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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미디어 현장]미국_ 스포츠 생중계 나선 美 OTT들
글로벌 미디어 현장 | 등록일 : 2025-04-25

2025년 1월 6일, 넷플릭스는 미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기업 WWE(World Wrestling Entertainment)의 주간 생방송 프로그램인 <RAW>의 송출을 시작했다. 넷플릭스는 2024년 1월, WWE <RAW>의 독점 중계권을 10년간 확보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계약 금액은 50억 달러(약 7조 1,200억 원)에 달한다. 미국 광고 기술 및 미디어 분석 기업 비디오앰프(VideoAmp)에 따르면, 넷플릭스에서의 첫 생중계가 이뤄진 지난 1월 6일 당시 전 세계 시청자 수는 약 490만 명, 미국 내 시청자 수는 260만 명으로 기록됐다(AP, 2025).

 

이후 2025년 지난 3월 31일 기준 전 세계 시청자 수는 290만 명으로 다소 감소했으나, 이는 초기 ‘허니문 효과’가 지나간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RAW>는 전 세계 시청자 수 기준 상위 8위권에 해당하는 콘텐츠로 평가되고 있으며, 이는 실시간 생방송뿐 아니라 OTT 플랫폼의 특성상 시청자들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콘텐츠를 시청하는 비동기적 소비 행태까지 고려해야 함을 의미한다. 현재 <RAW>는 북미, 남미 및 유럽 일부 지역에서 생방송으로 제공되고 있으며, 넷플릭스는 앞으로 송출 지역을 전 세계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본격적으로 스포츠 생중계 시장에 진입했다. 2023년 11월 14일(미국 기준), 자사 최초의 스포츠 생중계인 <넷플릭스 컵(Netflix Cup)>을 선보이며 스포츠 중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 경기는 포뮬러 1(F1) 드라이버들과 프로 골퍼들이 함께 출전한 크로스오버 형식의 경기로, 모터스포츠와 골프를 결합한 참신한 시도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기대에 못 미쳤다는 비판도 함께 제기됐다. 이후 넷플릭스는 2024년 3월 3일, <넷플릭스 슬램(Netflix Slam)>을 통해 라파엘 나달(Rafael Nadal)과 카를로스 알카라스(Carlos Alcaraz)의 테니스 경기를 생중계했다. 같은 해 11월 15일에는 마이크 타이슨과 제이크 폴의 복싱 경기를 전 세계에 생중계하며 약 1억 8,000만 명의 실시간 시청자 수를 기록했다. 또한 2024년 크리스마스 기간 동안 넷플릭스는 두 개의 미국프로풋볼(NFL) 경기를 생중계했다. 캔자스시티 치프스와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경기는 2,410만 명, 볼티모어 레이븐스와 휴스턴 텍산스의 경기는 2,430만 명의 실시간 시청자를 기록했다. 넷플릭스는 2027년과 2031년 여자 월드컵 전 경기를 생중계할 예정이다.

 

이처럼 미국의 OTT 업계는 스포츠 중계권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2022년부터 NFL 써스데이나이트풋볼(Thursday Night Football)을 독점 생중계하고 있으며, 이는 OTT 플랫폼이 주요 스포츠 리그의 중계권을 단독으로 확보한 첫 사례로 주목받았다. 애플TV+(Apple TV+)는 금요일 밤 메이저리그(MLB) 경기를 중계하고 있으며, 2023년부터는 미국프로축구(MLS) 전 경기를 실시간으로 생중계하고 있다. NBC 계열의 피콕(Peacock)은 영국 프리미어리그(Premier League) 경기, NFL 플레이오프 중계와 함께 WWE 라이브 이벤트를 생중계하고 있다(WWE <RAW>는 매주 방송되는 쇼 프로그램이며, 매달 열리는 라이브 이벤트와는 구분된다).

