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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현장] <질문하는기자들Q> 종영에 부쳐
미디어현장 | 등록일 : 2022-04-29

KBS1 <질문하는 기자들 Q>가 지난 3월 6일 마지막 방송을 했다. 이로써 방송을 비롯한 미디어에서 제대로 된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이 종적을 감추게 됐다. 미디어 비평의 지평을 확장했던 <질문하는 기자들 Q>를 되짚어 본다. 편집자 주

 

낮은 시청률이 원인?

 

지상파 유일의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이었던 KBS1의 <질문하는 기자들 Q>가 39회를 끝으로 지난 3월 6일 종방했다. 2021년 4월 18일에 첫 회가 방송됐으니 1년을 채우지 못한 단명 프로그램인 셈이다. 프로그램 기획 단계에서 자문에 참여했고 세 명의 다른 교수님들1)과 함께 패널로 제작에도 관여했기에, 방송 종료 전에 담당 책임자로부터 프로그램 폐지 이유를 직접 전해 들었다. 내용은 언론에 알려진 바와 

다르지 않았다. 평균 시청률이 1.6%로 저조했고 60대 이상이 전체 시청 층의 50% 이상을 차지해 시청자 연령 편중이 심해 프로그램을 폐지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다만, 언론 비평이 반복되거나 현안을 다루기가 쉽지 않다는 내용의 한계도 폐지의 원인이었다는 사실은 뒤늦게 기사를 통해 알았다.2)

 

종영 후 지난 3월 31일 KBS 전국시청자위원회 회의에서 담당 본부장은 5월 1일부터 <추적>이라는 시사보도 프로그램을 <질문하는 기자들 Q>의 후속으로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3) 그는 그 자리에서 비록 프로그램이 폐지되지만 신설 프로그램에 “미디어 비평이 들어가 있기도” 하다고 했다. 독립된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을 폐지하면서도 비평의 ‘요소’는 남겨두고 있다는 의미인 듯한데, 납득이 되지는 않는다. 시사보도 프로그램을 잘 만들면 된다는 전문직주의가 공공성을 대체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 같기도 하다. 

 

<질문하는 기자 Q>의 폐지와 관련해서는 이 원고를 작성하는 현재까지 KBS 시청자위원회에서는 그 이유와 대안에 대해 특별히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관련한 회의 기록이 전혀 없다. 만약 KBS 시청자위원회가 시청자를 위한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의 폐지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사전에 하지 않았다면 이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시청자위원회는 시청자 평가 프로그램 등 시청자를 위한 프로그램들의 편성과 제작에 대해 질의하고 답을 요구할 권한과 책무가 있기 때문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이 KBS 정상화의 상징이었음을 기억한다면, 더욱 그렇다. 미디어 비평이 갑자기 시효가 다한 것일까? 아니면, 미디어 비평의 필요성과 관련해 알려지지 않은 외부 혹은 내부의 변화가 있는 것일까? 아니면, 이도 저도 아닌, KBS의 주장대로 단순히 인기 없고 아이템이 바닥난 수명 다한 프로그램이어서 그런 것일까?

 

 방송 정상화와 미디어 비평

 

사실, 그동안 KBS의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은 대내외적인 정치적 요인에 의해 자주 부침을 겪어 왔다. KBS의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은 2003년 <미디어포커스>로 시작됐다가 2008년 보수 정권으로 교체되자 <미디어비평>으로 프로그램명을 바꿨다가 2013년 <미디어인사이드>로 다시 수정됐다. 그러는 사이 방송 시간이 축소되거나 방송 시간대도 변경됐고 비평의 수준과 주제도 점차 형식화됐다. 그리고 2016년 4월에는 그마저도 결국 강제 종영됐다. 당시도 ‘낮은 시청률’과 ‘비평 프로그램으로서 무기력’이 주요 이유였다. 시청자의 외면이 프로그램 폐지의 원인인지 혹은 폐지를 위한 명분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흥미로운 사실은 <미디어인사이드>와 <질문하는 기자들 Q>의 폐지 이유는 둘 다 같았지만, 이에 대한 방송사 내부 구성원들의 전반적인 반응에서는 온도차가 있어 보인다는 것이다.4) <미디어인사이드>는 정치와 정파적 언론의 외부 압력이 있었지만 <질문하는 기자들 Q>는 별다른 외부 압력 요인이 있었다고 알려진 바가 없다. 즉, 내부의 자발적 폐지라는 다소 납득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프로그램 제작진은 이를 항의하고 사측에 아쉬움을 직접적으로 표명하기도 했다. 분명한 것은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의 명암은 표면적인 이유보다 늘 다른 맥락이 있어 왔기에 <질문하는 기자들 Q>의 폐지 원인도 겉으로 드러난 이유와 다를 수 있다는 추정만 할 수 있을 뿐이다. 

