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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제20대 대선 보도를 돌아보다] 제20대 대선 보도 비평
커버스토리 | 등록일 : 2022-04-29

제20대 대선에서 언론은 어떤 역할을 했을까. 과연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고, 유권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했을까. 네이버 뉴스를 통해 선거 보도 내용을 확인하고, 선거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대형 이슈의 보도 양상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시민의 79.2%가 포털 뉴스를 읽거나 보고, 포털사이트 이용자의 86.7%가 네이버를 이용하는 현실1)을 고려해 2월부터 선거일 전날까지 네이버 대선 뉴스를 살폈다. 먼저 선거 일정을 감안해 선거 보도 내용을 검색하고 그 내용을 검토했다. 다음으로 선거운동 과정에서 불거진 후보자와 배우자 관련 추문, 그리고 야권 후보 단일화처럼 선거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대형 이슈를 언론이 어떻게 보도했는가

를 확인했다.

 

경마 저널리즘 두드러져

 

첫째, 경마 저널리즘 경향성이 더 두드러졌다.2) 2월 초부터 3월 초 한 달 동안 방송사, 경제지, 인터넷 매체, 통신사, 지역 언론 매체들은 단독 혹은 합동3)으로 여론조사4)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뉴스로 보도했다. 가령, 선거일이 한 달 남은 시점에는 동아일보(리서치앤리서치), 조선일보(칸타코리아), 중앙일보(엠브레인퍼블릭), 한겨레(케이스탯리서치) 네 곳5)을 포함해 MBC(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SBS(넥스트리서치), JTBC(글로벌리서치), TV조선, MBN(넥스트리서치) 등 전국 언론은 자사가 후원한 여론조사 결과를 주요 뉴스로 다뤘다. 이뿐만 아니라 타 매체가 의뢰한 조사 결과 및 여론조사 회사의 정례 조사 결과를 전달하고, 당선 가능성 같은 판세 혹은 캠페인 전략을 평가했으며, 지역 정치 구도 변화를 기대하는 등 다양한 뉴스들을 만들어냈다.6)

 

동일한 시점에 발표된 여러 개의 조사를 취재원으로 삼은 뉴스는 조사 결과를 단순 요약하는 데 그쳤고, 오랜 기간 동안 결과치의 추이를 분석하고 설명한 유용한 뉴스들은 읽을 기회가 거의 없었다.7)

세 차례의 법정 토론회를 묘사한 뉴스 역시 전략 보도 혹은 경마보도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다.8) 토론회 전에는 토론회가 판세에 영향을 줄 최대 변수일 수 있다 하고, 방송사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한 당대표가 말한 토론회 전략을 직접 인용 부호에 그대로 담아 제호로 사용하기도 했다. 방송 3사 초청 토론회의 주요 의제였던 부동산 정책(공급 확대 vs. 임대차3법 개정)9)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대장동 설계는 李 vs. 이익 본 건 尹)10)을 보도하는 방식은 캠페인 전략 보도 방식과 같았다. 당선 가능성 1, 2 순위 후보의 이슈 프레임을 인용 부호를 사용해 제목에 병렬 배치하는 방식을 택했다. 종료 후에는 시청률11)에 주목하고 토론 시청 후 지지 후보를 변경할 생각이 없다는 여론조사 결과12)를 뉴스로 내보내기도 했다.


후보와 후보자 가족의 도덕성 폭로

 

둘째, 외신13)이 이번 대선을 추문, 언쟁, 모욕으로 얼룩진 역대 최악의 ‘비호감선거’라고 평가했듯이 후보의 도덕성, 후보자 가족의 도덕적 추문 폭로 및 이를 둘러싼 공격 및 방어 수사가 선거 뉴스의 내용을 지배했다.14) 먼저, 여당 후보를 겨냥한 야당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은 선거 기간 내내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을 낮은 수준에 머물게 했다. 선거를 사흘 앞둔 시점 뉴스타파가 윤석열 후보와 검찰 출신 인사가 대장동 개발 의혹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다는 ‘김만배-신학림 녹취록’을 공개했을 때 언론은 여야의 입장을 요약하고 직접 인용 부호에 담아 정치적 공방 소재로 취급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선거일 전에 사실 검증이 불가능한 만큼 단순 사실로 보도해야 했지만 녹취록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보도들이 이어졌다. 녹취록을 제공한 이가 뉴스타파와 특수한 관계에 있다고 강조15)하고, 정치적 불이익을 방어하는 선거대책본부 취재원의 냉소적인 평가16)를 제호로 사용하기도 했다.

