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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발표 이후 국민은 그 어느 때보다 뉴스에 촉각을 세웠다. 이번 사태에 대한 우리 언론의 보도 양상은 어떠했는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뉴스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빅카인즈를 통해 확인해 본다. 편집자 주
윤석열 전 대통령에 의한 ‘12·3 계엄’은 1990년 이후 현재까지 이슈 가운데 가장 강렬했던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뉴스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빅카인즈’를 통한 검토에선 그렇다. 빅카인즈는 1990년 이후 뉴스를 수록하고 있으며, 현재 한국의 주요 방송과 신문을 포함한 104개 매체의 기사 텍스트를 집적하고 있다. 효율적인 검토를 위해 챗GPT의 도움을 받아 1990년 이후 발생한 한국의 주요 이슈를 선별한 뒤, 빅카인즈상 각 이슈의 비중을 구했다. 즉 빅카인즈 검색을 통해 해당 뉴스의 숫자(중복기사 제외)를 같은 시기 생산된 전체 뉴스 숫자로 나눈 비율을 구해 보았다. 그 결과는 [표 1]과 같다.

덧붙여, 지난 30여 년 동안 빅카인즈가 수록하는 매체 종류는 달라졌지만, ‘(해당 이슈 뉴스)/(전체 수록 뉴스)’란 일관된 비율을 비교한다면 방법에 큰 무리는 없으리라 보았다. 또 특정 대상 시기는 해당 이슈 발생 시점의 충격이 뉴스에 반영될 적절한 시점을 기준으로 잡았다. 예컨대 12·3 계엄의 경우 2024년 12월 3일 밤 11시경에 발표됐는데, 앞선 일들로 뉴스가 이미 찬 12월 3일 치 뉴스를 포함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각 이슈마다 이런 식으로 해당 뉴스 임팩트를 반영할 날짜들로 골랐다.
그 결과 이번 계엄은 대상 기간 뉴스의 35.03%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첫 대통령 파면 선고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시기의 뉴스 비중은 31.60%, 이번 계엄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보인 이태원 참사의 경우 32.68%였다. 장기 지속된 외환 위기 등과 이슈의 성격이 다르고, 생각지 못한 시점에 벌어진 특수성 등을 고려해야겠으나, 이 수치는 그 당시 이슈가 차지했던 무게감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보여준다.
비상계엄 비판적 논조 기사 많아
어느 날 밤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회에 군대를 투입하는 것은 필자 입장에선 상식을 벗어난 일이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29~30일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이 MBC의 의뢰를 받아 실시한 조사에서 28%의 응답자가 이번 계엄을 두고 ‘국가 정상화를 내걸었으니 내란죄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적지 않은 비율이다.
이에 대한 우리 언론 보도는 어땠을까. 보통 언론이 정파성과 지향에 따라 찬과 반으로 나뉘는 경우가 많았던 과거와 사뭇 다르게, 이번 경우 비상 계엄은 용납하기 어렵다는 방향으로 대체적인 합의를 보였다고 생각하며, 이는 빅카인즈 분 [그림 2] 아시아투데이의 탄핵, 계엄 관련 뉴스의 연결망석상으로도 뒷받침된다. 우선 계엄 이후부터 보아온 관련 뉴스들에 대한 이해에 더해 빅카인즈 상 미디어 비평지(기자협회보와 미디어오늘)의 뉴스 비평 기사를 살펴보았는데, 많은 경우 정파성에 따라 찬반이 갈린 이전 이슈들에 비해 불법 계엄에 대해선 언론 전반이 함께 비판에 나선 점이 두드러졌다. 계엄 옹호론자들이 자신의 근거로 삼은 정보는 빅카인즈 수록 전통 언론보다는 신생 유사 언론 매체들에서 비롯된 바가 컸는데, HMN뉴스, 스카이데일리(신문), FN투데이(온라인뉴스) 등과 같은 곳들이 꼽힌다(주간경향 분
석). 또 익히 알려진대로 유튜브 채널들 또한 중요 매개다.
이어서 보다 정량적 방법으로, 빅카인즈에서 제공하는 관계도(의미연결망)와 연관어(단어 빈도) 분석을 살펴보았다. 우선 본 분석 대상 기간(계엄 선포가 있었던 2024년 12월 3일부터 파면 선고 다음 날인 2025년 4월 5일까지) 관련 뉴스를 포괄하고자 고안한 검색어(‘계엄 OR ((대통령 OR 윤석열) AND 탄핵) OR 내란’)로 추출되는 총 기사 수는 19만 9,695개였는데, 이들 전체에 대한 관계도와 말구름은 [그림 1]과 같다.

