이며 때로는 방치되다시피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언론사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도록 개편되길 바란다. -이성철 주감초 교사
네이버를 통한 조회수 올리기에만 열을 올려서는 다양한 기술 요소를 활용한 새로운 형식의 기사를 개발할 수 없다. 네이버 뉴스에서는 모든 기술적 요소가 제거된 텍스트와 이미지만 서비스되기 때문이다. -최순욱 너비의깊이(주) 이사
언론의 특권의식을 내려놔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지금의 독자는 더 이상 언론이 말하는 바를 곧이곧대로 듣지 않는다. 언론의 힘은 그를 신뢰하는 독자에게서 나오지만, 가르치려 드는 방식으로는 독자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기자이기 때문에, 언론이라는 이유만으로 특별한 대우를 기대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양재규 언론중재위원회 연구팀장, 변호사
독자·시청자를 가르치겠다는 계몽의식을 버려야 한다. 언론이 정보를 독점하는 세상은 이미 끝났는데 그걸 모르는 기자들이 너무 많다. -박성제 한국방송협회장, MBC 사장
‘우리가 옳다', '우리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은 종종 무리한 단독 보도 등으로 이어진다. 기자정신과는 분명히 구별되는 일종의 특권의식은 언론에 대한 신뢰를 갉아먹는, 과거의 문법이다. -안준영 부산일보 기자
언론의 권력은 그 말하는 바를 신뢰하는 국민에게서 나온다. -이은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독자, 팩트, 수익 모델
우리 언론을 재건축하기 위해, 전문가들에게 언론이 취해야 할 세 가지를 물었다. 그중 가장 많은 답변이 바로 ‘독자’였다. 시민(독자)에 대한 봉사는 언론의 사명이기도 하지만, 생존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독자가 찾지 않는 언론은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독자는 예전과 다르다. 언론이 던져주는 의제를 그대로 수용하지 않고, 맥락과 배경까지 찾아 나선다. 언론은 이러한 독자 눈높이를 충족할 수 있어야 한다.
시민이 언론의 주인이라고 할 때, 그 시민이 누구인지를 다시 성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파적 혹은 자사 이기주의의 관점으로 흐르는 경향성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함형건 YTN 데이터저널리즘팀장
한국의 언론은 지금까지 ‘독자’가 없는 것처럼 지내왔다. 오피니언 리더에 집중했고, 그것이 해당 언론의 경제적 이득이자, 존재 이유로 스스로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독자와 관계성을 구축해야 생존이 가능할 것이다. 특히 시사 종합지의 경우, ‘독자’와 ‘저널리즘’의 관계성을 어떻게 구축하느냐가 향후 해당 언론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권태호 한겨레 기획부국장
독자가 알고 싶어 하는 기사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부족했다. 기자와 언론사가 쓰고 싶어 하는 기사를 쓰는 게 아니라, 독자가 알고 싶어 하는 기사를 써야 하는 시대임을 망각한 것이다. 게이트키퍼가 돼야 할 때도 있지만, 소셜 큐레이터가 돼야 할 때가 더 많아지는 현실이다. 독자의 관점에서 그들이 궁금하고, 알고 싶은 기사를 쓸 때 언론의 가치도 업그레이드될 수 있을 것이다. -정동훈 광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2020년대 독자들은 5년, 10년, 20년 전 독자와 크게 다르다. 긴밀히 연결돼 있으며 기사를 읽고 보도의 배경을 파악할 정도로 영민해졌다. 독자 중심의 경영과 편집으로도 언론사는 충분히 생존을 넘어 번영할 수 있다. -손재권 더밀크 대표
새로 쌓아나가야 하는 것도 있지만, 과거부터 쌓은 가치를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할 때도 있다. ‘진실 추구’가 대표적인 사례다. 진실 추구는 언론의 기본기이지만, 시간 제약, 기자의 불성실, 정파성 등 여러 요인에 의해 쉽게 허물어질 수 있다. 허위정보가 기승을 부리는 지금, 이 기본기를 지키려는 언론의 노력은 더욱 중요하다.
기본기에 충실하기. 결국 언론에 대한 신뢰를 판가름하는 것은 얼마나 사실 확인에 충실했는가이다. -정은령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 SNU팩트체크센터장
사실을 알리는 데서 머무르지 말고 실체적 진실까지 심층적으로 검증하고 규명하겠다는 기자정신이 시급하다.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팩트가 정말 ‘있는 그대로의 실재’이냐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 해서 더 실재에 가까운 보도를 우리가 완전히 구별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정말 엇갈릴 수도 있지만, 매번 사안마다 그러지는 않는다. 특히 팩트는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적 입장과는 어느 정도 별개로 존재할 수 있어야 한다. 반대편에 유리한 것은 줄이고 자신에 유리한 것은 부풀리는 태도는 가장 언론이 금기로 간주해야 하는 해악이다. -조항제 부산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팩트체킹의 가치를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한다. 사실 보도는 언론사의 양보할 수 없는 첫 번째 원칙이다. 우리 사회를 좀먹고 있는 ‘허위 정보(misinformation)’, ‘가짜뉴스(fake news)’와도 싸워야 한다. -한정훈 JTBC 기자
허위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 정확하고 신뢰받을 수 있는 정보는 저널리즘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는 자양분이다. -김성후 기자협회보 편집국장
한국 언론을 재건축하기 위해 필요한 건 당연하게도 ‘물적 토대’다. 전통적인 광고 기반 수익 모델이 디지털 시대의 등장과 함께 허물어지고 있다. 언론은 온라인으로 옮겨간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 스스로 값싼 콘텐츠가 되길 자처했다. 악순환이다. 광고 기반 수익 모델에 의존하는 한, 이 고리를 끊을 수 없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환경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모델, 정통 저널리즘에 기반한 수익 모델 등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온라인 환경에서도 적절하게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모델이 필요하다. -송해엽 군산대 미디어문화학과 교수
정통 저널리즘 구현을 통해 수익을 추구해야 한다. 편집국·보도국과 수익부서 간 협조라는 이름 아래 벽을 허무는 것은 저널리즘과 수익 모두 악순환에 빠지게 한다. -박성호 전 YTN 국장, 국민대 교양대학 교수(언론학)
광고 협찬만이 유일한 수익원인 현 상태는 한국 언론의 품질 저하를 고착화하는 근본적인 원인에 가깝다. 저널리즘과 수익이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수익 모델을 발굴하고 안착시키기 위한 노력을 배가해야만 한다. 그것은 독자 수익 모델이 될 수도 있고, 신뢰 기반의 거래(commerce)도 있을 수 있으며, 지식재산권(IP, Intellectual Property) 중심의 새로운 형태일 수도 있다. 신뢰 기반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들을 통해 수익 모델을 다각화하는 것은 저널리즘을 훼손하지 않고도 지속 가능한 언론을 가능케 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이성규 미디어고토사 편집장
독자 또는 시청자 ID를 규모 있게 모아 확장해 자체 ID 자산을 확보해야 한다. 스포츠 행사, 전시·공연·교육 등 각종 문화사업과 같은 숨은 자산을 재해석해 디지털 플랫폼에 통합시켜야 한다. 독자 ID 자산-문화사업 자산-뉴스콘텐츠 자산을 디지털로 융합시켜 구독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수익 모델을 도입해야 한다. -우병현 조선비즈 상무이사
언론사 사장이라면
‘내가 언론사 사장이라면’이란 질문에 전문가들은 어떤 답변을 내놨을까. 각양각색의 답변이 나와 정리하기 쉽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공통적인 답변은 언론계의 숙원인 ‘디지털화’였다.
