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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카인즈] 빅카인즈로 본 방탄소년단과 나훈아
빅카인즈 | 등록일 : 2020-11-06

방탄소년단과 나훈아. 젊은 층과 장년층의 거대한 팬덤을 거느린 이 두 슈퍼스타는 국내 미디어에서 어떻게 소개됐고 과연 얼마만큼 자주 거론됐을까.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뉴스 검색 분석 포털 빅카인즈(https://www.bigkinds.or.kr/)1)로 분석해봤다. 편집자 주 

 

코로나19까지 더해 깊어진 세상 시름을 달래준 두 큰 별이 근래 있었다. 방탄소년단(BTS)과 나훈아. 방탄소년단은 지난달 신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미국의 음악 차트 빌보드 ‘핫 100’ 정상을 차지하며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자부심을 드높였다.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가 젊은 세대의 꽉 막힌 마음을 폭발하게 했다면 나훈아는 KBS가 기획한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에 등장해 중장년층을 다시 달아오르게 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이례적으로 높은 시청률 29%(닐슨코리아)를 기록했다. 두 스타의 인기는 대중문화 영역을 넘어 국제와 국내 정치에 영향을 미쳤을 정도다. 방탄소년단의 한미 동맹을 기리는 발언에 중국 관영 매체가 발끈했고, 나훈아의 신곡 <테스형>은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울려 퍼졌다. 화제가 되고 있는 두 슈퍼스타가 미디어에서 어떤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는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빅카인즈를 통해 살펴봤다. 


7년 전 한마디 언급에서 시작해 6만 5,000건 기사 주인공 된 BTS 

 

방탄소년단은 리더 RM을 비롯해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 등 일곱 명으로 구성된 한국의 보이그룹이다. 데뷔 일인 2013년 6월 13일부터 7년 4개월 뒤인 2020년 10월 13일까지 빅카인즈 데이터베이스에 수록된 기사를 검색하면 중복 기사 등을 제외했을 때 총 6만 5,242개 기사가 나온다. 기사들의 시간에 따른 분포를 보면 [그림 1]과 같다. 빅카인즈 데이터로 보면 지금이 이 그룹의 전성기임은 분명해 보인다. 지난 9월은 의심할 바 없이 미디어의 가장 강렬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13일까지만 반영된 10월의 수치 역시 벌써 높다. 빅카인즈 데이터베이스에 들어 있는 매체의 숫자는 시기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예를 들어 동아일보, 조선일보 등의 기사는 2018년 1월 1일 이후부터 포함됐다) 엄밀히 보자면 2013년부터 올해까지 이런 차이를 조정해 줘야 하지만, 본 사례의 경우 그냥 보더라도 전체 경향을 살피는 데 큰 무리는 없다 하겠다. 2013년 6월 방탄소년단이 등장하는 첫 기사는 <씨스타·애프터스쿨·아이비 오늘 ‘엠카’ 맞장’>이라는 제목의 매일경제 기사다. 당시 ‘대세’ 걸그룹과 디바 등의 컴백 무대를 다룬 기사에 신인 그룹으로 단 한마디 언급됐을 뿐이다.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그림 1] ‘방탄소년단’ 관련 월별 기사 건수

 

검색 결과 가운데 정확도 상위 100개 기사를 대상으로 개체명(인물, 장소, 기관, 키워드 등)을 추출해 연결 관계를 네트워크로 시각화하는 관계도를 보면 [그림 2]와 같다. 명실상부한 ‘글로벌 스타’답게 미국, 일본, 영국 등 여러 나라와 뉴욕, 오클랜드, 도쿄 등 각국 도시가 둘러싸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그런데 이밖에 ‘글로벌’, ‘아티스트’, ‘빌보드’, ‘라이브’ 등 가수 특유의 개념어들을 제외하면 다수의 개체가 회사 또는 상품·서비스와 연관된 점이 특징이다. ‘삼성전자’, ‘갤럭시S20+’, ‘LG전자’, ‘신세계백화점’, ‘넷마블’, ‘앱스토어’, ’SHOP’ 등이 그러하다. 특히 인물로서 유일하게 방탄소년단의 관계도 네트워크에 포함된 ‘한창희’가 그런 특징을 보여주는 단어다. 한창희는 누구인가? 방탄소년단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인물이 아니라 LG전자의 글로벌마케팅센터장으로서 이 회사 스마트폰의 ‘BTS 마케팅’을 지휘하는 이다. 핵심 연관어를 더 큰 단어로 보여주는 말구름(워드클라우드)으로 살펴본 결과 역시 마찬가지다.[그림 3] ‘빌보드’, ‘팬들’을 제외하면 모바일 게임사 ‘넷마블’이 가장 큼지막하게 자리 잡고 있다(정확도 순 상위 1,000개 기사 기준). 

