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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과 제1야당의 대선 후보가 정해진 지금. 누가 과연 대통령이 될지 국민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질 것이다. 그간의 언론 보도를 통해 이를 예측할 수 있을까.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제공하는 기사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 빅카인즈(https://www.bigkinds.or.kr)1)를 활용해 내년 대선 결과를 점쳐봤다. 편집자 주
2022년 3월 9일,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을 뽑는다. 본 글을 쓰는 시점(2021년 11월 14일)으로부터 4개월가량 남았고, 출판되는 시점(12월)으로부턴 약 3개월 남았을 터다.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는 지난달 10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다. 제1야당 국민의힘은 11월 5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대선 후보로 확정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1월 4일,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10월 12일 각 당의 대통령 후보로 확정됐다. 필자가 대선과 관련해 지금 가장 궁금한 점은 뭐니 뭐니 해도 결국 ‘누가 될 것이냐’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뉴스 빅데이터 시스템 ‘빅카인즈’를 활용해 답을 찾아보고자 했다.
계획은 이렇다. 빅카인즈는 1990년 1월 1일 자부터 최근 기사까지 수록하고 있는데, 그 기간에 제14대(선거일 1992년 12월 18일)부터 제19대 대선까지 치러졌다. 지난 대선에 대해선 언론이 선거 전에 후보에 대해 무슨 기사를 얼마나 썼고, 결국 어떤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는지 등을 이미 알고 있다. 제20대 대선에 대해선 미래의 결과는 모르지만 현재 시점(선거일 4개월가량 전 시점)까지 기사는 알 수 있다. 따라서 제14~19대 대선 선거일 4개월가량 전 시점의 기사들을 살펴보고, 선거 날 결국 대통령이 되는 후보자에 대한 보도에는 어떤 공통된 특징이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만약 그런 특징이란 게 있다면 제20대 대통령 후보 가운데 같은 특징을 보이는 이가 그래도 당선에 한 발 더 가까이 서 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과거 뉴스 데이터를 분석해 미래 대통령을 실제 알아맞힐 수 있으리라고 경솔한 생각을 품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정말 당선자를 맞추는 게 목표라면 투표일 유권자의 행동(투표)을 예측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최선이다. 그에 보다 직접적인 데이터라면 유권자 대상 여론조사나 정치 성향 분포에 대한 조사, SNS나 뉴스 댓글 등이다. 이런 데이터를 이용한 예측 시도나 연구 등도 이미 많이 있었다. 본 글의 주목적은 실제 예측보단 제20대 대선을 빅카인즈란 렌즈로 들여다보는 데 있다는 점을 미리 밝혀 두고자 한다.
투표율과 당선의 관계
제14~20대 7개 대선에 대한 주요 정보와 대선별로 언제부터 언제까지 뉴스를 조사했는지 등에 대한 정보는 [표 1]과 같다. 투표일 4개월 전 시점, 각 후보를 뉴스 매체가 어떻게 다뤘는지 파악하기 위해 이전 얼마 동안의 뉴스를 수집하는 게 적절한가에 대해 분명한 답을 내리긴 어려웠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 적합도에 대한 여론 조사는 일찌감치 2018년 6월 18일부터 시작했다. 그 정도로 자신을 차기 대권 주자라 생각하는 이들의 평판 관리도 빨리 시작된다. 투표일로부터 3년 전 뉴스라 해도 무관하다고 하긴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임의긴 하지만 후보자의 출마 선언일을 수집 시점으로 참조했다. 이재명 후보는 7월 1일, 윤석열 후보는 6월 29일이었다. 편의상 개월 단위로 끊어 투표일 8개월 전(7월 9일)부터 4개월 전(11월 9일) 사이 4개월 치 뉴스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이를 기준으로 이전 대선도 똑같이 투표일 4개월 전~8개월 전 뉴스를 대상으로 삼았다. 예외가 하나 있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하며 치러진 제19대 대선이다. 급작스럽게 이뤄진 대선인 만큼 수집 기간(4개월)은 동일하게 하되 기간은 5개월 전(2016년 12월 9일)부터 1개월 전(2017년 4월 9일)으로 설정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민주당 경선에서 후보로 확정되며 유력 주자의 윤곽이 드러난 날짜(4월 3일)가 투표 약 1개월 전으로서 다른 대선의 조건과 얼추 비슷하다. 조사 대상 뉴스 매체는 모든 대선에 동일한 조건을 유지하기 위해 전체 수집 대상 기간 동안 수록 뉴스 누락이 없는 중앙일간지 경향신문, 국민일보, 동아일보, 문화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등 9개로 했다. 매체의 정치 지향까지 안배하자면 보다 치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겠으나 진보, 보수, 중도 등에 비교적 고루 분포하고 있다고 봤다.

