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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포럼] INMA 유럽 뉴스 미디어 콘퍼런스 참관기
미디어포럼 | 등록일 : 2023-10-27

국제뉴스미디어협회(INMA)가 주최하는 미디어 혁신 주간 행사의 하나로 유럽 뉴스 미디어 콘퍼런스가 지난 9월 27~29일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에는 세계 29개국 270여 명의 언론 관계자들이 참석해 유럽 언론의 디지털 혁신 실험, 생성 AI 활용 사례, Z세대 소구 전략 등을 공유하고 새로운 도전 과제에 대해 논의했다. 편집자 주

 

 


 


AI 시대 언론사의 지속 가능한 성장 모색

 

이번 콘퍼런스 전체를 관통하는 두 개의 축은 유럽 언론들의 AI 활용 전략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얼 윌킨슨(Earl Wilkinson) INMA(International News Media Association) 사무총장은 첫째 날 기조 발표를 통해 “언론사들은 생성 AI가 그들에게 파괴적 혁신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에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는 잘 모르고 있어 새로운 도전과 성공 사례가 절박하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생성 AI가 언론사에 위협 요인이라기보다 하나의 중요한 기회이며, 실제로 언론사 경영진 상당수는 생성 AI가 어떤 방식으로든 효율성과 생산성 향상에 도움을 줄 것1)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 세션에서는 언론사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비즈니스 사례들이 소개됐다. 네덜란드와 벨기에에서 주요 잡지를 발간하는 룰라타 미디어 그룹(Roularta Media Group)의 그룹혁신책임자 마크 본저스(Marc Bongers)는 디즈니의 OTT 플랫폼 전략(디즈니플러스)을 참고해 자사의 60개 잡지를 민 매거진(Mijn Magazines)이라는 하나의 플랫폼에서 볼 수 있도록 한 번들링(bundling) 전략을 소개했다. 룰라타는 브랜드보다 콘텐츠에 초점을 두는 젊은 이용자에게 가닿는 전략을 취하고 있었다. 그는 하나의 구독 계정을 여러 사람과 공유 가능하게 만들면서, 룰라타가 다양한 이용자층의 데이터를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벨기에에 기반을 둔 미디어핀(Mediafin)의 오디오콘텐츠 책임자인 카렐 디에릭스(Karel Dierickx)는 자사 일간지 데 테이드(De Tijd)의 팟캐스트 프로그램 <드 제이븐(De 7)>2) 성공 사례를 소개했다. <드 제이븐>에 페이월(paywall)을 적용하지 않고 프리롤(pre-roll, 콘텐츠 앞에 붙는 광고) 또는 포스트롤(post-roll, 콘텐츠 뒤에 붙는 광고) 광고 판매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으며, 오디오 콘텐츠 이용 패턴을 고려해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연계로 25% 이상의 이용자를 증가시켰다고 밝혔다.


뉴스룸 변화 위해 지면 제작 아웃소싱까지

 

덴마크 신문 베를링스케(Berlingske)의 편집장인 메테 외스테르고르(Mette Østergaard)는 다소 급진적인 방식으로 이뤄진 자사의 디지털 혁신 경험을 ‘독자 우선 뉴스룸(Readers First Newsroom)’이라는 제목으로 콘퍼런스 참여자들과 공유했다.

 

베를링스케는 1749년에 설립돼 275년의 역사를 가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신문 중 하나며, 규모 면에서도 자국 내에서 손 꼽힐 정도로 크다. 여러 차례의 디지털 혁신 시도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이 신문사는 5년 전 전면적인 디지털 혁신을 목표로 뉴스룸에도 급진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디지털 전환의 핵심은 조직의 일상적인 운영에서 디지털을 구현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뉴스룸’이라는 조직 내 문화적 상징을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베를링스케는 뉴스룸 변화를 위해 종이신문 제작 인력들을 본사 밖 별도의 사무공간으로 재배치하고 인쇄물 제작에 아웃소싱을 도입했으며, 뉴스룸에 새로운 중앙 허브를 구축하고 생산성 향상을 기준으로 허브에 앉을 사람을 결정했다. 그리고 1면 아이템 선정을 위한 회의를 폐지하고, 인쇄물 전용 콘텐츠 제작을 중단했다. 독자 데이터 기반 뉴스 퍼블리싱 전략을 구축하기 위해 독자가 가장 많은 시간에 맞춰 매일 여러 번의 마감 시간을 도입했다. 

