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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애들은 도대체 왜 이러지? 전 시대를 살아가는 기성세대가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라고 한다. 특히 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따라 기성세대와 청소년 세대가 성장하는 환경 그리고 향유하는 미디어 사이의 간극이 생기면서, 디지털 미디어로 인한 새로운 세대의 변화에 대한 연구와 해석이 분분하다. ‘디지털 네이티브’처럼 기술과 세대를 연결해 세대 특성을 밝히고자 했던 담론은, 디지털 기술에 둘러싸여 성장한 세대가 새롭게 갖추게 되는 소통, 업무 역량, 여가를 즐기는 방식 등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사회심리학자인 조너선 하이트(Jonathan Haidt) 역시 《불안 세대》에서 지금 세대의 달라진 모습의 원인 중 하나로 디지털 기술을 꼽는다. 그러나 기존 디지털 세대 논의와 달리, 하이트는 2010년부터 일상에 깊이 들어온 스마트폰 등 전자 기기로 구성된 디지털 세계가 아이들을 정신적으로 병들게 했다는 진단을 내린다.
이 책은 4부로 나뉘어 있다. 1부 ‘밀려오는 해일’은 Z세대에 속한 청소년들이 보이는 정신 건강 악화 징후들을 살피고, 2부 ‘배경 이야기’와 3부 ‘아동기 대재편’에서는 각각 저자가 이에 대한 원인으로 꼽는 놀이 기반 아동기의 쇠퇴와 스마트폰 기반 아동기의 부상, 마지막 4부 ‘더 건강한 아동기를 위한 집단행동’은 그에 대한 대응 방식으로 가정, 학교, 정부, 테크 기업이 할 수 있는 행동들을 제시한다.
2010~2015년에 발생한 ‘아동기 대재편’
“2013년에 아이폰을 가진 13세 아이(2000년에 태어난)의 일상생활과 의식, 사회적 관계는 2007년에 플립폰을 가졌던 13세 아이(1994년에 태어난)의 모습과 너무나도 달랐다.”
조너선 하이트는 《불안 세대》에서 2010년을 청소년 정신 건강 악화가 수치로 나타난 시작점이라고 지목한다. 하이트의 분석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과 달리 2010년대 초에는 미국, 영국 등 영어권 국가나 북유럽 5개국 청소년 사이에 불안 장애, 우울증 등 정신 질환이 급증했고, 청소년 자살률이 증가했다. 2010~2015년 청소년기를 보내는 세대의 정신 건강과 성장 환경을 살펴보았을 때, 여러 나라의 Z세대(대략 1995~2010년 태어난 세대를 Z세대라 명명한다)의 정신 질환 비율이 증가했는데, 저자는 그보다 나이 많은 세대들이 이러한 추세에 속하지 않았던 조사 결과에 주목했다.
이에 하이트는 Z세대가 이전 세대와 어떻게 다른 아동기를 보내 정신 건강에 차이를 보이는지 밝히려는 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그 결과 저자는 지금 더 많은 청소년들의 정신 건강이 악화된 것은 놀이 기반 아동기의 쇠퇴와 그 자리를 차지한 스마트폰 기반 아동기 때문이라 제시한다. 《불안 세대》에서 저자가 설명하고 있는 흥미로운 개념 중 하나는 ‘아동기 대재편(The Great Rewiring of Childhood)’이다. 기성 청소년이 자유로운 놀이 기반 아동기를 거치며 현실 세계에서의 시행착오 및 탐색, 친구 간 갈등과 해소 경험을 통해 우정과 양질의 사회관계를 만들어가며 성장했다면,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일상화된 스마트폰 기반 가상 세계는 아동기를 ‘스마트폰 기반 아동기’로 재편한다는 주장이다.
그 근거로 저자는 2010년부터 청소년의 스마트폰 이용 비율 등을 조사한 연구에서 미국의 10대는 “거의 항상” 전자 기기에 접속하게 됐고, ‘현실 세계’ 활동(수업 참여, 식사, 친구와의 대화 등)을 할 때도 소셜미디어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결과에 주목한다. 특히 저자는 청소년의 성별이 그들이 경험하는 스마트폰 아동기의 모습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는데, 이를테면 스마트폰과 디지털 세계의 활성화로 인해 여자 청소년들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처럼 ‘비동시적 소통’을 장려하고 남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시각적 정보와 표현을 강조하는 플랫폼에서 대부분의 사회생활을 하게 된다. 그리고 남자 청소년은 몰입형 비디오 게임과 하드코어 포르노가 있는 가상 세계로 빠져들게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2010~2015년 디지털 세계 확장으로 인해 청소년이 현실 세계에서 경험해야 하는 놀이의 자리를 새롭고 흥미로운 가상 활동이 대신하면서, 청소년의 신체 활동, 수면 패턴, 사회적 교류 패턴, 롤모델, 감정 등이 근본적으로 바뀌게 된다. 저자는 놀이 기반 아동기가 친구 사이의 우정이나 타인과의 사회적 관계를 강화하는 반면, 스마트폰 기반 아동기는 오히려 그것들을 악화시키고, 청소년들을 심신 성장에 해악이 되는 요소가 산재한 환경으로 몰아넣는다고 주장한다.