디지털 저널리스트들의 정규직 TO 대폭 확대. -권혜진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초빙교수
대한민국 언론사 내의 디지털 조직이 생긴 지도 20년 안팎이다. 그간 디지털에서 일해온 유능한 인력을 선별해 회사의 핵심적인 의사결정에 참여시키고 권한을 부여해 보겠다. 또한, 업계 안팎의 유능한 인력 확보 및 기자 중심의 문화에서 전 조직 협업과 존중의 문화로 바꿔보겠다. -모 일간지 개발자2)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면서 이용자의 시간을 얻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경쟁의 경계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사업자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이용자들의 욕구와 취향을 살펴야 살아남을 수 있게 됐다. 언론사 역시 기민하게 움직이며 보다 나은 콘텐츠 생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근간에 둬야 할 것은 디지털 환경에 적합한 조직 운영이라고 생각한다. 창업가의 마음가짐으로 기자 개개인에게 기업가정신이 발현될 수 있는 조직 실험을 해보고 싶다. -김정환 부경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네이버 뉴스를 포기하고 언론사 홈페이지에만 집중해보고 싶다. 홈페이지에서 뉴스 형식과 내용에 대한 실험을 반복하고 관련된 고객 데이터를 수집할 것이다. 이렇게 해도 현재 언론 시장 구조에서는 쉽게 망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최순욱 너비의깊이(주) 이사
‘어떻게 먹고살 것인가’는 경영자라면 당연히 드는 고민이다. 구독자 중심의 유료모델을 구축하겠다는 답변이 다수 있었다. 유료 모델을 가능케 하는 전제조건은 역시 ‘콘텐츠’다. 차별화된 콘텐츠, 독자에게 선택받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독자도 기꺼이 지갑을 열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다이내믹 페이월과 구독 기반 뉴스 비즈니스 모델. 계속해서 업데이트되는 롱폼 에버그린 콘텐츠 전략. 선택과 집중, 철저하게 차별화 콘텐츠에 집중할 것. 독자 커뮤니티 모델. 의제 설정에 집중하는 큐레이션+뉴스레터 콘텐츠(모두 미디어오늘에서 실험하고 있거나 실패했거나 앞으로 해보고 싶은 것들이군요). -이정환 미디어오늘 대표
‘구독 모델’로의 완벽한 전환. 광고주가 아닌 독자들에게 선택받는 매체를 만들고 싶다. 이와 관련해 OTT 오리지널 뉴스, OTT 플랫폼에 최적화된 뉴스 콘텐츠를 만들어보고 싶다. 요즘 광고처럼 세대 공감 저널리즘을 구현해보고 싶다. X세대에서 알파 세대(2010년대 생)에서 모두 소구되는 미디어다. 젊은 세대들이나 기성세대가 집중적으로 보는 미디어도 의미 있는 영속성이 떨어진다. -한정훈 JTBC 기자
언론사 수익구조를 구독료 중심으로 재편하겠다. 구독료를 인상하면서 광고주로부터 자유로운 기사를 생산하도록 돕겠다. 안정적인 구독료는 언론사가 제 역할을 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다. -권오성 옥천신문 편집국장
언론을 지탱하는 주춧돌은 ‘사람’이다. 언론을 바꾸려면, 언론을 만들어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우도 달라져야 한다. 업계 최고, 나아가 언론계를 넘어 산업계 최고 연봉을 주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의견을 준 전문가들도 있었다.
월급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올리겠다. 이를 기초로, 회사의 시스템을 맞춰나가도록 애쓰겠다. 기자의 자존감과 성실성, 실력을 높이는 데에는 여러 가지가 필요하며, 경제적 보상도 이에 상당히 기여할 수 있다. -권태호 한겨레 기획부국장
저널리스트에게 언론계 최고가 아니라, 산업계 최고 연봉을 주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2020년 기준으로 재직자 평균 연봉으로 최고는 SK텔레콤으로 7,900만 원 수준이다. 이를 고려하면 재직 저널리스트 평균 1억 원 이상을 주는 회사로 만들고 싶다. -우병현 조선비즈 상무이사
언론인이 기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싶다. 경영의 안정은 기본적으로 확보해야 할 토대이고, 외부 권력에 기웃거릴 필요가 없도록 제도적인 뒷받침도 마련하고자 한다. -박성호 전 YTN 국장, 국민대 교양대학 교수(언론학)
여성 메인뉴스 앵커, 여성 편집국장이 등장하고는 있지만, 언론계의 남성 중심 문화는 여전하다. 이 부분을 짚은 전문가도 있었다. 요직에 여성을 기용하고, 구성원 비율을 맞춰 실질적인 성 평등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여성 보도국장 등 책임 있는 데스크에 능력 있는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기용될 수 있도록 하며 성 평등 조직문화를 형성한다. -김수정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실질적 성 평등제를 도입하겠다. 언론사 내 남초현상은 최근 완화됐지만, 여전히 핵심 요직은 남자들이 차지하고 있다. 편집국 구성원 내 남녀 비율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하겠다. -권오성 옥천신문 편집국장
이외에도 기사 수 줄이기(이봉현 한겨레 저널리즘책무실장, 송해엽 군산대 미디어문화학과 교수), 출입처 제도 축소(박건식 MBC PD, 안준영 부산일보 기자), 기사평가제(정동훈 광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김수정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독자를 연구하는 그로스팀(Growth Team)의 설치(이성규 미디어고토사 편집장) 등 다양한 의견이 있었다.
이젠, 변할 때
실질적인 변화 없는 위기론은 무용지물이다. 이 글에서 소개한 여러 진단과 처방은 과거에도 있었고 현재에도 있으며 미래에도 또 반복될 이야기다. 지금 이 논의가 의미 있으려면 언론이 변화의 출발선 위에 서야 한다.
변화를 또다시 이야기하는 것이 언론계 구성원이 겪고 있는 ‘혁신 피로’를 부추기는 건 아닌지 조심스럽다. 하지만 혁신 피로는 위기론만 반복하며 변하지 않는 언론의 상황을 반영한 현상이다. 명확한 목적과 방법으로 실질적인 변화를 끌어내는 ‘영리한 혁신’이 없었단 얘기다. 그래서 이번 《신문과방송》 600호의 화두는 ‘한국 언론 재건축하기’였다. 언론계 구성원이 혁신 피로감에 ‘번 아웃’(burn-out) 되기 전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꿀지 논의하자는 취지였다. 전문가 50인의 제언이 언론계의 ‘영리한 혁신’을 부르길, 그래서 10년 뒤에는, 우리 언론계가 ‘위기’가 아닌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한국 언론, 어떻게 재건축하나: 50인의 목소리> 개별 질문·답변 리스트
분야 |
질문·답변 |
데이터 저널리즘 |
Q. 데이터 저널리즘이 한국 언론에 필요한 이유는? 데이터 저널리즘이 한국 언론에 뿌리내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A1. 데이터 저널리즘은 취재원의 투명성, 사실 확인에 기반한 대량의 데이터 수집을 기본으로 한다. 독자가 맥락을 이해하기 쉽게 데이터 시각화와 디지털 스토리텔링, 검색 가능한 데이터베이스 등을 제공한다. 전체에 대한 조망과 개인에 맞는 탐색을 통해 독자 스스로 더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한국 언론이 신뢰도의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데이터 저널리즘은 보도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이는 데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데이터 저널리즘이 한국 언론에 뿌리내리려면 데이터 저널리스트를 정규직으로 채용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팀 단위로 충원이 필요하다. 사실, 데이터저널리스트에게 한국 언론사는 그다지 매력적인 일자리가 아니다. 몇 년 시행착오를 겪으며 뿌리를 내려야 하는데, 조직문화에 치이고 미래가 불투명하면 아예 언론사 밖으로 떠나게 된다. 이는 한국 언론 전체에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또한, 데이터 저널리즘은 시간과 노력이 많이 소요되는 보도이다. 충분한 시간을 주고 기다려줘야 한국 언론에 뿌리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언론진흥재단과 같은 기관에서 지원 방안을 모색해 주면 감사하겠다. (권혜진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초빙교수)
A2. 취재와 보도 방식이 획일화된 한국 언론의 현실에서 각 언론사의 데이터 저널리즘은 기존의 보도보다 한 발 더 들어간 다양한 심층 보도를 통해 퀄리티 저널리즘의 유효성을 입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양질의 공공데이터가 부족한 문제점은 수년 전에 비해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 연구기관이나 정보공개청구에 관심 있는 시민단체, 언론단체 등이 연합해 공공데이터 수집과 정제, 데이터 구축 작업을 하고 이를 언론사와 지속적으로 공유하는 작업을 하면, 데이터 저널리즘과 탐사보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같은 노력에 한국언론진흥재단이 함께 참여하거나 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는지도 진지하게 고민해볼 만하다. 현재 국내 데이터 저널리즘의 문제점 중 하나는 극소수의 언론사 특히, 인력과 예산을 데이터 저널리즘에 적절히 투입할 수 있거나, 특화가 가능한 손가락에 꼽히는 언론사들만 가까스로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에 따라 관련 역량 축적에 있어 언론사 간 간극이 더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회사의 지원이 부족한 언론사, 소규모 언론사, 지방의 언론사들도 지역적 특색과 수요에 맞는 데이터 저널리즘을 활발하게 시도할 수 있도록 20~30가지 정도의 로컬 공공데이터를 앞서 언급한 대학, 시민단체, 언론단체가 연합해 구축해 제공하고, 관련 재교육도 강화한다면, 데이터 저널리즘의 저변을 넓히고 지역 기사의 품질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함형건 YTN 데이터저널리즘팀장) |
