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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월드 와이드] 영국
미디어월드와이드 | 등록일 : 2021-03-09

 


 

중국이 자국 내 BBC 월드 뉴스의 방송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면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영국의 방송통신규제기관인 오프콤(Ofcom)이 중국의 국제 방송사 면허를 박탈한 후 일주일 만에 이뤄진 조치라 언론계에서는 맞대응이 아니냐고 해석하고 있다. 국제뉴스를 두고 영국과 중국이 갈등을 빚게 된 배경을 알아본다.

 

중국에서 BBC 월드 뉴스 ‘방송금지’ 

 

중국의 방송통신 규제당국인 국가라디오텔레비전총국(National Radio and Television Administration)은 베이징 시간으로 12일 자정을 기점으로 BBC 월드 뉴스의 방송을 금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1) BBC 월드 뉴스가 “뉴스가 진실하고 불편부당해야 한다는 원칙을 위배하고 (중국의) 국익과 민족 간 결속(ethnic solidarity)을 해쳤다”는 이유를 들었다.

 

올 초부터 중국의 정부와 방송 조직들은 중국 내 코로나19 대유행 문제와 신장 지역에 거주하는 소수민족 위구르인에 대한 BBC의 보도를 강력하게 비판해 왔다. BBC의 중국 내 코로나19 방역 보도가 지난 1월 29일에 나간 후, 중국 외교부가 직접 나서 BBC가 보도에서 코로나19 대유행과 (중국 국내) 정치를 연관 지어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며 “이념적 편견이 든 전형적인 가짜뉴스”에 대한 “공개 사과”를 요구한 바 있다.2) 

 

이어 2월 2일, BBC가 신장 지역 내 조직적인 성폭행과 고문을 증언하는 위구르 여성들과의 인터뷰를 공개하자 중국의 관영 국제방송사인 CGTN은 그러한 증언들을 “입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BBC가 신장에 대한 거짓을 퍼뜨리는 프로파간다 무기처럼 군다”고 반박 보도를 했다.3)


이처럼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발표된 이번 방송 금지 조치안에서 중국의 규제당국은 방송 금지뿐 아니라 향후 1년간 BBC 월드 뉴스의 방송 면허 신청도 받지 않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 발표가 이뤄진 후, 과거 영국령이었던 홍콩에서 운영되고 있는 RTHK(Radio Television Hong Kong) 역시 평소 오후 11시부터 아침 7시까지 심야시간대에 방송되던 BBC 월드 뉴스의 방송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BBC가 지난 2월 2일에 공개한 위구르 여성과의 인터뷰4) <출처 - BBC 뉴스 화면 갈무리>

 

 

BBC와 외신기자클럽 반응 

 

소식이 전해지자 BBC 측은 반발했다. 특히 팀 데이비(Tim Davie) BBC 사장이 직접 나서 중국 규제 당국의 결정을 비난했다. BBC 공식 트위터 계정에서 데이비 사장은 “언론의 자유는 중요하다”며 이번 조치로 “우리 기자들이 (이러한 일로) 제약을 받고 그들의 업무 영역이 축소되는 문제에 깊은 우려를 표시한다”고 밝혔다.5)


이어 이번 일은 “단순히 중국에서 BBC 방송 뉴스를 금지하는 문제에 대한 것이 아니”라며, 중국을 겨냥해 “(국가들이) 정보 통제를 강화하려 함에 따라 자유미디어(언론)에 대한 위협이 전 세계적으로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 어느 때보다 BBC가 자유롭고 공정한 저널리즘을 수호하기 위해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며 앞으로의 보도에도 변화가 없을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BBC 월드 뉴스가 소속된 중국의 외신기자클럽 역시 트위터 계정을 통해 공개적으로 이번 중국 당국의 결정을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먼저 이들은 이번 방송금지 조치와 관련, “신장을 비롯한 소수민족 지역에 대한 중국 당론을 따르지 않을 경우 제재에 직면할 수 있다”면서 “다른 외신에게도 경고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표시했다.

 

 

BBC 측은 지난 2월 13일, 데이비 사장의 서한을 트위터에 공개했다. <출처 - BBC Press Office 트위터 화면 갈무리>

 

 

이어 “뉴스 기자들은 항상 객관적이고 정확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는 중국당국의 의견에는 동의하지만 좋은 저널리즘을 어떤 정부의 이익이나 이념적 입장, 정책을 지지하는 것으로 정의하려는 시도에 반대한다”며 우회적으로 이번 결정의 정치적 성질을 꼬집었다.

 

영국 규제당국이 시작했다?

