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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포털과 언론] 포털-언론사 간 불평등 계약 문제
커버스토리 | 등록일 : 2023-05-26

네이버가 최근 언론사들에 전달한 ‘뉴스콘텐츠제휴 약관 개정안’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일방적 통보였을뿐 아니라 언론사의 권한을 침해하는 요소가 일부 조항에 포함돼 있어서였다. 문제가 된 뉴스콘텐츠제휴 약관 개정안 내용과 이를 둘러싼 논란의 쟁점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네이버는 지난 3월 30일 뉴스콘텐츠제휴 언론사들에 ‘뉴스콘텐츠제휴 약관 개정에 따른 사전 안내’ 메일을 보냈다. 네이버가 지난 2월 22~24일 온·오프라인 설명회에서 밝힌 뉴스 서비스 및 수익 모델 변경 사항을 반영해 새로운 약관을 마련했고, 이를 5월 1일부터 적용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메일을 받은 언론사가 4월 30일 자정까지 별도의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개정 약관에 동의하는 것으로 간주하겠다는 공지도 포함됐다. 


개정안 통보에 언론사들 ‘불공정’ 난색

 

사전 연락 없이 약관 개정안을 전달받은 언론사들은 난색을 보였다. 일방적인 통보 방식에 대한 반감뿐 아니라 일부 조항에서 계약 당사자인 언론사의 권한을 침해하는 요소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네이버가 신설이나 수정을 예고한 부분에서 가장 크게 논란이 된 조항은 뉴스콘텐츠제휴 언론사(제공자)의 의무를 규정한 제9조였다. 이 가운데 8항13호는 ‘뉴스콘텐츠 관련 추가 정보 확인을 위해 이용자로 하여금 언론사(제공자) 등 제3자 사이트로 이동하도록 유도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이었다. 

 

뉴스콘텐츠제휴 언론사들은 인링크(포털 안에서 유통) 방식으로 네이버에 뉴스를 제공하는데, 이 조항은 네이버 뉴스 페이지에서 언론사 사이트로 연결되는 주소(URL)나 QR코드 자체를 넣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이를 접한 언론사들 사이에서 네이버가 언론의 편집권과 이용자의 정보 접근권을 지나치게 침해한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동아일보는 지난 4월 4일 자 <네이버, ‘언론사 사이트 연결’ 자의적 차단 논란> 기사에서 해당 조항을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개정안을 두고) 논란이 일자 네이버 측은 URL의 경우 연결되는 사이트의 공익성 등 내용에 따라 금지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QR코드 사용은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며 “이에 대해 독자들의 정보 접근권과 알 권리가 침해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네이버가 URL 표시 허용 여부를 자의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 언론 자율성 침해가 우려된다는 시각도 있다”고 전했다.1)

 

언론사들의 반발이 커지던 당시 네이버는 기자협회보 취재에서는 “‘URL·QR코드 금지’를 명시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의도적으로 기사의 일부만 노출해 다른 사이트로 연결을 유도하거나 기사와 관계없는 주소를 넣어 사용성을 저해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한 규정”이라고 해명했다.2)

 

논란은 또 다른 조항에서도 일었다. 네이버의 권한과 의무를 명시한 제8조의 3항이다. 기존 조항은 ‘네이버는 서비스 개선, 새로운 서비스 개발을 위한 연구를 위해 직접, 공동으로 또는 제3자에게 위탁하는 방식으로 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 단 제3자에게 위탁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경우 사전에 제공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규정했다. 그런데 네이버는 새로 마련한 개정안에 ‘네이버의 계열사가 아닌 제3자’라는 문구를 추가했다. 이를 적용하면 수많은 네이버 계열사는 언론사의 동의를 받지 않아도, 언론사가 네이버 뉴스에 제공한 콘텐츠를 어디에든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지식재산권이 강조되는 흐름에서 언론사들로선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항이었다. 언론사별로 약관 개정안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종합일간지와 경제지 등 주요 신문사들이 속한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이하 온신협)는 공동 대응에 나섰다. 네이버 뉴스콘텐츠 제휴사 82곳 가운데 19곳이 온신협 회원사다. 온신협은 회원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뉴스제휴 약관 개정안의 일부 조항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공동 의견서를 지난 4월 6일 네이버에 전달했다. 