 

배우자의 도덕적 추문 보도의 양과 방식은 배우자에 따라 차별적이었다. 언론은 김혜경 씨가 공무원에게 사적 심부름을 시켰다는 별정직 공무원의 폭로를 ‘과잉의전’ 혹은 ‘황제의전’17)으로 명명하고 관련 내용을 전했다.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제보를 받은 공영방송은 이를 ‘바꿔치기 결제’로 정의하고 제호에 단독 보도임을 강조했으며 여타 언론은 이 단독 보도를 인용해 관련 내용을 재생산했다. 김건희 씨 관련 도덕성 추문의 경우 폭로와 제보 및 검찰 수사 정보가 부재해 그런지 검찰의 늑장 수사와 법적 대처를 외치는 여당과 야당의 공방을 전하는 뉴스들이 대부분이었다. 계좌 내역18)과 공소장 범죄일람표19)처럼 자체 취재를 통해 입수한 정보를 토대로 구체적으로 문제를 지적한 언론은 소수에 불과했다.


후보 단일화에 대한 엇갈린 평가

 

셋째, 야당 후보 단일화는 선거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 만큼 언론의 주목도가 매우 컸다. 2월 3일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단일화 협상 개시를 공개 촉구하고 나서자 언론은 사설과 칼럼을 통해 그들의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이른바 보수 매체와 진보 매체 간 의견 차이가 현격했다. 동아·조선·중앙20)은 선거 승리를 위해 무조건적인 단일화를 촉구한 반면, 경향신문·한겨레21)는 정치 철학, 가치, 정책 공유에 기반한 단일화만이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사설에 담았다. 정작 선거를 엿새 앞둔 시점에 전격적으로 단일화가 이뤄졌을 때 보수 신문의 보도는 비교적 차분했다. 조선일보는 여론조사를 활용해 단일화가 판세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했고,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후보 간 비전 경쟁을 주문하고 결선 투표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반면 진보 신문 사설의 논조는 사뭇 비판적이었다. 경향신문은 단일화를 권력 나누기로 정의했고, 한겨레는 국민이 단일화 목적·절차·과정을 납득하기 힘드니 잘못된 단일화라고 평가했다. 

 

위의 내용을 정리하면 2월 이후 선거 보도의 특징은 이전22)의 그것과 다를 게 없다. 첫째, 언론은 판세, 여론조사, 네거티브 캠페인 관련 뉴스를 지나치게 많이 생산했다. 둘째, 기자들은 후보 간 정책적 차이보다 대중의 분노를 유발하는 배우자의 도덕적 추문에 더 주목했다.23) 셋째, 선거 뉴스는 정치인 취재원의 목소리를 과도하게 반영하고 유권자의 목소리24)를 간과했다. 넷째, 뉴스를 통해 정당의 이슈 프레이밍(예: 후보 단일화) 과정에 적극 동참하고 특정 정치 세력을 편드는 뉴스 편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민의를 반영하기는커녕 민주주의 정치체제 작동을 방해했다고 결론지어도 무방하다.

 

 

 

 

 

 

 

 

 

1) <2021 언론수용자 조사>, 한국언론진흥재단, 87~89쪽, 2021.

2) 2021년 대선 보도 특징에 대해서는 <신문과 방송> 2021년 12월호 커버스토리 <대선보도, 이대로 괜찮나>를 참조하기 바람

3) 몇몇 종이신문은 자회사인 종합편성채널과 함께 조사를 후원했고, 소규모 인터넷 매체들은 타 언론사 및 단체와 합동으로 조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프라임경제신문은 미래한국연구소, 펜앤드마이크, <고성국TV>, <이봉규TV>와 함께 피플네트웍스(PNR)에, 제주 지역에서는 뉴제주일보, 제주투데이, 헤드라인제주, KCTV제주방송이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그리고 평택 지역에서는 평택시민신문, 평택시사신문, 평택자치신문이 리서치뷰에 조사를 공동으로 의뢰했다.

