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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에 따르면 2022년은 언론 산업에 있어 중요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위기를 겪고 있는 현재,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보고서가 주목한 생존 전략, 미래 예측과 분석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2022년 저널리즘, 미디어, 그리고 테크놀로지 트렌드 및 예측> 보고서1)는 2022년이 언론사들의 생존에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통적 언론 매체와 디지털 기반 언론 매체 모두에게 그렇다. 두 가지 발상의 전환이 최근 언론 산업의 경영 방식에 크게 영향을 줬다. 하나는 온라인 뉴스도 대가를 지불하고 구매하는 상품이라는 인식의 확산이었고 다른 하나는 기자들이 뉴스 이용자와 관계를 구축하고 온라인 커뮤니티(혹은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해 인플루언서 전략을 사용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인식의 등장이었다. 이제 구독 기반 수익 모델과 뉴스 이용자와의 커뮤니티 구축은 2022년 언론 산업 전망을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두 가지 키워드다. 이렇듯 중요한 해가 될 2022년의 언론사 생존 전략은 언론 매체 특성 별로 달라질 전망이다. 언론 산업에 불고 있는 큰 변화는 비단 경영 구조만이 아니다. 이번 보고서는 팬데믹으로 인한 여러 변화, 기자와 언론의 역할을 둘러싼 인식의 변화, 그리고 빠른 속도로 발전하며 주목받는 신기술이 언론 산업에 가져올 변화에 관해서도 예측과 분석을 제공했다.
팬데믹 기간에 얻은 구독자 유지가 중요
우선 팬데믹 기간에 증가한 구독과 후원이 안정적 대안 수익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80%에 가까운 상업 언론사가 구독을 2022년의 가장 중요한 수익원으로 답한 만큼, 기존에 뉴스 구독 비중이 낮은 것으로 알려진 더 젊고 상대적으로 학력이 낮은 뉴스 이용자와의 관계 구축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실제로 응답자 중 약 절반(47%)은 언론이 부유한 고학력 뉴스 이용자에만 집중하고 있는 현상을 걱정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정보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사회적 약자들이 뉴스에 무료로 접근하도록 돕는 언론 산업의 노력이 커질 것으로 봤다. 또, 팬데믹 기간 동안 얻은 구독자를 잃지 않기 위해 구독 피로감을 덜기 위한 묶음 판매(bundling) 서비스가 증가하고 추가 서비스와 구독자 특권이 늘어날 것으로 봤다.
언론 산업으로 들어온 창작자 경제
창작자 경제(creator economy)란 창작자 개인이 플랫폼에서 자신의 콘텐츠와 많은 수의 팬·팔로워를 토대로 광고, 구독료 등의 이익을 얻는 경영 구조를 말한다. 대표적으로 유튜버, 인스타그래머, 틱톡 인플루언서들이 창작자 경제의 중심에 있다. 이러한 창작자 경제가 언론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보고서가 대표적으로 제시한 예가 미디어 스타트업 퍽(Puck)이다.
국내에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뉴욕에서 시작된 뉴미디어 스타트업 퍽은 2021년에 창작자 경제를 핵심 가치로 내세우며 미국 내에서 주목받았다. 실리콘밸리, 할리우드, 워싱턴, 그리고 월스트리트를 다루는 베테랑 기자들이 모여 만든 이 스타트업 언론사는 사업을 공동소유하면서도 창작자 개인이 창출한 구독과 광고 수익에 기반해 추가 수익을 배당받는다. 구독자들은 연회비를 내고 더 많은 주제의 기사에 접근권을 얻거나 추가 비용을 통해 창작자와 개인적으로 연락하거나 이벤트에 참가할 수도 있다.

인플루언서 플랫폼을 연상케 하는 퍽의 검색 화면 <출처 – 퍽 홈페이지 puck.news>
이렇듯 언론사가 수익 창출을 위해 기자 개인의 스타성에 의존하는 정도가 높아지면서, 창작자 경제와 관련해 다양한 실험을 하고 싶어 하는 스타 기자와 기자의 자율성을 제한하고 싶은 언론사 간에 팽팽한 긴장감이 예상된다. 또, 창작자 경제를 품으려는 언론 산업에 스타 기자를 위해 기꺼이 구독료와 추가 비용을 제공하고자 하는 뉴스 이용자층이 존재하는지가 관건이다.