독자 |
Q. 언론은 어떻게 독자를 다시 찾을 수 있을까?
A1. 미디어 업계 종사자를 만나면, ‘도대체 우리의 독자가 누군지,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굉장히 자주 듣는데, 솔직히 말하면, 나는 이 말은 변명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세상에는 훌륭한 콘텐츠, 훌륭한 저널리즘을 기다리는 수많은 독자가 있습니다. 단지, 기자들이, 언론인들이 그 독자라는 바다 위에 뛰어들지 않을 뿐이다. 당장이라도 페이스북에서 자신의 쓴 기사를 꾸준히 공유하면, 독자를 만나고 확보할 수 있고, 혼자서 뉴스레터를 만들어서 운영해도 최소 몇십 명에서 몇천 명의 독자를 만날 수 있다. 미디어 스타트업이나 개인 크리에이터나 인플루언서들이 수많은 독자를 확보하는 이유는, 엄밀히 따지면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테지만, 그들의 공통점은 그 누구보다 먼저 독자라는 바다에 기꺼이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건방질지도 모르겠지만, 독자가 어디 있는지 모르거나, 독자를 어떻게 다시 찾을지 모른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에게는 이렇게 되묻고 싶다. ‘독자가 어디 있는지 모르는 게 아니라, 독자가 어디 있는지 몰라도 됐던 과거의 세상에서 빠져나오기 싫은 건 혹시 아니냐?’고. (윤성원 프로젝트썸원 Content Owner)
A2. 여전히 뉴스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 저널리즘의 브랜드를 각인시키고 지향과 가치에 동참하게 만들어야 한다. 손석희처럼 강력한 캐릭터를 구축할 수 있다면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고 갈 수도 있다. 뉴스타파처럼 선명한 가치를 드러내고 충성 독자들만 보고 가는 전략도 가능하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매우 공공성이 강한 상품을 만들고 있지만 모든 사람을 위한 모든 콘텐츠를 다 만드는 매체보다는 명확한 지향과 의제를 확보한 매체가 선택을 받게 될 것이다. 바로 오늘 한 시간 전에 발생한 핫한 뉴스도 다뤄야 하지만 우리 매체가 무엇과 싸우고 있는지 독자들이 알게 만들고 따라오게 만들어야 한다. 한두 번의 이벤트가 아니라 장기적인 방향을 독자들과 공유해야 한다. 뉴스가 너무 많고 이제 뉴스를 체계적으로 읽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뉴스의 생산과 유통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독자들의 관심과 선택이 매우 중요한 지표가 됐다. 신뢰 회복과 저널리즘 퀄리티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이걸 전제로 뉴스에 대한 불신과 변화에 대한 냉소를 극복하게 만드는 장기 기획이 필요하다. 독자들에게 변화의 효능감을 일깨워야 한다. 읽으면 바뀐다, 알면 바뀐다는 믿음이 필요하다. 기술의 도움도 필요하다. 잘 만들면 읽힐 것이라는 공급자 마인드에서 벗어나 잘 읽히게 만드는 전략과 설계가 뒷받침돼야 한다. 좋은 기사를 널리 퍼지게 만드는 전략, 몇 달만에 한 번 찾아온 독자들이 다시 방문하게 만들고 몰입하게 만드는 콘텐츠와 플랫폼 설계가 필요하다. (이정환 미디어오늘 대표) Q. '해장국 언론'을 원하는 최근 언론 이용자 문화에 대해 언론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A. 지속적인 팩트체크·진실 확인의 보도를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일차적으로 중요하다. 팩트는 이용자 자신의 편견, 신념, 감정을 회의해 볼 수 있게 하는 출발점이다. 동시에 팩트가 놓인 맥락을 언론 이용자가 이해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사실과 정보의 ‘맥락’을 제공하는 것을 보도의 기본 원칙으로 삼아 실행해야 한다. 그리고, 다루고 있는 보도의 사안이 어떻게 시청자와 연결되는지를 공공성이라는 관점에서 구축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럼 언론은 사회적 문제해결 방향으로 향하게 되고, 언론을 카타르시스의 장으로 삼으려는 언론 이용자들의 태도를 바꿔 놓는데 기여하게 되지 않을까? (김수정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Q. 소셜미디어, 댓글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언론사는 독자와 어떤 방식으로 관계 맺어야 하나?
A. 개인이건 조직이건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서로의 지향과 가치, 신념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자사가 추구하는 가치와 목표가 무엇인지를 투명하게 드러내고, 일관성 있는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 (이은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
디지털 |
Q. 디지털 혁신을 위해 언론사는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A1. 언론사가 자체적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좋은 기자는 사내에 영향력은 있지만, 디지털 역량이 없고, 디지털 역량이 있는 사람은 영향력이 없다. 클레이튼 크리스텐슨(Clayton M. Christensen)의 《1등 기업의 딜레마》에 나오듯, 디지털 역량이 있는 사람에게 개발 담당이 절반 이상인 별도 팀을 만들어 주고, 소규모 자원으로 대대적인 권한 위임을 하고 성장 가능성이 있으면 본사의 자원에 절대 의존하지 말고 분사시켜서 자체적으로 투자 유치나 채용 등 자원 조달하게 하고 미디어 스타트업으로 성장하게 한 뒤, 제프 베조스(Jeff Bezos)가 워싱턴포스트 인수하듯, 본사를 흡수 합병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게 그나마 가능성이 있다. 사내 창업보다, 언론사 본사에서 독립된 미디어 스타트업을 사내 벤처로 만들거나, 미디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낫다. 현재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스타트업 방법론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런데 사내 인력은 스타트업 마인드도 없고, 스타트업 생태계에 뛰어들 생각도 없다. 두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언론사니까 언론과 관련된 방식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하겠다는 생각을 버려라. 둘째, 언론사니까 기술력이 없다는 생각을 버려라. 구글과 네이버와 기술적 측면에서 경쟁해야 하고 경쟁할 수 있다고 생각해라. (박대민 KDX한국데이터거래소 최고기술책임자)
A2. 신문사는 신문 중심의 제작 시스템을 바꾸지 않으면 디지털 혁신은 불가능하다. 종이 신문을 발행하지 않는 시기에 대해 검토해야 하며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 (손재권 더밀크 대표)
A3. 디지털 혁신이 필요한지부터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남들이 다 하기 때문에 디지털 혁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종이로 만드는 신문이 비즈니스 모델상으로 더 효율적인 언론사도 존재할 것이다. 따라서 개별 언론사는 지금 하는 업무의 본질이 무엇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질문의 답변으로 디지털 혁신이 필요하다면 시도해볼 수 있을 것이다. (송해엽 군산대 미디어문화학과 교수)
A4. 종이 매체에 국한하면 종이 매체를 단계적으로 줄이면서 삼 년 뒤에 완전히 중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종이 제작 시스템을 버리지 않는 한, 디지털 혁신은 제한적이거나 불완전할 것이다. 다만 기존 종이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포맷(예를 들어 태블릿 신문)을 개발하는 일을 동시에 해야 한다. (우병현 조선비즈 상무이사)
A5.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고 분석하는 기술이다. 누가 우리의 뉴스를 얼마나 보는지, 왜 보는지, 불만은 무엇이며, 다른 원하는 것이 있는지 등을 확실하게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세운 발전 전략은 공허할 수밖에 없다. 정확한 고객 분석은 추천 알고리즘 등과 맞물려 고객 증대의 기반이 될 뿐만 아니라, 서비스 개선의 지향점을 명확하게 제시해 준다. 이 기술 수준이 향후 언론사의 발전 정도를 가를 것으로 본다. (최순욱 너비의깊이(주) 이사)
A6. 최고 의사결정자와 각 분야 리더들의 분명한 방향 수립, 원칙과 의지가 필요하다. 입으로만 디지털 혁신을 외치고 정작 실행과 책임은 디지털 조직에만 던져두고 지켜보는 것은 그만해야 한다(매번 디지털 조직에만 책임만 있고 권한은 애당초 없으며 조금만 내부에서 불만이 나오면 리더들은 조정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 디지털 혁신은 혁신의 방향이 무엇이든 기본적으로 전 조직의 혁신을 의미한다. 사내의 모든 부서가 함께 변화해야 한다. 콘텐츠 생산이라면 편집국, 디지털 서비스와 기술 관련 디지털 부서, 회사의 문화와 혁신을 위한 환경 마련 및 지원을 위해서는 경영관리 조직, 비즈니스를 담당하는 광고, 사업조직이 모두 함께 유기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나는, 우리 부서는 당장 상관 없겠지라고 생각하는 전반적 분위기에서는 혁신은 불가능하다. (모 일간지 개발자) Q. 언론사의 디지털 혁신을 위해 가장 필요한 기술은?
