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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저널리즘 어워드는 세계 최대의 디지털 저널리스트 협회인 온라인뉴스협회와 컬럼비아저널리즘스쿨이 공동으로 출범시켰던 시상식이다. 올해로 23회를 맞은 이 행사는 매해 디지털 미디어의 혁신과 이를 결합한 저널리즘의 가능성을 제시해 왔다. 이번 행사의 주목할 만한 사례와 특징을 알아본다. 편집자 주
“퓰리처상은 신문과 제휴하지 않은 웹사이트엔 수상작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온라인 저널리즘 어워드는 다양한 형태의 웹 저널리즘을 모두 포괄하는 유일한 어워드입니다.”1)
온라인 저널리즘의 퓰리처상을 표방하며 출범한 지 22년. 컬럼비아저널리즘스쿨(Columbia Journalism School)과 온라인뉴스협회(ONA, Online News Association)가 공동으로 출범한 온라인 저널리즘 어워드(OJA, Online Journalism Awards)는 어느덧 디지털 저널리즘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행사로 자리 잡았다. 최근 들어 퓰리처상 수상작에도 디지털 저널리즘 보도물이 자주 등장하지만, 신문이라는 올드미디어를 품고 있지 않으면 심사 대상에서 제외되는 게 현실이다. 디지털 미디어만의 특별하고 실험적인 보도 양식과 저널리즘은 오로지 OJA에서만 확인할 수 있다.
올해 OJA에는 전 세계 145개 이상의 디지털 미디어가 1,095건의 보도물을 출품했고 이 가운데 165건이 최종 수상작 후보에 올랐다. 비율로 따지면 15%. 이 가운데 최종 수상의 영예를 안은 보도물은 55건에 불과했다. 출품작의 5%만이 수상의 영광을 누릴 수 있는 셈이다. 이는 그만큼 성장한 OJA의 위상을 반영한다. 물론 2021년과 비교하면 출품작은 약 80건가량 줄었지만,2) 참여 언론사 수와 국적 등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퓰리처상만큼은 아니지만 국제적인 저널리즘 어워드로서의 권위를 서서히 얻어가고 있는 중이다.
소셜미디어상호관여상 신설된 OJA 2022
OJA는 시상 부문이 많기로 유명하다. 출범 당시인 2000년만 하더라도 6개 부문에 불과했지만,3) 2022년에는 무려 23개 부문으로 늘어났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2개 부문과 1개 소항목이 추가됐다. 시상 부문 확장은 당대의 디지털 저널리즘 흐름을 반영한다는 측면에서 여러 의미를 갖기에 상세히 들여다볼 만한 가치가 있다.
올해 추가된 두 개 카테고리는 3M과학진실(3M Truth in Science)상과 소셜미디어상호관여(Excellence in Social Media Engagement)상이다. 전자가 3M으로부터 후원을 받는 특별 부문상이라면 후자는 비교적 장기간 시상 항목에 포함될 여지가 높은 일반 부문상에 해당한다. 특히 소셜미디어상호관여 상은 디지털 미디어 외부 플랫폼에서의 보도 활동을 심사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측면에서 특별하고 독특한 시도라고 할 수 있다. ONA 측은 “확인된 관여 전략의 실행, 커뮤니티와 수용자들에게 미친 영향에 따라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소셜미디어에서의 활동을 저널리즘 범주로 포함시켜 관련 저널리즘 행위를 독려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디지털 미디어의 영향력이 외부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확장되는 경향을 보이면서, 이 공간에서도 새로운 저널리즘의 가치가 실현될 수 있다는 것을 주최 측이 인정한 것이
라고 해석해 볼 수 있다.
소셜미디어상호관여상 부문 첫 번째 수상작은 바이스 월드 뉴스(VICE World News)의 틱톡 채널과 필라델피아인콰이어러(The Philadelphia Inquirer)의 <이태리식 호기 브라켓(Italian Hoagie Bracket)>, 콜로라도선(The Colorado Sun)의 <마샬화재 보도(Marshall Fire coverage)>였다. 사실 모든 언론사의 숙원 중 하나는 기사에 대한 독자 관여도를 높이는 것이다. 그것이 체류 시간이 될 수도 있고, 댓글 쓰기나 공유가 될 수도 있으며, 인터랙티브 요소를 통한 적극적인 참여 행위일 수도 있다. 기사 관여도의 증가는 해당 언론사에 대한 충성도 제고로 이어질 수 있고 나아가 수익 증대를 이끌어낼 수도 있다. 더 많은 수용자를 불러오는 것은 물론이다. 그만큼 다수의 언론사들은 디지털 공간에서 수용자 관여도를 높이는 노하우에 목말라 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바이스 월드 뉴스 틱톡 채널이 이 부문 대형미디어 우수상에 선정된 사실이다. 이 부문을 수상한 타 언론사 두 곳과 달리 바이스만 유일하게 외부 플랫폼 채널의 보도물을 출품했고 우수상까지 거머쥐었다. 우크라이나 전쟁 현장, 러시아 모스크바의 시위 현장을 취재 중인 바이스 뉴스의 기자들이 스마트폰으로 찍어 업로드한 이 짧은 영상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허위 조작 정보가 넘실대는 틱톡 공간에서 현장과 팩트를 명확히 드러내는 훌륭한 저널리즘 기능을 수행했다.