 

다시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의 역사로 돌아가 보면, 2016년에 폐지된 KBS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은 2018년 정권이 다시 교체되고 KBS가 정상화되면서 극적으로 다시 부활했다. 파업에 참여했던 내부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요구와 당시 새롭게 구성된 경영진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KBS 정상화의 중심에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이 있었던 것이다. 잘 알려진 바, <저널리즘 토크쇼 J>(이하 <저리톡>)는 그렇게 탄생됐다. 과거 보수 정권하에서 종편과 보수 언론의 정파적·편파적 보도, 그리고 MBC와 KBS에 대한 정권의 언론 장악으로 공론장은 황폐해진 상황이었기에 언론 정상화를 열망한 시민들은 혁신적이고 매력적으로 만들어진 이 새로운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언론 개혁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라는 프로그램의 클로징 멘트는 저널리즘 신뢰 위기의 시대에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의 책무를 상징하며 그 역할과 의미를 명확히 보여줬다.

 

하지만 정치적으로 양극화된 한국 미디어 지형에서 <저리톡>도 첨예한 정파성 논란을 피해 가지 못했다. 담당 PD와 제작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KBS는 정파적이라는 대내외의 비판을 극복하지 못하고 프로그램 폐지가 전격적으로 결정됐다.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이 비록 정파적인 언론과 정치 지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 사실이더라도,5) <저리톡>이 이를 심화시켰다는 KBS 안팎의 비난은 “과도한 정파성의 논리나 이에 기초한 공세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실제로는 <저리톡>이 폐지됨으로써 “거시적인 언론 환경의 굴곡진 형국과 의도된 정치적인 의제화의 함의도 비판적인 시선으로 엄정하게 돌아보아야 할 사유”의 기회 박탈이 더 큰 문제였다.6) 그렇기 때문에 <저리톡>은 국내 언론 지형의 정파성을 악화시킬 우려 때문에 폐지된 것이 아니라 바로 그 정파적 환경에 의해 소멸했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평가다. 결국 그로 인해서 “기자들 사이에서 손톱 밑 가시 같은 존재”였던 프로그램이 사라졌고 “기사를 쓰다가도, ‘어, 이거 <저리톡>에서 다루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어 취재를 강화”7)할 수 있게 기자들을 자극했던, 매우 드문, 언론 환경 개선의 기회도 사라져 버렸다. 이는 결국, 다시 기자들로 하여금 기존의 취재와 보도 관행으로 편안히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다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미디어 비평의 지평 확장

 

<질문하는 기자들 Q>(이하 <질기자>)는 공영방송으로서 새로운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의 지평을 개척해야 한다는 부담 속에서 출발했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시청자 600명과 현업 기자 17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고 전국 20여 명의 언론학자로부터 자문을 받기도 했다. 이를 통해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을 유지 및 강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은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다. 더 나아가 언론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기존의 보도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비평을 넘어서 관행과 저널리즘의 제도와 구조의 문제를 짚어야 한다는 요청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2021년 고양된 언론 개혁에 대한 사회적 요구와도 일치하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서, <질기자>는 현장 취재와 설명을 중심으로 하고 이를 위해 전담 기자도 6명에서 9명으로 늘려 탐사보도와 미디어 비평을 혼합한 새로운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 포맷을 개척했다. 그런데 이러한 변화가 명쾌하게 보도 내용을 비판하던 <저널리즘 토크쇼 J>를 추억하는 이들에게는 다소 아쉬움과 함께 “미디어 수용자와 미디어 관계자들의 공감을 얻겠다는 강박8)”을 반영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하게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미디어 비평의 지평을 확대하며 구조적 문제의 해소 방안을 적극적으로 제기하고자 했던 기획 의도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오해일 수 있다. 오히려 <질기자>는 시민과 전문가가 진정으로 원했던 ‘언론 개혁’의 시급성과 대안적인 실천 방안이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자는 사회적 공론의 장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뒀고, 이를 나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매회 패널로 참여한 자문 교수들과 제작진은 기획과 토론을 하면서 비평의 방향과 구체적 내용을 함께 결정해 나갔다. 

