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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론진흥재단은 뉴스 미디어 시장의 5년 후 모습을 조망하기 위해 다양한 분석기법을 활용한 연구를 수행했다. 뉴스 미디어 시장의 산업구조와 비즈니스 모델 변화, 그리고 최근 주목받고 있는 뉴스 유료화 시도에 대한 내용을 선별해 소개한다. 편집자 주
국가 경제 전반을 비롯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시계열 예측 모형, 전문가 정성평가 등 여러 가지 예측 기법을 활용해 미래 전망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는 체계적인 연구방법론을 활용한 선제적 분석을 통해 산업의 향후 변화 과정에서 나타나게 될 주요 쟁점과 위험 요인들을 식별하고, 그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주요 과제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현시점에서 우리가 뉴스미디어의 미래 전망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뉴스 미디어는 산업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차원에서 매우 핵심적인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뉴스와 정보가 유통되는 플랫폼이 넘쳐나는 현시점에서 역설적으로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팩트체크, 사실 확인, 심층 해석에 기반한 뉴스 미디어의 저널리즘 기능이다. 따라서 뉴스 미디어의 미래는 우리 사회의 미래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전제라고 할 수 있다.
뉴스 미디어 시장의 5년 후 모습을 조망해보기 위해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는 전문가 조사에 기반한 시나리오 분석, 뉴스 이용자 서베이 등 다양한 분석 기법을 활용한 중장기 시장 전망 연구를 수행했다. 이하의 논의에서는 전문가 시나리오 분석1) 내용 중에서 뉴스 미디어 시장의 산업구조와 비즈니스 모델 변화, 그리고 최근 주목받고 있는 뉴스 유료화 시도와 관련된 내용을 선별해 소개하고자 한다.2)
뉴스 사업자 지형 변화: 사업 영역 확장과 시장 도태
향후 뉴스 미디어 시장에서는 새로운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신규 사업자의 진입, 기존 사업자 간 인수합병, 미디어 기업의 복합 기업화 등 다양한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여기에서는 뉴스 미디어 시장의 사업자 지형 변화를 전망해보기 위해 4가지 시나리오(구조조정, 신규 진입, 소유 구조 변화, 복합 기업화)를 상정하고, 이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확인해보았다.[그림 1]
전반적으로 현시점에서의 발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4가지 시나리오 모두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5년 후의 시점에서는 뉴스 시장의 변화 속에서 일부 기업이 도태되는 구조조정 시나리오, 미디어 지형의 융복합 추세 대응을 위한 뉴스 미디어 기업의 사업 확장 시나리오가 높은 가능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분석 결과로 보면 현재의 뉴스 미디어 사업자 구도가 단기간에 변화하기는 어렵지만, 향후 뉴스 콘텐츠가 뉴스 시장을 넘어 다양한 콘텐츠와 융합 및 경쟁해야 하는 환경 속에서 뉴스 미디어 기업의 영역 확대와 더불어 경쟁력 없는 일부 기업들이 시장에서 도태되는 방식의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을 전망해 볼 수 있다.
비즈니스 모델 변화: 부가사업 확대와 공적 지원 필요성 증대
미디어 광고 시장의 포화 속에서 일부 뉴스 미디어 기업들은 뉴스 유료화를 비롯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실험하고 있으며, 이는 뉴스 미디어 시장의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연구에서는 향후 비즈니스 모델 변화를 5가지 시나리오(유료 구독, 신유형 광고, 부가사업, 민간 후원, 공적 자금)로 세분화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보았다.[그림 2]
대체적으로 전문가들은 다양한 유형의 비즈니스 모델들이 활성화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었다. 다만, 비즈니스 모델 중에서는 뉴스 미디어 운영을 위한 공적 자금 지원의 중요성, 뉴스 이외의 부가사업을 통한 수익 비중 확대에 상대적으로 높은 가능성을 평가하고 있었다.
