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사 상세
[집중점검1: 2021 KPF 저널리즘 주간] 독자 전략과 플랫폼 협력
집중점검1 | 등록일 : 2021-11-26

지난 10월 27일부터 30일까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최한 ‘2021 저널리즘 주간’ 콘퍼런스는 ‘다시, 저널리즘’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콘퍼런스는 언론과 시민의 소통, 언론이 나아갈 길을 전망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28일 열린 콘퍼런스 1~3세션은 오늘날의 뉴스 생산과 유통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이날 세션의 주요 내용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여기 ‘신뢰하는 언론 매체’에 대한 조금 다른 조사 결과가 있다. 지난 9월, 시사IN이 발표한 신뢰도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가장 신뢰하는 언론 매체’로 KBS(1위, 15.5%), JTBC(2위, 8.4%), MBC(3위, 7.4%) 등에 이어 유튜브(6위, 4.7%)와 네이버(8위, 3.7%)를 꼽았다.1) 그보다 조금 앞선 6월에 발표된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21(Digital News Report 2021)>2)에서는 ‘한국의 주요 15개 매체’에 대한 신뢰도를 물었고, 그 결과 YTN(1위), JTBC(2위), MBC(3위) 외에 유튜브나 네이버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애초 한국의 주요 15개 매체에 신문사, 방송사와 같은 전통적인 언론사가 아니면 조사 항목으로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두 조사의 질문 방식도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시사IN 신뢰도 조사에서는 응답자에게 ‘한국의 모든 언론 매체 중 신뢰하는 언론 매체’를 꼽아달라고 요청했다.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21>에서는 다른 국가들과의 형평성에 맞게, 15개의 언론사를 선택지로 한정해 그에 대한 신뢰 여부를 물었다. 이상의 조사 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오늘날 시민이 언론 매체를 어떤 식으로 접하느냐에 따라 언론 매체에 대한 인식이 형성된다는 점이다. 위의 조사를 두고 유튜브와 네이버를 언론 매체로 포함할 것인지, 그에 따라 이들에 대해서도 언론사와 동일한 규제 정책을 시행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논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앞으로 더 많은 시민이 유튜브나 네이버 또는 제3의 플랫폼을 통해 언론 매체를 접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즉, 플랫폼을 통해 뉴스를 이용하는 행태에 맞춰 유연한 독자 전략을 세우지 못한다면 아무리 ‘플랫폼이 발목을 잡는다’고 푸념하더라도 바뀌는 것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말이다.

 

이와 같은 관점의 전환은 오늘날 언론 매체를 규정하는 절대적인 정의가 존재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된다. 뿐만 아니라, 관점의 전환은 독자 전략과 플랫폼과의 협력을 계획하는 과정에서도 중요하다. 언론이 고유한 권한이나 사회적 기여를 강조하기보다 여러 플랫폼과의 관계 속에서 스스로를 어떻게 위치시킬 것인지 고민할 때 비로소 그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뉴스를 대화로 바꾸는 전략’으로 진행된 세션1을 통해 플랫폼의 다양화를 실감할 수 있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이성규 미디어스피어 대표 Ⓒ한국언론진흥재단

 

 

다양해진 플랫폼과 뉴스 생산·유통 관여 주체들

 

지난 10월 27일부터 30일까지 총 4일간 개최된 2021 저널리즘 주간은 언론과 플랫폼의 관계와 그 의미에 대해 고민해볼 기회를 제공했다. 특히 10월 28일 진행된 1~3세션을 통해 다양한 배경과 지향점을 가진 주체들이 뉴스 생산 및 유통에 관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플랫폼은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 플랫폼의 크기나 형태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좀 더 구체적인 구도 안에서 플랫폼에 대해 논의해야 할 것이다. 둘째, 플랫폼에 따른 언론사의 유연한 적응이 요청된다. 협력과 종속 간의 균형 잡기만큼이나 독자적인 노선이 필요할 수 있다. 셋째, 세분화된 독자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 더 이상 단일한 집단으로 존재하는 독자상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플랫폼의 다양화를 살펴보자. 통상적으로 구글,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거대 IT 기업을 플랫폼으로 지칭하지만, 뉴스의 생산과 유통, 소비가 이뤄지는 플랫폼은 이 외에도 얼마든지 있다. 2021 저널리즘 주간 10월 28일 세션에 한정해 보더라도 상황은 비슷하다. 세션1 첫 번째 발제자가 속한 스케치팹(Sketchfab)은 3D, VR, AR 콘텐츠의 게시·공유·구매·판매가 이뤄지는 플랫폼이고 두 번째 발제자가 속한 미디어스피어(Mediasphere)는 지식 크리에이터를 위한 구독 플랫폼을 지향한다. 그 외에도 한국일보와 인도네시아의 콤파스데일리(Kompas Daily)는 자사 사이트 및 모바일 앱을 통해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만들었다. 세션2에서 소개된 부산일보는 예술가와의 협업 프로젝트를 통해 자사 지면뿐 아니라, 미술관 전시를 플랫폼으로 활용한 바 있다. 콘퍼런스에서 언급되지 않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페이스북이나 유튜브에서 생산, 소비되는 뉴스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나 뉴욕타임스와 같이 강력한 페이월(paywall) 정책을 통해 스스로를 플랫폼화하는 사례는 플랫폼에 대해 협소한 시각을 버려야 생존할 수 있음을 일깨워준다. 조금 과장을 보태 말하자면 이제 플랫폼이 아닌 것은 거의 없다.

