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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12일, 네이버와 카카오의 뉴스 제휴·제제를 담당하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의 특별 심사 결과가 발표됐다. 그 뒤에는 두 포털과 콘텐츠 제휴를 맺기 위한 지역 언론사들의 고군분투가 있었다. 심사는 어떤 과정으로 진행됐고, 그 가운데 드러난 쟁점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편집자 주
네이버·카카오의 ‘지역매체 특별 입점 심사(특별 심사)’가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됐다. 두 포털의 뉴스 제휴·제재를 담당하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이하 제평위)는 두 달여의 평가를 거쳐 지난해 11월 12일 특별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합격 매체는 지역 권역별로 강원도민일보(강원), CJB청주방송(세종·충북), 대전일보(대전·충남), 대구MBC(대구·경북), 국제신문(부산·울산·경남), 전주MBC(전북), kbc광주방송(광주·전남), JIBS(제주) 등 8개 사다.
이들은 네이버와 카카오의 뉴스 제휴 중 가장 높은 단계인 콘텐츠 제휴(CP) 계약을 맺게 된다. CP가 되면 네이버 모바일에서 각 언론사가 자체적으로 뉴스를 배치할 수 있는 편집판이 생기고 두 포털사로부터 광고 수익도 배분받는다. 제평위 관계자는 “기술적 협의를 거쳐 CP 계약을 맺고 2월 중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특별 심사는 제평위가 지역 언론사를 배려한다는 취지로 시행했다. 2015년 제평위 출범 이후 지역 언론사가 제평위 입점 심사를 통해 CP 지위를 얻은 사례는 없었다. 지역 언론사들은 제평위가 지역 언론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입점 심사 기준 자체도 과도하다고 불만을 토로해왔다.
2018년 네이버가 모바일 페이지를 개편하자 지역 언론사들은 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당시 네이버는 70여 개 CP 가운데 44개 매체에만 채널(현 언론사 편집판)이라는 자체 편집 공간을 제공하고 뉴스 이용자들에게 각 채널을 구독하게 했다. 44개 채널에 지역 언론사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때부터 지역 언론계와 전국언론노조가 나서 포털의 지역 언론 차별을 공론화했다. 지난해 3월 활동을 시작한 6기 제평위는 ‘지역 언론사의 입점 문턱을 낮추고 포털 뉴스에 지역 여론을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제평위는 같은 해 5월, 정례 입점 심사와 별도로 시행하는 지역매체 특별 심사 규정(특별 규정)을 의결했다.
합격 당락에 주요했던 자체 기사
입점 신청은 특별 규정에 따라 9개 권역별로 이뤄졌다. 합격사 선정은 평가를 통해 해당 권역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지역 언론사 1곳에 CP 지위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기존 CP 심사의 경우 80점 이상을 받아야 통과하지만 특별 심사에선 커트라인을 폐지해 1권역 1사 합격을 보장했다.
지난해 6월 21일부터 2주간 이어진 서류 접수 기간에 총 73개(네이버·카카오 중복 59개) 매체가 신청서를 냈다. 제평위는 같은 해 8월 16일부터 두 달간 평가를 진행했다. 9개 권역 중 8곳에서 합격 매체가 나왔지만, 인천·경기 권역에선 어느 매체도 선정되지 못했다.
인천·경기 권역 매체들의 발목을 잡은 건 자체 기사 항목이었다. 규정을 보면 전체 기사 가운데 직접 취재하고 생산한 자체 기사의 비율이 30%(30%에 해당하는 자체 기사 가운데 80%는 지역 이슈를 다뤄야 함) 이상인 매체만 심사에 지원할 수 있다. 신청 과정에서 정량평가를 받기 위해 자체 기사 목록도 제출해야 한다. 지역 언론사들은 특별 심사 이전의 정례 입점 심사 때도 자체 기사 기준을 충족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지방자치단체가 낸 보도자료 등을 그대로 기사화하는 관행 탓이다. 지역 언론사들이 특별 심사에 대비해 가장 신경을 쓴 평가 항목 역시 자체 기사였다.
제평위는 지원 매체들을 대상으로 평가 점수(정량평가 20%, 정성평가 80%)를 집계한 뒤 사후 검증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자체 기사가 아닌 기사를 자체 기사 목록에 올린 매체들이 탈락 처분을 받았다. 인천·경기 권역에 지원한 14개 매체 모두가 여기 해당해 합격사가 나오지 못했다. 일부 권역에서도 최고 득점 매체가 자체 기사 문제로 탈락해 차점 매체가 합격하기도 했다.