 

이러한 혁신의 결과 베를링스케의 구독자 수는 2018년 6만 5,000명에서 2023년 10만 명으로 늘었고, 페이지뷰 역시 300% 증가했다. 독자의 요구에 귀를 기울인 결과 디지털에 집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종이신문 독자 역시 전년 대비 2만 5,000명 늘어나는 성과가 있었다. 물론 디지털 혁신 과정에서 뉴스룸의 변화, 특히 종이신문의 아웃소싱에 대해 상당한 저항이 있었지만 디지털 전략이 성과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조직 구성원들도 변화를 수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외스테르고르는 독자의 말에 귀 기울이고, 데이터에 따라 행동하고, 조직 문화를 변화시킬 수 있는 용기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AI 활용은 저널리즘의 프리미엄 형성 기회

 

INMA의 연구원인 그렉 피에초타(Greg Piechota)는 ‘챗GPT를 중단하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라는 제목으로 AI 시대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이 발표 내용의 핵심은 AI의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비즈니스를 혁신하는 것은 결국 고객이기 때문에, 뉴스 미디어들은 기술 자체보다는 고객의 요구에 보다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생성 AI를 활용한 효율성, 생산성 향상이 주요 화두로 부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저널리즘을 위해서는 인간의 개입이 필수적이다. 피에초타는 신뢰할 수 있는 저널리즘에는 검증, 조사, 판단과 같은 프로세스가 수반되며 이를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 사례로 기사 한 건당 팩트체크를 위해 독일에서는 470달러(약 63만 원), 프랑스에서는 983달러(약 133만 원), 영국의 팩트체커들은 2,769달러(약 375만 원)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하면 AI를 통해 뉴스 미디어가 얻을 수 있는 재정적 이익은 크지 않을 수 있으며, AI는 더 적은 자원으로 동일한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자원으로 더 많은 작업을 수행하는 수단으로 활용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피에초타의 발표에 따르면 현재 AI는 방대한 양의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고, AI 콘텐츠에 기반을 둔 뉴스 사이트 역시 급증하고 있다. 그는 이러한 상황을 “AI 콘텐츠 쓰나미가 뉴스 시장에 홍수를 유발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실제로 AI 로봇에 기반한 뉴스 사이트 수가 2023년 5월 49개에서 8월에는 452개로 급증했으며, 하루에 생산하는 기사량이 르몽드는 100개, 뉴욕타임스는 250개에 불과하지만 AI 기반 뉴스 사이트는 1,200개에 달한다고 한다. 피에초타는 이처럼 AI 생산 콘텐츠가 홍수처럼 넘쳐나는 상황이 신뢰할 수 있는 저널리즘에 프리미엄이 형성될 수 있는 기회이며, 언론사들은 AI 콘텐츠 과잉 시대에 콘텐츠 차별화라는 과제를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숏폼 전략으로 Z세대 독자 유인

 

뉴스 미디어 기업의 미래를 담보하기 위해 새로운 고객인 Z세대3) 유입은 매우 중요하다. 1843년에 창간된 영국의 유력 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의 소셜미디어 책임자인 리브 몰로니(Liv Moloney)는 소셜미디어가 새로운 독자(이용자)를 끌어들이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여러 소셜 플랫폼을 통해 6,100만 명의 사람들이 이코노미스트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으며, 이러한 플랫폼을 경유해 이코노미스트 웹사이트로 유입되는 비율은 20%나 된다. 그는 그 가운데서 Z세대를 사로잡기 위해선 숏폼 동영상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의 소셜 플랫폼들은 그들의 알고리즘에서 숏폼과 세로형 비디오를 우선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코노미스트는 2022년 7월 틱톡 채널을 개설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숏폼 동영상 제작과 유통에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원칙을 가지고 있다.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선 ‘훅(hook)’이 중요하기 때문에 동영상의 앞부분에 매력적인 이미지를 담아낸다. 기발한 그래픽과 명확한 내레이션을 통해 어려운 질문에 대한 답을 간결한 설명으로 풀어낸다. 양보다 질을 우선시해 한 주에 2~3개의 고품질 동영상을 게시하고 있으며, 지정학·데이터·경제·금융·과학·이색적인 이야기를 주요 내용으로 한다. 지난 1년간 이코노미스트가 운영하는 전체 소셜 플랫폼은 1억 4,000만 회의 동영상 조회수를 기록했는데, 그중 틱톡의 조회수는 3,500만 회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틱톡 동영상 이용자의 대다수는 35세 미만이고 특정 성별에 치우쳐 있지 않다는 점에서 희망적이다.

 

그는 또 오랜 전통을 지닌 이코노미스트의 브랜드와 소셜 플랫폼에서 유통되는 콘텐츠 간의 관련성을 유지하는 것이 Z세대를 위한 소셜미디어 전략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들을 틱톡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원 기사를 볼 수 있게 뉴스 웹페이지로 유인하고 가입 및 구독할 수 있게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콘퍼런스 참가자들에게 조언했다. 

 

 

 

 

 

 

1) INMA survey of World Congress representatives of 68 media companies, 2023.5.

2) <드 제이븐>은 평일 오전 7시에 방송되며 한 편에 최대 15분이다. 경제 관련 뉴스를 주로 다루고 있으며 매일 7개 주제를 다룬다. 하루 평균 청취자는 2만 5,000명에서 3만 명 정도다.

3) 세대 구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으나 일반적으로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젊은 세대를 지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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