분석 결과, 기업 광고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이 고착화된 현실 속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실험과 정착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이러한 시장의 한계에 대한 보완적 모델로서 공적 지원 강화의 필요성 증대, 그리고 정체된 수익을 보완하기 위한 부가사업의 확장 시도 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 이용자와 서비스 변화: 뉴스 연성화와 품질 양극화 가능성
뉴스 이용자의 수요와 이용 패턴의 변화에 따라 뉴스 서비스 역시 다양한 양상으로 변화해 나갈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서는 뉴스 서비스가 실제 어떤 방식으로 변화할 것인지 전망해보기 위해 4가지 시나리오(팩트체크, 고품질화, 연성화, 양극화)를 상정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확인해보았다.[그림 3]
전문가들은 향후 뉴스 이용 집단의 격차가 커지면서 소수의 고품질 뉴스와 다수의 저품질 뉴스로 뉴스 서비스가 양극화되는 시나리오, 연성화된 스낵 콘텐츠(짧은 시간 가볍게 소비하는 콘텐츠) 형태의 뉴스 이용이 확대되는 시나리오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한편 팩트체크에 대해서는 관련 개념에 대한 주목도와 사실 확인에 대한 사회적 기대가 올라간 것은 사실이나, 팩트체크 자체가 서비스 측면에서 활성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로 나타났다.
앞으로 뉴스의 연성화가 지속되는 흐름 속에서 신뢰성, 투명성, 총체성 등의 복합적 측면에서 고품질 뉴스 콘텐츠에 대한 수요는 상당 수준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고, 이를 유료화 모델이 충족시키는 과정에서 뉴스 콘텐츠 시장의 품질 격차가 더욱 확대되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뉴스 유료화 전망: 성공 가능성 낮으나 품질 기준 상향 기대
향후 뉴스 미디어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의 동력은 비즈니스 모델 측면에서 새로운 시도의 성공 여부라고 할 수 있다. 현재의 포털 중심 뉴스 유통 구조와 광고 기반 비즈니스 모델의 틀을 벗어나기 위한 시도가 시장의 변화를 추동하는 핵심 요인으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에서도 현재 중앙일보, 조선일보, 한국경제가 로그인월(login wall)을 도입하고 있고, 중앙일보는 2022년 10월부터 ‘중앙플러스(The JoongAng Plus)’라는 명칭의 유료 구독 모델을 테스트하기 시작했다.
광고 영업과 포털 플랫폼의 조회수에 기반한 수익 배분 모델에서는 이용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콘텐츠를 생산하기 위한 질적 경쟁보다 안정적인 뉴스 유통 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인 비즈니스 전략이 될 수 있다. 반면 유료 구독 모델에서는 이용자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용자의 취향과 필요를 고려한 콘텐츠 개발이 중요해진다는 점에서 뉴스 시장의 품질 경쟁을 유발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연구에서는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뉴스 유료화에 대한 4가지 시나리오(성공 사례 확대, 일부 기업 유료화 성공, 대부분 기업 유료화 실패, 부분 유료화 등 다른 모델 등장)를 평가하도록 했다. 분석 결과 뉴스 유료화가 다수 기업의 주요 수익 모델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한 전문가는 한 명도 없었다. 다수의 전문가는 유료화에 성공한 일부 기업이 나올 수는 있지만 보편적 모델로 자리 잡기는 어렵다거나(57.1%), 대부분의 기업이 유료화에 실패할 것(28.6%)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구독 방식이 아닌 부분 유료화 등 다른 모델의 등장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전문가들이 유료화 성공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판단한 이유로는 뉴스 서비스가 다른 경쟁 콘텐츠 대비 지불 의사 측면에서 우위를 가지기 어렵다는 점, 디지털 플랫폼에 장악된 콘텐츠 유통 구조의 문제, 뉴스 콘텐츠 품질 차별화의 어려움 등이 제시됐다.
