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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개최된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우리나라에서 열린 다른 어떤 국제 행사보다 유독 언론의 큰 관심을 받았다. 제25회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의 언론 보도 양상을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뉴스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빅카인즈를 통해 알아본다. 편집자 주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이하 잼버리)는 세계스카우트연맹이 4년마다 개최하는 청소년 야영 축제 활동이다. 제1회 잼버리는 스카우트 운동의 창시자 로버트 베이든파월(Robert Baden-Powell)에 의해 1920년 영국에서 열렸다. 제25회 잼버리는 세계 4만 3,000여 명의 스카우트 대원이 참여한 가운데 전라북도 부안군 새만금에서 2023년 8월 1일부터 12일까지 열렸다. 개영 전의 기대와 달리 새만금 잼버리는 부실한 준비, 기후변화로 악화한 더위와 태풍 등 기상 여건, 운영 미숙 등으로 인한 파행과 논란에 곤혹을 당했다. 언론은 새만금 잼버리를 어떻게 보도했는지 데이터를 통해 살펴봤다.
새만금 잼버리는 한국에서 열린 첫 잼버리가 아니다. 1991년에 제17회 고성 잼버리가 이미 열린 바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기사 데이터베이스 빅카인즈를 활용해 고성 잼버리와 새만금 잼버리의 보도 비중을 비교해 봤다. 빅카인즈는 가장 오랜 경우 1990년 1월 1일 기사부터 담고 있는데, 당시부터 지금까지 모든 기사가 수록된 중앙일간지는 경향신문, 국민일보, 동아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등 8개 매체다. 고성 잼버리는 1991년 8월 8일부터 16일까지 열렸다. 빅카인즈에 등록된 해당 기간 8개 매체가 생산한 전체 기사 수는 총 5,361개인데, 그 가운데 고성 잼버리 관련 기사(‘잼버리’란 열쇳말이 들어간 기사)는 77개였다. 비율을 계산하면 약 1.4%다. 한편 새만금 잼버리가 열린 2023년 8월 1~12일 8개 매체의 기사 수는 총 2만 414개였다. 이 가운데 ‘잼버리’ 기사는 2,032개였다. 비율은 10.0%로, 해당 기간 동안 기사 열 개 가운데 하나는 잼버리 관련 기사였던 것이다. 이는 고성 잼버리와 비교하면 7배가 넘는 비율이다.[그림 1]
고성 잼버리는 국제 행사지만 큰 논란은 없었던 행사다. 새만금 잼버리와 비슷하게 논란이 있었던 행사와 비교하면 어떨까. 논란이 있었던 비교적 최근 국제 행사로는 2014 인천아시안게임이 꼽힌다. 서울신문은 당시 아시안게임에 대해 “7년 전 유치가 확정됐는데도 허술한 준비와 운영으로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아시안게임의 당시 기사 비중을 새만금 잼버리와 마찬가지 방법으로 계산하면 그 비율은 5.1%로, 절반 수준이다. 각종 경기가 펼쳐지는 국제 스포츠 행사의 기사 수가 잼버리에 비하면 많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잼버리 관련 기사 수는 이례적이다.
새만금 잼버리 일자별 기사 수를 보면 [그림 2]와 같다. 본 글 작성을 위해 기사를 분석한 시점(9월 16일) 이전 2개월치 기사를 대상으로 일별 기사 수를 빅카인즈에서 그렸다. [그림 2]의 최초 시점에 잼버리는 별다른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했음을 알 수 있는데, 새만금이 잼버리 개최지로 확정된 2017년부터 [그림 2] 이전까지도 잼버리 기사 숫자는 미미했다. 개최 뒤 논란이 발생하기 이전에 준비 상황에 대해 어떤 언론이 주목해 문제를 고발하고, 다른 언론들이 후속 보도를 받쳐주었다면 기사 수 차트의 양상은 달랐을 수 있다. 지역 매체(빅카인즈에 수록된 전라북도 지역 매체로는 전북일보와 전북도민일보가 있다)의 보도 양상도 다른 매체와 큰 차이는 없었다.
