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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점검: 부동산 보도] 부동산 열풍과 유튜브
집중점검 | 등록일 : 2021-02-02

유튜브의 부동산 콘텐츠가 인기다. 전통 매체에 대한 불신이 부동산 콘텐츠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유튜브는 부동산을 어떤 방식으로 보도하며 이용자들은 이를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 짚어본다. 편집자 주

 

 

유튜브와 부동산 불평등

 

우리나라에서 상위 10%가 차지하고 있는 토지의 면적은 전체 개인 소유 토지의 90% 이상이다. 이를 단순하게 설명하면, 국민 중 90%는 상위 10%가 ‘소유하지 않은’ 나머지 10%의 부동산을 나눠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상위 10%의 집값은 하위 10%의 40배가 넘는다. 상위 10%가 자신의 방에서 호흡하는 공기는 하위 10% 국민이 자신의 방에서 마시는 공기보다 40배가 비싸다는 의미고(공기의 질도 다르지 않을까) 하위 10%는 아마도 상위 10%의 방에 있는 공기를 마실 기회를 얻지 못할 것이다. 공기와 토지는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우리는 공유하고 있지 않다. 부동산 자산에 있어서 우리나라 90% 국민은 상위 10% 국민과 비교해 뚜렷하게 열등한 이질적 존재들인 것이다.

 

임금과 근로소득의 불평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부동산과 같은 자산의 불평등한 분배의 심화는 금융자산의 불평등화와 더불어 전반적인 개인과 가구의 소득 불평등 구조를 영속화하는 문제를 야기한다. 그런데 이러한 경제적 부의 불평등한 분배의 심화와는 대조적으로 지난 20년 동안 미디어 보급과 이용에 있어서 국민의 90%는 상대적으로 평등하게 동질적이다. 2002년 처음으로 무선 인터넷이 가능한 단말기가 보급된 이후 오늘날 스마트폰 사용률은 90%를 넘어섰고 소셜미디어 이용률도 90%에 이르며 인터넷으로 동영상을 시청하는 이용자도 90% 이상이다. 물론 유튜브 이용률은 연령이나 성별에 상관없이 90%에 이른다. 자산이나 소득과 같은 경제적 부는 상위 10%에 집중돼 있으나 미디어 보급과 이용은 적어도 10% 국민을 제외한 90% 국민에게는 상대적으로 평등하게 분배돼 있어 보인다.

 

불평등한 부동산 자산의 분배와 상대적으로 평등한 미디어의 이용은 우리에게 새롭게 매개된 사회적 현실을 경험하게 한다. 이 상황을 조금 비틀어 묘사하자면, 개인과 공동체는 경제적 소외로 인해 주류 사회 밖으로 밀려나고 있는 듯하다가도 이들의 뒷덜미를 네트워크 미디어가 부여잡고 다시 사회 속으로 끌고 들어가 다시 한번 불평등한 현실을 맞닥뜨리게 한다. 경제적으로는 밀려나지만, 사회적으로는 끌려들어 가는 상반된 힘들 사이에서 개인과 공동체의 중심축은 불안하게 흔들린다. 한국 사회에서 지난 20년간 이러한 흔들림은 한시도 약화된 적이 없이 심화하고 있는데, 이러한 대조적인 두 가지 급진적 사회화(불평등화와 미디어화)의 생생한 민낯을 확인할 수 있는 미디어 중 하나가 유튜브다. 그래서 우리는 한국 사회의 불평등한 현실에서, 사회 밖으로 밀려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평등하게 되고자 하는 욕망과 충돌하며 역동적으로 혼란스러워하는 개인과 공동체의 이야기들을 이 미디어 공간 안에서 쉽사리 목격할 수 있게 된다.