수상 부문의 특성상 사용자 관여도의 규모가 결정적인 평가 잣대가 될 수밖에 없다. 바이스 뉴스가 출품한 다섯 건의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짧은 영상들은 팔로워 130만 명을 불러모았을 뿐 아니라 영상 조회수 2억 4,000만 건, 좋아요 2,060만 건이라는 상상 이상의 관여지표를 만들어내기까지 했다. 심사위원들은 총평에서 “매우 전략적이었고, 현장 시민들과 잘 조율된 작품이다. 바이스 수용자들에 대한 예리한 지식과 이해를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4)
틱톡 채널 수용자들의 특성을 충분히 이해한 상태에서 현장 영상을 전략적으로 촬영해 송출한 측면이 대규모 관여도를 확보한 원동력이었다는 평가였다. 이번 OJA 수상을 통해 바이스 뉴스는 1분 내외의 짧은 틱톡 영상도 저널리즘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냈다.
오디오와 인터랙티브의 결합
OJA 2022에서는 두 개 부문 동시 수상작도 등장했다. 미국 공영방송 PBS의 <프론트라인(Fron tline)>이 제작한 인터랙티브 오디오 프로그램 <언리졸브드(Un(re)solved)>가 주인공이다. 이 작품은 오디오디지털스토리텔링(Excellence In Audio Digital Storytelling) 우수상, 실감형스토리텔링(Excellence In Immersive Storytelling) 우수상을 수상했을 뿐 아니라 비주얼디지털스토리텔링혁신(Excellence and Innovation in Visual Digital Storytelling) 부문 우수상 최종 후보작까지 올랐다. OJA 2022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언론사가 워싱턴포스트였다면, 가장 감탄을 자아낸 디지털 보도물은 <언리졸브드(Un(re)solved)>5)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작품이 여러 부문에 걸쳐 최상의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4~5가지 형식으로 제작돼 있으면서도 인터랙티브로 통합된 스토리의 특별한 구성형식에 기인한다. 여기에 아도 아토 픽처(Ado Ato Pictures)6)라는 걸출한 예술가와 협업한 측면도 작용했을 것이다. 미국 민권 시대(civil right era) 인종차별 등으로 숨졌지만 아직 미해결 상태로 남아있던 사건을 파헤친 이 보도물은 제작에만 무려 2년 이상이 걸렸다고 한다. 단순히 보도 자체에 머무르지 않고, 교육 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다양한 형식으로 재현했다. 이를테면 팟캐스트와 텍스트 기사를 묶어 몰입형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만들고, 민권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이벤트로 이어지는 저널리즘과 교육의 기승전결 구조를 완성해 낸 작품인 것이다.
오디오와 인터랙티브, 여기에 아도 아토 픽처의 예술적 AR 기술까지 접목한 스토리텔링 구조는 현재 디지털 저널리즘이 구사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스토리텔링 기술을 총망라했다고 볼 수 있다. 단순히 기술적 실험성에 그쳤다면 이 정도의 평가를 받지는 못했을 것이다. 희생자의 이름을 독자가 호명하면 스토리가 시작되는 상호작용성과 기억의 환기 장치는 이 보도물을 읽고 듣고 시청하는 이들로 하여금 사건과 교훈에 대한 확실한 각인 효과와 공감을 불러낸다. 심사위원들도 “강력한 예술적 방향성, 종합적이고 다차원적인 접근법이 돋보였다”며 “과거의 역사가 심금을 울리고, 정보와 감정의 균형을 이루는 동시에 역사의 초고처럼 느껴지기도 했다”고 평했다.7) ‘결코 기억 속에서 지워서는 안 될 것’이라는 강력한 메시지가 형식과 구조, 스토리텔링 곳곳에 촘촘하게 박혀있는 고품질 저널리즘이자 한 편의 예술 작품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이 작품은 저널리즘의 기능이 그저 보도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교훈도 함께 선사하고 있다. 기획 당시부터 읽고, 듣고, 참여하고, 배운다는 네 가지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보도 전반과 연결시켰다. 그저 하나의 기사로, 인터랙티브 스토리로 소비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실제 참여하고 배우는 프로세스를 녹여냄으로써 저널리즘 기능의 확장을 꾀한 것이다. 잊혀서는 안 되는 인종차별 범죄 희생자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훗날 같은 사건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저널리즘이 교육의 기능을 포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이 기록물은 분명하게 던지고 있다.