지역 매체 심사에 참여한 한 제평위원은 “우여곡절 끝에 생긴 기회인데 기본적인 심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매체가 많아 실망했다”며 “합격한 매체들을 포함해 지역 매체들의 콘텐츠 품질이 전반적으로 높지 않다는 평가가 많았다”고 말했다.1)
이상민 제평위 입점소위원회 위원장은 결과 발표 당일 보도자료에서 “새로 콘텐츠 제휴사가 된 8개 지역 매체를 통해 각 지역의 다양한 목소리가 여론에 반영됐으면 한다”며 “합격 매체가 나오지 않은 인천·경기 권역에 대해서는 다시 특별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합격 명단에 들지 못한 언론사들은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제평위는 특별 규정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부터 이번 심사를 일회성으로 못 박았다. 신청서를 냈던 지역 언론사들도 사실상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로 받아들였다. 제평위 체제 7년간 서울 기반 언론사 8곳만 CP 심사를 통과한 현실에 비춰볼 때, 앞으로 지역 언론사가 지난해 6월 21일부터 2주간 이어진 서류 접수 기간에 총 73개(네이버·카카오 중복 59개) 매체가 신청서를 냈다. 제평위는 같은 해 8월 16일부터 두 달간 평가를 진행했다. 9개 권역 중 8곳에서 합격 매체가 나왔지만, 인천·경기 권역에선 어느 매체도 선정되지 못했다. 특별 트랙이 아닌 일반 심사를 거쳐 추가 입점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심사 준비하며 긍정적 변화도 있어
한편에선 이번 특별 규정을 보완해 지역 언론 전용 심사를 계속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 특별 규정은 지역 성격과 규모를 반영하지 않은 9개 권역 구분(특히 인천·경기, 부산·울산·경남), 신문사와 방송사의 특성을 배제한 평가 항목 등으로 비판을 받았다. 지역 언론사를 평가하는 제평위원 가운데 지역 언론 전문가가 없다는 지적도 있었다.
김동원 전국언론노조 정책실장은 지난해 11월 18일 <지역언론 포털 제휴 선정 결과와 지역 언론 지원 방안 모색 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서 △지역 언론 입점 심사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연 2회 진행하는 정례 심사에 다른 기준(지역 언론 대상)을 적용해 계속 시행 △불가피하게 콘텐츠 층위에 맞춰진 제휴 심사 기준과 항목에 대한 전면 수정 △제평위 구성과 권한 변화를 통해 최근 언론 현업 5단체가 추진 중인 언론사 통합 자율기구(저널리즘윤리위원회) 참여 등을 제안했다.2)
심사 결과와는 별개로, 입점을 준비했던 지역 언론사들은 크고 작은 변화를 경험하며 나름의 의미를 부여했다. 오랜 시간 방치했던 자사 사이트를 정비하거나 디지털 콘텐츠와 인력 강화, 보도 관행 개선, 지면 중심 인식에 균열을 만들어낸 것은 작지 않은 성과다. 심사 결과 발표를 앞둔 지난해 10월 A 지역 언론사 디지털전략 담당자는 “특별 심사에 대비해 올해 들어서만 3번이나 홈페이지를 개편했고 온라인팀 인원도 2배 가까이 늘렸다”고 했고, B 지역 언론사 디지털부서장도 “홈페이지 메인 화면뿐 아니라 기자들이 돋보이고 기사를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기사 페이지 개편에도 신경 썼다”고 말했다.
C 지역 방송사 디지털 담당 부장은 “짧은 시간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저녁 방송이 끝나야만 올릴 수 있었던 온라인 기사가 시시때때로 나온다”면서 “특히 젊은 기자들은 적극적으로 나서 온라인 콘텐츠를 방송 리포트에도 반영하고 있다. 업무량은 늘었지만 기사량이 눈에 띄게 증가했고 안팎에서 반응도 좋다”고 말했다.
지역 언론사들은 전반적인 콘텐츠 품질 관리에도 공을 들였다. 정량평가를 통과하려면 보도자료 기사를 최소화해 자체 기사 비율을 높여야 했고, 정성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지역성을 담은 기획·심층보도와 인터랙티브 등 디지털 특화 콘텐츠를 강화해야 했다.