A1. 그로스해킹은 고객 개발과 고객 밀착형 콘텐츠 및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 빅데이터·AI는 언론사가 보유한 방대한 저작권 콘텐츠를 활용하기 위해 필요하다. (박대민 KDX한국데이터거래소 최고기술책임자)
A2. 기술보다 ‘마인드’와 ‘태도’가 중요하다. 기술은 널려 있다 잘 조합하면 된다. 디지털 혁신을 위한 변화 마인드와 겸손한 태도가 없으면 어떤 기술도 무용지물이다. (손재권 더밀크 대표)
A3. 기자도 코드를 배워야 한다는 식의 주장이 있었으나 최근 ‘코드 없는 플랫폼’의 부상은 솔루션 활용을 통해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언론사 조직 구성원 모두가 디지털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GUI 형태로 간편하게 이용 가능한 쉬운 솔루션을 도입함으로써 디지털 활용을 높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오히려 이러한 솔루션 도입을 위해서는 언론사 조직이 가지고 있는 업무 프로세스를 명확히 정의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 같다. (송해엽 군산대 미디어문화학과 교수)
A4. 컴퓨팅 트렌드가 완전히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이동함에 따라, 언론사에게 필요한 기술은 클라우드에서 모두 제공되고 있다. 이에 따라 특정 기술이 디지털 혁신에 필요하다기보다, 언론계에 필요한 각종 기술(AI, 빅데이터 분석, CMS 등)을 신속하게 가져다 목적에 맞게 사용하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우병현 조선비즈 상무이사)
A5. 조직을 수평적, 개방적으로 바꿔야 한다. 디지털 기술과 이를 활용할 전문 인력을 외계인이나 언제라도 없어질 수 있는 외부 요소로 간주해서는 기술적 가능성을 제대로 구현할 수 없고, 운 좋게 구현하더라도 그 경험이 내재화되지 못한다. 기자를 가장 우선시하는 문화는 현재 디지털 기술이 언론사에 뿌리내릴 수 없게 하는 가장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 디지털 팀을 신설하는 것과 같은 조직 자체의 변화보다 조직문화의 변화가 장기적으로 훨씬 더 중요하다. (최순욱 너비의깊이(주) 이사)
A6. 질문이 넌센스다. 기술은 도구일뿐 결과가 아니다. 한국 언론사의 현실은 기술이 마치 도깨비방망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혁신의 방향과 단계에 따라 필요한 기술을 선택해야 한다. 문제 해결의 근원적인 부분을 찾아 변화시켜나가면서 필요한 기술을 검토, 도입해야 한다. 기술에 대한 지식 부족, 도입에 따른 조직문화 및 프로세스 변경, 제반 이슈에 대한 명확한 의사결정을 할 지식과 준비가 갖춰져 있지 못하다면 기술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모 일간지 개발자) |
미디어 리터러시 |
Q. 미디어 수용자의 리터러시를 높여야 하는 이유와 방안은?
A1. 정보화시대는 정보가 넘쳐나고 미확인 허위 정보가 늘어나지만 수용자의 주의력과 미디어 이용 시간은 제한적인 만큼, 이용자는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정보 위주로 수용하게 되며 이는 탈진실 현상으로 이어진다. 이용자의 인지력 저하를 가져오고 사회적으로는 갈등 확대와 민주주의의 위기를 가져오는데 기술과 법적 대응은 제한적인 효과가 있을 따름이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화하는 탈진실 환경에 이용자 인지능력과 대응 능력을 높여야 하는데 이는 결국 새로운 환경을 받아들이며 진화하는 이용자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다. 일종의 문화 지체 현상인데, 디지털 사회에서 요구되는 새로운 문해력을 새로운 차원의 개념인 ‘디지털 시민성’으로 접근하고 장기적인 계획의 미디어 교육을 학교와 공공에서 실시하는 것이 요구된다. (구본권 한겨레 선임기자)
A2. 미디어를 올바르게 이용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은, 인간의 지적 영역을 확장하고 문제해결 능력을 길러주는 일이다. 동시에 다른 사람과 소통하거나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가꿀 수 있도록 하는 힘, 즉 역량을 키우는 교육이다. 역량이란 다양한 지식과 경험의 축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으로써 아동-청소년 시기에서부터 이뤄져야 하기에 관련 교육과정 개발 및 교과 개설, 가정·학교·지역 및 미디어 산업과의 연계를 고려한 지원 대책 수립 등이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아동·청소년의 미디어 사용, 나아가 그들의 문화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고 탐색하는 일은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시작일 것이다. (이성철 주감초 교사)
A3. 언론이든 콘텐츠든 미디어가 담는 정보는 그 시작점, 확인, 팩트체크, 편집, 유포, 정정 등에서 위험 요소를 지닌다. 《신문과방송》의 전문성과 제작 구조는 그 위험을 최대한 제거한다. 수용자 관점에서 더 흥미롭고 편한 정보 수용 경로가 많아진 환경에서도, 전통적인 언론을 포기해선 안 되는 이유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레거시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소비하는 일과 각종 소셜미디어로 정보를 얻는 생활 양쪽에서 우리를 보호한다. 독자는 모든 메시지에 의도가 담겼다는 기본 원칙을 늘 기억하고, 언론은 무엇을 어떻게 선택해 뉴스를 생산했는지 가급적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수용자뿐만 아니라 언론 구성원도 감수성을 포함한 리터러시를 높여갈 필요가 있다. 수습기자 교육, 재교육, 전문성 개발과 같은 방법이 가능할 것이다. (최원석 뉴스타파 워치독아시아 코디네이터, 전 YTN 기자) |
미래 |
Q. 도래할 미디어·콘텐츠의 가장 큰 변화, OOO이다
A1. 새로운 개인들이 중심이 되는 가치 사슬 재편이다.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 미디어영상학과 조교수)
A2. ‘사용자 중심주의’다. 세상이 4차 산업혁명을 얘기하며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결국 사용자 개개인에게 특화된 개인화 서비스하기 위함이다. 사용자는 모든 기업이 추구해야 하는 대상이자 기업의 존재 이유다. 사용자 중심주의가 되기 위해서는 모든 관점을 사용자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언론사나 기자는 여전히 게이트키퍼가 되고자 하며, 세상을 보는 관점을 ‘저널리즘의 독특한 속성’으로 남기고자 한다. 저널리즘의 가치는 변하지 않지만, 그것이 어떻게 반영되는 것인가는 다른 이야기이다. 지금 사용자(독자)가 무엇을 원하는가? 늘 물어야 할 질문이다. (정동훈 광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A3. 인공지능이다. 인터넷이 불러온 세상의 변화는 인공지능의 확산으로 또 다른 국면에 접어들었다. 인터넷이 태풍이었다면 인공지능은 쓰나미다. 적극적으로 인공지능에 대처하고 활용해야 한다. 데이터분석, 뉴스 생산과 유통, 팩트체킹, 개인화 추천뿐만 아니라 새로운 수입원을 찾기 위한 툴이 될 것이다. (정재민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장 겸 정보미디어경영대학원 교수) |
방송 |
Q. 위기의 방송 산업을 구하기 위한 방안은?
A. 매우 힘들고 험난한 과정이지만, 광고 의존에서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구독경제모델로 나아가야 한다. 광고에 의존해 경영하던 시대는 저물어가고 있다. 구독을 중심에 놓고, 광고가 부차적으로 따라오는 모델이 아니면 앞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울 수도 있어 보인다. 내 기사 하나하나, 프로그램 하나하나가 소비자에게 선택을 받으려면 전문성을 바탕으로 차별성을 갖춰야 한다. (박건식 MBC PD) Q. 지상파 방송의 미래, OOO이다.