누가 당선될 것이냐를 논하기에 앞서 먼저 투표율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투표율은 대선 후보에 대한 뉴스가 많았던 선거엔 높고, 적었던 선거엔 낮으리라고 생각하는 게 우선 자연스럽다. [그림 1]은 기사 비중과 투표율에 대한 산점도다. X축은 기사 비중인데 조사 기간 동안 대상 9개 매체의 전체 기사 수 대비 대선 후보자에 대한(이름 기준 검색) 기사 수의 비율이다. 군소 후보까지 포함할 필요는 없다고 보고 5% 이상 득표한 후보자의 기사 수만 검색했다. 보다시피 둘 사이에 뚜렷한 관계가 있지 않다. 김영삼 대통령이 당선한 제14대 대선은 후보들에 대한 기사 비중이 가장 낮았지만 투표율은 81.9%로 가장 높았다.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한 제17대 대선은 기사 비중이 6.3% 정도로 전체 대선 가운데 중간이었는데 투표율은 63%로 가장 낮았다. 이를 통해 후보에 대한 기사 비중만으로는 유권자의 투표 열기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올해 경우 후보자(이재명, 윤석열, 안철수, 심상정으로 검색)에 대한 각종 기사가 이례적일 정도로 쏟아지고 있다. 지난 대선의 경우 후보에 대한 기사 비중 평균은 6%였다. 그런데 올해 경우 무려 11.4%로 두 배 가까이 높다. 지난 대선에서 가장 높았던 시기는 김대중 후보와 이회창 후보가 맞붙었던 제15대 대선으로 기사 비중은 8.1%였다.
기사량 많을수록 당선 가능성 대체로 커
다음으로 후보자별 기사 수를 보자. 보통 뉴스에 이름을 많이 올릴수록 대중의 눈과 귀에 많이 노출되기도 하거니와 보다 주목받는 인물이란 뜻이니 당선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표 2]를 보면 실제 그런 경향이 보인다. 당선자가 차점자에 비해 기사 수가 많다. 제19대 대선 경우 당선자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기사 수는 차점자인 홍준표 후보보다 다섯 배가 넘는다.
하지만 예외가 한 번 있었다. 김대중 후보와 이회창 후보가 맞붙었던 제15대 대선이다. 당선자 김대중 후보에 대한 기사가 이회창 후보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떨어진 이 후보의 기사가 훨씬 많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림 2] 빅카인즈에서 각 후보의 기사로 그린 말구름(워드클라우드)을 보자. 이회창 후보 쪽이 더 다채롭다. 당시 신한국당 경선 결과에 불복, 탈당해 무소속 후보로 출마한 이인제 후보를 비롯해 이전 대선에서 개인기로 6.4%를 득표했다가 당시 신한국당에 전격 입당한 박찬종, 신한국당 내 ‘반 이회창 연대’를 구성했던 이수성 전 국무총리, 김영삼 대통령 등이 다양하게 등장한다. 반면 김대중의 말구름은 단조롭다. 소속 정당인 국민회의가 큼지막하게 자리 잡고 있으며 DJP연합을 이룬 자유민주연합(자민련) 김종필 총재가 두드러질 뿐이다. 심지어 김대중 말구름 속에도 이회창이 주요 단어로 등장한다. 이회창 후보가 많은 언론 노출에도 불구하고 낙선한 이유는 많은 뉴스가 마냥 그에게 이롭지만은 않았던 이유가 작동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림 2]로 짐작할 수 있듯이 뉴스의 상당수는 보수 세력의 분열 양상에 대한 내용이었다.


[그림 2] 15대 김대중 후보와 이회창 후보의 말구름
제15대 대선 투표일 직전까지 뉴스(투표 8개월 전~전날)로 확대하면 차이는 준다. 이회창 등장 기사 수는 1만 6,639개, 김대중 등장 기사 수는 1만 2,079개이다. 그래도 이회창 후보가 더 많다. 하지만 전체 기간에도 많은 뉴스가 이회창 후보에게 이로운 것만은 아니었다. 대표 사례로 ‘병풍 사건’을 들 수 있다. 이 후보 아들에 대한 병역비리 의혹이 언론에 크게 부각된 것이다(하지만 뒤에 불법적인 군 면제를 받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고 의혹을 제기한 이들은 처벌받았다). 병풍 사건이 다른 경우에 비해 도드라지는 면이 있다고 할 순 있겠지만, 큰 선거를 앞두고 후보나 가족의 흠에 대한 의혹 제기는 흔한 일이긴 하다. 김대중 후보 역시 정치 자금에 대한 집요한 공격을 받았다.
또 다른 특징은 추이다. 비록 전체 숫자는 이회창 후보가 많았지만 투표일 직전까지 기사 수 증감의 추세선을 그려보면[그림 3] 김대중 후보 쪽이 더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었다. 이런 상승세가 오히려 당선 여부에 더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제15대만 유독 떨어진 후보에 대한 뉴스가 더 많았던 이유와 관련해 추가로 주목할 지점은 김대중 후보와 이회창 후보의 표 차이가 크지 않은 박빙의 대결이었단 점이다. 이 후보는 김대중 대통령보다 39만 표를 덜 받았을 뿐이었다. 1.6%포인트 차이로서 제14~19대 선거 가운데 가장 작은 차이였다.