D 지역 신문사의 한 취재기자는 “심사 기간엔 보도자료 기사를 아예 쓰지 말자는 분위기였다. 하나의 기사를 쓰더라도 추가 취재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기니까 자연스럽게 기획 기사가 많아지더라”며 “심사 때문만이 아니라 지역 언론으로서 지역 밀착형 기사에 집중하는 방향이 맞다. 심사를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변화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 지역 언론사 디지털부서장도 “그동안 제평위가 비판을 많이 받았고 이번 특별 심사에도 우려가 컸지만 지역 언론사들이 미래를 고민하고 변화할 동력을 만들어준 것은 분명하다”며 “그 효과가 앞으로도 발전적인 방향으로 작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3)
합격 매체들도 마음 놓을 수 없어
합격 매체들은 마냥 마음을 놓기 어렵다. 네이버·카카오와 각각 뉴스 제휴 계약을 맺으면 CP가 되는 것은 맞지만 기존 CP들과 달리 3개월마다 평가를 받아야 한다. 특별 규정에 따르면 제평위는 권역별 CP 매체들이 △전체 기사 생산량 중 자체 기사 비율이 최소 30%를 유지하는지
△자체 기사 30% 가운데 80%는 지역 이슈를 다루는지를 3개월 단위로 모니터링한다.
만약 두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양대 포털은 뉴스 제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해당 매체는 향후 1년간 입점 심사에도 지원할 수 없다. 이런 절차로 특정 권역에 CP 공백이 생기면 제평위는 추가 심사를 진행해 새로운 입점 매체를 선정하기로 했다.
합격 매체들이 입점 후 어떤 기사를 생산하고 포털에서 어떻게 유통할지도 중요한 문제다. 제평위가 특별 규정을 마련한 이유는 지역 언론사 입점을 통해 그동안 포털이 소홀했던 지역 여론을 반영하겠다는 거였다. 지역 CP들이 지역 이슈와 동떨어진 조회수용 기사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면 특별 심사는 배려가 아니라 어떤 특혜로 비치고, 언론계와 독자들의 반감을 살 수 있다.
합격 매체 중 한 곳의 디지털부서장은 “CP가 되면 매체 영향력이 커지고 클릭 수에 따라 광고 수익을 얻는데 저희는 후자엔 큰 기대를 안 한다. 기존 CP들과 출발선이 다르기 때문에 그들과 똑같이 해선 답이 안 나온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전국적인 이슈 경쟁에 뛰어들어 클릭 수에 집착하기보다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만큼은 남들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쓰자는 게 기본적인 방향”이라고 말했다.
특별 심사를 진행한 6기 제평위는 오는 2월 활동을 마무리한다. 3개월 단위 모니터링과 합격사가 없었던 인천·경기권역의 재심사는 7기 제평위가 맡는다. 다만 제평위 구조와 운영 방식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어 특별 심사 후속 조치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2021년 12월 기준).
지난해 11월 카카오가 포털사이트 다음의 뉴스 페이지 운영 정책을 변경한 것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기존엔 CP 매체들이 생산한 기사만 다음 PC와 모바일 뉴스 화면에 노출했지만 1월부턴 그 자리에 누구나 개설할 수 있는 ‘뷰’를 배치했다. 언론사가 아니어도 곧바로 다음 메인 화면에 실릴 수 있다 보니 사실상 제평위 심사를 통한 언론사의 추가 입점이 필요하지 않다.4) 언론계는 카카오의 정책 변화가 제평위 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 여파로 지역 언론사를 포함한 CP 체제가 어떻게 변할지 주목하고 있다.
1) 김달아, <경인권역 매체들, 기본요건 충족 못해 모두 탈락>, 기자협회보, 2021.11.17, 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50471
2) 최승영, <제평위 지역언론 입점심사, 무엇을 바꿔야 할까>, 기자협회보, 2021.11.19, 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50504
3) 김달아, <제평위 특별 심사 막바지… 지역사들 “지난 3개월 쏟아부었다”>, 기자협회보, 2021.10.5, 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50224
4) 김달아, <다음 뉴스 개편에 “올 것이 왔다”… 네이버에 쏠리는 눈길>, 기자협회보, 2021.11.30, 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5054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