의미연결망에서 ‘민주주의’, ‘우두머리’(내란죄 수괴란 혐의와 유관), ‘반헌법’과 같은 노드가 주목되며, 말구름에선 ‘시민들’, ‘광주’, ‘사회대개혁’ 등과 같은 단어가 본 텍스트들이 어떤 경향을 띠고 있는지 두드러지게 나타내는 단어로 꼽을 수 있다.
비교를 위해 앞서 언급한 미디어 전문지의 분석 보도에서 계엄 옹호 성향으로 분류된 매체이자 빅카인즈에 수록된 두 개 매체(아시아투데이, 매일신문)를 살펴보았다. 빅카인즈 기사를 살펴보니 정확한 정보 전달을 위해 분투한 기사와 칼럼이 없지 않으나, 사설을 보면 직무 정지 중인 윤 대통령의 복귀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자중을 강조하는 등 기울어진 경향이 두드러진다. 이 가운데 아시아투데이의 연결망을 보면 [그림 2]와 같다.

전체 뉴스와 비교하면, ‘민주주의’ 노드가 작아지고, ‘우두머리’, ‘반헌법’ 등은 빠진 반면 ‘전광훈’,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운동본부) 등의 노드가 들어온 점이 눈에 띈다. 이들은 탄핵 반대를 주도한 인사와 단체로서, 여론 조작 선동가들이 만들어낸 ‘선거연수원에 중국인 간첩 99명 체포’와 같은 이른바 가짜뉴스(KBS <추적60분>, ‘극단주의와 그 추종자들’ 편 참조)들이 이들을 통해 다수 대중으로 전파됐다.
매체 성향 무관 유사한 뉴스 기조
그럼 이들과 대비해 기성 언론의 텍스트는 어떤 양상을 보였을까. 우선 각 매체별로 탄핵과 계엄 관련 뉴스를 다룬 비중을 살펴보면 [표 2]와 같다. 계엄부터 파면 선고까지 시기 동안 전체 뉴스 가운데 본 이슈와 관련된 뉴스에 얼마나 힘을 주어 보도했는지 역시 뉴스 개수 비중을 통해 엿보고자 했다. 문화방송, 한겨레 등 진보 매체가 상위에 있으며, 친 계엄 성향의 매일신문은 중위, 아시아투데이는 오히려 하위에 위치한 점이 두드러진다.

앞서 분석한 아시아투데이의 경우 통상적으로 보수 성향에 가깝다고 인식된다. 그래서 기존에 보수 성향 매체로 인식된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연결망을 우선 살펴보았는데, 그 결과는 [그림 3], [그림 4]와 같다.



종합적으로 보았을 때 빅카인즈 수록 전체 뉴스의 연결망은 조선일보나 동아일보보다 MBC와 한겨레의 연결망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이를 두고 보도 성향을 유추하면 아시아투데이-조선일보-동아일보-전체-한겨레-MBC 순의 스펙트럼상에 매체들을 놓을 수 있고, 동아일보-전체-MBC를 모두 아우르는 군집이 빅카인즈 언론 매체 전반이 공감하는 계엄 조치에 비판적인 태도를 드러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 같다.
이를 보면 이번 비상계엄과 탄핵은 서두에서 다룬 것처럼 단지 정량적 비중에서만 지난 35년 사이 가장 큰 뉴스 이슈인 게 아니라, 그 성격에서도 기존 이슈와 차원이 다른 게 아닐지 조심스럽게 유추하게 된다. 기존 ‘진보 대 보수’가 아닌 ‘친 계엄 대 반 계엄’이란 다른 구도의 두드러짐인 것이다. 우리 사회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부정선거를 신봉하고 계엄을 옹호하는 이들을 마주하며 무엇을 해야 할지는 언론에 있어서도 주요 과제가 될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