매체 특성별로 다른 생존 전략
보고서는 매체 특성별로 다른 생존 전략을 취할 것으로 봤다. 디지털 기반 언론 매체의 경우 페이스북과 구글 등 대형 테크 기업과의 광고 수익 경쟁을 고려해 기업의 규모를 확대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봤다. 지난 2021년 말, 버즈피드가 12월 6일(현지 시각)에 나스닥에 상장한 것을 시작2)으로, 바이스(Vice), 복스(Vox), 버슬(Bustle) 등의 언론 매체도 비슷한 행보가 기대된다. 복스미디어(Vox Media)의 경우도 2019년에 뉴욕매거진(New York Magazine)과 여러 브랜드를 소유한 그룹 나인(Group Nine)을 인수하면서 기업 규모를 확대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인 바 있다.3)
전통 언론 매체 역시도 앞서 말한 구독 기반 묶음 판매와 새로운 뉴스 이용자의 유입을 위해 인수합병에 초점을 둘 것으로 예측된다. 2021년에 독일의 악셀슈프링어(Axel Springer)가 2007년 설립된 폴리티코(Politico)를 10억 달러(약 1조 1,998억 원) 수준으로 인수한 바 있고, 올해 초에는 뉴욕타임스가 5억 5,000만 달러(약 6,600억 원)를 들여 스포츠 전문 매체인 디애슬레틱(The Athletic)을 인수한다고 밝힌 만큼 언론사 인수합병은 올해도 계속 이어질 흐름으로 보인다.4)
마지막으로 지역 언론사들은 독창적인 수익 모델을 통해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보고서에서 제시한 대표적인 예는 영국의 지역 언론 매체인 더맨체스터밀(The Manchester Mill)이다. 더맨체스터밀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도시 봉쇄가 한창이던 2020년 6월 뉴스레터 플랫폼인 서브스택(Substack)을 기반으로 설립됐다. 이 언론사는 주 1회 발행하는 뉴스레터를 통해 지역 언론사로는 이례적으로 2022년 2월 현재 1만 5,000여 명의 구독자를 모았다. 무료 제공 기사는 뉴스 이용자를 모으는 데 도움을 주고, ‘슈퍼 유저(super user)’ 제도로 페이스북 그룹을 통해 충성고객이 언론사에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더맨체스터밀은 이제 종이신문과 팟캐스트로도 뉴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다른 뉴스레터인 셰필드트리뷴(Sheffield Tribune)과 더포스트(The Post)도 시작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뉴스레터 기반 모델을 미국 지역 언론사인 악시오스(Axios)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자와 언론사의 역할에 관한 인식 변화
다양성을 포용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전 세계 언론 산업 내 젠더 불평등은 하루 이틀 내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2021년 5월 워싱턴포스트가 144년 만에 첫 여성 편집국장으로 샐리 버즈비(Sally Buzbee)를 맞은 일을 시작으로 다양성과 다름의 포용을 추구하는 언론 산업 내 흐름은 올해 더욱 가속될 예정이다. 연령·지역·인종·젠더 등 다양한 배경의 기자들이 언론 산업을 구성하게 되면서 뉴스의 형식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사실만을 나열하는 대신 사실을 둘러싼 맥락과 역사, 이와 관련해 충돌하는 다양한 가치들, 그리고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식까지 모두 제공해주는 구성적 저널리즘(constructive journalism)과 해결책 저널리즘(solution journalism)이 더욱더 지지받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창작자 경제가 언론 산업 내에 들어오면서 기자 개인의 역할과 중요도가 점점 커지고 있지만, 그만큼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우선 소셜미디어는 기자들에게 뉴스 이용자와 소통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줬지만, 동시에 기자들을 온라인 폭력에도 노출시켰다. 정치 양극화 현상 심화 및 신상 털기, 집단 온라인 폭력 등을 포함한 소셜미디어의 무기화는 전 세계 기자에게 가해지는 위해의 종류와 양을 급증시켰다. 이에 따라 언론사는 기자를 보호하는 방법과 소셜미디어에서의 기자-뉴스 이용자 간 소통에 관한 규칙을 새롭게 제시할 전망이다. 기자의 소셜미디어 사용에 관해 시니어급 언론인의 57%가 소셜미디어에서도 뉴스 보도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답했지만, 40% 가량의 언론인이 소셜미디어에서 개인적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자유가 필요하다고 응답함으로써 급변하는 뉴미디어 환경 속 기자의 역할에 관한 의견이 분분함을 보여줬다.
