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상세
최근 미국에서는 스포츠 중계의 중심이 TV에서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빠르게 이동 중이다. 주요 프로 스포츠 리그들은 디지털 플랫폼과 중계권 계약을 확대하며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나라에서도 볼 수 있다. 프로야구(KBO)는 티빙(TVING), 프로축구(K리그)는 쿠팡플레이(Coupang Play)가 디지털 중계권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스포츠 케이블 채널을 통해 상당수 경기가 함께 제공된다. 하나의 플랫폼만 구독해도 대부분의 경기를 시청할 수 있어 시청 환경이 비교적 단순하다.
반면 미국에서는 미국프로풋볼(NFL), 프로야구(MLB), 프로농구(NBA) 등 주요 프로 스포츠 리그의 중계권이 방송, 케이블TV, 그리고 다수의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분산되면서 팬들이 원하는 경기를 시청하기 위해 여러 서비스를 동시에 구독해야 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스포츠 시청 비용이 늘고, 지역 팬의 경기 접근성이 약화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러한 문제는 시청 비용의 증가와 더불어 스포츠가 수행해 온 사회적·문화적 기능과도 연결된다. 최근 위스콘신주 민주당 상원의원 태미 볼드윈(Tammy Baldwin)과 유타주 공화당 상원의원 마이크 리(Mike Lee)는 각각 다른 관점에서 스포츠 스트리밍 시장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정책적 개입을 추진하고 있다.

스포츠 중계 시청 비용의 급격한 상승
과거 미국 스포츠 팬들은 지상파 방송이나 케이블TV만으로 대부분의 경기 중계를 시청할 수 있었다. 그러나 스트리밍 서비스가 스포츠 중계의 핵심 채널로 부상하면서 스포츠 중계권이 여러 플랫폼으로 분산되는 파편화(fragmentation)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NFL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Prime Video)를 통해 <써스데이 나이트 풋볼(Thursday Night Football)>을 독점 중계하고 있으며, MLB는 애플TV(Apple TV)를 통해 <프라이데이 나이트 베이스볼(Friday Night Baseball)>을 제공하고 있다. NBA 역시 향후 프라임 비디오와 피콕(Peacock) 등 다양한 스트리밍 플랫폼과의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러한 파편화는 팬들에게 여러 서비스를 구독할 것을 요구한다. 특정 리그나 팀의 경기를 모두 시청하기 위해서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피콕, 넷플릭스, ESPN+, 유튜브 TV, MLB.TV, NBA 리그 패스(NBA League Pass), NFL 선데이 티켓(NFL Sunday Ticket) 등을 함께 구독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뉴욕타임스는 열성 스포츠 팬이 주요 프로 스포츠 리그를 시청하기 위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연간 약 4,785달러(약 720만 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1) 이처럼 중계권 파편화는 스포츠 시청 비용을 크게 증가시키고 있으며, 팬들은 경기 일정뿐만 아니라 중계 플랫폼까지 확인해야 하는 복잡한 시청 환경에 직면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미국의 전통적인 유료방송(payTV)시장은 스트리밍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2025년 기준 케이블TV 또는 위성방송을 이용한다고 응답한 미국 성인은 전체의 36%에 불과했지만,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률은 80%를 넘어섰다.2) 이러한 이용 행태의 변화는 스포츠 중계 시장에서 시청 환경의 복잡성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미국 스포츠 리그들은 일부 주요 경기가 여전히 지상파 방송을 통해 제공된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중계권은 케이블, 지역 스포츠 네트워크, 그리고 다양한 스트리밍 플랫폼에 분산돼 있다. 그 결과 팬들은 여러 서비스를 동시에 이용해야 하며, 스포츠 시청 비용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공동체적 기능의 약화
스포츠 산업의 지속가능성 우려도
이러한 변화는 스포츠 팬들의 경제적 부담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스포츠를 통해 형성돼 온 지역사회 구성원 간의 유대와 공동 경험을 축소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전통적으로 프로 스포츠는 가족과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중요한 문화적 자산이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경기를 시청하고 지역 주민이 같은 팀을 응원하면서 형성된 팬덤은 세대를 넘어 이어져 왔다.