 

부동산 유튜브의 욕망

 

유튜브에서 부동산 관련 콘텐츠의 주제들은 기존 신문과 방송의 부동산 뉴스들과 본질적으로 유사하다. 성공 혹은 실패하지 않는 부동산 자산 축적을 위한 사다리 올라타기가 상당한 부분 재생산되고 있다. 부동산을 키워드로 한 조회수 기준으로 1위에서 10위 콘텐츠들은 “절대로 전세 살지 마라(조회수 240만)”, “은퇴자가 절대 부동산 투자하면 안 되​는 5가지(조회수 140만)”, “앞으로 5년, 살아남을 부동산과 사라질 부동산(조회수 120만)”, “피부로 단박에 느끼게 설명한 5분 설명 부동산 증세 4법(조회수 110만)” 등인데, 이는 신문과 방송의 부동산 경제 뉴스들이 시청자와 구독자를 부동산 시장으로 유혹할 때 어김없이 등장하는 주제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유튜브 역시 전통 매체와 마찬가지로 경제적 불평등에서 밀려나고 있거나, 밀려나 있거나, 혹은 밀려날 우려를 하는 ‘불안한’ 이용자들을 미디어 공간으로 끌어들이며 부동산 신화 스토리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100만 조회수가 훌쩍 뛰어넘는 종말론적 예언(도봉박홍기, “2018년 벌어질 부동산 시장에 충격적인 예언”)들에서부터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아) 투자를 자극하는 토크쇼(MKTV 김미경TV, “2021 부자되기 머니 아카데미”)까지 유튜브는 부동산 광풍에 올라타 돛을 올리며 부동산 자산 축적의 사다리 올라타기에 일조하고 있다.

 

주류 유튜브들은 적어도 부동산 자산 축적의 신화 만들기와 미디어의 상업적 이익의 실현 방식에 내재한 욕망의 성격에 있어서 전통 매체와 차별적이지 않아 보인다. 많은 전통 매체들이 그들의 부동산 관련 콘텐츠를 유튜브에서도 재생산하고 있거나(보수 및 경제 매체들의 주요 정보원이었던) 부동산 중개업자, 건설업자, 경매업자, 또는 전문 컨설턴트나 교수 등 부동산 시장의 선수들이 다시 유튜브에 재등장하는 것은 그래서 당연하다. 또한, 확인할 수 있고 실현되는 부의 축적은 오로지 부동산 유튜브 채널 운영자와 콘텐츠 크리에이터들, 그리고 광고주들의 것이라는 점에서도 유튜브는 전통 매체와 유사하다.

 

 


 

전통 매체와의 차이점들


그렇다고 해서 부동산 유튜브가 재현하는 욕망이 형식적 그리고 내용적 측면에서 전적으로 전통매체들과 무차별적이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렇지 않다. 유명 부동산 유튜브 채널들 (예를 들면, <MKTV 김미경TV>(구독자 128만 명), <체인지그라운드>(구독자 92만 명), <부동산 읽어주는 남자>(구독자 51만 명), <쇼킹 부동산>(구독자 38만 명)은 보수 언론과 경제지처럼 부동산 욕망을 은폐하며 화려하게 포장하는 대신 부동산 시장 환경에 대한 보다 맥락적인 정보나, 언론이 승인하지 않으려하는 정부 정책의 취지와 실질적 영향의 분석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며,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성과 실패의 가능성마저도 배제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이 사실들을 전통 매체처럼 은유적이거나 우회적 방식으로 전달하지도 않는다. 또한, 기업 법인들의 부동산 거래 경향이나 서울과 지역의 차별적 시장구조의 문제, 서울 지역 다주택 소유자의 아파트 소유 현황 등 부동산 시장의 불공정한 실체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위선적이지 않고 보다 지적이고 지사적인 풍모까지 느끼게 하는 진행자와 전문가들도 만날 수 있다. 물론 자극적인 정보도 있으나 부동산 장사를 하면서도 다른 지면 혹은 매체에서는 객관적인 부동산 정보와 뉴스처럼 포장해서 내다 파는 주요 언론사보다 덜 윤리적이지는 않아 보인다.