기후변화 보도에서만큼은 불편부당성을 제외해야 할 때라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언론이 기후변화 보도를 잘하고 있다고 응답한 언론인은 34%에 그쳤다. 가디언(The Guardian)의 경우, 사안의 긴급함을 전달하기에 부족한 ‘기후변화(climate change)’라는 용어 대신 기후비상사태(climate emergency), 기후 붕괴 현상(climate breakdown), 지구 가열 현상(global heating) 등의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흐름은 기후변화를 중요한 사회적 문제로 여기는 젊은 기자들로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더욱 가속될 전망이다. 이외에도 기후변화 보도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서 과학 전문성을 지닌 인재를 영입하고, 기후변화 현상에 관한 맥락도 함께 전달하며, 부정적인 전망뿐 아니라 이러한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기업들의 노력과 성과같은 긍정적인 측면도 균형 있게 전달하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현재 진행형인 인공지능 기술
인공지능 기술이 더는 미래 세대의 기술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언론 산업의 중심 기술로 자리 잡았다는 데 응답자 간 이견은 없었다. 80% 이상의 응답자가 뉴스 추천 자동화와 보도국 내 업무 자동화에, 약 70%의 응답자가 데이터를 이용한 뉴스 소재 발굴과 상업 전략의 고도화에 인공지능 기술이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로봇 저널리즘이라고도 불리는 기사 작성 자동화는 60%나 되는 응답자가 중요하지 않다고 대답했다. 언론 산업 내 인공지능 기술이 사용되는 다른 영역에 비해 우선순위는 아닌 셈이다. 그런데도 뉴스 작성 자동화 기술은 자연어처리기술(NLP)의 빠른 발전으로 점점 완성도 높은 뉴스 기사를 생성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BBC가 보고서에서 언급한 대표 주자다.
앞으로 인공지능 기술은 언론 산업을 어떻게 바꿀까? 인공지능 기술은 개인 맞춤 뉴스 서비스를 가능케 함으로써 언론사가 뉴스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뉴스 이용자에게 다양한 경험을 효율적으로 제공하게 도와준다. 최근 오픈AI(Open AI)에서 발표한 인공지능 모델 달리(DALL-E)의 경우, 문자로 된 설명을 보고 그에 맞는 이미지를 생성해낼 수 있어 더욱 다양한 스토리텔링이 가능하다. 따라서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은 뉴스 기사 형식에도 여러 가지 변화를 가져올 예정이다. 예컨대, 기사 내 글머리 기호, 영상의 비중, 소셜미디어가 대중화한 혼합 매체 형식이 모두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알고리즘 편향, 윤리, 규제 관련 사안을 다뤄야 하는 기자들의 AI 보도 문해력도 중요해지고 있다.
메타버스, 웹3, 암호화폐, NFT(대체불가토큰) 등의 최신 기술도 보고서의 마지막 부분에 짧게 언급됐다. 쿼츠(Quartz)와 뉴욕타임스가 이러한 흐름에 맞춰 NFT가 적용된 칼럼을 경매에 부친 일이 사례로 소개됐지만, 이러한 기술이 언론 산업을 뒤흔드는 기술로 자리 잡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혁신을 받아들이기 위해선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70%에 가까운 언론인이 새로운 기술보다는 기존의 앱과 데이터 기반 시설을 개선하고 기존 구독자 관리에 집중하는 일이 혁신을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또, 혁신을 방해하는 요소로 절반이 넘는 응답자(51%)가 비용 문제를 손꼽았는데, 부분적으로는 팬데믹으로 인한 예산 삭감이 영향을 미쳤다고 짐작된다. 비슷한 수의 응답자가 개발자와 데이터과학자를 고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41%의 응답자는 언론사 내 부처 간의 효율적인 협력 부족을 걱정했는데, 이는 언론 산업이 신기술의 빠른 적용보다는 필요에 적합한 기술을 예산에 맞게 효율적으로 수용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임을 잘 보여준다.
변화가 기대되는 2022년
두 해가 넘게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언론 산업 역시 많은 변화를 겪었다.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유연한 근무 형태에 맞는 새로운 협업 방식을 고민하고, 구독과 후원을 기반으로 한 수익 구조와 함께 다양한 수익 구조가 실험되며, 세대교체와 함께 이뤄지고 있는 여러 가지 인식 변화에 발맞춰 사내 혁신도 시도하고 있다.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는 기술에 관한 관심도 계속되고 있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올해 보고서에서는 언론 산업이 스스로 개혁하며 산업의 위기를 딛어낸 데서 비롯된 자신감과 자부심이 느껴졌다. 신기술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막연한 두려움과 기대보다는 성숙하게 계획하고 대비하는 모습이 느껴진다. 보고서에서 생존의 기로가 될 한 해라고 본 만큼 언론 산업의 변화가 기대되는 2022년이다.
1) Nic Newman,
2) <美 온라인미디어 버즈피드, 나스닥 상장>, 조선일보, 2021.12.8, https://www.chosun.com/economy/economy_general/2021/12/08/DCJSCJE36BCIVHLZXWBZD2PCUI/
3) 이성규, <복스와 뉴욕매거진 합병이 주는 의미와 시사점>, 미디어고토사, 2019.9.24.
4) 조영빈, <뉴욕타임스, 6600억에 스포츠 전문 매체 인수>, 한국일보, 2022.1.7,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010710500004282?did=N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