그러나 경기 중계가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 뒤에 숨겨질수록 어린 세대와 신규 팬들이 스포츠에 접근할 기회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는 장기적으로 팬층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러한 현상을 스포츠 리그들이 단기적인 중계권 수익을 위해 미래의 팬덤 형성을 희생하는 사례로 해석하고 있다.
마이클 미러(Michael Mirer) 위스콘신대 밀워키 캠퍼스(The University of WisconsinMilwaukee)교수는 지역 팬의 경기 접근성이 시청률 문제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미래 팬층 형성과 스포츠 산업의 지속가능성에 직결된다고 주장한다. 그는 스트리밍 플랫폼과의 독점 계약이 단기적으로는 상당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역 팬들의 경기 접근성이 유지돼야 신규 팬 유입과 지속적인 관심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스포츠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논의할 때 스포츠 중계의 접근성을 핵심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미러 교수의 주장이다.3)
스포츠 스트리밍 시장에 대한 정치권의 대응
최근 미국 정치권에서는 스포츠 스트리밍 시장 변화에 대한 우려가 초당파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지난 4월, 태미 볼드윈 위스콘신주 민주당 상원의원은 스포츠 중계의 접근성을 높이고 팬들의 시청 부담을 줄이기 위한 법안(「For the Fans Act」)을 발의했다. 볼드윈 의원은 최근 주요 스포츠 리그들이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피콕, 넷플릭스 등 유료 스트리밍 플랫폼과의 계약을 확대하면서 지역 팬들의 경기 접근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스포츠가 오락 기능 이상으로 지역사회와 팬을 연결하는 공공적 기능을 수행해 왔다는 점을
강조하며, 주요 경기를 무료 방송을 통해 시청할 수 있는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4)
볼드윈 의원의 법안은 단순히 개인 소비자의 시청 비용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위스콘신레스토랑협회(Wisconsin Restaurant Association)와 위스콘신주점협회(Tavern League of Wisconsin)는 스포츠 펍과 지역 식당이 지역 주민이 경기를 시청하고 교류하는 공간이라고 강조하며, 스트리밍 서비스의 파편화가 이러한 지역 공동체 기능을 약화한다고 주장했다.5)
흥미로운 점은 마이크 리 유타주 공화당 상원의원 역시 유사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통적으로 공화당은 시장 경쟁과 민간 기업의 자율성을 중시하며 정부 규제에 비교적 신중한 입장을 취해 왔다. 그럼에도 그는 2026년 3월 연방 법무부(Department of Justice)에 NFL의 스트리밍 중계 정책과 가격 인상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 그는 NFL이 누리고 있는 특별한 법적 지위에 주목한다.
NFL은 1961년 제정된 「미국 스포츠 방송법(SBA, Sports Broadcasting Act)」에 따라 개별 구단이 아닌 리그 전체가 중계권을 공동으로 판매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고 있으며, 이는 일반 기업에는 허용되지 않는 사실상의 반독점법 예외 조항이다. 이 법의 목적은 더 많은 미국인이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NFL 경기를 시청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었다.