 

온신협은 네이버가 뉴스제휴 약관 개정을 통보하기 전에 관련 내용을 설명하거나 언론사들의 의견을 청취하지 않은 점에 유감을 표했다. 이와 함께 논란의 조항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먼저, 네이버 계열사가 동의 없이 정보를 이용하도록 한 제8조의 3항에 대해선 “불공정 계약”이라고 지적했다. 

 

온신협은 의견서를 통해 “언론사가 네이버에 제공하는 정보의 활용 범위는 네이버 뉴스 서비스와 뉴스 검색 서비스로 판단한다”며 “서비스 개선과 새로운 서비스 개발이 향후 언론사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일방적인 포장으로 모든 네이버 계열사와 향후 네이버에 편입되는 계열사에서 (언론사가 제공한 정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약관을 규정하는 것은 통상적인 정보의 활용 범위를 벗어난다”고 지적했다. 또한 최근 불거진 ‘챗GPT’와 해외 언론사들의 지식재산권 관련 법적 분쟁을 언급하며 “이러한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뉴스 서비스 외에 정보를 활용하는 부분은 언론사에 사전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했다.

 

URL·QR코드를 금지하는 제9조 8항13호도 부당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온신협은 “최근 언론사들은 디지털 환경 변화에 맞춰 독자와 쌍방향 소통을 하거나 3차원 그래픽으로 뉴스를 전달하는 등 온라인용 고품질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고 시리즈형 기획 기사를 모아볼 수 있는 별도 페이지를 운영하기도 한다”며 “기사에 URL이나 QR코드를 붙이는 것은 독자들이 이런 양질의 콘텐츠를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돕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규제하는 것은 언론 자율성과 편집권, 독자의 정보 접근권을 침해한다는 취지다. 

 

언론단체들도 일제히 나서 뉴스콘텐츠제휴 약관 개정안을 비판했다.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한국기자협회·한국여성기자협회·한국인터넷신문협회는 지난 4월 12일 공동 성명 <네이버는 언론에 대한 콘텐츠 착취를 중단하라>를 발표해 네이버의 행보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이들 단체는 “지난 20여 년간 네이버의 고도성장은 이면에 각 신문·방송사 기자, PD들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콘텐츠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런데도 네이버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각 언론사의 콘텐츠 착취에만 급급하다”며 “일방적으로 약관 개정을 강행하면 공정거래위원회 고발은 물론, 국회 청문 및 법 개정 추진 등 불공정을 해소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경고했다. 네이버가 언론 단체와의 대화에 진지하게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언론사들 반발에 한발 물러난 네이버

 

현업 언론계의 거센 반발에 네이버는 한발 물러났다. 네이버 고위 관계자는 지난 4월 13일 온신협이 주최한 제휴 약관 개정안 관련 간담회에 참석해 비판을 제기한 당사자들을 대면했다. 이 자리에서 해당 관계자는 가장 큰 반발을 샀던 두 가지 조항인 제8조의 3항과 제9조 8항13호를 전면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 홍보실 관계자는 “약관 개정안 중 부족한 부분에 대해 사과의 말을 전했다”며 “일부 조항을 수정하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이후 네이버는 한국인터넷신문협회와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등 뉴스콘텐츠제휴 매체들이 속한 또 다른 언론 단체들도 찾아 개정안의 내용을 수정하겠다고 안내했다.3)


네이버는 지난 4월 28일, 문제의 뉴스콘텐츠제휴 약관 개정안을 전면 수정해 재공지했다. 논란이 불거진 지 한 달만이다. 이날 네이버는 뉴스콘텐츠제휴 언론사들에 다시 이메일을 보내 “(기존 약관 대신) 추가 수정한 개정 약관으로 재동의를 구하고자 한다”며 “이번 약관 개정 과정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한 부분에 대해 깊은 사과 말씀드린다. 더 원활하게 소통하는 네이버뉴스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네이버는 새로운 개정안에 언론 단체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 최종 개정안 제9조 8항에 ‘언론사는 뉴스콘텐츠 본문과 관련된 정보 등을 주요 뉴스 및 프로모션 영역 등에서 링크(URL)나 QR코드를 활용하여 제공할 수 있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네이버 뉴스 페이지에서 언론사 사이트로 이동을 금지한 제9조 8항13호는 최종안에선 삭제했다.

 

기존 제8조 3항은 ‘네이버 계열사가 아닌 제3자에게’ 위탁하는 방식으로 언론사 정보를 이용할 때만 사전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규정했으나, 최종안은 어떤 경우든 언론사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내용으로 바뀌었다. 제3자 위탁 방식뿐 아니라, 네이버가 계열사를 포함해 직접 또는 공동으로 정보를 이용할 때도 언론사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것이다. 