4) 2월부터 여론조사 결과 공포 금지 시작 전일까지 실시된 여론조사의 등록번호 구간은 8,833번에서 9,124번까지였다. 이 기간에는 교육감선거와 지방선거 관련 여론조사도 포함돼 있다.

5) 네 곳 여론조사 보도의 ‘선거여론조사기준’ 준수 여부는 2022 대선미디어감시연대의 모니터링 보고서에 상세히 기술돼 있다(http://www.ccdm.or.kr/xe/moniotr_2022).

6) 특정 시점에 이뤄진 횡단조사(cross-sectional survey)가 여론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하고, 동일한 기간에 실시된 조사라도 표본집단 선정과 조사 방식(ARS, 대면전화)이 달라 전혀 다른 결과치가 생산될 수 있으니, 여론조사 결과 수치를 하나의 ‘팩트’로 간주하는 관행을 지양해야 한다.

7) 가령, 한국일보 2월 6일 자 온라인판 기사의 경우 여론조사 네 건의 결과 수치를 다뤘지만 질문항, 표집 방법, 표본집단 구성, 조사 방식 등의 차이에 관한 언급이 전혀 없다(이성택, <설 민심, 이재명·윤석열 중 누구에게?... 여론조사 4건 보니>, 한국일보, 2022.2.6,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020621230005586). 또한 같은 언론사는 14일 KSOI 정기 조사 결과를 보도하면서 12월 이후의 지지율 추이, 차기 대선 성격(국정안정론 vs. 정권심판론) 추이, 응답자 정치 이념 성향 비율을 보여주는 그림을 함께 담기는 했지만 시점 구간 내 발생한 주요 사안과 연결지어 조사 결과 추이를 해석하지 않았다(인현우, <'2차 토론·尹 발언 후' 윤석열 43.5% 이재명 40.4%...오차 범위 내 접전>, 한국일보, 2022.2.14,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021410270000449?did=NA).

8)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이 운영하는 ‘The Journalist's Resource’ 사이트는 경마보도가 선거 과정에 미치는 영향력을 검증한 논문들을 소개한다. 인용된 논문들은 선거를 게임으로 간주하는 기자들이 예상치 못한 후보의 선전에는 주목하지만 승리 가능성이 희박한 소수 정당 후보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고, 부정확한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과도한 뉴스를 생산해 후보 간 정책 토론을 방해한다고 지적한다. 경마보도가 정치인 불신, 언론사 불신, 식견을 갖추지 못한 유권자라는 현상을 낳게 하니 지양해야 한다는 게 핵심 요지다(Ordway, D., <‘Horse race’ coverage of elections can harm voters, candidates and news outlets: Research>, The Journalist's Resource, 2022.4.6, https://journalistsresource.org/politics-andgovernment/horse-race-reporting-election/).

9) 김미나·김가윤, <시급한 부동산 정책은? 이재명 “공급 확대” 윤석열 “대출규제 철폐”>, 한겨레, 2022.2.3,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029690.html.

10) 홍정수, <尹 “대장동 잘 설계 했냐” vs 李 “이익 본건 尹”…첫토론서 대장동 공방>, 동아일보, 2022.2.3,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20203/111562577/1.

11) 김병채·안진용, <4자 토론 시청률 39%...“비호감 대선이라며 관심은 역대급”>, 문화일보, 2022.2.4,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22020401030121079001.

12) 남수현, <"토론 잘했다" 李 32.7% 尹 25.8%..."지지후보 안바꾼다" 90.4% [중앙일보 여론조사]>, 중앙일보, 2022.2.7,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45995.

13) 워싱턴포스트 2월 8일 자는 한국의 대선이 추문, 상투적 언쟁, 모욕으로 엉망인 선거가 되버렸다고 평가했고(https://www.washingtonpost.com/world/2022/02/08/south-korea-presidential-election/), 영국 더타임스 2월 13일 일요판은 제20대 대선이 지난 35년 민주화 역사에서 최악의 역겨운 선거라 했다(https://www.thetimes.co.uk/article/leaderswives-dragged-into-koreas-election-of-unlikeables-w0hw8vcsh), 그리고 더가디언 도쿄특파원(3월 8일)은 제20대 대선의 특징을 ‘무당’, ‘히틀러’, ‘상호 혐오’라는 키워드로 정의했다(https://www.theguardian.com/world/2022/mar/08/south-korea-presidential-election).