A. 지상파 방송의 미래, ‘재설계를 기다리고 있다’. 지상파 방송의 현재와 미래는 어렵다. 그러나 주지하다시피 한국 시청각 시장의 많은 부분은 지상파에 의존한다. 이들이야말로 한국 방송문화의 근간을 이뤄왔다. 이들 방송을 그저 ‘유산’으로 간주하기에는 대안이 없다. 그러나 지상파 방송의 특성상 이들에 무제한의 시장 행위를 허용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이들의 사회적 위상을 다시 논의할 수 있는 한시적 기구가 필요하다. 특히 하나의 사회적, 정치적 협약으로 볼 수 있는, 지상파 방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공영방송에 그러하다. (조항제 부산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Q. 디지털 시대 공영방송이 해야 할 일은?
A. 수는 많지만 정작 필요한 것은 많지 않은, 그래서 ‘풍요 속의 빈곤’으로 볼 수 있는 미래의 시장에서 공영방송은 ‘시장의 실패’를 보완하는 나름의 역할을 부여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미래라도 공영방송을 제외하면서 (미디어) 생태계를 논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수신료로 대표되는 공영방송에 대한 사회적 지원시스템은 전혀 이런 역할에 부응하지 못한다. 한 세대가 넘는 세월 동안 수신료는 단 한 차례도 인상되지 않은 가운데 이제는 아예 (인상의) 제안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기록적인 파업을 야기한 정치적 중립성 문제 역시 전혀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에 대한 논의가 매우 시급하지만, 아직도 제안에만 그치고 있다. (조항제 부산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Q. OTT와 방송사의 관계 설정, 어떻게 해야 하나
A. 상생과 협력관계. 방송사는 OTT를 콘텐츠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새로운 유통창구로 활용해야 한다. (주정민 전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변화, 혁신 |
Q. 한국 언론의 '혁신'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A. 보도 혁신: 속보 경쟁 → 분석과 해석으로 강조점 이동 인력 혁신: 기자직의 개념 확장 조직 혁신: 첨단 기업의 조직문화 접목. 기사 생산, 유통 전 과정 디지털 변혁 시도 (김익현 지디넷코리아 미디어연구소장) |
북한 보도 |
Q. '오보투성이' 북한 보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A1. 한국 북한 담당 기자들의 전문성과 취재력은 모두 세계적인 수준이다. 고로 이들이 특종이나 사내, 외 정치적 압박 없이 마음껏 취재하고 기사 작성할 수 있는 환경만 조성해도 북한 기사의 질은 자연스레 올라갈 것이다. 연합뉴스와 KBS 등은 북한 관련 영문 콘텐츠를 더욱 강화해 외신발 오보에 흔들리지 않는 건강한 보도 생태계 만들기에 앞서야 한다. 마지막으로 오보를 뿌리 뽑기 어렵더라도, 제대로 된 정정 보도가 항상 뒤따라야 한다. 이 정정 보도는 1)오보로 판명이 난 뒤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2) 눈에 잘 띄게 게재하며, 기사에는 3)오보가 난 배경과 4)향후 재발 방지 5)사과 등이 포함된, 진정성 있는 정정보도여야 한다. 시민단체나 학자들이 ‘이달의 훌륭한 정정보도’를 선정, 발표하면 어떨까. (서수민 템플대 조교수)
A2. 너무도 당연한 얘기지만 북녘 보도는 문제점이 없을 수 없다. 현장 접근이 안 되는데 어떻게 정확한 기사를 쓸 수 있을까. 독자들은, 또 언론계 종사자들도 이 간단한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금으로서 최선의 방식은 북녘의 매체 보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라고 본다. 이것은 그런대로 아쉬움을 달래줄 수 있는 간접 현장취재 방식이다. 그리고 일반인들에게도 북녘 매체를 공개해야 한다. 그래야 분단 극복과 그와 관련된 기사에 더 많은 관심이 생겨날 것이다. (정일용 6·15 언론본부 상임대표) |
솔루션 저널리즘 |
Q. 솔루션 저널리즘이 한국 언론에 필요한 이유는? 솔루션 저널리즘이 한국 언론에 뿌리내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A. 문제를 드러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많은 경우 문제를 잘 드러내는 것으로 해법에 다가갈 수 있다.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것은 저널리즘의 본질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그쳐서는 안 된다는 게 솔루션 저널리즘의 접근 방식이다. 부정 편향의 뉴스가 사람들을 오히려 뉴스에서 멀어지게 만들고 냉소와 무력감을 확산시킨다는 지적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솔루션 저널리즘은 언론이 해답을 내놓으라는 게 아니라 (그럴 수도 없고 가능하지도 않다) 해법을 찾는 과정에 좀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좀 더 깊이 들어가서 보도하자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솔루션 저널리즘에 관심이 늘었지만, 단순히 해외 사례들을 소개하는 것으로는 큰 의미가 없고 한국에서 벤치마킹할 수 있는 롤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안타깝게도 한국 사례는 많지 않다. 사례를 수집하면서 드는 생각은 대부분 기사가 거창한 해법을 제안하려고 할 뿐 해법을 찾는 데 실패하거나 소개하는 정도에서 그친다는 것이다. 최근 이달의 기자상을 받은 세계일보의 <언택트 시대 소외된 노인들> 연속 기획의 마지막 기사는 <노인을 위한 기술은 있다>였다.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활용해 사회복지사들이 어떻게 독거 노인들을 관리하는지 구체적인 사례가 담긴 기사였다. 구체적인 사례가 담겨 있어서 정말 좋았지만, 이 과정과 한계, 구체적인 통계가 있었다면 훨씬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들기도 했다. 이런 기사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다. 여러 언론사가 모여 솔루션 저널리즘 워크숍을 진행해 보거나 해커톤 프로그램이나 캠프를 만드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솔루션 저널리즘 네트워크처럼 교육과 인프라를 지원하는 조직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솔루션 저널리즘 아카이브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언론사의 속보 중심 부정 편향의 문화를 바꾸고 변화를 체감하게 하는 기획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봤더니 이런 변화가 있더라, 이런 게 가능하더라는 경험을 쌓을 필요가 있다. 나는 본격적으로 한국에서도 솔루션 저널리즘이 유행처럼 확산하리라 생각한다. (이정환 미디어오늘 대표) |