 

[표]는 <질기자>의 기획 의도가 프로그램에 어떻게 반영됐는지를 좀 더 체계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간단하게나마 직접 프로그램 내용을 분석한 것이다. 

 

[표] 위계모델에 의한 <질문하는 기자들 Q> 방송 주제 분석 

 

위계모형(Hierarchy model of influence)9)에 의하면 뉴스 보도는 주요한 다섯 요인(기자 개인, 언론 관행, 언론 조직, 사회제도, 그리고 사회체제)이 단계적인 위상 구조를 이루며 이들 각각으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개인 수준에서 사회적 수준까지 이 요인들은 서로 중첩되고 교차하면서 뉴스가 만들어지고 보도된다고 보는 것이다. 미디어 비평도 이에 따라서 언론 윤리와 같이 개인 수준에 초점을 맞출 수도 있고, 상업주의 등 사회체제 수준에서 비평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 기준에 따라 지난 1년여간 방송된 39회의 <질기자>의 메인 주제를 분석해 보니, 잘못된 언론 보도의 원인을 △언론 관행(Routines) 57.8%, △사회제도(Social-institutions) 52.6%, △기자 개인(Indivisual) 36.8%, △언론 조직(Organizations) 34.2%, △사회체제(Social systems) 34.2% 순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이는 <질기자>가 언론 보도의 문제를 언론관행과 구조적인 제도 및 관계들을 중심으로 파악하고 비평해 왔음을 의미한다. 기자 개인의 윤리나 규범의 일탈적 문제 및 언론 조직과 이데올로기 등 사회체제 문제도 자주 다뤘으나 이들은 지배적 요인이라기보다 대부분 관행과 구조적 요인에 따른 부수적인 요인으로 인식됐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사회제도에서 <질기자>는 언론의 정파성에 따른 프레임과 무비판적인 언론의 취재와 보도 경향이 포털 저널리즘 등 디지털 환경과 언론 정책 및 규제 제도의 문제와 맞물리면서 국내 언론의 황폐화를 ‘구조화’시키고 있다고 반복해서 지적하기도 했다. 

 

즉,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 <질문하는 기자들 Q>는 언론의 내외부적 개혁의 필요성을 부각시키고 요구해 왔다라고 할 수 있다.

 

 사라진 언론 성찰의 기회

 

16회 방송에서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바라보는 두 시선”을 통해 허위·조작 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배제 등을 담은 언론개혁법안 논쟁을, 27회 “‘주의’ 일색 자율규제기구, 제 기능하려면?”에서는 자정 기능을 상실한 언론의 자율규제기구의 문제와 대안을, 그리고 29회에서는 대선 후보들의 언론과 미디어 관련 정책 공약을 비교 분석했다. 이 방송들은 다른 언론들이 외면하거나 보도하더라도 피상적으로만 다룬 핵심적인 언론과 미디어 제도들을 진지하게 다루면서, 언론 개혁에 대한 보도 태도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대선 후보들의 언론과 미디어 관련 정책 공약은 다른 언론 보도뿐만 아니라 전문 학계에서도 그 자료가 직접 인용되기도 했다. 2회 “"20만 원이면 나도 언론 사주" 진화하는 '사이비 언론'”에서는 기자가 직접 인터넷 언론의 폐해를 비판하기 위해 직접 언론사를 만들기도 했다. 포털 저널리즘과 유튜브 알고리즘 등 뉴미디어 환경이 언론에 미치는 직간접적인 폐해는 거의 매회 언론 비평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질문하는 기자들 Q> 제작진은 방송 기간, 언론과 미디어 비평의 지평을 확장하고 언론의 관행과 구조적 문제를 파헤치며 2021년 한 해 동안 진행된 ‘언론 개혁’ 논쟁의 중심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으려 하였다. 