[그림 2]를 보면 3개의 고점이 두드러진다. 가장 보도가 많았던 날은 8월 7일이다. 세계스카우트연맹이 태풍 ‘카눈’의 북상으로 참가자 전원 조기 철수를 결정한 날이다. 이날 이후 나흘에 걸쳐 부실에 대한 책임, 여파, 비상대책 등에 대한 각종 기사가 쏟아졌다. 다음으로 높은 봉우리를 이뤘던 시기는 8월 4일이다. 온열질환자가 속출하면서 영국이 퇴소를 결정하고 외신 보도가 나오는 가운데 중앙정부가 행사를 직접 챙기겠다고 발표한 날이다. 세 번째 고점은 8월 14일인데, 이날은 잼버리가 이미 종료(8월 12일)한 뒤 월요일이었다. 당시 보도를 보면 <‘논란의 잼버리’ 끝, 여야 공방 시작>(OBS), <끝나지 않은 잼버리…정치권 ‘네 탓 공방’ 2라운드>(내일신문) 등 대회 자체와는 거리가 먼, 파행에 대한 책임을 놓고 펼쳐진 정치 공방을 다루는 뉴스가 중심이었다. 또한 이례적으로 잼버리가 끝나고 18일이 지난 8월 30일에도 보도량이 증가했는데, 공동조직위원장 가운데 한 명인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처음으로 부실 운영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한 날이다.
정치 이슈에 가까웠던 잼버리 뉴스
두 달의 분석 대상 기간 동안 잼버리 관련 뉴스는 총 1만 2,619개(‘분석 제외’ 기사 제외)였다. 이들의 뉴스 분류별 건수를 보면 ‘정치’ 뉴스가 4,277개(33.9%)로 가장 많았다. ‘지역’은 3,849개(30.5%), ‘사회’는 2,991개(23.7%)에 머물렀다. 뉴스 분류상으로 보면 새만금 잼버리는 정치 이슈에 가장 가까웠던 셈이다.
빅카인즈가 제공하는 관계도 분석(뉴스 텍스트를 네트워크 형태로 표현)과 연관어 분석(말구름 형태로 표현)을 통해 뉴스 내용을 살펴보았다. 전체 1만 2,619개 기사에 대한 관계도 분석 결과(가중치 7 이상)는 [그림 3]과 같다.
관계도는 단어 단위로 노드를 그리고 연결 관계를 표시하는데 중요 키워드일수록 크게 표현되며, 색깔로 ‘인물’(노란색), ‘장소’(청록색), ‘기관’(파란색), ‘키워드’(빨간색)를 분류한다. 우선 ‘인물’을 보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윤석열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비슷한 비중으로 함께 나타난 것도 특징이다. 새만금 잼버리는 여러 정부에 걸쳐 있는 사안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힘을 실어 유치전을 펼쳤고, 문재인 전 대통령이 바통을 이어받아 지원한 끝에 2017년 개최지 선정에 성공했다. 그리고 스카우트 대원 출신 첫 대통령이라는 윤 대통령 임기 중에 열렸다. ‘장소’ 측면에서는 조기 철수를 결정한 미국, 영국 외에 스위스가 눈에 띈다. 8월 9일 스위스 대원이 탄 버스가 추돌 사고를 당한 뉴스 탓으로 보인다. ‘기관’과 ‘키워드’ 면에서 별다른 특징은 보이지 않는다.
[그림 4]는 1만 2,619개 기사에 대한 연관어 분석 결과고, [표 1]은 상위 단어 20개의 데이터(가중치가 높은 단어일수록 그림에서 크게 표시)다. ‘새만금’, ‘대원들’ 등 예상 가능한 단어를 제외하고 보면 조기 퇴영의 직접 원인이 된 ‘태풍 카눈’이 5위, ‘온열질환자’가 9위, ‘감사원’이 10위, ‘민주당’이 15위, ‘한덕수 국무총리’가 16위, ‘K팝 콘서트’가 19위인 점 등이 눈에 들어온다.
전체 텍스트를 보다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추가적으로 토픽모델링 분석을 실시했다. 토픽모델링은 대상 텍스트를 단어 단위로 나눈 뒤 문서별 단어의 분포 데이터를 바탕으로 텍스트 전체를 아우르는 토픽의 분포를 추정하는 기계학습 텍스트 분석 방법이다. 이때 토픽의 숫자는 임의로 설정할 수 있는데, 크게 통계값을 바탕으로 설정하는 방법과 분석자가 텍스트를 잘 해석한 숫자로 결정하는 방법 등 두 가지가 있다. 본 분석에서는 여러 개의 토픽 모델을 도출한 뒤 서로 비교해 필자가 해석에 유용한 적절한 토픽 수(16개)를 결정하는 후자를 택했다. 모델링은 흔히 쓰이는 잠재 디리클레 할당(LDA)1)을 구현한 파이썬(Python)의 젠심(Gensim) 라이브러리를 활용했다.