스마트폰 기반 아동기가 아동의 발달을 방해한다?
그렇다면 스마트폰 기반 아동기는 어떻게 아동의 발달을 방해하고 더 나아가 불안 장애나 우울증을 악화시키는 것일까? 저자는 청소년이 스마트폰 등 개별화된 전자 기기를 통해 하루 종일 제한 없이 인터넷에 접근할 수 있을 때, 스마트폰 기반 아동기의 기회비용으로 네 가지 해악을 꼽는다. 바로 사회적 박탈, 수면 박탈, 주의 분산, 중독이다.
사회적 박탈은 친구와 대면 활동 시간이 줄어들면서 생기는 문제이고, 수면 박탈은 스마트폰에 과의존하면서 수면의 양과 질이 저하되고 불안과 과민성을 보이는 문제다. 주의 분산은 스마트폰 소셜미디어 앱 등의 잦은 알림 신호 등으로 인해 청소년이 주의를 집중하지 못하고 한 과제에 집중하는 능력을 키우지 못하는 문제다. 마지막으로 소셜미디어 앱 개발자들이 청소년 등 이용자가 자기 제품을 과도하게 이용하도록 하기 위해 행동주의 심리학 기술을 이용함으로써 발생하는 행동중독을 의미한다.
이러한 스마트폰 기반 아동기에 내재된 네 가지 해악이 결과적으로 청소년의 정신 건강 악화와 불안 강화에 일조한다는 것이 하이트의 의견이다. 이와 같은 원인 진단에 더해, 조너선 하이트는 독자들에게 청소년 세대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기본적 개혁 방법 네 가지를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첫째,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전까지는 스마트폰을 금지한다. 둘째, 16세가 되기 전에는 소셜미디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셋째, 학교에서 휴대폰을 금지한다. 넷째, 감시를 받지 않는 놀이와 아동의 독립성을 더 확대한다.
위기와 기회를 통해 성장하는 청소년
그밖에도 《불안 세대》는 2010년부터 2015년 ‘불안 세대’의 등장을 초래한 안전만을 중시하는 양육 문화와 과잉보호 등에 대해서도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다. 책의 4부에서는 테크 기업과 정부, 학교, 부모가 당장 할 수 있는 일들을 간명하게 제시하면서, 아동이 더 건강하게 성장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상술하고 있다. 특히, ‘불안 세대’를 돕기 위해 부모, 학교, 기업, 정부가 모두 기여하는 다각적 개선 방안, 그리고 부모나 양육자가 개인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집단의 목소리를 구성해 함께 환경을 개선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불안 세대》는 현재 청소년 세대가 겪는 불안이나 우울증 등이 개별적 현상이 아니라 전 세계적, 세대적 현상임을 데이터를 통해 증명하고자 했고, 그에 대응할 수 있는 구체적인 해결 방안까지 제시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책이다.
그러나 저자가 ‘불안 세대’라 명명한 청소년들을 주어진 환경, 특히 디지털 세계의 구조와 환경에 끌려가기만 하는 수동적 존재로, 위험을 분별하지 못하고 즐거움만을 추구하는 단편적 존재로 파악하고 있다는 한계가 있다. 이전 세대와 새로운 세대를 구분하기 위해 이전 세대의 경험(놀이 기반 아동기)을 기준으로 삼아, 현시대 아동기의 결여된 지점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특징도 있다.
청소년들은 디지털 세계에서 위험만을 경험하고 있지 않다. 청소년은 디지털 세계에서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겪으며 성장하고 있음은 이미 많은 연구자가 연구 결과로 보여주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 만나는 사람들 간에 오가는 정서적 지지, 비주류라는 정체성을 가진 청소년들이 정보와 지지를 얻고 연대할 수 있는 환경, 청소년들이 주체로서 목소리를 내고 자신이 살아가는 세상을 바꾸는 사회적 참여 가능성 등 새롭게 등장한 기술과 기기 덕에 가능해진 부분들도 있다. 이처럼 스마트폰 기반 아동기는 기술과 기술을 토대로 구성된 플랫폼이나 소셜미디어 서비스에 일방적으로 영향을 받는 시기라기보다, 기술과 아동이 함께 상호 구성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을 수 있는 시기가 아닐까.
《불안 세대》에서도 소개하고 있듯 연령에 적합한 디지털 환경을 만들기 위한 정책, 국제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온라인 안전법, 아동 친화적 디지털 세계를 만들기 위한 안전 기반 설계를 강조하는 국내외 동향이 있다. 디지털 사회 시민으로 존재하는 청소년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하기 위해, 적절한 보호와 통제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성장 환경을 성찰하고 개선 방안을 제안하며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주체로서 ‘불안 세대’를 살피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