수익 모델 |
Q. 언론사는 어떻게 뉴스를 유료화할 수 있을까?
A. 현재의 한국 언론 환경 시스템에서는 불가하다. 더욱이 종합지 또는 종합(또는 뉴스)방송은 더욱 불가하다. 스스로 제어할 수 없는 현재의 환경을 기본값으로 한다면, 유료화는 전문지에서 일부 가능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종합지(또는 방송)의 경우에는 특화된 버티칼 미디어에서 시도해 볼 여지는 있다고 본다. 다만 이 경우 그 수는 매우 제한적일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상당한 수준의 품질이 요구된다. 예를 든다면, 현재의 환경에서는 소수의 독자(또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정된 전문 분야에서 고액을 받는 형태의 미디어 유료화가 일부 가능할 수는 있겠으나(예를 든다면, <폴리티코 프로>), 이 역시 이론적일 뿐이다. 한국의 종합 언론사들은 고액을 지불하는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 만큼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지 않다. 유료화는 제품의 품질, 소비자(독자)와의 관계성이 지속적으로 유기적 관계를 이뤄야 가능하다. 현재 한국의 언론 제품들은 두 가지 분야에서 모두 미흡하다. 품질을 당장 높이기 쉽지 않은 상태여서, 우선 독자와의 관계성을 강화해 ‘우리 신문’, ‘내 신문’이라는 귀속성을 강화하는 형태에서 출발해 유료화를 시도하는 작업을 시도해 볼 필요는 있다고 본다. 다만, 이는 유료화 여건이 상대적으로 나은 일부 언론에 국한된 사안일 수도 있다. (권태호 한겨레 기획부국장) Q. 언론계 광고 산업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A. 첫째, 언론사의 부실한 재정 상태는 광고 강매의 주요 요인이다. 재정 상태가 부실한 언론사가 난립한 상태에서 구시대적인 거래 관행이 지속한다면 현재의 폐해가 사라지지 않고 계속된다. 광고 강매 행위가 3회 이상 적발되면 언론계 저널에 공지하는 ‘삼진 아웃제’ 같은 규제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현실적인 대응책이다. 둘째, 네이버 포털에서의 언론사의 직접 광고 영업은 언론사의 디지털 혁신을 구체적으로 실행하는 결정적인 분기점이 될 수 있다. 그런데도 어떤 언론사들은 대충 가다 보면 3년 후에 다시 언론사를 먹여 살려줄 어떤 대책을 네이버에서 마련하지 않겠느냐며 안이한 태도를 유지하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네이버의 광고 정책이 바뀜에 따라 언론사들은 이제 자체적인 생존 가능성을 실험해야 한다. 셋째, 기존의 레거시 미디어 광고 스타일에 머무르지 말고, 디지털 광고와 연계할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광고 스타일을 새롭게 개발해서 기존 광고와 신유형 광고가 만나는 콜라보레이션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
신뢰 |
Q. 신뢰 회복을 위해 언론이 추구해야 할 저널리즘 가치는 무엇인가?
A1.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함으로써 독자나 시청자들이 기사의 저의나 배경에 의구심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언론사가 추구하려는 ‘진실’이 수용자들이 원하는 수준까지 도달하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진실’을 향한 노력이 의심받지 않을 정도가 된다면 시민들은 그 보도를 기반으로 자신의 의사를 결정할 수 있고 공평한 조건에서 타인과 소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얻을 수 있다. 이런 독립의 원칙은 언론계 바깥 권력의 속성이 진보든 보수든 상관없이 적용돼야 한다.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은 언론의 감시견 역할을 말할 때 상투적으로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된 느낌이지만 권력과 자본의 영향력 행사 방식이 갈수록 진화하는 상황에서는 그 필요성 또한 날로 증대되고 있다. (박성호 전 YTN 국장, 국민대 교양대학 교수(언론학))
A2. ‘언론은 시민을 위해 존재한다’라는 가치를 명문화 (박재영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A3. 최근 더 떨어진 언론 신뢰 문제는 언론 자체의 품질 문제와 함께 비판적 언론 보도를 무력화하려는 정파적 뉴스 소비 행태와 관련이 있다. 정파적 뉴스 소비, 정치적 언론 비판의 문제도 심각하다. 하지만 언론이 이런 핑계를 대고 있을 수는 없다. 이런 뉴스 소비 환경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스스로 콘텐츠 품질을 제고할 수밖에 없다. 사실성, 독립성, 공익성이라는 기본적인 원칙을 출발점으로 해서, 진짜 볼 만한 콘텐츠를 만드는 전문성, 참신성이 필요하다. 지금과 같이 과거 관행에 기댄 콘텐츠만 만들고 있어서는 정파적 뉴스 소비라는 늪지대를 벗어날 수 없다. (심석태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교수)
A4. 언론, 저널리즘을 표방한다면 추구해야 할 가치는 단순하다. 사회와 독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생산해야 한다. 뉴스 정보는 사실관계가 정확해야 한다. 뉴스 생산의 분명한 관점을 가지되 그러한 관점은 편파적인 정치 이념에 기반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 디지털 시대에 기존 정보를 보완, 갱신하려는 노력을 반복해야 한다(반론, 정정, 추후, 팩트체크 등 반영). (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Q. 언론자유지수는 높지만 신뢰도는 낮은 한국 언론,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그리고 한국 언론은 이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A. 먼저 언론 자유도와 신뢰도가 늘 같이 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해 두고 싶다. 한국의 언론 자유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1)취재 보도 활동으로 인해 물리적 위협을 받을 가능성이 작고(전 세계적으로 보면 당국이나 폭력·테러 조직 등의 물리적 위협이 심각한 국가들이 많다) 2)자유로운 취재 보도 활동을 보장하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으며 3)정보의 투명성 및 언론 자유의 중요성을 시민들이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토대가 반드시 언론의 신뢰도를 높여주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 기자들의 책임 있는 보도, 나아가 사기업인 언론사들이 공익을 최대한 추구하도록 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 언론의 신뢰도가 낮다’라는 명제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저신뢰 한국 사회라는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았다거나, 조사 방식의 한계를 지적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은 곧 사회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언론 신뢰도를 높이는 일은 중요하다. 이를 위해 많은 사람이 정파적 보도를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문제는 정파적으로 뉴스를 소비하는 대중이 있는 한 사익을 추구하는 언론사가 자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언론 자유도는 충분한 것일까. 지구촌 어디에도 언론 자유를 온전히 누리는 국가는 없다. 한국도 지난 10년에 비해 전반적 상황이 나아졌다 뿐이지 기자들을 상대로 한 괴롭힘은 날로 심해지고 있다. 단순히 ‘기레기’라는 단어가 성행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기자 개인을 대상으로 한 소송 건수가 급증하고 있고, 정치인들이 언론사와 언론인을 특정해서 모욕하는 일이 잦으며, 온라인상에서의 욕설과 비난 댓글은 일상이 됐다. 기자들에게 정신적 물적 피해를 줄 뿐 아니라 자기검열 문화를 확산시키는 상황이 반복 심화하는 한 현재 한국의 언론 자유도 순위를 계속 지키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김혜경 국경없는기자회 특파원) |
언론 유관 기관 |
Q. 한국 언론의 재건축을 위해 귀 단체가 생각하는 최우선 과제는?
A. 디지털 세상에서 인쇄매체 못지않게 방송의 영향력 또한 급감하고 있다. 그러나 SNS와 유튜브로 전해지는 정보의 편향성 또한 사회적 해악으로 지적되는 현실에서 올바른 방송 저널리즘의 중요성이 더욱 절실하다. 방송의 신뢰도 회복을 위해 한국방송협회는 기자·PD들에 대한 재교육이 최우선 과제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를 위한 재원과 적절한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그러나 먼저 방송 저널리스트들이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지도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 (박성제 한국방송협회장, MBC 사장)
A. 신문인들에 의해 설립된 순수 자율적 윤리 유지 기관이라는 특성에 걸맞게, 업무 범위가 더 넓어지고 권한이 강화되는 일. (박재윤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위원장)
A. 유통 방식 위주로 되어 있는 언론법과 정부 지원체계를 뉴스 생산자 중심으로 재편하는 일. (이근영 한국인터넷신문협회장, 프레시안 대표) |
윤리강령·취재준칙 |
Q. 윤리강령·취재준칙은 우리 언론에 왜 필요한가?
A1.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언론의 사명을 지켜내기 위해서다. (김성환 한국일보 정치부 기자·전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일보사지부장)
A2. 윤리강령은 기자들이 보다 나은 저널리즘을 실천하게 해주는 실무 지침서이자 윤리적 판단의 나침반이며, 언론 자유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시민의 신뢰를 획득할 수 있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배정근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
A3. 윤리강령이나 준칙은 언론이 독자의 신뢰를 얻기 위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기 때문이다. (이봉현 한겨레 저널리즘책무실장) Q. 윤리강령·취재준칙이 지켜지지 않는 이유는?
