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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한국언론학회 봄철 정기학술대회가 지난 5월 9~10일 경주에서 열렸다. 언론학 분야 중진 학자를 비롯, 다양한 언론 관계자들이 모여 언론학의 역사와 현재를 짚어보고 미래를 조망한 의미 있는 자리였던 이번 학술대회 주요 세션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한국언론학회(회장 박종민 경희대 교수) 봄철 정기학술대회가 지난 5월 9~10일 경주에서 개최됐다. 한국언론학회 창립 65주년을 기념해 ‘미래를 준비하는 100년 언론학: 성찰과 전망의 경주제전’을 대주제로 삼은 이 행사에는 60개 발표 세션에 600여 명이 참여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미래를 준비하는’ 학술대회에서 가장 많이 발표된 주제는 단연 인공지능(AI)이었다. 커뮤니케이션 철학과 사상 연구회 세션에서 박승일(서강대)은 인공지능이 인간 문명사에서 언어적 전회(linguistic turn)에 버금가는 인공적 전회(artificial turn)를 가져올 수 있으며, 인공지능, 언어, 기술적 존재로 이어지는 새로운 기술 철학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미디어 심리 연구 100년의 성찰과 전망을 다룬 대주제 세션 발표에서 나은영(서강대)은 지난 10년 동안 언론학 분야에서 AI 관련 논문이 해외 학술 저널에서 급격한 증가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나은영은 “인간은 의인화의 천재”라며, 앞으로는 기계와의 소통이 중요한 연구 주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미디어 심리학 분야에서는 매개적 소통을 비매개적 소통과 동일시하는 현상을 지칭하는 ‘프레즌스(presence)’ 개념에 주목해, AI가 소통의 대상이자 수단이며 내용이자 정보원인 상황에서 그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 것인지 주목하는 연구가 꾸준히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네이버 특별 세션에서는 박우철(네이버)이 조직 전반에 적용되는 ‘네이버 AI 윤리 준칙’1) 제정 과정을 소개했다. 네이버 AI 준칙은 인간 중심의 AI 개발, 다양성 존중, 설명력과 편의성의 균형, 안전을 보장하는 AI 설계, 프라이버시 보호와 데이터 보안 등 다섯 가지 조항으로 구성돼 있으며, ‘사람을 위한 클로바X 활용 가이드’와 같은 최신 생성형 AI 서비스에도 적용된다. 사영준(서강대)은 인간과 유사한 모습을 하고 있거나 인간의 행동을 모사하는 기계를 의인화해 가상인간으로 대하는 상호작용 양식에 대해 발표했다. 사영준은 가상인간과 상호작용에 있어서도 규범의 적용과 윤리적 판단이 필요할 수 있음을 가상인간 루시다의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인공지능 시대, AI 리터러시의 중요성
AI는 리터러시 영역에서 중요한 이슈로 다뤄졌다. 미디어 교육 연구회 세션에서 이준원과 한정현(한국외대)은 AI 리터러시를 활용 역량을 강조하는 디지털 리터러시의 하위 범주로 다루기보다는 비판적 사고와 분별력을 강조하는 미디어 리터러시와 통합적으로 다룰 것을 제안했다. ‘AI 시대 미디어 리터러시’를 주제로 열린 한국언론진흥재단 특별 세션에서 강진숙(중앙대)은 AI 리터러시 관련 국내 KCI 등재 연구 논문을 분석했다. 그 결과 프롬프트 등 생성형 AI 활용 교육, 포스트 휴먼 또는 인간-기계의 상호작용, 그리고 딥페이크나 AI 편향성과 차별에 대한 대응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강진숙은 “범부처 AI 리터러시 정책 기구 정립을 통해 교육 정책뿐 아니라 AI 사회의 부정적 사례들을 개선하기 위한 법제도적 대응 전략 수립을 제안”했다.