 

 

넷플릭스의 WWE <RAW> 소개 화면. 좌측 하단에 해당 프로그램이 광고를 포함하고 있음을 표시하고 있다. <출처 – 넷플릭스 화면 갈무리>

 


OTT는 왜 스포츠 생중계를 선택했나

 

WWE <RAW> 사례에서 알 수 있듯,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 플랫폼들은 이제 사전 제작된 콘텐츠를 원하는 시간에 소비하는 온디맨드(Ondemand)중심 모델에서 벗어나, 실시간 시청이 가능한 방송 채널 형태로 진화하고자 한다. 이러한 변화의 가장 큰 이유는 실시간 콘텐츠에 높은 충성도를 보이는 스포츠 팬층을 확보하려는 전략 때문이다. WWE <RAW>는 넷플릭스에서 생중계되기 이전까지 미국 케이블 채널인 USA네트워크(USA Network)에서 매주 방영됐으며, 당시 평균 실시간 시청자 수는 160만~200만 명에 달했다. 넷플릭스는 이러한 열혈 팬층을 자사 플랫폼으로 끌어들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WWE는 단순한 프로레슬링 경기를 넘어, 각본에 따라 전개되는 스토리라인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극적인 서사 구조는 드라마 콘텐츠를 선호하는 넷플릭스 기존 구독자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

 

스포츠는 미국에서 가장 많은 시청자를 확보하는 콘텐츠 중 하나다. 실제로 2024년 미국 내에서 가장 많이 시청된 상위 100개 텔레비전 프로그램 중 80개가 스포츠 중계였다(Islam, 2025). 그중에서도 2월에 열린 슈퍼볼은 무려 1억 2,300만 명이 실시간으로 시청했으며, 2024 파리 올림픽과 대학 풋볼 경기 역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스포츠 생중계는 언어와 문화적 장벽이 비교적 낮아, 다양한 국가에서 폭넓고 균형 있게 구독자를 확보할 수 있는 콘텐츠다. OTT 플랫폼 입장에서도 결코 놓칠 수 없는 기회다.

 

OTT 플랫폼들은 단순히 스포츠 라이브 프로그램을 생중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관련된 온디맨드 콘텐츠를 제작·제공하는 전략을 병행할 수 있다. 이는 스포츠 팬들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팬덤을 장기적인 구독자로 전환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넷플릭스는 WWE 생중계와 함께 <Nature Boy>와 같은 다큐멘터리 콘텐츠를 제작·공개함으로써, 경기 외적인 이야기에 관심 있는 시청자층까지 흡수하고 있다. 이처럼 라이브 방송과 온디맨드 콘텐츠의 연계는 스포츠 콘텐츠의 시청 경험을 확장하고 플랫폼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아마존 프라임의 NFL 써스데이나이트풋볼 경기 소개 화면. 지난 경기들도 다시 보기로 제공된다. <출처 – 아마존 프라임 화면 갈무리>

 


스포츠 생중계와 주류 소비의 상관 관계는?

 

구독자 수 증가는 광고 노출 기회 확대로 이어진다. 이는 기존 방송사와의 경쟁을 넘어, 광고주들에게 더 많은 실시간 노출 창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넷플릭스는 2022년부터 광고 기반 구독 모델(Ad-Supported Plan)을 도입하며, 구독료와 광고 수익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수익 구조를 운영하고 있다. 광고 요금제는 일반 요금제보다 저렴하며, 시청자는 콘텐츠 시작 전과 중간에 광고를 시청해야 한다.

 

또한 넷플릭스는 가입자 정보를 기반으로 맞춤형 광고 타깃팅을 제공한다. 2024년 4분기 기준, 1,890만 명의 신규 가입자 중 약 55%가 광고 요금제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Goldman, 2025). 이는 광고주들에게 넷플릭스를 통한 광고 도달 범위 확대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WWE <RAW>의 사례는 이러한 전략의 대표적인 예다. 넷플릭스에서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이 프로그램에 광고를 집행한 알코올음료 브랜드 앵그리오차드(Angry Orchard)는 정기적으로 브랜드 노출 효과를 보고 있다. 매트 위딩턴(Matt Withington) 앵그리오차드 브랜드 디렉터는 “우리 브랜드는 독특한 팬층 안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히며, 자사의 슬로건인 ‘화내지 말고 오차드를 마셔요(Don’t get angry. Get Orchard)’가 <RAW>가 젊고 열정적인 시청자층이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Herren, 2025).