한편 만일 일부 뉴스 미디어가 유료화에 성공한다면, 유료 콘텐츠에 걸맞은 새로운 뉴스 품질 기준과 수요가 형성되고, 유료 기반의 고품질 정보와 무료 기반의 저품질 정보가 양극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들도 제시됐다. 뉴스 시장에도 일종의 계층화가 나타나고 언론사 간의 격차가 더욱 확대되며, 유료 콘텐츠로서의 품질 기준에 부합하며 시장에 적응하는 미디어와 도태되는 미디어의 간극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종합적으로 현재 일부 사업자들이 시도하는 뉴스 유료화 모델이 성공해 시장 전반으로 확장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유료 구독 모델을 비롯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실험이 지속되는 것이 건강한 뉴스 미디어 생태계를 위해 필요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향후 뉴스 미디어 시장은 유료 구독을 포함하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유통 방식, 콘텐츠 차별화 전략의 실험 과정을 거치며 뉴스 품질 기준의 상향이라는 긍정적 방향으로의 진화를 모색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질적 변화 시작의 분기점
이상의 논의를 종합해 보았을 때 향후 몇 년은 우리나라 뉴스 미디어 시장에 질적 변화가 초래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뉴스 미디어 사업자들은 콘텐츠 융복합 환경 대응을 위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스낵 콘텐츠 형태를 비롯해 다양한 형태의 포맷 변화를 시도해 나갈 것이다. 하지만 기업 광고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은 여건 속에서 일부 기업들의 시장 도태가 현실화할 수 있다.
특히 현재 일부 사업자를 중심으로 시도되고 있는 뉴스 유료화 실험은 향후의 뉴스 미디어 시장에서 핵심적인 변화 요인으로 평가됐다. 유료화 모델 자체가 큰 성공을 거두기는 어렵지만 포털을 벗어나 자체적인 플랫폼을 통한 뉴스 유통을 확대하고, 독자 데이터 기반의 콘텐츠 개발이 이뤄지는 선순환의 출발점으로서 충분히 의미 있는 시도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무료 뉴스와는 차별화되는 유료 기반 고품질 뉴스가 유통될 것이고 이것이 뉴스 미디어 시장의 콘텐츠 품질 경쟁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발견할 수 있었다.
한편 뉴스 콘텐츠 유료화 시도가 시장의 ‘양극화’ 문제를 초래할 위험성이 제기됐다. 일부 유료 서비스의 뉴스 콘텐츠 품질이 향상된다고 하더라도, 기존의 포털 기반 무료 뉴스의 조회수 경쟁 체제하에서 무료 뉴스 이용자는 저품질 뉴스에 노출되는 환경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 시작되고 있는 콘텐츠 품질 경쟁이 뉴스 생태계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도록 하기 위해서는 공적 지원 제도의 역할이 한층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시장의 다수를 구성하는 중소형 언론사들이 단순한 생존이 아닌, 새롭게 변화하는 시장 속에서 보다 질 높은 저널리즘을 실현할 수 있도록 견인하는 지원 정책이 보다 강화돼야 할 시점이다.
1) 전문가 시나리오 분석은 다음의 절차를 통해 이뤄졌음. 먼저 문헌 연구와 자료 분석을 통해 연구진이 기본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다음으로 2차에 걸친 전문가 조사(14인)를 통해 시나리오의 발현 가능성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수정된 시나리오에 대한 평가를 수행했음
2) 이 기사는 이현우·홍종윤·이성민(2022) 《뉴스 미디어 중장기 시장 전망 연구》 3장 <전문가 시나리오 분석 기반 뉴스 미디어 중장기 시장 전망> 내용을 재구성한 것임
3) 이 그래프는 4가지 시나리오별 현재의 발현 가능성과 5년 후의 지속 가능성을 각 5점 척도로 측정한 결과값을 2차원 평면에 시각화한 것임. 1사분면의 우상단에 위치할수록 중요한 시나리오로 해석할 수 있으며, 이하에 제시된 그래프들도 같은 방식으로 해석 가능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