 

 

[그림 2] ‘방탄소년단’ 뉴스로 그린 관계도

 

  

[그림 3] ‘방탄소년단’ 뉴스로 추출한 워드클라우드

 

시계열 그래프를 통하면 ‘BTS 마케팅’의 양상을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월별 기사량을 보 여주는 [그림 1] 차트에서 방탄소년단이 첫 번째 높 은 꼭짓점을 그리는 시기는 2015년 5월이다. 이 그 룹이 일본 타워레코드 차트 1, 2, 3위를 모두 점령하 는 기록을 세워 화제가 된 때다. 그런데 이런 음악 적 성취와 인기는 이후 고점에서 방탄소년단이 주 인공이 된 광고 마케팅이나 연계한 미디어 콘텐츠 가 함께 등장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준다. 다음 고점인 2017년 12월의 정확도 순 첫 번째 기사는 <방탄소년단 공식쇼핑몰, 새 굿즈 출시에 서버 접속 불가 ‘역시 BTS’>(서울신문)이다. 월드투어 파이널 공연이 있던 시기라 그에 대한 기사도 많지만 BTS 굿즈를 파는 쇼핑몰에 대한 홍보가 이와 결합하면서 나타난 기사량의 급증이다. 다음 고점 2018년 5월은 신곡 컴백쇼에 대한 기사와 함께 방탄소년단과 그들의 열렬한 팬클럽 ‘아미(A.R.M.Y.)’의 기록을 담은 새 책 《BTS - 어서와 방탄은 처음이지》 출간 소식이 결합했다. 2019년 4월은 미국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 Saturday Night Live)> 컴백 무대와 함께 모바일 게임 ‘BTS 월드’ 출시 예정 기사의 결합이다. 올 6월의 꼭짓점은 온통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BTS 에디션’에 대한 이야기다. 한 기사는 제목에 그 의도가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아미는 좋겠네”...BTS 갤럭시 에디션 나왔다’>(아시아경제). 요컨대 이는 방탄소년단이 노래와 춤이라 는 핵심 콘텐츠를 기반으로 어떻게 다른 제품으로 그 영향력을 연계하는지, 얼마나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 전략을 적극적으로 실행해 왔는지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이를 두고 방탄소년단이 기획된 트랜스 미디어 상품으로써 만들어진 보이그룹이라고 단정한다면 섣부른 일이 될 것이다. 빅카인즈의 분석 결과는 어디까지나 대상이 미디어에 어떻게 나타나는지 보여주는 데 국한된다. 미디어 노출은 ‘방탄소년단이 누구인가’ 보다는 광고주와 홍보업계 종사자들이 어떤 계기로 이들을 어떻게 노출하고자 하는 전략에 좌우되는 부분이 크다 하겠다. 이런 미디어 노출에 선행하는 것이 팬들의 방탄에 대한 관심, 그리고 그들의 노래와 춤이 대중에게 미친 영향 등이 자리 잡고 있다. 