A1. 디지털 시대 무한 경쟁 때문이다. (김성환 한국일보 정치부 기자·전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일보사지부장)
A2. 직업윤리를 중시하지 않는 언론계 문화, 언론 전반에 만연된 정파성과 상업성이 저널리즘의 규범성을 압도, 과정보다 성과를 우선시하는 언론사 내부 풍토. (배정근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
A3. 사주도 간부도 기자도 언론인이란 명예를 지키려는 의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봉현 한겨레 저널리즘책무실장) |
조정· 소송 |
Q. 징벌적 손해배상제 등 언론에 책임을 묻는 사회의 움직임 속에서, 언론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A. 언론 자유라는 이데올로기를 앞세운 무조건적 반대는 사회적 동의를 이끌어내기 어렵다. 마치 최근에 있었던 의사들의 시위처럼 집단이기주의로 비칠 뿐이다. 왜 징벌적 손해배상이라는 극단적인 방법까지 대두됐는지 맥락을 생각해야 한다. 언론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무엇보다, 현재 언론 내지 기자의 스펙트럼은 너무 다양하다. 기자라는 명칭으로 대표되는 직업군의 모습이 균일하지 않다는 것은 기자들 스스로가 잘 알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언론, 기자라는 집합명칭을 내세운 항변은 타당하지 않다. 잘하는 기자들, 건전한 언론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자정에 나서야 할 때다. (양재규 언론중재위원회 연구팀장, 변호사) Q. '이것'만 주의하면 조정신청 반으로 준다
A. 인용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객관주의의 함정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가 이렇게 말했다고 전달하는 것이 저널리즘인 시대는 이미 끝났다. 법적으로도 면책받지 못한다. 내용을 확인해서 터무니없는 이야기라면 옮기지 말아야 한다. (양재규 언론중재위원회 연구팀장, 변호사) |
지역 언론 |
Q. 지방분권 시대, 지역지가 중앙지보다 매력적이려면
A1. 우선 중앙지라는 표현을 전국지로 바꿔주길 바란다. 서울이 어떻게 중앙인가. 서울도 지역의 하나이며 인구 5만 명의 옥천과 동등한 관계다. 중앙언론에서는 인정할지 모르겠으나, 본질적으로 지역에서는 지역지가 인기다. 지역 언론은 누구도 관심 두지 않는 우리의 이야기를 담아내서다. 천편일률적인 전국 소식이 아니라 우리의 소식을 지역 주민의 시각으로 바라본다면 지역주민들은 지역지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지역지 기자도 전국지 기자와 다르다. 전국지는 외부자, 객관적 시각으로 사안을 바라보지만, 지역지는 공동체 구성원이자 내부 감시자와 비판자로서 역할을 한다. 지역사회 구성원이기에 비판과 감시를 하더라도 지역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지역지가 전국지보다 매력적이지 않다면 앞서 이야기한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서거나 하지 않아서다. 우리의 소식을 제대로 전달하고,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한다면 지역지는 전국지보다 매력적이다. (권오성 옥천신문 편집국장)
A2. 똑같이 사람 사는 곳이지만, 자극적인 사건 사고가 터지지 않는 이상 지역의 소식은 독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기 어려운 구조다. 포털 메인을 장식하는 중앙지 기사는 지역의 실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지역의 생생한 이야기를 오롯이 담을 수 있는 그릇은 지역지밖에 없다. 지역지의 강점은 바로 디테일에 있다. (안준영 부산일보 기자)
A3. 코로나19는 전국 소식보다는 동네 소식에 귀 기울이게 했다. 우리 동네 소식이 모든 사람에게 가장 중요해졌으며, 내 생활 반경 안에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는지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지역방송의 뉴미디어 포지셔닝도 그동안 경험적 실험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전략적 실행으로 넘어가야 할 변곡점에 와 있는 듯하다. ‘랜선’을 통해 ‘방구석’에서 오붓하게 즐기는 언택트 온라인에서 문화예술이 한 축을 차지한다면, 다른 한 축은 사람과의 직접 만남을 통한 지역 생활권 내의 언택트 문화예술 경험이다. 지역 언론 재생 솔루션이 애프터코로나 위기 코드 속에 잘 숨겨져 있을지도 모른다. (하현제 MBC강원영동 PD) |
직업 |
Q. 기자가 '기레기'의 오명을 벗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A1. ‘기레기’를 없애려면 언론사가 바뀌어야 한다. 일부 일선 기자들의 행동에 문제가 있는 때도 있으나 대부분 기자는 선하고 본인의 일에 열정적으로 임한다. 문제는 기사의 논조와 방향을 잡는 간부들이며 언론사 사주다. 아무리 역량 있는 기자가 언론의 정도를 걷고자 해도 사주나 간부들의 압력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무너질 수밖에 없다. 기자 특성상 외압에는 강해도 내부 조직에서 내려오는 압력에는 약하다. 국내 대형 언론사는 대부분 사주 중심이며 족벌 언론이다. 이들 언론사가 독자 중심주의로 전환하면 ‘기레기’라는 오명을 벗겠으나, 현실적으로 어렵다 판단한다. 결국 사익을 추구하는 언론사는 도태되도록 해야 한다. 최소한 ‘언론’으로서 기능하는 곳을 언론사로 인정하면 ‘기레기’도 사라질 것이다. (권오성 옥천신문 편집국장)
A2. 왜 이런 오명이 나왔는지 새기고 성찰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뉴스룸 내부에 스며든 자기검열을 경계하고 굴절된 조직문화에 목소리 낼 수 있는 용기기 필요하다. 콘텐츠에 깊이를 더하며 쉽고 친절하게 뉴스를 전달할 수 있는 실력 배양은 시대적 요청이다. (김성후 기자협회보 편집국장)
A3. 기레기라는 비판은 두 가지 방향에서 제기된다. 극심한 정파성에 전문성은 떨어지고, 윤리적이지도 않은 보도라는 언론의 품질에 대한 문제 제기가 그중 하나다. 다른 하나는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을 공격하는 것인데, 사실상 정치 행위인 이런 공격이 정당한 언론 비평과 혼재돼 있다. 이런 정치적 공격조차도 이겨낼 방법은 언론이 윤리적인 업무 관행을 먼저 확립한 뒤 뉴스 소비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그에 맞춘 뉴스 보도를 일관성 있게 보여주는 것뿐이다. 정치적 공격에 아무렇게나 흔들리는 현재 상황은 스스로의 콘텐츠 수준이 그런 공격을 이겨낼 수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심석태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교수)
A4. 줄탁동시가 필요하다. ‘줄’에 해당하는 내용은, 기자들 스스로의 각성과 언론사 내부에서의 저항이다. ‘탁’에 해당하는 내용은 궁극적으로, 언론사의 수익 구조를 개혁하는 것이다. 좋은 저널리즘에 보상이, 나쁜 저널리즘에 처벌이 주어질 수 있는 정상적인 시장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심인보 뉴스타파 기자)
A5. 객관주의 저널리즘을 버리고 팩트를 조밀하게 나열하면서 읽기 좋은 기사 쓰기 방식을 개발해야 한다, 기사에 잘못된 팩트가 있으면 기사에 수정하고 왜 틀렸는지 설명하는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 오보를 냈으면 오보 크기만큼의 정정 보도(오보하게 된 경위를 자세하게 작성해서)를 내야 한다. (임아영 경향신문 기자)
A6. 가장 먼저 기자 스스로의 자정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기본적인 윤리 의식과 책임감을 지녀야 한다. 두 번째는 언론사 자체 정화 및 자율 정제 노력도 있어야 한다. 기자들을 교육하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기자에겐 ‘언론의 이름’을 허락하면 안 된다. 그리고 기레기가 존재할 수 없는 시스템도 필수다. 포털이나 소셜미디어 서비스에서도 이런 기사들을 걸러내야 한다. 기레기의 공급을 막고 이들이 활동할 수 있는 영역도 좁혀야 한다. (한정훈 JTBC 기자) |
청년 |
A. 기성 언론은 다루지 않지만, 청년 기자들은 이것에 주목한다
Q. 청년의 지나친 일반화. 청년을 둘러싼 많은 담론이 모든 청년을 지나치게 일반화한다. 수많은 청년의 이해(利害)를 단순히 ‘세대’로 포괄하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 언론은 기사에 젊은이 몇 명의 인터뷰를 담고는 마치 청년 전체를 대변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 ‘인국공 사태’에도 언론은 공기업 취준생의 불만을 담아내며 갈등 구도에 초점을 맞췄으나, 인천공항에서 일하던 비정규직 노동자 역시 청년이었다. 청년의 목소리를 듣는 척하지만, 사실 청년이라는 용어를 자극적으로 소비하는 것에 불과하다. 청년 문제에 관해 정교한 진단과 해결책을 내놓기 위해서는 우선 청년들을 더욱 세밀한 범주로 나눠야 한다. (김은초 단비뉴스 편집국장) |
