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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기사 댓글 이대로 괜찮은가] 기사 댓글 누가 쓰고 누가 읽나
커버스토리 | 등록일 : 2022-08-26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은 포털사이트를 통해 뉴스를 접한다. 연예 뉴스를 제외한 기사에는 어김없이 댓글이 달리는데, 과연 댓글은 누가 쓰고 어떤 이가 읽을까.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1 언론수용자 조사> 원본 데이터를 재분석해 포털 뉴스 댓글 행위자와 수용자의 특징을 확인해 본다. 편집자 주

 

디지털 기술의 발전 덕분에 사람들은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전파할 기회를 갖게 됐다. 물론, 인터넷을 통한 자유로운 의견 표현은 국가 검열이나 사회·문화적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자유주의 국가에서 인터넷이 자유로운 의견 표현의 기회를 확대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인터넷을 통한 의견 표현은 소셜미디어, 포털사이트, 블로그,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 활성화돼 있는 포털사이트의 뉴스 관련 댓글은 그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이유가 있다. 첫째,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매년 발표하는 <디지털 뉴스 리포트>에서 보듯이, 한국 뉴스 소비에서 네이버·다음과 같은 포털사이트의 점유율은 다른 국가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간한 <2021 언론수용자 조사> 결과만 보더라도, 응답자의 79.2%가 최소 일주일에 한 번 이상 포털을 통해 뉴스를 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포털이 디지털 환경에서 다수가 이용하는 ‘매스미디어’로서 기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둘째, 전통적인 매스미디어와 달리 포털은 댓글 형식으로 이용자들이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신문이나 방송과 같은 전통적인 매스미디어가 이용자의 피드백을 제공할 수 없었다면, 포털은 뉴스 이외에도 개인의 의견을 다수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는 여론 형성에 있어 뉴스와 더불어 댓글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 글은 포털사이트에서 어떤 사람들이 뉴스와 관련해 댓글을 작성하고 어떤 사람들이 뉴스 댓글을 읽는지 비교·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필자는 <2021 언론수용자 조사> 원본 데이터를 재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전체 응답자 5,010명 중 포털을 통해 뉴스를 이용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3,967명이다. 따라서 이 분석에서모집단은 포털 뉴스 이용자라고 정의할 수 있다.

 

뉴스 댓글 쓰기와 댓글 읽기의 격차

 

포털사이트에서 뉴스 댓글을 작성한다는 것은 자발적인 의사 표현 행위다. 그런데 정치학자 시드니 버바(Sidney Verba 1996; 1995)가 일관되게 보여준 것처럼 자발적인 참여 행위에는 사람들의 인구학적 속성,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자원과 능력, 신념 등에 따라 커다란 편차가 존재한다. 자발적인 의사 표현, 특히 정치적 의사 표현의 기회는 법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열려있지만, 실제로 기회를 활용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은 일부라는 것이다.

 

포털사이트에서의 뉴스 댓글 작성에 있어서도 유사한 경향이 발견됐다. [그림 1]에서 보듯이, “지난 1주일 동안 인터넷 포털상에서 내가 본 뉴스에 댓글을 단 적이 있습니까?”에 대해 6.8%만이 “있다”고 응답했고, 93.2%는 “없다”고 응답했다. 다른 한편으로, “지난 1주일 동안 인터넷 포털상에서 뉴스를 볼 때 댓글도 함께 봤다”에 대한 응답은 “매우 자주했다” 2.1%, “자주했다” 18.5%, “가끔했다” 41.1%, “별로 하지 않았다” 27.8%, “전혀 하지 않았다” 10.5%였다. 이 중 “가끔했다” 이상을 기준으로 뉴스 댓글을 읽은 비율을 계산하면 61.7%였다. 즉, 뉴스 댓글을 읽는 사람 대비 뉴스 댓글을 작성하는 사람은 10분의 1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인구학적 속성에 따른 차이

 

뉴스 댓글 작성과 댓글 읽기를 성별, 연령대, 학력 수준에 따라 비교한 결과 연령대와 학력 수준에 따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됐다. 먼저, 뉴스 댓글 작성에서의 성별 차이는 남성 7.2%, 여성 6.3%로 유의미하지 않았으며, 뉴스 댓글 읽기에 있어서도 남성 62.7%, 여성 60.6%로 차이가 유의미하지 않았다.[그림 2]

 

 


 

