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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외면받는 선거 보도, 해법은
667 | 등록일 : 2026-06-26

선거철이면 쏟아지는 선거 보도는 자극적인 제목, 진영 프레임 등에 집중하면서, 오히려 유권자의 냉소와 혐오를 유발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좋은 선거 보도’는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유권자의 이해를 돕고 정당한 권리 행사에 이바지할지, 그 방향성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선거철이 되면 뉴스는 넘쳐난다. 그러나 보도가 많아지는 것과 유권자가 정치를 더 잘 이해하게 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2024년 미국에서 실시된 두 조사에서 유권자의 62%는 선거 운동과 후보에 대한 과도한 보도 때문에 지쳤다고 응답했고,1) 대선 뉴스에 싫증을 느낀 이들 중 58.2%가 적극적으로 뉴스를 회피(news avoidance)한다고 답했다.2) 그런데 뉴스 피로감은 뉴스를 열심히 따라가지 않는 이에게서 훨씬 더 크게 나타났다. 정작 선거 뉴스가 필요한 이들이 가장 먼저 뉴스에 등을 돌린 셈이다. 뉴스 회피 수준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3)이니 우리나라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 혐오 부추기는 선거 보도의 세 가지 유형

 

이러한 결과는 단순히 보도량의 많고 적음에서 기인하지 않는다. 선거 보도가 다음과 같이 특정한 방식으로 반복될 때 정치에 대한 이해보다 혐오가 먼저 생겨난다. 첫째, 갈등만 남기는 보도다. 모든 선거 쟁점을 여야 충돌이나 진영 대결로만 환원할 때 정치는 끝이 없는 싸움 같아 보인다.4)

 

누가 무엇을 왜 주장하는지, 그 주장이 유권자의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는 사라지고, 누가 누구를 공격했는지만 남게 된다. 정치인의 주장과 반박을 맥락 없이 중계하는 보도는 정치적 공방과 부정성만 두드러지게 하고 갈등이 정치의 본질을 대체하는 느낌을 준다.5) 선거 보도가 정책과 쟁점보다 승패, 전략, 여론조사, 후보의 동기와 스타일에 초점을 맞추면 유권자는 정치를 공적 문제 해결의 과정이 아니라 권력 획득을 위한 게임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전략·게임 프레임은 정치 냉소주의를 강화한다.6)

 

둘째, 검증이 조롱으로 바뀌는 보도다. 언론의 검증이 후보의 공직 수행 능력 혹은 정책에 대한 책임으로 이어지지 않고, 후보의 말실수나 사소한 행동, 이미지와 스타일을 둘러싼 조롱으로 흐를 때 문제가 발생한다. 이러한 보도는 유권자가 후보의 정책과 책임을 묻는 대신 비(非)정책적 단서에 의존하는 직관적 판단(heuristics)에 기대게 할 가능성이 높다.7) 아울러 유권자가 스스로 정치를 이해할 수 있고 자신의 정치적 견해가 공적 논의에 참여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끼는 내적 효능감까지 약해질 수 있다.8) 결과적으로 검증의 외피를 쓴 조롱이 반복되면 유권자는 특정 후보가 아니라 정치라는 영역 자체를 신뢰하지 않게 된다. 

 

 

투표소 사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지난 6월 3일 한 투표소. 선거철이 되면 뉴스가 넘쳐나지만 그것이 곧 정치에 대한 이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연합뉴스

 

 

셋째, 온라인 반응을 여론처럼 보여주는 보도다. 뉴스에 달린 댓글, 커뮤니티 게시물, 팬덤의 분노, 짧은 영상의 확산을 그대로 기사화하면 가장 크고 거친 목소리가 전체 여론을 대표하는 것처럼 여겨지기 쉽다. 이용자 댓글이 독자의 여론 지각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들이 보고하듯, 플랫폼 내의 반응은 단순한 주변 정보일 수 없으며 ‘사람들이 무엇을 생각하는가’를 추정하는 단서가 된다.9) 이로 인해 특정 플랫폼 내 소수의 극단적인 목소리가 다수 의견으로 오인되는 ‘다수 착각(majority illusion)’10)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런데 언론이 플랫폼에서 이미 증폭된 감정을 다시 기사화하면 시민은 실제 여론보다 더 거칠고 적대적인 여론 환경 속에 살고 있다고 느끼게 된다. 진영별로 정보가 분절되는 사이버발칸화(cyberbalkanization)11) 환경에서는 갈등 프레임이 더 빠르게 확산된다. 따라서 상대방은 경쟁자나 토론 상대가 아닌 상종하기 어려운 적으로 인식되기 쉽고 정서적 양극화(affective polarization)12)는 더 강화될 수 있다. 