 

이제 지상파뿐만 아니라 방송, 미디어 프로그램을 통틀어 제대로 된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이 하나도 남지 않은 상태가 됐다. 공영방송의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이 정치적 외압도 없이 폐지됐다는 사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특히 언론 개혁에 대한 시민의 열망이 높고 논쟁적이지만 관련 제도와 법안들에 대한 논의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게다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공영성을 확보하겠다고 스스로 주장하는 와중에, KBS는 돌연, 언론 개혁의 논의 공간에서 슬며시 발을 빼버린 것이 아닌가라는 오해를 낳을 수 있는 결정을 한 것이다. KBS 경영진이 주장하듯, 낮은 시청률과 아이템 빈곤은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 폐지의 변으로서는 너무나도 빈곤하다. 스스로가 언론 정상화의 상징이라고 한 프로그램을 접었을 때는 이보다 더 절실한 답이 필요하다. 공영방송 KBS는 어떠한 공영성을 시민과 약속하고자 하는지 대답해야 한다. KBS 정상화 운동을 함께 했던, 고(故) 김세은 강원대 교수의 말대로 “언제부턴가 언론은 매우 강한 권력이 되어 있고 그렇기 때문에 그에 대한 감시와 비판 역시 언론이 행해야 한다.”10)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언론의 공정성과 시청자의 ‘언론에 대한’ 알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독립되고 적극적인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을 시민에게 돌려줘야 한다. 

 

 

 

 

 

 

 

 

 

 

1) 유현재 서강대 교수, 조수진 장신대 교수, 홍원식 동덕여대 교수

2) 김혜인, <KBS 미디어비평, 시사프로그램 코너로 축소>, 미디어스, 2022. 4.13,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45295

3) KBS 시청자위원회, <전국시청자위원회 회의록>, 42쪽, 2022.3.31.

4) 2016년 <미디어인사이드>가 폐지 위기에 몰리자, 당시 제작진은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을 “시청률이나 비용 등의 경쟁력으로만 평가해 존폐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 그보다 더 중요한 가치인 KBS의 공영성을 대표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라며 폐지를 강력히 반대했다. 어쨌든, <미디어인사이드>는 <미디어포커스>에서 개편되면서 미디어 비평 기능이 축소되고 영향력이 약화돼 왔는데, 이 과정은 결국, 이 프로그램을 폐지하기 위한 전단계처럼 보이게 한다. <저널리즘 토크쇼 J>가 <질문하는 기자들 Q>를 거쳐 결국 프로그램이 폐지됐는데, 그 과정에서 유사한 측면이 있다.

5) 홍원식·김은정, <TV 미디어비평의 어제와 오늘>, 한국언론정보학보, 64, 59-84쪽, 2013.

6) 이기형·황경아, <‘매체비평’의 역할과 명암을 다면적으로 진단하기 KBS 〈저널리즘 토크쇼 J〉의 특성과 성취 그리고 한계를 중심으로>, 한국언론정보학보, 105, 7-65쪽, 2021.

7) 김양순, <그릇된 관행 내치는 ‘언론의 죽비’>, 《신문과방송》, 한국언론진흥재단, 94쪽, 2020년 9월호

8) 노지민, <‘질문하는 기자들 Q’가 던졌어야 하는 질문들>, 미디어오늘, 2021.4.20,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3019

9) Shoemaker, P. & Reese, S. D., <Mediating the message: Theories of influences on mass media content>, 2nd ed., Longman, 1996.

10) 김세은, <한국 언론의 자기 성찰 : 미디어 보도와 비평>, 관훈저널, 131, 133-135쪽,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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