연령대별로 분석한 결과, 대체로 젊은 연령층이 뉴스 댓글 작성이나 뉴스 댓글 읽기를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 댓글 작성 비율은 36~45세 집단이 11.2%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는 26~35세 집단이 9.6%였다. 반면, 46~55세 집단은 4.8%, 56~65세 집단은 2.1%로, 장년층 및 노년층으로 가면서 뉴스 댓글 작성 비율이 급격히 하락하는 것을 볼 수 있다.[그림 3] 이와 같은 경향은 댓글 읽기에서도 나타났다. 댓글 읽기도 26~35세 및 36~45세 집단에서 가장 많이 하고 있으며, 연령대가 높아지면서 덜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뉴스 댓글 작성과 뉴스 댓글 읽기는 학력 수준에 따라서도 분명한 차이를 보였다. 학력 수준이 대학(원) 졸업 및 대학 재학인 집단의 경우 댓글 작성 경험이 8.9%인 반면, 고등학교 졸업 이하인 집단은 4.3%로 절반 수준이었다.[그림 4] 뉴스 댓글 읽기 경험도 대학(원) 졸업 및 대학 재학인 집단은 69.4%, 고등학교 졸업 이하는 52.6%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정치적 요인에 따른 차이

 

정치 이념 강도(intensity), 정치·사회적 관심도(interest)와 같은 정치적 요인이 뉴스 댓글 작성과 읽기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한 결과, 정치적 요인은 뉴스 댓글 작성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만 뉴스 댓글 읽기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진보·보수 어느 방향이든 정치 이념 강도가 강한 집단의 댓글 작성 비율은 10.7%인데 반해 순수중도는 5.6%로서 절반 수준이었다. 뉴스 댓글 읽기는 순수중도가 62.7%, 정치 이념 강도가 강한 집단이 57.7%로서 약간의 차이가 있었지만,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는 않았다.[그림 5]


 


 

앞의 결과와 유사하게, 정치·사회적 문제에 대한 관심이 많은 집단의 댓글 작성 비율은 7.5%인데 반해, 관심이 없는 집단은 3.2%에 불과했다.[그림 6] 그러나 뉴스 댓글을 읽는 비율에 있어서는 관심이 많은 집단이 62.4%, 관심이 없는 집단이 60.1%로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뉴스 신뢰도에 따른 차이


뉴스 신뢰도는 댓글 쓰기와 읽기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었다. “뉴스나 시사정보 전반”에 대해 신뢰(매우 신뢰+약간 신뢰)한다고 응답한 집단의 경우, 뉴스 댓글 작성 경험은 9.3%로서 “보통이다” 5.1%, “별로 또는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 3.4%에 비해 유의미하게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 댓글 읽기에 있어서도, 신뢰 응답 집단 67.0%, 보통이다 응답 집단 59.5%, 신뢰하지 않는다 집단 48.7%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그림 7]

 

 


 

침묵하는 다수와 목소리 높은 소수

 

포털사이트에서 뉴스 댓글 쓰기와 읽기에 대한 이상의 분석 결과는 댓글 관련하여 누가 행위자(actor) 역할을 하고 있고 누가 수용자(spectator) 역할을 하고 있는지와 관련해 몇 가지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포털사이트에서 뉴스 관련 댓글을 작성할 수 있는 기회는 잠정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열려있지만, 실제로 댓글 작성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행위자 역할을 하는 사람은 10% 미만 소수이며, 다수는 수용자로서 침묵을 지키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뉴스 댓글 내용을 분석함으로써 전체 여론의 분포를 파악하려고 시도하는 것은 침묵하는 다수(silent majority)의 의견을 목소리 높은 소수(loud minority)의 의견으로 대체할 위험이 있다. 댓글 분석을 통해 여론 동향을 파악하기보다는, 뉴스 댓글 관련해서는 목소리 높은 소수가 침묵하는 다수에게 실제로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는 것이 선차적으로 필요하다.

 

둘째, 포털사이트에서 목소리 높은 소수를 구성하는 사람들은 연령대가 45세 이하거나 대학 재학 이상의 학력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이들이 뉴스 댓글을 더 많이 읽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인구학적 속성에 있어 특정 연령대와 학력을 공유하는 사람들끼리 댓글을 매개로 집단적 여론을 형성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한편, 정치 이념 강도와 관심도가 높은 사람들이 뉴스 댓글을 더 많이 작성하는 반면 댓글 읽기에 정치적 요인이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치적 요인에 따라 행위자와 수용자의 역할이 분할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셋째, 포털사이트에서 뉴스의 영향력과 댓글의 영향력이 서로 경쟁 관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 뉴스 기사의 내용을 믿을 수 없어서 댓글을 작성하거나, 뉴스를 신뢰할 수 없어서 다른 정보를 참고하기 위해 댓글을 읽는 경우도 분명 존재하며, 이 경우 뉴스 기사와 댓글은 영향력 측면에서 경쟁 관계에 있다. 그러나 뉴스를 신뢰할수록 댓글을 더 많이 작성하고 댓글을 더 많이 읽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댓글은 뉴스가 여론 형성에 미치는 영향력을 감소시키기보다는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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