리 의원은 이러한 특혜가 원래 국민의 경기 시청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NFL이 정부로부터 부여받은 반독점 특혜를 활용하면서도 정작 팬들의 경기 시청 기회는 축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 유료 스트리밍 플랫폼과의 독점 계약 확대가 팬들의 비용 부담을 증가시키고 있음을 지적하며, 이러한 계약이 시장 경쟁을 제한하고 소비자 선택권을 축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법무부에는 NFL의 중계권 정책과 가격 구조를 면밀히 조사할 것을 요구했다.6)
비록 볼드윈 의원은 접근성과 공공성의 관점에서, 리 의원은 시장 경쟁과 소비자 보호의 관점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두 정치인의 우려는 결국 같은 지점에서 만난다. 즉 스포츠 팬들의 경기 접근성, 지역사회와 스포츠를 연결해 온 공동체적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시장친화적 성향이 강한 공화당 소속의 리 의원마저도 정부 차원의 조사를 요구했다는 점은 이러한 문제가 특정 정당의 이념적 입장을 넘어선 사안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점에서 최근 스포츠 스트리밍 시장을 둘러싼 논쟁은 정당을 초월한 정책 의제로 부상하고 있으며, 스포츠 중계권 시장의 공공성, 경쟁성, 그리고 소비자 보호 문제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소비자 불만 넘어 스포츠 산업의 쟁점으로
최근 이러한 논쟁은 의회의 공식적인 감독 단계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2026년 6월,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House Judiciary Committee) 위원장인 공화당 소속 짐 조던(Jim Jordan) 하원의원은 NFL 커미셔너 로저 구델(Roger Goodell)에게 의회 증언을 요청하며, NFL의 스트리밍 중심 중계 정책과 독점적 중계권 계약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
의회는 NFL이 1961년 미국 스포츠 방송법에 따른 반독점 특혜를 누리고 있음에도 점점 더 많은 경기를 유료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이전함으로써 팬들의 경기 접근성을 저해하는지 여부를 문제 삼고 있다. 그러나 구델은 현재 관련 소송과 법적 분쟁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를 들어 출석을 거부했다.7) 이러한 움직임은 스포츠 스트리밍 시장을 둘러싼 논쟁이 단순한 소비자 불만이나 정치적 수사를 넘어, 스포츠 중계권의 공공성, 시장 경쟁, 소비자 보호를 재검토하는 전국적 정책 의제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재로서는 관련 법안의 통과 여부와 규제 당국의 조치가 불확실하지만, 스포츠 중계권의 스트리밍 독점과 팬 접근성 문제는 앞으로 미국 스포츠 산업과 미디어 정책 분야의 핵심 쟁점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단기적인 수익 확대와 장기적인 팬덤 형성, 그리고 지역사회와의 연결 사이에서 어떠한 균형을 찾을 것인지가 향후 미국 스포츠 산업의 당면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1) Lee, J., <How the N.B.A. and M.L.B. Shattered America’s Sports Culture>, The New York Times, 2025.6.16, https://www.nytimes.com/2025/06/16/opinion/sports-nba-mlb-leagues-streaming-fan.html
2) Park, E. & Mcclain, C., <83% of U.S. adults use streaming services, far fewer subscribe to cable or satellite TV>, Pew Research Center, 2025.7.1, https://www.pewresearch.org/short-reads/2025/07/01/83-of-us-adults-use-streaming-services-far-fewersubscribe-to-cable-or-satellite-tv/
3) Scott, C., <Senator pitches bill for local sports fans>, Spectrum News1, 2026.4.27, https://spectrumnews1.com/wi/milwaukee/news/2026/04/27/baldwin-sports-free-tv
4) <ICYMI: Baldwin’s New Bill to End Sports Blackouts, Cut Streaming Costs Draws National Attention>, Tammy Baldwin, 2026.4.16, https://www.baldwin.senate.gov/news/press-releases/icymi-baldwins-new-bill-to-end-sports-blackouts-cut-streaming-costsdraws-national-attention
5) <SUPPORT GROWS: Wisconsin Restaurant Association and Tavern League of Wisconsin Endorse Baldwin’s Bill to Stop Sports Blackouts, Cut Streaming Costs>, Tammy Baldwin, 2026.4.27, https://www.baldwin.senate.gov/news/press-releases/supportgrows-wisconsin-restaurant-association-and-tavern-league-of-wisconsin-endorse-baldwins-bill-to-stop-sports-blackouts-cutstreaming-costs
6) <Senator Lee Urges Probe of NFL’s Soaring Streaming Service Prices>, Mike Lee, 2026.3.3, https://www.lee.senate.gov/2026/3/senator-lee-urges-probe-of-nfl-s-soaring-streaming-service-prices
7) Manfredi, L., <NFL Commissioner Roger Goodell Declines to Testify Before House Judiciary on Media Rights Deals>, TheWrap, 2026.6.4, https://www.thewrap.com/culture-lifestyle/sports/nfl-commissioner-roger-goodell-house-judiciary-hearing-invitedeclin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