같은 세션 발표에서 이완수(동서대)는 “AI 페이크 뉴스 리터러시”를 행동경제학적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제안했다. 이완수는 “AI가 인간을 무차별적으로 속이게 될 것이다”라는 일론 머스크의 경고를 소개하며, 가짜뉴스에 속는 심리적 기제를 행동경제학이 잘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과 같은 정보 네트워크 시대에 가짜 정보 생산자를 근원적으로 통제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에 심리적 리터러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평화 커뮤니케이션 연구회 세션에서 최종환(경주스마트미디어센터)은 북한 관련해 오픈 AI의 챗 GPT와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의 산출물을 비교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최종환은 챗GPT는 북한 관련해 긍정과 부정 정보를 동시에 산출했지만, 하이퍼클로바X는 주로 부정적 정보를 산출했으며, 두 가지 AI 서비스가 매우 피상적인 수준의 정보만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미디어 산업 보호를 위한 제안
학술대회에서는 위기 국면에 있는 미디어 산업 보호를 위한 방안도 다수 발표됐다. KBS 특별 세션에서 윤장열(국립부경대)은 공영방송에 ‘기본 공급’ 의무를 부과한 독일 연방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언급하며 디지털 환경에서 공영방송의 특별한 책임과 의무를 법률로 규정할 것을 주장했다. 공영방송에 대한 수신료나 세금과 같은 공적 재원 지원은 그러한 책임과 의무가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규정될 때 정당성이 확보된다는 것이다. 정윤식(강원대)은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상당수 국가에서 공영방송이 수신료 중심으로 운영되는 체계가 흔들리고 있으며, 공영방송 재원의 안정적 조달을 위해 수신료 징수 체계를 정비하는 한편, 공영방송사와 플랫폼 기업의 전략적 제휴를 새로운 수익 모델로 제안했다. 영국 BBC는 넷플릭스와 제휴해 전체 제작비의 15%를 충당하고 있다는 점을 벤치마킹하여 국내 공영방송도 다양한 플랫폼 기업과 공동제작 제휴를 맺고 제작비를 충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종편 3사 특별 세션에서는 노창희(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가 민영방송의 진흥 정책을 제안했다. 노창희는 OTT가 유료방송을 대체하면서 방송 산업의 거시 환경은 “위기”라고 진단할 수밖에 없다며, 방송에 대한 규제 개선과 혁신 유도, 방송 콘텐츠 제작 지원 확대, 방송통신발전기금 등에 대한 부담 감경을 정책적 방안으로 제안했다.
방송문화진흥회 특별 세션에서 김규찬(창원대)은 방송·영상 콘텐츠의 지적재산권(IP) 확대를 정책적 방안으로 제시했다. 김규찬은 콘텐츠 제작사의 IP 보유 제도화를 위한 표준계약서 도입과 OTT 플랫폼에 대한 추가 보상 청구권 제도화 노력 등을 소개했으며, 이외에도 저작권법의 개정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인쇄 매체 기반의 저작물성에 대한 개념을 디지털 매체 기반 개념으로 정비하고, 디지털 저작물의 형태 변화를 고려해 원저작물을 변형한 2차적 저작물 작성권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용희(오픈루트)도 이투데이 특별 세션에서 웹툰이나 웹소설의 IP를 드라마, 영화, 게임으로 확장함으로써 수익성을 높일 수 있으며, 정부는 콘텐츠 제작사의 IP 보호를 위한 법제도 기반 강화와 해외 진출을 위한 현지 네트워크 구축 지원 등을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언론 보도에 대한 분석도 여러 편 발표됐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특별 세션에서 허윤철(한국인터넷신문협회)은 최근 언론 보도에서 ‘인구소멸’이나 ‘인구절벽’과 같은 표현이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이 용어들은 인구문제와 관련된 해결 방안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자포자기의 사회적 심리만 확산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특별 세션에서는 김활빈(강원대)이 빅카인즈에서 ‘식품 안전’과 ‘식중독’을 주제어로 지난 10년간 8,500여 건의 뉴스 기사에 등장한 연관어와 프레임에 대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