14) 기자가 정치인 취재원 입에 의존해 기사를 작성하다 보니 정치인이 프레이밍하는 이슈와 언급 내용이 뉴스를 지배하게 된다. 학자들은 네거티브 사용이 투표일 근접성, 여론조사 결과, 이데올로기, 인간적 속성, 캠페인 초기 공격 메시지 양, 상대 후보의 공격, 후보의 선점 이슈, 텔레비전 토론회 개최 등 다양한 변수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 모델을 제시한다(Harrington, Jr., 1996; & Damore, 2002; 김춘식, 2004).

15) 최훈민, <[단독]‘김만배 녹음’ 속 대화자, 뉴스타파 돈받는 용역직이었다>, 조선일보, 2022.3.7, https://www.chosun.com/national/national_general/2022/03/07/ENQRKOGDYFDLXNPFKQEXIPNLHA/

16) 김남균, <‘김만배 녹취록’에 원희룡 "풉…대장동 터지고 녹음한 것">, 서울경제, 2022.3.7, https://www.sedaily.com/NewsView/263BORL29I.

17) 고은이·성상훈, <'황제의전 논란' 김혜경 "제 불찰...국민께 송구">, 한국경제, 2022.2.3, https://www.hankyung.com/politics/article/2022020272361

18) 강청완, <[단독] 김건희 계좌 내역 입수…'작전 의심 기간' 9억 대 차익>, SBS, 2022.2.22,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6650718&plink=ORI&cooper=NAVER

19) 김철웅, <尹측 해명과 달리…김건희, '선수' 2명에 계좌맡겨 40억 매수>, 중앙일보, 2022.2.23,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50605.

20) 이기홍, <[이기홍 칼럼]단 일화 막 차 놓쳐 국민 배신할 건가>, 동아일보, 2022.2.4,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20203/111564385/1; 강석천, <[강천석 칼럼] ‘尹一化’든 ‘安一化’든 단일화 놓치면 恨 될 것>, 조선일보, 2022.2.5, https://www.chosun.com/opinion/column/2022/02/05/5U2EQDHR4RBGLO63WT7USCRFYI/; 신용호, <[신용호의 시시각각] 단일화, 윤석열의 선택>, 중앙일보, 2022.2.3,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45158.

21) <윤·안 단일화, 철학·비전 공유 없이는 신뢰 못 얻는다>, 경향신문, 2022.2.13, https://www.khan.co.kr/opinion/editorial/article/202202132019025; <[사설]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논의, ‘가치·정책 공유’ 우선돼야>, 한겨레, 2022.2.13, https://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1030913.html.

22) 필자는 2022년 1월까지의 대선 보도 특징을 ‘정책 검증보도의 실종’, ‘여론조사 뉴스를 통한 여론형성 과정 왜곡’, ‘정치적 냉소주의를 부추김’, ‘혐오(증오) 감정을 저널리즘 비즈니스 수단으로 활용한 사회 갈등 조장’의 네 가지로 정리한 바 있다(김춘식, 2022).

23) 정책 보도 부재는 지지 후보를 이미 결정한 유권자들의 기존 선택을 더 확고하게 한다. 선거라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유권자들로 하여금 휴리스틱(heuristic)이나 편향에 따라 습관적인 판단을 내리도록 추동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Tversky & Kaheman, 1974).

24) 한겨레가 1월 3일부터 2월 21일까지 6회에 걸쳐 보도한 <나의 선거, 나의 공약> 기획 시리즈는 유권자의 목소리에 주목한 대표적인 보도 사례다. 이 기획 시리즈는 시민 138명과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기후 위기, 부동산, 플랫폼 산업, 성평등, 돌봄 복지, 지역 균형 등 여섯 가지 분야의 정책들을 대선 후보들에게 제안했다(https://www.hani.co.kr/interactive/138voices/138voice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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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 : 2022-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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