 

 

2021 저널리즘 주간을 통해 소개된 한국일보의 독자 전략 사례. 구독 서비스, 독자 참여 프로젝트, 데이터 시각화 등을 통해 자체 플랫폼화를 강화하는 동시에 외부 플랫폼 활용을 통해 다각도의 독자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출처 - 세션 1 ‘독자와 만나는 단단한 연결의 힘, 다시 저널리즘’ 발표 자료 중 일부 발췌>

 

 

플랫폼에 저널리즘을 묻다

 

플랫폼이 다양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언론사의 대처는 어떠해야 할까? 2021 저널리즘 주간 세션3은 ‘플랫폼에 저널리즘을 묻다’라는 주제 하에 구글, 네이버, 카카오의 뉴스 관련 책임자의 발제로 이뤄졌다. 케이트 베도(Kate Beddoe) 구글 뉴스 APAC 파트너십 총괄 디렉터는 구글이 언론사에 트래픽을 전달하거나 언론사가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는 데 기술적·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음을 강조했다. 김대원 카카오 이사 또한 유사한 관점에서 카카오의 뉴스 추천 서비스를 정교화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뉴스 소비량 증가를 꾀하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세션에서 유봉석 네이버 서비스운영 총괄은 언론사의 편집, 제휴, 수익 추구 등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마련해 궁극적으로는 언론사와 독자를 직접 연결하는 개방형 플랫폼으로 나아갈 것이라 설명했다. 이와 같은 대형 플랫폼의 서비스가 전통적인 언론사 입장에서 달갑지만은 않을 수 있다. 여러 형태의 협력 과정에서 대형 플랫폼이 언론사 종속을 강화한다고 해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미디어 환경에서 플랫폼이라는 장 바깥에서의 언론사 생존이 어렵다고 한다면, 독자적인 방식으로 플랫폼화를 추구하거나 기존의 플랫폼 장 내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장의 조건과 규칙이 바뀌더라도 그에 적응할 수 있는 유연성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독자 세분화에 따른 대응 전략도 고민해야 한다. 콘퍼런스 발제 내용을 종합해 봤을 때 독자 전략과 관련한 방향성은 크게 두 가지로 귀결된다. 하나는 인포그래픽이나 증강현실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해 독자에게 역동적이고 몰입적인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독자 참여 프로그램이나 구독 서비스 확대를 통해 독자와의 직접적인 접촉을 이끌어내는 방식이다. 이처럼 독자의 주목을 끌거나 독자와의 긴밀한 교류를 이끌어내는 것 자체가 고무적인 성취에 해당하지만, 그 전략이 모든 독자에게 동일한 방식으로 적용되기 어려워졌다.

 

 

구글, 네이버, 카카오의 뉴스 관련 책임자의 발제로 이뤄진 세션3 Ⓒ한국언론진흥재단

 

 

일괄적인 독자 전략을 펼치기보다 개별화되고 세분화된 독자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일례로 나폴리(Napoli)는 《수용자 진화(Audience Evolution)》에서 미디어 수용자상의 변화를 논하면서 미디어 세분화, 즉 ‘미디어 소비자들에게 가용한 콘텐츠 옵션들의 범위를 증가시키는 기술적 과정’에 주목했다. 그에 따르면 미디어 세분화는 미디어 간 세분화(수용자 관점에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함을 의미)와 미디어 내 세분화(콘텐츠 길이나 형식 등이 분화됨을 의미)로 이뤄진다. 그리고 이러한 미디어 세분화의 결과로 수용자가 세분화돼 롱테일 현상이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뉴스를 소비하는 수용자가 세분화하는 상황일수록 언론사는 스스로의 탁월성이나 역량이 어디에 있는지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독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장과 규칙이 시시때때로 변하는 혼돈의 시대에 자신이 누구인지, 또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 제대로 아는 존재만큼 강력한 것은 없다.

 

 

 

 

 

 

 

1) 2021년 시사IN 신뢰도 조사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또 있다. ‘가장 신뢰하는 언론인’에 대한 질문에 손석희 JTBC·JTBC스튜디오 총괄사장(12.4%)에 이어 방송인 유재석(5.1%) 씨가 2위에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이다. 그 외에도 언론사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유시민 작가를 가장 신뢰하는 언론인이라 답한 응답(0.6%)도 있었다. 해당 질문에 대한 응답률이 전체적으로 낮긴 하지만, ‘언론인’에 대한 시민의 인식이 유연해진 측면을 엿볼 수 있다.

2) <디지털 뉴스 리포트>는 미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세계 주요 국가 국민이 어떻게 디지털 뉴스를 이용하고 인식하는지에 대한 조사로 2012년부터 매년 조사·발간된다. 2021년 조사는 총 46개 국가의 국민 9만 2,37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디지털 뉴스 리포트>에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참여했고, 영국 옥스퍼드대 부설 기관인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Reuters Institute for the Study of Journalism)가 주된 조사를 수행했다.

저자의 다른 미디어
  • 필자 : 강보라
  • 소속 :
  • 직함 :
  • 발행 : 2021-11-26
  • 조회수 : 35
  • 키워드 :
블로그 공유 트위터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