동남아시아 중소 언론사의 수상 사례
OJA 2022에서 또 하나의 눈길을 끄는 수상작은 동남아시아권 디지털 미디어의 탐사보도물이다. 국소 보도: 올림픽 및 패럴림픽(Topical Reporting: Olympics and Paralympics Coverage) 부문 소규모 언론사 우수상에 필리핀 탐사보도센터(Philippine Center for Investigative Journalism)와 FYT 미디어(FYT Media)가 이름을 올렸다. OJA 수상작에 동남아시아 디지털 미디어가 포함된 경우는 이례적이라 할 만하다. 그간 유럽이나 남미권 디지털 미디어들이 간혹 수상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아시아 언론사는 OJA의 수상 대상에 거의 포함되지 않았다. 출품 자체가 적었던 것도 원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필리핀의 첫 올림픽 금메달 해부(Anatomy of Philippines’ first Olympic gold medal)>8)라는 제목의 탐사보도 시리즈는 필리핀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여성 역도 선수 하이딜린 디아스(Hidilyn Diaz)의 인생을 데이터와 함께 추적하고 있다. 두 언론사는 역경 극복의 미담만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금메달 수와 GDP의 관계, 그것의 상위 국가 편중성 등을 비판적 시각에서 촘촘하게 시각화했다. 데이터 시각화 도구인 태블로(tableau)를 활용해 데이터 인터랙티브라는 디지털 보도만의 장점도 살려냈다. 영문 보도였기에 심사가 가능했을 수 있지만, 뉴욕타임스, 복스미디어와 동일 부문의 수상작이 아시아에서 배출된 것만으로도 충분히 조명 받을 가치가 있다.
뉴스레터(Excellence in Newsletters)상 중 싱글 뉴스레터 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프랑스 뉴스레터 미디어 뷜땅(Bulletin)9)은 순프랑스어로 발행되는 디지털 미디어지만 OJA 2022 수상작에 오른 것도 주목할 만한 사례다. 뷜땅은 <좋은 뉴스(Les Bonnes Infos)> 시리즈를 출품하면서 영문으로 된 1페이지 문서를 제출했다.10) 내용은 별도로 번역하지 않았다. 정확한 심사 방식은 확인할 수 없지만, 국내 언론사가 OJA 출품을 고려할 때 참고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디지털 세대 수용자를 향해
어워드는 칭찬이자 독려다. 앞으로 더 나아가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힘이다. 이제 디지털 기술은 고품질 저널리즘의 표현 장벽을 완전히 허물고 있다. OJA 2022 수상작들은 그 역사적 과정을 차근차근 입증하고 있는 중이다. 오디오와 인터랙티브가 뒤섞이고, 텍스트와 비디오, AR이 만나 전혀 다른 스토리텔링의 장르를 창조해내고 있다. 더 나은 저널리즘을 위해 디지털 기술을 선택한 이유를 더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는 단계에까지 이른 상황이다. 이 모든 시도와 도전들은 모두 디지털 세대 수용자를 향하고 있다. 그들에게 저널리즘의 가치와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하고 인지시킬 것인가 하는 고민의 깊이를 OJA 2022 수상작에서 읽어낼 수 있다. 화려한 디지털 기법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것이 아닌 요소 하나하나에서 존재의 이유를 발견할 수 있는 고품질 저널리즘 작품들. 이 사례를 통해서 한국 언론사들이 ‘왜 스토리텔링을 혁신해야 하는가’를 확인해 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일단 OJA 홈페이지에서 수상작을 클릭하는 데서부터 출발하면 된다.
1) Nichole M. Christian, <Columbia Gives Awards For Journalism Done Online>, The New York Times, 2000.12.5, https://www.nytimes.com/2000/12/05/nyregion/columbia-gives-awards-forjournalism-done-online.html
2) <ONA announces 137 finalists in the 2021 Online Journalism Awards>, Online Journalism Awards, 2021.9.8, https://awards.journalists.org/2021/09/08/ona-announces-137-finalists-in-the-2021-online-journalism-awards/
3) https://awards.journalists.org/winners/2000/
4) https://awards.journalists.org/entries/vice-world-news-tiktok/
5) https://www.pbs.org/wgbh/frontline/unresolved/
6) https://www.adoatopictures.com/
7) Husted, A., <FRONTLINE’s “Un(re)solved” Wins Two Online Journalism Awards>, Frontline, 2022.9.23, https://www.pbs.org/wgbh/frontline/announcement/frontlines-unresolved-winstwo-online-journalism-awards/
8) https://awards.journalists.org/entries/anatomy-of-philippinesfirst-olympic-gold-medal/
10) https://docs.google.com/document/d/1OuRw6EARdK0wNKBJA05JLA7nuLT1KtP6A4OpuuuO7Ww/edi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