올해 경우 이재명 후보에 대한 기사는 1만 5,362개, 윤석열 후보에 대한 기사는 1만4,267개였다. 근소한 차이로 이재명 후보가 앞서 있다. 기사 내용에 대해선 양쪽 모두 후보에 이로울 것과 해로울 것이 뒤섞여 있어 특별히 어느 한쪽이 불리하다고 보긴 어렵다. 추세도 이재명 후보의 상승세가 뚜렷하지만 8개월 전~4개월 전의 추세이므로 예단하긴 이르다고 할 수도 있다.
기사 내용과 당선 연관성
기사량 아닌 내용 측면에선 어떨까? 빅카인즈는 방대한 뉴스 텍스트를 요약하는 방법으로 관계도 분석과 연관어 분석(말구름) 두 가지를 제공하고 있다. 우선 관계도의 경우 다각도로 검토했지만, 당선자와 낙선자 사이 일관된 차이를 발견하기 어려웠다. 후보자와 연결되는 주요 노드, 부정적 이슈 노드의 존재 여부(거의 나타나지 않음), 경쟁 후보 노드의 크기, 언론사 노드의 양상 등을 살펴봤지만 당선자의 일관된 특징이라 할 만한 것은 보이지 않았다. 다만, 제20대 이재명, 윤석열 후보 관계도 경우 이전 선거와 다른 특징이 있어 특기할 만하다. 대선을 앞두고 후보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정치 공방을 벌이는 것은 상수이지만 관계도에 관련 키워드가 노드로 나타난 경우는 이전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 선거 경우 ‘대장동’이 양쪽 후보 모두의 관계도에 노드로 찍힐 정도로 크게 나타나고 있다. 대장동은 경기도 성남 판교신도시 대장동 도시 개발 사업과 관련 개발이익금 일부가 부정한 방법으로 법조, 정치계 등의 고위층 주머니로 들어간 것 아니냐는 의혹과 관련된 키워드로 보는 것이 옳다. 이재명 후보는 당시 성남시장이었으며, 윤석열 후보는 문제에 연루된 부산저축은행 관련 봐주기 수사 의혹 등을 받고 있다. 대선 후보에 대한 검증은 마땅히 철저하게 이뤄져야 하므로 해당 키워드가 부각되는 것을 나쁘게 볼 일만은 아니다. 그러나 이전 대선과 유달리 투기 부정부패 관련 키워드가 관계도에 박힌 상황에 대해 후보자는 스스로 돌아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
말구름 경우 당선자와 낙선자 사이 구분되는 두 가지 특징을 볼 수 있다. 하나는 상대 후보 이름 키워드의 비중이다. 낙선자 말구름 경우 경쟁자인 상대 후보의 이름이 보다 크게 나타났다. 예컨대 박근혜 후보가 당선한 제18대 대선의 경우, 박근혜 후보의 말구름에서 ‘문재인’의 크기는 문재인 후보 말구름의 ‘박근혜’ 크기보다 작았다. 상대의 이름을 빌려 본인이 설명되는 경우가 크다는 것은 이슈 경쟁에서 끌려간다는 의미로 볼 여지가 있다. 다음 특징은 낙선자 말구름에서 부정적 키워드가 크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노무현 후보와 이회창 후보가 경쟁한 제16대 대선의 경우, 각 후보자의 말구름에 등장한 경쟁 상대의 이름의 크기는 비슷했지만, 이회창 후보 경우 ‘정치공작’, ‘병역비리 의혹’, ‘김대업씨’ 등 본인에게 불리한 키워드가 다수 등장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번 대선의 경우 말구름은 윤석열 후보의 우세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그림 5] 우선 상대 후보 이름 키워드의 크기 측면에서 이재명 말구름에서 ‘윤석열’의 크기가 윤석열 말구름에서 ‘이재명’의 크기보다 크다. 그리고 부정적 키워드 비중 측면에서 보았을 때 윤석열 후보 경우 ‘고발 사주’, ‘정치공작’ 둘 정도를 꼽을 수 있는 반면, 이재명 후보 경우 ‘대장동’, ‘대장동 게이트’,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화천대유’ 등 더 많이 포진해 있다. 다만, 윤석열 후보 경우 이전 대선의 모든 후보와 구분되는 독특한 점이 있는데 ‘검찰총장’이란 단 하나의 단어가 유독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종합해 보면 지난 제14~19대 대선 경우 투표일 4개월 전 빅카인즈 뉴스 데이터를 검토해 보았을 때, 기사량에서 앞선 후보, 말구름에서 상대 영역을 크게 차지하거나 부정 키워드가 덜한 후보가 결국 당선을 차지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번 제20대 대선 경우 기사량 측면에서 이재명 후보가 앞서고, 말구름 측면에서 윤석열 후보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 빅카인즈는 1990년 1월 1일부터 기사 작성 시점(2021년 11월 19일)까지 54개 매체의 7,360만 2,193건의 기사를 수집·공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