 

다시 맞은 전성기, 나훈아의 기사 관계도는 

 

그런데도 이렇게 정교하게 고안된 상업성이 방탄소년단이 가진 여러 성격 가운데 하나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런 특징은 최근 돌아온 전성기를 맞았다 해도 과언이 아닌 ‘트로트 황제’, 나훈아에 대한 보도 양상을 보면 뚜렷이 대비된다. 본명이 최홍기인 가수 나훈아(73)는 부산 동구 초량동 출신으로 1966년 데뷔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최고의 트로트 가수 가운데 한 명이다. 1970년대는 라이벌 남진과 함께 한국 가요계를 양분하다시피 했다고 한다. 빅카인즈의 데이터베이스는 1990년 1월 1일 기사부터 시작되는데 그의 데뷔 시기는 이를 훌쩍 뛰어넘는 과거이므로 데이터베이스 전체를 대상 (시작부터 2020년 10월 17일까지)으로 ‘나훈아’를 검색했다. 중복 등을 제외하고 기사량은 모두 8,146개다. 2013년부터 생산된 방탄소년단 관련 기사의 8분의 1 수준이다.



[그림 4] ‘나훈아’ 뉴스로 그린 관계도

나훈아 전체 기사에 대한 관계도를 보면 [그림 4]와 같다. 코로나19 극복 와중에 “가만히 있으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아” 했다는 이번 ‘대한민국 어게인’ 공연이 그의 미디어 노출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 보여준다. ‘코로나’, ‘2020 한가위 대기획’, ‘KBS’, ‘대한민국’ 등이 모두 관련 개체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인물 개체 가운데 가장 큰 ‘왕이’부터 ‘윤봉길’, ‘안중근’, ‘장제원’, ‘원희룡’, ‘조수진’ 등과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등 정당 개체도 모두 이번 공연 탓에 등장한 단어들로 보는 게 옳다. 

이들은 어떤 맥락에서 등장했는가? 우선 중국 외교부장을 연상하는 ‘왕이’라는 단어는 재밌게도 빅카인즈의 분석상 착오로 보이며 실제 기사에 등장하는 맥락을 보면 나훈아가 공연 중에 한 다음 발언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저는 옛날에 역사책을 보든 제가 살아오는 동안에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사람은 한 사람도 본 적이 없다. 이 나라를 누가 지켰냐 하면 바로 오늘 여러분들이 이 나라를 지켰다” 여기서 “왕이나” 부분이 ‘왕이’라는 인물명으로 잘못 추출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 말에 “윤봉길 의사, 안중근 의사 등 다 보통 우리 국민이었습니다”라며 “윤봉길”, “안중근” 등도 덧붙였다. 

이 말은 그의 소신 발언으로서 여러 매체에 다뤄졌다. 야권은 이를 현 정부에 대한 비판 메시지로 해석하고 여러 말들을 보탰다. “나훈아가 잊고 있던 국민의 자존심을 일깨웠다”(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상처받은 우리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줬다”(같은 당 조수진 의원), “이 예인에 비하면 정치인으로서 너무 부끄럽기 짝이 없다”(원희룡 제주도지사) 등의 정치인 말들이 뒤따랐다. 여권은 이런 야당 정치인의 발언을 두고 “아전인수 해석”이라 맞받아쳤다. 이런 오가는 공방 속의 말들이 여럿 기사화 됐는데, 이것이 ‘나훈아 언어 네트워크’에서 또 한 무리의 개체를 형성하고 있다. 이는 나훈아의 이번 공연이 국민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반향을 불러일으켰는지 방증하는 예 가운데 하나라 하겠다. 

나훈아 전체 기사의 말구름[그림 5]을 봐도 그렇다. ‘대기획 대한민국’, ‘대한민국 어게(인)’ 등이 가장 크게 들어온다. 그런데 이런 무리 밖의 다른 단어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이 ‘이혼 소송’이다. ‘재산분할 청구소송’도 있다. ‘야쿠자’나 ‘김혜수’ 같은 단어도 이례적이라 눈에 들어온다. 이런 단어들은 ‘대한민국 어게인’이 있기 전에 나훈아를 언론이 주로 어떤 식으로 다뤄왔는지 드러내는 단서다. 

