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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네이버가 모바일 뉴스 화면을 개편한 이래, 지역 언론사는 단 한 곳도 포털과 콘텐츠 제휴를 맺지 못했다. 포털 뉴스가 지역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에도 불구하고, 네이버·카카오 뉴스제휴평가위원회에서 지역매체 특별 심사 규정은 번번이 통과되지 못했다. 오랜 논의 끝에 결국 지난 5월 14일 이 규정이 통과됐다. 그간의 경과와 전망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지난 4월 지역 언론계가 술렁였다. 네이버·카카오 뉴스 제휴를 심사하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이하 제평위)가 지역 언론의 포털 입점 문턱을 낮추기 위한 특별 전형을 도입한다는 소식이 퍼져서다. 6기 제평위가 지난 4월 23일 전원회의에서 의결한 ‘지역 매체 특별 심사 규정’은 지역 9개 권역별로 1개 사 입점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정례 심사와는 별도로 지역 언론사만을 대상으로 한 일회성 특별 심사다.
제평위는 먼저 지역을 인천·경기, 강원, 세종·충북, 대전·충남,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전북, 광주·전남, 제주 등 9개 권역으로 구분했다. 제휴 심사를 권역마다 치르고 각각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1곳이 네이버·카카오와 콘텐츠 제휴를 맺는다. 포털 뉴스 제휴는 ‘검색-스탠드(네이버만 해당)-콘텐츠’로 구성되는데, 가장 높은 단계인 콘텐츠 제휴사는 포털에 인링크 방식(in-link)으로 기사를 제공하고 광고료(옛 전재료)를 받는다.
“포털에 지역 목소리 반영해야” 요구 받아들여
제평위가 지역 언론 특별 트랙을 마련한 이유는 ‘포털 뉴스가 지역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앞서 지난 2018년 10월 네이버가 콘텐츠 제휴사 70여 곳 가운데 44개 사만 참여한 ‘언론사편집판’ 중심으로 모바일 뉴스 화면을 개편하면서 ‘포털의 지역 언론 차별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지역 언론사 단 한 곳도 포털과 콘텐츠 제휴를 맺지 못한 상태였다. 이를 계기로 지역 언론계는 ‘네이버를 비롯한 포털이 지역 언론을 배제하며 지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비판이 커지자 당시 활동 중이던 4기 제평위는 내부 TF를 구성해 지역 언론의 콘텐츠 제휴 입점을 촉진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지역 언론에 가산점 부여, 할당제, 별도 심사 트랙 등 다양한 의견이 오갔으나 결론은 나지 않았다. 다만 네이버 PC 제휴사인 강원일보·매일신문·부산일보에 대한 네이버 모바일 제휴 지위를 인정해달라는 지역 언론계의 요구는 받아들여졌다. 모바일 지위를 얻은 지역 언론 3사는 2019년 9월 네이버 언론사 편집판에 입점했다.
지난해 4월부터 1년간 활동한 5기 제평위 때도 지역 언론의 콘텐츠 제휴 자력 입점 여부에 이목이 쏠렸다. 5기 역시 지역 언론 TF를 꾸렸다. 논의 끝에 입점 심사 시 지역 언론사에 일괄적으로 ‘사회적 가치성’ 항목(10점 만점)에 8점을 부여하는 방안이 권고됐지만 실효성은 없었다. 지역 언론사는 지난 1월 발표된 콘텐츠 제휴 입점 명단에 들지 못했다.
지난 3월 임기를 시작한 6기 제평위에선 이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제평위원 30명 가운데 7명이 참여한 지역 언론 TF가 보다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방안을 내놨다. 9개로 구분한 지역 권역별로 반드시 1개 사는 입점할 수 있도록 심사 시 커트라인을 두지 않았다. 특별 전형 신청 자격은 뉴스 제휴의 가장 낮은 단계인 ‘검색 제휴’ 이상인 지역 언론사로 정했다. 권역별 심사를 벌여 이들 가운데 최고 점수를 획득한 언론사 한 곳에 콘텐츠 제휴 자격을 주는 것이다.
특별 심사는 정례 심사 기준인 정성평가(저널리즘 품질 요소·윤리적 요소·이용자 요소) 80점, 정량평가(기사 생산량·자체 기사량·윤리적 실천 의지) 20점으로 집계된다. 다만 추가 조건이 붙었다. 기존 제휴 통과 기준상 자체 기사 비율이 일간지·방송사·인터넷신문은 30%, 주간지는 40%, 월간지·전문지는 50% 이상이어야 하는데, 특별 심사에 지원하는 지역 언론사의 경우 유형별 자체 기사 생산 비율의 80% 이상이 해당 지역 사안을 다룬 기사여야 한다.