 

세 가지 보도 방식은 정치를 ‘이해 가능한 것’에서 ‘견디기 힘든 것’으로 바꾸어 놓는다. 무엇이 신뢰할 만한 정보인지 평가하기 어렵게 되면 뉴스에 더 큰 피로감을 느끼고 뉴스를 외면할 가능성 또한 높아진다.13) 따라서 유권자가 ‘신호’와 ‘소음’을 구별할 수 있도록 언론이 비판을 전개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 

 

유권자의 선택 돕는 선거 보도 되려면

 

어떻게 해야 선거 보도가 유권자의 이해를 도울 수 있을까. 먼저, 갈등의 이유를 잘 설명해야 한다. 갈등이 어떤 사안에서 비롯됐는지, 정치 세력들의 쟁점에 관한 입장이 어떻게 다른지, 해당 쟁점이 시민의 정치적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함께 짚어야 한다. 갈등을 중계하는 게임 프레임 대신 분석적인 프레이밍을 시도해야 한다.14)


둘째, 모든 취재원의 발언을 등가로 처리하는 보도(예: 여·야 후보의 발언을 큰따옴표로 인용한 헤드라인)를 지양해야 한다. 발언의 자극성을 확대하는 대신 발언에 담긴 가치를 판단하고 정책 방향의 의미를 찾고, 발언 내용이 실제 정책과 책임의 문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해석해야 한다.15)

 

셋째, 온라인 공간에서 발언의 대표성을 확인하고 맥락을 추가해야 한다.16) 거칠고 큰 목소리가 누구의 것이고 대표성을 띠는지를 확인하는 검증 작업이 필요하다. 

 

넷째, 냉소를 연상시키는 형용사(예: 거칠다, 막장이다, 난타전이다)를 줄이고 판단 기준을 묻는 언어(예: 무엇이 쟁점인가,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가, 누구의 책임인가, 해결책은 무엇인가) 사용을 늘려 유권자를 판단의 주체로 대해야 한다. 

 

 

 

 

 

 

1) Eddy, K., <More than half of Americans are following election news closely, and many are already worn out>, Pew Research Center, 2024.5.28, https://www.pewresearch.org/short-reads/2024/05/28/more-than-half-of-americansare-following-election-news-closely-and-many-are-alreadyworn-out/?gad_source=1&gad_campaignid=23853897313

2) Caro, M., <Can Local Journalism Find Fatigue Cure?>, Local News Initiative, 2024.8.6, https://localnewsinitiative.northwestern.edu/posts/2024/08/06/medill-election-fatiguenews-avoidance-survey/

3) Newman, N., Arguedas, A. R., Robertson, C. T., Nielsen, R. K., & Fletcher, R.(2025), <Digital News Report 2025>, Reuters Institute for the Study of Journalism, https://reutersinstitute.politics.ox.ac.uk/digital-news-report/2025

4) Cappella, J. N., & Jamieson, K. H.(1997), <Spiral of Cynicism: The Press and the Public Good>, Oxford University Press, https://academic.oup.com/book/48917

5) Shehata, A.(2014), <Game Frames, Issue Frames, and Mobilization: Disentangling the Effects of Frame Exposure and Motivated News Attention on Political Cynicism and Engagement>, International Journal of Public Opinion Research, 26(2), pp.157-177

6) Aalberg, T., Strömbäck, J., & de Vreese, C. H.(2012), <The framing of politics as strategy and game: A review of concepts, operationalizations and key findings>, Journalism 13(2), pp162–178; de Vreese, C., & Semetko, H. A.(2002), <Cynical and Engaged: Strategic Campaign Coverage, Public Opinion, and Mobilization in a Referendum>, Communication Research, 29(6), pp.615-641

7) Ballew, C. C., & Todorov, A.(2007), <Predicting political elections from rapid and unreflective face judgment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104(46) pp. 17948-17953

8) Pedersen, R. T.(2012), <The game frame and political efficacy: Beyond the spiral of cynicism>, European Journal of Communication, 27(3), pp.225-240 

9) Hyun, K. D., Jung, N., & Seo, M.(2024), <Perceptions of Opinion Climate in Online Comments and Among the General Public: Examining the Roles of Personal Opinion, Political Knowledge, and Comment Reading>, International Journal of Communication, 18, pp. 2519-2539

10) Lerman, K., Yan, X., & Wu, X. Z.(2016), <The “Majority Illusion” in Social Networks>, PLOS ONE, 11(2), https://doi.org/10.1371/journal.pone.0147617

11) Van Alstyne, M. & Brynjolfsson, E.(2005), <Global Village or Cyber-Balkans? Modeling and Measuring the Integration of Electronic Communities>, Management Science, 51(6), pp.851-868

12) Iyengar, S., Lelkes, Y., Levendusky, M., Malhotra, N., & Westwood, S. J.(2019), <The Origins and Consequences of Affective Polarization in the United States>, Annual Review of Political Science, 22, pp.129–146

13) Hasell, A. & Halversen, A.(2024), <Feeling Misinformed? The Role of Perceived Difficulty in Evaluating Information Online in News Avoidance and News Fatigue>, Journalism Studies, 25(12), pp.1441–1459

14) Entman, R. M.(1993), <Framing: Toward Clarification of a Fractured Paradigm>, Journal of Communication, 43(4), pp.51–58

15) Kovach, B. & Rosenstiel, T.(2021), 《The Elements of Journalism: What Newspeople Should Know and the Public Should Expect》, 4th ed., Crown

16) Lee, E. J.(2012), <That’s Not the Way It Is: How UserGenerated Comments on the News Affect Perceived Media Bias>, Journal of Computer-Mediated Communication, 18(1), pp.3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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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자 : 김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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