전북 매체 보도 비중 높아
[그림 5]는 최종 결정한 16개 토픽을 표현한 그래프고, [표 2]는 각 토픽을 구성하는 단어와 필자가 부여한 토픽의 이름이다. 그래프에서 원의 크기가 클수록 해당 토픽이 전체 텍스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의미고, 거리가 가까울수록 의미상 서로 가까운 토픽이란 뜻이다.
우선 8번(잼버리 대원), 14번(대통령-정치), 15번(잼버리 일반) 등 3개 큰 토픽이 서로 떨어진 지점에 자리 잡고 3대 축 역할을 하고 있다. 중앙 하단의 ‘잼버리 일반’(15) 주변을 보면 13번(사건), 1번(안전 대책), 5번(온열질환) 토픽이 한 진영을 이룬다. ‘온열질환’ 토픽은 동시에 8번(잼버리 대원)과도 연결되는 징검다리 토픽이다.
‘잼버리 대원’(8) 주변으로는 16번(총리), 9번(체험 행사), 10번(K팝 콘서트)이 가깝게 자리하고 있다. 한편 반대쪽 14번(대통령-정치)과 ‘잼버리 일반’(15) 사이에는 11번(전북-예산) 토픽이 상당한 비중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로부터 7번(잼버리 유치), 4번(앵커 멘트), 2번(대통령-행정부), 3번(전북-전주)이 순서대로 이어진다. 6번(기업 후원)과 12번(지원 프로그램)은 따로 떨어져 이야기가 나온 토픽들이다.
이어서 전체 텍스트를 매체별로 쪼개서 살펴보았다. 우선 [표 3]은 잼버리 기사 보도 비중을 매체별로 정리한 것이다. 7월 16일~9월 16일 기간 동안 해당 매체가 생산한 ‘전체 기사’ 대비 ‘잼버리 기사’의 비중을 표시하고 내림차순으로 정렬했다. 전북 지역 매체가 뚜렷하게 높은 비중으로 보도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어서 전체 뉴스 생산량 자체가 많은 매체(YTN, 세계일보)가 이어지는데, 이들 아래를 보면 진보 성향 매체(한겨레, 경향신문)가 보수 성향 매체(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보다 잼버리 이슈를 비중 있게 보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체별 연관어 분석(주요 단어를 가중치 순으로 말구름 그리기)을 수행하고, 일반적인 단어(‘전북’, ‘새만금’, ‘대원’ 등과 같은 단어)는 거른 뒤 매체별 특징을 추리면 다음과 같다. 잼버리 이슈를 가장 열띠게 보도한 전북일보의 경우 다른 매체에서 찾아볼 수 없는 ‘새만금 SOC 예산’이란 단어가 4위에 오른 게 특징이다. 이 매체에게 예민한 이슈로 보인다.
조선일보는 예외적인 단어가 눈에 띄지는 않으며, ‘윤석열 대통령’이 7위, ‘태풍 카눈’이 10위에 오르고 다른 매체에 많이 보이는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보이지 않는 점 정도가 구분된다. 한겨레의 경우 ‘윤석열 대통령’이 8위, ‘김현숙 장관’이 12위에 올랐으며 19위에 ‘국격’이 나타난 점이 특색 있다. 경향신문은 ‘한덕수 국무총리’(6위)가 ‘윤석열 대통령’(10위)보다 높은 점이 눈에 띄며, ‘K팝 콘서트’를 9위로
비중 있게 다룬 점이 앞의 셋과 다르다. 이는 중앙일보도 마찬가지여서 ‘K팝 콘서트’를 11위로 중요하게 다뤘고, ‘화장실’이 12위로 두드러지는 점도 독특하다. 동아일보는 ‘K팝 콘서트’를 6위로 더 주요하게 다뤘으며, 다른 매체에서 볼 수 없는 ‘현대자동차그룹’이 20위에 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