입점 문턱이 낮아진 만큼 평가 절차와 제재 심사가 강화됐다. 규정상 정례 평가에선 제평위원 30명 중 9인 이상이 참여하는 평가팀을 구성하지만, 지역 특별 심사엔 14인 이상이 참여토록 했다. 권역별 입점사가 확정된 이후 제평위는 3개월마다 모니터링을 진행한다. 입점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사실이 발견되면 제평위는 내부 의결을 거쳐 포털사에 해당 언론사의 콘텐츠 제휴 계약 해지를 권고한다. 이런 과정으로 제휴가 취소된 지역 언론사는 취소일부터 1년간 콘텐츠 제휴를 재신청할 수 없다.
제평위 내부서 ‘커트라인 도입’ 추가 발의
명분 약해 지지 못 받아 폐기
당초 위 내용을 담은 특별 심사 규정은 4월 23일 제평위 의결 직후 확정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공식 발표는 그보다 한 달이 더 지나서였다. 해당 규정에 이의를 제기한 일부 제평위원들이 ‘평가 점수에 하한선(70점)을 둬야 한다’는 추가 안건을 발의하면서 일정이 지연됐다. 이 안건은 5월 14일 열린 제평위 전원회의에 상정됐으나 과반 표를 얻지 못했다. 이날 추가 안건이 부결되면서 4월 통과된 원안이 뒤늦게 확정됐다.
이번 특별 규정을 두고 제평위 내부에서 반대 의견이 나온 배경과 일련의 논의 과정은 여러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추가 발의안에 서명한 제평위원 5명 대부분은 서울에 본사를 둔 언론사에 몸담고 있어 지역 언론을 바라보는 서울 언론사의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다는 시선이 있다.
이들 위원이 지역 언론 심사에 커트라인 70점 도입을 주장한 명분은 ‘공정성 논란과 저널리즘 품질 악화 우려’다. 추가 발의안이 제시한 커트라인 ‘70점’은 뉴스 제휴 단계에서 ‘스탠드’ 통과 기준이다. 서울 언론사 소속 위원 5명이 특별 심사 원안에 브레이크를 건 배경엔 ‘좋은 언론사’를 평가하는 기준은 제평위 심사 점수이고, 지역 언론에 특별 기회를 주더라도 최소 70점은 받는 매체여야 저널리즘 품질을 유지할 수 있으며, 서울사 중심의 기 입점사들은 높은 저널리즘을 실현하고 있다는 인식이 깔려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추가 발의안에 이름을 올린 한 위원은 “해당 권역에서 1등을 했다는 것만으로 지역 언론이 대거 입점한다면 결국 조회수 경쟁이 심화돼 저널리즘 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지금처럼 저품질 기사를 부추기는 포털 생태계에선 (지역 언론 대거 입점이) 언론계 전체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은 제평위 안팎에서 ‘지역 언론 입점 문턱을 낮추자’는 원안 취지에 반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더군다나 아직 지역 언론 특별 전형을 진행하지 않은 지금도 기 입점사들의 조회수 경쟁은 치열하며 그에 따른 저널리즘 품질 또한 손가락질 받는 상황이다. 이런 미디어 환경에서 지역 언론사 9곳이 포털 콘텐츠 제휴사로 입점한다고 해서 저널리즘 품질이 크게 떨어진다는 걱정은, 현재로선 기우로 보인다. 특별 심사의 커트라인 도입이 지역 균형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추가 안건대로 점수 하한선을 적용해 어느 언론사도 입점하지 못한 권역이 나오면 해당 지역은 더욱 소외된다는 우려다.
사실상 지역 언론 대거 입점으로 기 입점사들이 잃게 되는 것은 포털에서 발생하는 광고 수익의 일부분이다. 뉴스페이지 광고 규모가 큰 네이버에선 콘텐츠 제휴 입점사들이 여기서 발생하는 광고 수익을 나눠 갖는다. 수익 배분 요소는 전체 구독자 수와 증가분, 조회수 등이다. 수익 규모가 한정적인 상황에서 신규 입점 초기 가파른 구독자 증가세는 광고 배분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번 특별 규정 논의를 이끈 김동민 6기 제평위 위원장은 5월 21일 공식 발표문에서 그간의 논쟁 과정과 향후 방향에 대해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6기 제평위 지역 매체 TF를 통해 수년간 논의해온 지역 매체 특별 심사 세칙안이 마련됐고 그 안이 전체회의에서 치열한 격론 끝에 통과됐다”며 “최선의 방법이라고 단언할 수 없지만 지금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라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실제 운영하면서 단점을 보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격론 끝에 심사 일정 확정
“제평위·지역 언론 일각 의심 해소해야”
제평위는 6월 21일 0시부터 7월 4일 24시까지 2주간 ‘지역 매체 특별 심사’를 접수한다고 공지했다. 제평위가 규정한 ‘지역 매체’는 신문사업자, 정기간행물사업자, 방송사업자, 인터넷신문사업자, 뉴스통신사업자,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 중 서울을 제외한 지역을 보급지역이나 보급대상으로 하거나 방송권역으로 하는 매체를 말한다. 특히 인터넷신문의 경우 신문등록증상 보급지역이 특별 심사 신청 권역과 일치해야 한다. 정례 뉴스 제휴 접수 기간은 지역 언론 특별 심사에 앞서 5월 31일부터 6월 13일까지다. 특별 심사에 지원하는 지역 언론은 정례 평가와 동시에 신청할 수 없다.