 

이와 같은 광고 전략은 다른 OTT 플랫폼의 스포츠 생중계 콘텐츠에도 유사하게 적용될 수 있다. 스포츠 생중계는 고정 시청자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 플랫폼들에게 광고 사업 확장 기회를 본격적으로 제공한다. 광고주들이 OTT 실시간 콘텐츠를 선호하는 이유는 ‘대규모 시청자’와 ‘높은 몰입도’라는 두 가지 핵심 요소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Watts, 2024). 스포츠 생중계 시청자들은 경기의 중요한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광고를 건너뛰지 않는 경향이 있어, 광고주들에게 효과적인 마케팅 채널이 된다. 예를 들어 스포츠 관람과 주류 소비는 함께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버드와이저와 같은 주류 브랜드는 전통적으로 스포츠 중계에 광고를 집행해 왔다. 넷플릭스는 2022년 처음으로 맥주 광고를 도입했다(Schultz, 2022). 이러한 주류 광고는 주류 기업들이 스포츠 생중계 콘텐츠를 통해 자사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노출할 기회로 작용한다.

 

하지만 OTT에서의 라이브 스포츠 중계가 모든 광고주에게 매력적인 것은 아니다. <RAW>의 경우 충성도 높은 시청자층과 높은 남성 비율 덕분에 일부 광고주들은 이들의 열정적인 반응을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콘텐츠의 폭력성, 선정성, 그리고 생방송 특유의 예측 불가능성은 일부 광고주에게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의 광고 대행사 바이어는 “<RAW>는 고급스럽거나 가족 친화적인 콘텐츠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Herren, 2025). 이처럼 맥주나 스낵류처럼 <RAW>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제품들은 광고가 용이한 반면, 고급 명품이나 가족, 아동용 브랜드는 <RAW> 콘텐츠의 특성과 브랜드 이미지가 잘 부합하지 않아 광고 집행이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점은 다른 스포츠 생중계 프로그램에도 적용될 수 있다. 명품 브랜드들은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소란스러운 분위기보다는, 브랜드 이미지에 걸맞은 통제된 환경에서 광고하는 것을 선호할 수 있다.

 

더불어 다른 스포츠 생중계와 <RAW>에 집행되는 광고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실제 경쟁을 통해 승패가 결정되는 스포츠와 각본에 따라 결과가 미리 정해지는 <RAW>의 차이를 고려할 때, 광고주는 스포츠 광고에서는 실제성과 공정성을 중시하는 반면, <RAW> 광고에서는 감정적 몰입이나 강한 캐릭터성을 기반으로 한 노출 효과를 활용할 수 있다.

 

성장 잠재력 크지만, 해결 과제도

 

현재 안착 단계에 있는 OTT 스포츠 생중계는 성장 잠재력이 크지만, 동시에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존재한다. 특히 기술적 완성도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실제로 마이크 타이슨과 제이크 폴의 복싱 경기 중계 당시 접속 지연과 중단 등 기술적 결함들이 보고되며, 시청자들의 불만이 제기됐다(Associated Press, 2024). 기술적 완성도는 곧 시청자의 경험 향상과 직결된다.

 

기술적 보완은 시청자와의 상호작용(interaction)을강화하는 방식으로도 구현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NFL Thursday Night Football> 중계에 X-Ray 기능을 도입해 시청자에게 실시간 선수 통계, 경기 분석, 하이라이트 영상 등을 제공하고 있다(O’Neill, 2023). 이 기능은 시청자가 경기 중에도 다양한 정보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해 몰입감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이처럼 기술 기반의 인터랙티브 기능은 OTT 플랫폼이 타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전략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스포츠 시청자들이 기존의 시청 경험을 넘어 OTT를 통해 보다 색다르고 몰입감 있는 시청 방식을 경험하게 된다면, 해당 플랫폼에 대한 만족도와 충성도도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으로, 전 세계 더 많은 구독자가 OTT를 통한 스포츠 중계를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도록 하려면, OTT 플랫폼은 각국과의 라이선스 계약을 보다 적극적으로 체결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현재 WWE <RAW>는 넷플릭스를 통해 모든 국가에서 생중계되고 있지 않으며, 한국에서는 케이블 채널 IB Sports를 통해 생중계되고 있다. 이는 넷플릭스가 특정 국가에서 WWE <RAW>의 방송 권한을 확보하지 못했거나, 해당 지역의 기존 방송사나 스트리밍 플랫폼이 독점 중계권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고 OTT를 통한 글로벌 생중계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지역별로 라이선스 계약을 재협의하거나, 기존 중계권 보유자와의 협력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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