 

개정안을 재공지한 네이버는 뉴스콘텐츠제휴 언론사들을 상대로 새 약관의 동의 절차를 5월 31일까지 진행하고 있다(원고 작성일 기준). 동의 과정이 마무리되면 6월 1일 새로운 약관이 적용될 예정이다.4)


 논란은 일단락… 다음 스텝은?

 

뉴스콘텐츠제휴 약관 개정안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여진은 이어지는 중이다. 현업 언론계의 성토에 이어 정치권에서도 네이버를 겨냥한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 또한 포털을 직접 규제하는 법안도 연달아 발의됐다. 지난 4월 3일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포털의 기사 배열 기준 등을 심의하는 법적 기구 설치안을 담은 신문법 개정안을 내놨다.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5월 15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포털의 뉴스 서비스 손익현황 자료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신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정부 차원에서도 움직임이 있었다.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가 지난 4월 17일 구성한 ‘국민통합과 미디어특별위원회’는 3개월간 활동하며 뉴스포털의 사회적 책임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다.

 

네이버에 따가운 시선이 쏠리는 상황은 네이버 스스로 만든 측면이 있다. 섣부른 정책 추진으로 파트너인 언론사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네이버가 추진하던 뉴스 정책이 언론사의 반발로 두 차례나 연기 또는 수정됐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2022 미디어 커넥트 데이’에서 이듬해 4월부터 뉴스페이지에 아웃링크(언론사 사이트로 직접 연결)를 시범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그에 따라 지난 2월 22~24일 아웃링크 운영 가이드라인까지 발표했지만, 지금은 도입을 무기한 연기한 상태다. 아웃링크 적용에 과도한 조건을 달아 사실상 언론사들이 아웃링크를 선택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비판이 컸기 때문이다. 

 

특히 아웃링크로 전환되는 페이지에 앱 설치, 로그인 유도, 유료 결제, 인터랙티브 콘텐츠 연결 등 최근 언론사들이 자체 콘텐츠·사이트 강화를 위해 공들여온 장치를 차단해 더 큰 반감을 불렀다. 이때도 온신협은 공동 의견서를 네이버에 전달해 논쟁적인 조항의 수정을 요구했다. 온신협이 포털을 향해 공개적으로 한목소리를 낸 첫 사례였다. 

 

비판적인 여론을 수용한 네이버는 결국 아웃링크 도입을 다시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지난 3월 7일 기자협회보에 “아웃링크 도입 발표와 시행까지 시간이 촉박했고 정책 수립 과정에서 언론사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비판도 있었다”며 “현장의 여러 의견을 수렴한 결과 일정을 늦추고 또 다른 리스크를 감수하고서라도 다시 차근차근 가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일정부터 방식까지 다시 들여다보며 언론사들의 목소리를 폭넓게 반영하겠다”고 밝혔다.5) 그랬던 네이버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또다시 사전 설명이나 여론 수렴 없이 뉴스콘텐츠제휴 약관 개정안을 내놓으면서 더 큰 불만을 부른 셈이다.

 

일련의 사건을 거치며 네이버와 언론사의 관계를 재정립할 시점에 다다른 것은 분명하다. 지난 20여 년간 온라인 뉴스 생태계를 좌지우지해온 네이버가 이제 어떤 태도와 역할을 보여줄지에 많은 눈이 쏠려있다. 한 신문사의 디지털 부문 고위 간부는 “가뜩이나 사용자들이 뉴스를 멀리하고, 저널리즘을 펼칠 공간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네이버와 언론사가 불필요한 남 탓으로 상호 발전을 저해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 지민구 외, <네이버, ‘언론사 사이트 연결’ 자의적 차단 논란>, 동아일보, 2023.4.4, https://www.donga.com/news/Economy/article/all/20230404/118666078/1

2) 김달아, <URL도 QR코드도 불가? 네이버 뉴스제휴 약관 개정안 논란>, 기자협회보, 2023.4.4, 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53401

3) 김달아, <네이버, 언론사들 반발 산 뉴스약관 수정키로>, 기자협회보, 2023.4.18, 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53481

4) 김달아, <네이버 뉴스서 'URL·QR코드' 이동 가능해진다>, 기자협회보, 2023.4.28, 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53534

5) 김달아, <네이버 아웃링크 돌연 연기… "언론사와의 불신 드러나“>, 기자협회보, 2023.3.7, 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53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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