 

한편, 이번 사건에 직접 연루된 BBC를 포함해 가디언, 파이낸셜타임스 등의 주요 일간지들은 이번 방송금지 조치의 배경에는 중국 규제당국의 BBC 보도에 대한 불만뿐 아니라 영국 규제당국과 중국 국영방송이 빚은 갈등도 자리한다고 지적한다. 영국의 방송통신규제기구인 오프콤이 지난 2월 4일, 관영 국제방송사인 CGTN의 영국 내 방송 면허를 취소한 것에 대한 “앙갚음”(파이낸셜타임스)6)이나 “보복성 조치”(가디언)7)일 수 있다는 것이다. 

 

CGTV는 중국중앙텔레비전(CCTV) 산하 조직으로 전 세계 백여 개 국가에 중국에 관한 국제 뉴스를 서비스하고 있다. 2003년에 출범, 케냐의 나이로비와 미국의 워싱턴을 거쳐 유럽 지역으로 활동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 2018년 6월에 영국 런던에 지점을 냈다. 이후 영국 내 위성방송사업자인 스카이, 프리뷰 등을 통해 영국뿐 아니라 다른 유럽 지역에도 서비스를 확장해 왔다.

 

하지만 3년이 채 안 돼, 영국의 방송통신규제기관인 오프콤(Ofcom)이 지난 2월 4일에 “이 방송사는 궁극적으로 중국 공산당에 의해 통제되고 있었다”는 결론을 내리고 방송 면허를 박탈하면서 유럽 내 창구가 막힐 위기에 처했다. 8) 영국 방송법은 방송 면허를 보유한 기관이 방송 콘텐츠에 대한 통제권을 갖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오프콤의 조사 결과, CGTN의 영국 내 방송 면허를 보유한 유한회사인 ‘스타차이나미디어(Star China Media)’는 CGTN에서 방영된 콘텐츠에 대한 편집 통제를 실질적으로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CGTN은 다른 회사로 방송 면허를 이전해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오프콤은 “중요한 정보가 신청서에 누락돼 있었고,” 조사 과정에서 “궁극적으로는 (이 방송사가)중국 공산당에 의해 통제되고 있었기 때문에” 받아들이지 않았다.

 

발표 당일, 오프콤 대변인은 “조사 결과, CGTN의 면허가 그 프로그램들에 대한 편집 통제권을 갖지 않은 존재에 쥐어져 있다는 점이 확인됐고,” “이후 오프콤이 수차례 규정을 준수할 기회를 제공했지만 방송사가 이를 실현하지 않았다”며 방송 면허 박탈이라는 파격적인 결정이 내려지게 된 과정을 거듭 설명했다.

 

 

중국 외신기자클럽은 트위터를 통해 중국 당국의 결정을 비판했다. <출처 - 중국 외신기자클럽 트위터 화면 갈무리>

 

 

CGTN, 방송 면허 박탈에 대한 반응

 

CGTN은 오프콤의 결정이 알려진 날, 대변인을 통해 영국의 일간지인 가디언 측에 공식 입장을 전했다.9) 그에 따르면 CGTN의 주주는 중국 정부가 아닌 1958년 설립 이후, 영국의 BBC, 일본의 NHK, 한국의 KBS와 비슷한 지위(status)를 갖고 중국 관영 방송사로 기능해 온 CCTV다. ‘사실상 통제(de facto control)’의 관점에서 보면, (CGTN 내부의) 국제편집위원회가 “독자적인 편집 통제를 행사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 또는 공산당이 통제권을 갖는다는 오프콤의 주장을 거듭 반박했다.

 

대변인은 방송 면허 박탈을 진행한 오프콤에 대해 “2020년 초, 오프콤은 극우단체와 반중(反中) 세력에 의해 조종돼 영국 CGTN의 방송 면허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것”이라며 이번 결정이 정치적으로 이뤄졌다는 의혹을 제시했다. 조사과정에서 CGTN은 “신중하고 협력적인 방식으로 오프콤 측에 상세한 설명을 제공하는 한편, 방송 면허 이전을 제안하며 건설적인 방향으로 해결하려” 했지만 “오프콤은 정치적 성격에 초점을 맞춰 최종 판결을 냈다”는 것이다.

 

이어 가디언 측에 “우리는 CGTN의 텔레비전 뉴스 서비스가 영국 시청자들에게 계속 방송되고 있는 것이 영국의 공익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며 영국 내 방송을 포기하지 않았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외교 갈등으로 번지나

 

이후 일주일 만에 중국의 규제당국이 BBC 월드 뉴스의 중국 내 방송금지 조치를 발표하면서 국제뉴스를 둔 양국 간의 갈등은 최고조에 이르게 됐다. 그런데 가디언은 오프콤의 조사가 CGTN의 방송 면허 박탈 이후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하며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지적했다.