탐사 저널리즘 |
Q. 탐사 저널리즘의 미래는?
A. 탐사 저널리즘의 미래는 '아베바 탐사'라고 본다. 기존 언론의 틀에서 벗어나, 1인 탐사, 대학탐사, 비영리 탐사, 다큐 탐사 등으로 내용과 형식을 다양하게 발전시켜야 한다. (이규연 JTBC 대PD) |
팩트체크 |
Q. OTT 시대, 미디어 기업이 소비자에게 선택 받으려면?
A. 플랫폼에 대한 이해가 필수다. 뉴스와 미디어도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이 필요하다. 그래서 뉴스 R&D 센터 등 연구 기능이 필요하다. 오디언스(Audience)에 대한 연구부터 뉴스 자체의 품질에 대한 스터디는 새로운 플랫폼으로부터 뉴스의 가치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줄 것이다. 그리고 이젠 기다리는 시대가 아니라, 다가가는 시대다. 독자들에게 혹은 시청자들에게 찾아가야 한다. 또 OTT 시장에서 소비될 만한 프로그램 제작이 필수다. (한정훈 JTBC 기자) Q. 플랫폼은 언론과의 상생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A1. ‘고품질 저널리즘을 돕는다’는 선언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언론의 신뢰도 하락, 뉴스 품질의 저하, 독자 필요 정보와 괴리 등은 언론사와 플랫폼이 함께 극복해야 할 과제이지 언론만의 노력으로 달성할 수 있는 목표는 아니다. 고품질 저널리즘이 플랫폼의 뉴스 배열 알고리즘, 추천 알고리즘 등으로 힘을 얻고, 더 많은 독자에게 전달될 때, 언론사들 또한 고품질 저널리즘에 더 많은 투자를 할 수가 있다. 지금도 적지 않은 고품질 뉴스들이 여러 언론사, 저널리스트들에 의해서 생산되고 있지만, 그것의 포맷, 형식 등에 의해 플랫폼에서는 중요하게 노출되지 않고 있다. 사용자들의 기호와 선호에 따라 추천, 배열됨으로써 독자들의 이용 빈도를 높이는데 헌신하고 있는 현재의 알고리즘만으로 충분하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더 높은 품질의 뉴스와 저널리즘 결과물들이 알고리즘의 주요 시그널로 통합됨으로써 독자들의 선호와 저널리즘의 품질이 균형 있게 소비될 수 있는 도전적인 구조를 만들어 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그쳐서는 안 된다. 플랫폼은 언론사들의 수익 다각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도울 필요가 있다. 고품질 저널리즘은 탄탄한 비즈니스 모델 위에서 만개할 수 있다. 언론사에 특정 수익 모델만을 강제할 것이 아니라 그들이 구상하는 새로운 수익 모델들을 적극적으로 실험해볼 수 있도록 기술적 도움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플랫폼의 해당 기술을 사용하는 데 따르는 비용은 언론사들이 지불하게 될 것이다. 자연스럽게 장기 고객으로 자리를 잡게 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초기 수익 모델 실험에 따르는 일부 비용을 플랫폼이 분담 또는 지원함으로써 수익원을 다각화하기 위한 지원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언론사들이 고품질 저널리즘을 지속적으로 구현할 수 있게 된다면 그 자산은 플랫폼에도 유익할 것이다. 고품질 저널리즘과 수익 다각화 지원은 언론과 플랫폼의 상생이라는 구호 아래 만날 수 있는 좋은 접점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성규 미디어고토사 편집장)
A2. 콘텐츠를 생산하는 언론사와 이를 유통하는 플랫폼 사업자는 공생 관계에 있는 파트너다. 두 주체가 함께 협력해야 건강한 생태계가 지속될 수 있다. 언론사는 좋은 기사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플랫폼 사업자는 좋은 기사가 잘 유통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 좋은 기사에 대한 합의가 전제되어야 하지만, 플랫폼 사업자는 좋은 기사들이 더욱 잘 유통되고 노출될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많은 이들이 동의할 수 있고, 어느 정도의 역사가 축적된 ‘올해의 기자상’ 수상작들을 모아 잘 유통하는 것도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다. 플랫폼 사업자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유통 관점에서 전문성과 독창성을 확보하기 위한 고민과 실험이 지속돼야 한다. (김정환 부경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플랫폼 | Q. OTT 시대, 미디어 기업이 소비자에게 선택 받으려면?
A. 플랫폼에 대한 이해가 필수다. 뉴스와 미디어도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이 필요하다. 그래서 뉴스 R&D 센터 등 연구 기능이 필요하다. 오디언스(Audience)에 대한 연구부터 뉴스 자체의 품질에 대한 스터디는 새로운 플랫폼으로부터 뉴스의 가치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줄 것이다. 그리고 이젠 기다리는 시대가 아니라, 다가가는 시대다. 독자들에게 혹은 시청자들에게 찾아가야 한다. 또 OTT 시장에서 소비될 만한 프로그램 제작이 필수다. (한정훈 JTBC 기자) Q. 플랫폼은 언론과의 상생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A1. ‘고품질 저널리즘을 돕는다’는 선언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언론의 신뢰도 하락, 뉴스 품질의 저하, 독자 필요 정보와 괴리 등은 언론사와 플랫폼이 함께 극복해야 할 과제이지 언론만의 노력으로 달성할 수 있는 목표는 아니다. 고품질 저널리즘이 플랫폼의 뉴스 배열 알고리즘, 추천 알고리즘 등으로 힘을 얻고, 더 많은 독자에게 전달될 때, 언론사들 또한 고품질 저널리즘에 더 많은 투자를 할 수가 있다. 지금도 적지 않은 고품질 뉴스들이 여러 언론사, 저널리스트들에 의해서 생산되고 있지만, 그것의 포맷, 형식 등에 의해 플랫폼에서는 중요하게 노출되지 않고 있다. 사용자들의 기호와 선호에 따라 추천, 배열됨으로써 독자들의 이용 빈도를 높이는데 헌신하고 있는 현재의 알고리즘만으로 충분하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더 높은 품질의 뉴스와 저널리즘 결과물들이 알고리즘의 주요 시그널로 통합됨으로써 독자들의 선호와 저널리즘의 품질이 균형 있게 소비될 수 있는 도전적인 구조를 만들어 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그쳐서는 안 된다. 플랫폼은 언론사들의 수익 다각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도울 필요가 있다. 고품질 저널리즘은 탄탄한 비즈니스 모델 위에서 만개할 수 있다. 언론사에 특정 수익 모델만을 강제할 것이 아니라 그들이 구상하는 새로운 수익 모델들을 적극적으로 실험해볼 수 있도록 기술적 도움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플랫폼의 해당 기술을 사용하는 데 따르는 비용은 언론사들이 지불하게 될 것이다. 자연스럽게 장기 고객으로 자리를 잡게 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초기 수익 모델 실험에 따르는 일부 비용을 플랫폼이 분담 또는 지원함으로써 수익원을 다각화하기 위한 지원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언론사들이 고품질 저널리즘을 지속적으로 구현할 수 있게 된다면 그 자산은 플랫폼에도 유익할 것이다. 고품질 저널리즘과 수익 다각화 지원은 언론과 플랫폼의 상생이라는 구호 아래 만날 수 있는 좋은 접점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성규 미디어고토사 편집장)
A2. 콘텐츠를 생산하는 언론사와 이를 유통하는 플랫폼 사업자는 공생 관계에 있는 파트너다. 두 주체가 함께 협력해야 건강한 생태계가 지속될 수 있다. 언론사는 좋은 기사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플랫폼 사업자는 좋은 기사가 잘 유통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 좋은 기사에 대한 합의가 전제되어야 하지만, 플랫폼 사업자는 좋은 기사들이 더욱 잘 유통되고 노출될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많은 이들이 동의할 수 있고, 어느 정도의 역사가 축적된 ‘올해의 기자상’ 수상작들을 모아 잘 유통하는 것도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다. 플랫폼 사업자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유통 관점에서 전문성과 독창성을 확보하기 위한 고민과 실험이 지속돼야 한다. (김정환 부경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