이번에 규정이 적용되면 지역 언론사가 제평위 심사를 거쳐 포털과 콘텐츠 제휴를 맺는 첫 사례가 나온다. 현재 네이버 콘텐츠 제휴사인 강원일보, 매일신문, 부산일보는 별도 심사를 거치지 않고 과거 네이버 PC 제휴 지위를 모바일에서도 인정받은 경우기 때문이다.
9개 권역 구분과 심사 방식을 두고 이견이 나오지만 수년간 끌어온 지역 언론 입점 문제를 일부분 해소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미제휴 언론사뿐 아니라 카카오 콘텐츠 제휴가 아닌 매일신문과 부산일보도 이번 특별 규정을 통해 카카오 제휴를 신청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매일신문이 속한 대구·경북권역 심사에서 매일신문이 1위를 차지한다면 매일신문은 카카오 콘텐츠 제휴 지위를 추가로 얻고, 2위 사는 네이버 콘텐츠 제휴 지위만 확보한다. 만약 다른 언론사가 1위를 한다면 해당 언론사는 네이버·카카오와 동시에 제휴를 맺고, 매일신문은 기존 네이버 콘텐츠 제휴 자격만 유지한다.
특별 심사 당사자인 지역 언론사들은 이번 제평위 의결이 반가우면서도 ‘우리가 선정되지 않으면 어떡하느냐’며 걱정하고 있다. 이번 심사는 일회성인 데다 일간지, 민영방송, MBC, 주간지, 전문지, 인터넷신문 등 각 지역에 소재한 매체라면 종류를 불문하고 지원할 수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A 지역 언론사 디지털 부문 임원은 “이런 기회가 주어진 것만으로도 감사하지만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니 엄두가 안 나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며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니까 걱정되고 불안함도 크다”고 말했다.
B 언론사의 디지털부서장도 “사실상 이번에 못 들어가면 다음 기회는 없다고 봐야 한다”며 “여러 기준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갑자기 이 소식을 접한 지역 언론사는 준비할 시간이 부족할 것 같다. 콘텐츠 제휴 입점 시도를 여러 번 해본 곳과 (상대적으로 자체 기사 비율이 높은) 방송사가 유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례 없는 상황인 만큼 여러 우려도 제기된다. 제평위 심사 때마다 언급되는 ‘자체 기사’ 정의에 대한 모호성, 현장과 평가단의 인식 차이, 심사위원들마다 다른 심사 기준 등이다. 제평위 규정상 자체 기사는 △언론사가 직접 기획하고 취재해 생산한 기사 △보도자료·다른 매체 기사·SNS나 인터넷 등에 공개된 미디어 콘텐츠 등 3가지 사항에 언론사가 직접 분석·추가·취재·평가·비교·의견을 담아 재생산한 기사를 뜻한다. 하지만 정성평가 비중이 80%에 달하는 심사 과정에서 위원별로 판단이 엇갈릴 여지가 크다.
특별 규정은 지역 언론을 배려하는 취지로 마련됐지만, 한편에선 지역 언론에 대한 특혜로 비치기도 한다. 특히 2015년 제평위 출범 이후 콘텐츠 제휴 입점 심사를 통과한 매체는 8곳에 불과하다. 통과 비율은 0.77%이다. 언론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콘텐츠 제휴로 진입하는 매체가 적정하게 있어왔고 지역 언론도 합류하는 구조였다면 균형성 측면에서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면서 “특별 심사는 콘텐츠 제휴 입점을 위해 투자해왔던 비지역 매체들에 큰 상실감을 줄 것이다. 입점 평가와 모니터링 등이 제대로 이뤄질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앞으로 진행될 심사 과정에서 제평위와 지역 언론은 이런 의심을 해소해야 한다. 제평위는 평가의 공정성을 담보하고, 지역 언론은 포털에 입점해야 할 이유를 증명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제평위 내부 논의 과정에서 드러난 지역 언론을 향한 부정적 인식을 가라앉혀야 특별 입점 도입 자체의 정당성을 강화할 수 있다. 한 제평위원은 “심사안이 확정된 이상 지역 언론은 열악한 여건만을 탓할 수 없게 됐다”며 “회사 차원에서 투자하고 양질의 콘텐츠 발굴에 집중해야 이번 안을 둘러싼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 언론사의 디지털부서장은 “최근 제평위 심사를 보면 평가에 맞춰 몇 달만 준비해선 안 되고, 조직 전체의 체질이 변해야 통과할 수 있는 것 같다”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왔는데 이번 심사에서 우리가 변하고 있다는 걸 어필하려 한다. 앞으로도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