 

CGTN이 영국 규제당국의 조사를 받게 된 계기는 지난해 초, 중국에 억류됐던 기자 출신의 영국인 피터 험프리(Peter Humphrey)가 강제로 자백하는 모습을 방송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10) CGTN은 2013년과 2014년, 험프리가 “개인정보를 불법 입수해 이익을 위해 팔아넘겼다”는 두 건의 보도를 내보냈는데, 두 보도 모두 그가 카메라를 통해 만다린어로 범행을 시인하고 사과하는 장면을 담고 있었다. 이를 확인한 험프리는 직접 오프콤에 연락을 취해 사전 동의 없이 부당하게 녹화가 이뤄졌다며 해당 방송분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당시 CGTN은 “해외 수용자를 위한 공익 차원에서” 보도가 이뤄졌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오프콤은 공정성과 사생활에 대한 방송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결했다.11)


이후 오프콤에는 험프리 사건과 유사한 이유로 CGTN 보도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례가 이어져, 현재 세 건의 보도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오프콤은 방송 면허 박탈과 별개로 이들 사건에 대한 조사를 계속해 문제가 확인되면 추가적으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홍콩 민주화 운동에 대한 CGTN 보도에 대한 조사도 지난해부터 시작해 곧 판결이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정부는 국제뉴스 분쟁과 관련해 BBC에 대한 지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중국 규제당국의 BBC 방송금지 조치가 알려진 후, 도미닉 라브(Dominic Raab) 영국 외무장관은 영국 정부 공식 홈페이지에서 이번 일은 “용납할 수 없는 미디어 자유에 대한 억압”이라고 분명하게 지지 의견을 남기는 한편, 이번 중국 내 BBC 퇴출 결정은 “전 세계의 눈에 중국의 평판만 손상시킬 조치로 보일 것”이라고 평했다.12)


중국과 영국 외교부는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던 홍콩에 새로운 국가보안법이 도입됐을 때부터 관계가 급격하게 냉랭해져 온 터다. 영국 총리가 직접 홍콩인들의 영국 시민권 획득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최근 영국 외교부는 홍콩 민주화 운동을 비롯한 중국 내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도미닉 라브 장관이 신장 문제를 두고 “지독한 학대”라고 비판하자 리우 사이오밍(Liu Xiaoming) 영국 대사가 언급한 신장에 대한 이야기들은 “거짓”이라며 반발한 예가 있다.13) 갈등이 격해지는 양국 관계에서 이번에 잇따라 취해진 국제뉴스 방송 금지 조치가 어떤 여파를 가져올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1) Wintour, P., , The Guardian, 2021.2.11, https://www.theguardian.com/world/2021/feb/11/china-bans-bbc-world-news

2) Xinhua. , Chinadaily, 2021.2.5., https://www.chinadaily.com.cn/a/202102/05/WS601c4a9aa31024ad0baa7575.htmll

3) , CGTN, 2021.2.3, https://news.cgtn.com/news/2021-02-03/BBC-acts-as-a-propaganda-weapon-by-spreading-lies-on-Xinjiang-XzZSBZngiI/index.html

4) Hill, M., Campanale, D., & Gunter, J., <‘Their goal is to destroy everyone’: Uighur camp detainees allege systematic rape>, BBC News, 2021.2.2, https://www.bbc.com/news/world-asia-china-55794071

5) BBC Press Office, 2021.2.13, https://twitter.com/bbcpress/status/1360544942003789830 

6) , Financial Times, https://www.ft.com/content/5585eb6a-8043-4e82-b7b5-36b69788a873

7) Blackall, M., , The Guardian, 2021.2.13, https://www.theguardian.com/media/2021/feb/13/bbc-boss-hits-back-at-china-over-ban-on-world-news-service

8) Hern, A., , The Guardian, 2021.2.4, https://www.theguardian.com/world/2021/feb/04/chinese-news-network-cgtn-loses-uk-licence-after-ofcom-ruling

9) 위의 기사

10) Hern, A., , The Guardian, 2020.7.6, https://www.theguardian.com/media/2020/jul/06/uk-based-chinese-news-network-cgtn-faces-possible-ban

11) , BBC News, 2020.7.6, https://www.bbc.com/news/entertainment-arts-53308057

12) , GOV.UK, 2021.2.11, https://www.gov.uk/government/news/foreign-secretary-statement-on-chinas-decision-to-ban-bbc-world

13) Giles, C., , BBC News, 2020.7.20, https://www.bbc.com/news/world-asia-48868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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