[그림 5] ‘나훈아’ 뉴스로 추출한 워드클라우드

그가 언급된 기사의 시계열 분포를 보면[그림 6] 2008년 1월이 340개 기사로 유독 높게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12년 전 1월 25일 그는 서울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연 외에는 비교적 조용한 삶을 유지해 온 그를 두고 지난해 세종문화회관 공연이 갑작스레 취소된 뒤 이상한 괴소문이 붙기 시작했다. 김혜수 등 여배우와 바람을 피웠고 이 때문에 김혜수의 야쿠자 애인이 나훈아의 중요 부위를 훼손했다 따위의 루머였다. 그는 이날 먼저 “(뭘) 한 게 없기 때문에 해명할 게 없다”며 자신이 누군가에게 ‘해명’하기 위해 나선 것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그리고 소문이 모두 거짓임을 하나하나 설명했다. 압권은 “보여주면 믿겠습니까”라고 일갈하며 단상에 올라가 바지 지퍼를 내리려던 모습이다. 여담이지만 당시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동료 기자는 좌중이 모두 그에 압도됐다 한다. 이후 괴소문과 언론의 무책임한 추측성 보도는 자취를 감췄다.

이를 비롯해 그를 다룬 미디어의 소재는 주로 이혼 소송, 투병 루머 등 대체로 개인 신상에 대한 가십성 이야기들이었다. 다음 기사 고점을 이룬 2012년 12월의 정확도 순 1위 기사의 제목은 <‘루머왕’ 나훈아, 티베트서 도사처럼 심신 수행>(문화일보)였다. 그를 ‘루머왕’으로 만든 것이 누구인지는 따져봐야 할 부분이겠다.

[그림 6] ‘나훈아’ 관련 월별 기사 건수

[그림 7] ‘나훈아’, ‘조용필’ 관련 월별 기사 건수 비교 

최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 

 

끝으로 다른 유사한 예와 비교해 두 스타의 최근 보도가 어느 정도 규모인지 가늠해 봤다. 두 스타의 최근 행보가 강렬한 충격을 선사했음은 사실이지만 과거 사례와 비교가 조금 객관적인 파악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림 7]은 ‘가왕’으로 불리는 조용필과 나훈아의 기사 분포를 비교해 본 시계열 차트다. 2018년 4월의 ‘조용필’ 언급 기사가 지난 10월의 ‘나훈아’ 기사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수로 큰 이슈가 된 것을 볼 수 있다. 가왕의 데뷔 50주년을 맞은 달이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만찬 자리에서 여러 일로 이슈를 낳았던 달이다. ‘세계적 인지도’ 한국 가수의 원조 격인 가수 ‘싸이’와 방탄소년단을 비교한 그래프는 [그림 8]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유튜브에 공개된 2012년 7월부터 지난달 13일까지 기사를 검색해 봤다. 월드 스타로 거듭난 싸이의 서울 시청 앞 광장 무료 공연이 있었던 2012년 10월의 기사량(6,793개)이 방탄소년단의 최고점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세계 이목을 끈 ‘첫’ 스타라는 점이 국내 언론 관심을 크게 끌어들인 점을 간과할 순 없겠다. 

 

 

[그림 8] ‘싸이’, ‘방탄소년단’ 관련 월별 기사 건수 비교 

 

 

삼성 그룹 비자금을 폭로했던 김용철 변호사는 2010년 낸 책 《삼성을 생각한다》에서 나훈아가 이건희 회장의 제안을 거절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이 회장이 자신의 파티에 노래해 줄 것을 요청하면서 거액을 내밀자 그는 “나는 대중예술가다. 내 공연을 보기 위해 표를 산 대중 앞에서만 공연하겠다. 내 노래를 듣고 싶으면, 공연장 표를 끊어라”라며 거절했다는 것이다. 방탄소년단의 제이홉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꾸준히 되새기며 팬들을 잊지 말아야 할 역사로 초대하고 있다. 두 슈퍼스타에겐 이런 저력이 바탕에 있기에 아직도 그 최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고 즐거운 상상을 해보며 끝을 맺는다. 

 

 

 

 

 

1) 빅카인즈는 1990년 1월 1일부터 기사 작성 시점(2020년 10월 19일 기준)까지 54개 매체의 6,755만 4,168건의 기사를 수집·공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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