 

우리나라 미디어 이용자가 전통 매체를 불신하는 가장 큰 이유가 일반적으로 정확하지 않은 정보 제공과 오도하는 공정성으로 언론사의 욕망을 기만적으로 실현하고자 한다는 것인데, 적어도 부동산 유튜브에서 이는 지배적인 방식이 아니라는 차이가 있다. 주요 언론사의 부동산 콘텐츠나 채널이 상대적으로 덜 인기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추측해 본다. 부동산 유튜브는 미디어 이용자가 기존 전통 매체에 대해 비판적인 인식을 확인하고 부동산 시장에 대한 균형 있는 정보를 취사선택할 수 있는 지적 훈련을 하게 하는데도 기여하는데, 댓글들과 시청자와의 대화를 통해서 이는 쉽게 확인된다.

 

“집 갖고 싶어요. 도와주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튜브는 부동산 정보에 대한 탐닉과 부동산 자산 축적의 욕망을 조절하거나 감소시키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다. 욕망은 자신에게 부재한 것에 대한 불안감에 기초하는데 부동산 유튜브는 불안감을 콘텐츠화함으로써 욕망 자체를 소비하게 한다. 이는 먹방이 음식 섭취를 자극하는 것 외에 음식 ‘먹기’와 관계된 감성을 섭취하게 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이다. 부동산 종말론이나 예언론, 혹은 부자론은 부동산 자산 축적을 실현하고자 하는 이들의 부동산에 대한 지식과 감각을 훈련하는 기능적 목적에만 호소하지 않는다. 부동산을 소유하거나 이를 통해 자산을 축적하는 것이 어려운 이들에게 ‘관음증’적으로 소비되기도 한다.

 

또한, “부동산 버블 터졌으면 좋겠다”, “집 갖고 싶어요. 도와주세요”, “집값이 올라도 세금, 양도세 때문에 걱정. 안 올라도 상대적 박탈감에 걱정”이라는 이용자들의 댓글들에서 보이는 열패감과 공동 파멸에 대한 유혹들은 부동산 빈곤에 따른 좌절된 욕망의 어두운 그림자를 보여준다. 이러한 점에서 부동산 유튜브는 뷰티(Beauty) 유튜브 그리고 먹방 유튜브와 더불어 욕망에 내재된 복잡한 사회문화적 징후들을 엿볼 수 있게 한다. 부동산 유튜브는 현대 한국 사회의 징후적 미디어 콘텐츠 장르에 새롭게 추가된 분야인 것이다.

 

만약, 거주와 빈곤 세습에 대한 불안감이 완전히는 아닐지라도 영혼을 위협할 정도가 아닌 사회에서 우리가 살고 있다면, 우리가 마주하는 부동산 유튜브 채널과 콘텐츠가 과연 지금과 같이 넘쳐날까? 부동산 불평등에 처한 90% 미디어 이용자들의 불안감과 욕망을 왜곡하고 자극하는 신문과 방송 그리고 이들의 뉴스와 기사를 또다시 그들의 부동산 섹션에 재생산하는 포털들은 부동산 불평등이 심화하는 현실에서 쉼 없이 그들의 영토(사이버 영토 외에 실제 토지도!)를 확장하며 풍요롭게 부를 축적하고 있다. 만약 우리의 언론이 부동산 시장에서 뉴스와 정보 장사로 연명하지 않고 주거 복지와 부의 평등한 분배를 저널리즘 실천에 있어 주요한 원칙으로 고려하고 있다면 과연 우리가 지금과 같은 부동산 유튜브들을 마주하고 있을까?

 

이러한 기존 매체의 타락 속에서도 그나마 유튜브 부동산 채널과 콘텐츠들에서 우리는 역동적이고 다양한 90% 국민의 욕망을 가감 없이 목격할 수는 있다. 이처럼 유튜브 부동산 채널과 콘텐츠에서 90%의 국민은 부동산 불평등의 구조가 밀어내는 힘과 그 사회 속으로 다시 끌어들이는 미디어의 힘으로 인해 다양하고 때로는 모순되는 부동산 욕망을 오늘도 어쩔 수 없이 마주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굳이 덧붙이자면, 부동산 거래가격이 낮은 곳(쉽게 말해 빈곤 지역)이 투표율도 낮다는 사실을 전통 언론은 말할 것도 없고 유튜브에서도 말하지 않는다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대중적 매체는 정치를 욕망으로 가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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