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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한국 언론의 전쟁 보도, 주요 키워드는?
커버스토리 | 등록일 : 2026-04-24

시대의 흐름에 따라 전쟁의 양상이 변하며 관련 보도도 달라졌다. 우리 언론은 1990년 이후 일어난 전쟁의 어떤 면에 집중했고 취재 방식은 어떻게 진화했을까. 한국언론진흥재단 뉴스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빅카인즈1)를 통해 전쟁 보도의 특징을 분석했다. 편집자 주


한국언론진흥재단 뉴스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빅카인즈가 제공하는 기사를 바탕으로 1990년부터 36년간 주요 전쟁의 보도 텍스트를 분석한 결과, 두드러진 특징은 한국 언론에서 전쟁 기사가 ‘전장 중심’에서 ‘경제 중심’으로 무게가 급격하게 이동했다는 점이다. 이 글은 토픽모델링에 기반한 전쟁 보도의 흐름과 아울러 외신 인용 패턴, 현장 취재 비중 등을 정량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요약했다.


1990년 이후 주요 전쟁과 한국 언론의 보도량


빅카인즈가 기사를 수록하기 시작한 1990년 이후 한국 언론에서 주요 사건으로 다뤄진 전쟁 기사 비중은 전쟁의 의미나 인도주의적 참상보다 한국과의 이해관계가 직결됐는지에 좌우되는 경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표 1]은 주요 전쟁의 특징과 빅카인즈 내 해당 전쟁의 기사 비중을 정리한 것이다. 전쟁 기사는 검색식과 결과를 대조하면서 해당 전쟁과 유관한 기사들을 넓게 포괄하도록 조정했고, 검색 기간은 가장 최근의 미국, 이스라엘 대 이란 전쟁의 검색 기간인 40일과 동일하도록 다른 전쟁도 발발 뒤 40일 기간의 기사를 수집했다. 2010년 시리아 내전과 최근 미국·이스라엘-이란전(이하 이란전)의 차이를 보자. 시리아 내전은 ‘아랍의 봄’에서 촉발됐으며 60만 명에 이르는 사망자와 600만 명 넘는 난민을 낳았지만, 해당 시기 전체 기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17%에 불과하다. 반면 이란전은 6.71%로 40배가량 높았다.





전체적으로 최근의 이란전이 가장 큰 비중으로 다뤄진 전쟁이었고 걸프 전쟁(4.24%), 아프가니스탄 전쟁(3.66%),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하 러우전, 1.26%),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후 가자전, 0.43%)순으로 나타났다. 비중상 제외했지만 최악의 인종 청소를 불러온 유고슬라비아 전쟁(1991)도 있었다.


토픽모델링: 30년간 프레임의 이동


각 전쟁의 빅카인즈 기사 데이터로 LDA 토픽모델링을 수행했다. 최적 토픽 수는 혼란도(Perplexity)와 응집도(Coherence) 점수를 함께 고려해 결정했다(걸프전 7개·이라크전 5개·러우전 8개·이란전 9개). 뚜렷한 추세는 ‘전쟁 당사국’ 토픽의 점진적 소멸이다. 걸프전에서 절반(48.0%)을 차지하던 이 토픽은 이라크전 27.9%, 러우전 19.5%로 줄다가 이란전에서는 독립 토픽으로 도출되지 않았다.[표 2] 대신 ‘시장·유가’(24.7%)가 1위를 차지했다. ‘누가 왜 싸우는가’보다 ‘이 전쟁으로 유가가 어떻게 되고 주식시장에 무슨 영향이 있을지’가 보도 중심이 됐다.





이란전에는 이 외에도 ‘호르무즈 원유 봉쇄’나 ‘휘발유 가격’처럼 경제와 관련된 토픽이 많았다. 이러한 경제 토픽 합산 비중을 살펴보면, 걸프전 13.1%→이라크전 14.4%→러우전 43.0%→이란전 46.3%로 폭증했다. 러우전이 분기점이다.[표 3] 이라크전 5분의 1을 점유한 ‘한국군 파병’ 토픽(21.4%)은 당시 파병을 두고 정부와 시민사회 사이 있었던 갈등 규모를 보여준다. 동시에 당시 상당한 비중으로 정점을 찍은 반전(anti-war) 토픽(10.5%)이 2022년 러우 전쟁에선 5.6%로 줄고, 이란전에는 사라진 점도 주목된다. 2026년 이란전의 ‘AI와 앵커’ 토픽(10.4%)과 ‘전쟁 무기’(8.5%) 토픽도 주목할 만하다. 전자는 근래 영역을 가리지 않는 인공지능 이슈의 영향력을, 후자는 한국 전쟁 보도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무기 쇼케이스’식 보도2)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한국 언론은 어떤 외신을 주로 인용했나


외신 의존은 한국 국제 보도의 고질적 문제로 반복 지적된다. 《신문과방송》3)은 우크라이나 전쟁 보도에서 직접 취재보다 외신 기사에 의존하는 문제를 명시적으로 짚었다. 폭스뉴스가 본격 보도를 시작한 뒤 발발한 4개 전쟁을 대상으로 해당 뉴스 매체가 등장한 한국 기사의 비중을 살펴봤다. 미국 매체 의존([표 4]의 CNN·폭스뉴스· 뉴욕타임스)이 강해지고 있다. 이라크전 때 65%가량이던 것이 상향하여 최근 이란전에는 80%에 가까워졌다. 반면 독립적 중동의 목소리로 평가받는 알자지라 인용은 감소했고, 영국 매체 인용 역시 그렇다.





미국 매체 가운데 뉴욕타임스가 CNN과 순위를 바꾸며 독보적인 인용 비중을 기록했다. ‘가짜뉴스’가 범람하는 근래 미디어 환경 속에 신뢰할 만한 소수 매체로 인용을 집중하는 경향이 반영된 결과가 아닐까 싶다. 반면, 동시에 폭스뉴스 비중이 크게 증가한 점도 눈에 띈다.


부족한 현장 기사, 관심은 유지


“전쟁 지역에 상주하거나 장기 취재할 인력·예산이 부족하다”4)는 구조적 한계 속에, 한국 언론은 주요 전쟁에 대한 현장 취재가 부족하다는 점도 주로 지적 받아왔다. 데이터로 그 경향을 가늠하고자 (‘현장’ OR ‘르포’ OR ‘특파원’) 키워드가 들어간 전쟁 기사 비율을 살펴봤다.[표 5] 물론 이 경우 전쟁 현장과 무관하게 영향이 미친 국내 어떤 현장의 기사 등도 혼입되므로, 단지 비중의 변화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간접적인 참고 수치 정도로 보는 것이 옳다.





앞서 3개 전쟁의 비중은 12% 안팎을 오갔다. 최근 이란전에서 다소 상승한 점이 눈에 띈다. 심하게 감소하지 않은 점은 현장 기사에 대한 관심과 중요도가 유지됐다는 점, 반면 크게 늘지도 않았다는 점은 현장 기사 부족 문제가 여전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1) https://www.bigkinds.or.kr

2) 박채린, <이란 전쟁 보도…‘누가 이겼나’가 ‘누가 죽었나’보다 10배 많아>, 뉴스어디, 2026.4.3, https://newswhere.org/news/report/3065

3) 임영호, <우크라이나 전쟁 보도로 드러난 외신 기사의 문제점>, 《신문과방송》 2022년 4월호

4) 임영호, <우크라이나 전쟁 보도로 드러난 외신 기사의 문제점>, 《신문과방송》 2022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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