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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플랫폼을 직격하는 EU의 DSA합의] DSA 법안 시행에 따른 시장의 변화
커버스토리 | 등록일 : 2022-06-24

디지털서비스법이 6월 중 최종 표결 절차만 남겨놓은 가운데, 해당 분야 관련 기업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기업에 영향을 미칠지, 적용까지 1년 반 정도 남은 디지털서비스법이 시장에 미칠 파장을 전망해본다. 편집자 주

 

유럽연합(EU)의 디지털서비스법(Digital Services Act, 이하 DSA) 발효가 목전이다. 지난 4월에 EU 이사회와 유럽의회가 합의한 DSA의 최종 타협안이 지난 6월 15일에 EU 내부시장위원회(Internal Market Committee)에서 압도적인 지지(찬성 36, 반대 5, 기권 1)를 받으며 통과됐다.1) 6월 중 이뤄질 유럽의회의 최종 표결 절차만 남긴 DSA는 발효 후 15개월 이후 또는 2024년 1월 1일부터는 시장에 적용되기 때문에, 온라인 비즈니스 관련 기업들에는 DSA에 대비할 시간이 1년 반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DSA는 시장에 어떤 영향을, 어느 정도로 미치게 될 것인가.

 

국내 기업의 직접적인 DSA 규제 부담은 적을 것

 

DSA는 EU 차원의 ‘규칙(regulation)’이다. 유럽의회가 제정한 규칙은 EU 회원국에 직접적인 구속력을 갖는, 사실상의 법령이기 때문에 EU 역내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비즈니스 기업은 모두 DSA를 준수해야 한다.2) 설사 기업이 특정 EU 회원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며, DSA와 상충하는 그 나라의 기존 법령을 따르고 있었다고 해도 DSA에 맞춰 해당 법령이 폐기 또는 개정될 것이기 때문에 DSA가 우선이다. 예를 들어 독일은 지난 2017년 온라인 환경에서 증오성 발언을 줄이기 위한 소셜네트워크법(NetzDG)을 제정했는데, 국제 법률사무소 오스본클라크(Osborne Clarke)에 따르면 독일 입법부는 DSA가 발효되면 이 법을 폐지하고 DSA에 부합하는 새로운 법(Digitale Dienste Gesetz)을 제정할 예정이다.3)

 


 

물론 EU 역내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모두 동일한 종류와 수준의 규제를 적용받는 것은 아니다. DSA의 특징은 온라인 사업자의 유형에 따라 세밀하게 사업자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명령에 따른 회원국 규제 당국과의 협력 의무는 모든 유형의 사업자(중개 서비스, 호스팅 서비스, 온라인 플랫폼, 초거대 온라인 플랫폼 및 검색 엔진)에 공통적으로 부여되지만, 사전에 승인된 특정한 자원봉사자 또는 기관이 약관 또는 내부 지침을 위반하는 콘텐츠를 신고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trusted flaggers’ 제도는 온라인 플랫폼과 초거대 온라인 플랫폼만 운영하면 된다. DSA 제정 과정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던 추천 시스템의 주요 변수 공개와 개인 프로파일링 이외의 대체 추천 시스템 제공 의무는 초거대 사업자에게만 부여되는 의무다.

 

같은 유형의 사업자 중에서도 규모가 작다면 규제를 달리 적용받는다. EU 권고(2003/361/EC)에 따라 중·소·영세소기업으로 분류되는 기업은 의무가 상당 부분 면제된다. 즉 EU 역내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규모가 고용인원 250명 미만, 매출액 5,000만 유로(약 700억 원) 또는 총자산 4,300만 유로(약 600억 원) 이하인 기업은4) DSA의 영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결론적으로, DSA의 영향을 직접 받는 국내 온라인 비즈니스 기업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소한 아직까지는 EU 권역에 진출한 국내 온라인 비즈니스 기업 중 규모가 대기업 기준에 부합하는 경우는 매우 적기 때문이다. 그리고 네이버 웹툰처럼 유럽에 진출한 국내 온라인 플랫폼이 추천 시스템의 주요 변수를 공개하는 일도 (낙관적으로 고려해도 최소한 몇 년간은) 일어나기 쉽지 않다. 사실 DSA의 초거대 플랫폼 및 검색엔진에 대한 규제 자체가 미국 인터넷 기업을 겨냥한 것이기 때문이다. 초거대의 기준은 월 활성 이용자(MAU) 4,500만 명(EU 인구의 10%) 이상인데, 이 기준에 부합하는 건 구글, 메타(페이스북), 아마존, 트위터 등 거의 전부가 미국의 이른바 ‘빅테크’들이다.

 

EU의 제재 역량도 불투명

 

그리고 DSA에 규정된 의무 준수가 얼마나 잘 강제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초거대 플랫폼 및 검색엔진의 경우 규정 미준수시 임시조치명령, 전년 전체 매출액 6% 이내 과징금 부과 등 여러 제재가 명시돼 있지만, 적용 대상 자체가 적고, 그 이하 규모의 기업들은 의무를 이행하지 않더라도 실제로 제재하기는 녹록지 않은 구조를 DSA가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DSA의 집행 역할이 EU 집행위원회, 회원국의 규제 당국 및 조정 기관, 위원회로 나누어져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 EU 각 회원국이 DSA 규칙의 적용과 시행을 책임지는 규제 당국과 조사 권한·집행력을 보유한 조정 기관을 선정해 운영하면 EU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가 이를 관리·감독하게 돼 있는데, 각국의 행정 역량이 서로 달라 특정 서비스에 대한 일사불란한 의무 이행 강제가 이뤄지기 쉽지 않을 수 있다. 예컨대 어떤 온라인 서비스 기업에 대해 EU 회원국의 규제 당국이나 조정 기관이 제재를 결정해도 기업이 불복해 장기 소송전을 감수하면 실제로 제재가 이뤄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EU 권역 밖에서 EU 내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배를 째라’는 식으로 나올 경우 문제는 더 커질 수 있다. DSA는 이러한 기업은 유형을 막론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원국 중 최소한 한 곳에서는 규제 당국, 집행위원회 등과 연락 체계를 구축하고 필요할 경우 의무 미이행시 대신 책임질 수 있는 법정대리인을 선임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기업이 아예 연락 체계를 구축하지 않거나 대리인을 지정하지 않을 경우에 대해서는 뚜렷한 대응 방법이 없다.

 

사실 EU는 오래전부터 규제 문서만 무섭게 만들고 정작 집행은 하지 못하는 ‘종이호랑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온라인 비즈니스 분야도 마찬가지인데 대표적인 사례가 2018년 5월에 도입된 일반데이터보호규정(GDPR, 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이다. EU 시민의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해 DSA와 마찬가지로 지침이나 권고가 아닌 규정으로서 강력한 제재 규정을 뒀지만, 제정 이후 2년간 GDPR과 관련해 빅테크 기업 중 구글만 고작 5,000만 유로(약 676억 6,000만 원)의 벌금을 물었을 뿐 메타(페이스북), 트위터, 아마존 등 GDPR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기업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도 하지 못했다.5) 이 때문에 상당수의 전문가들은 DSA가 정조준한 초거대 온라인 플랫폼이나 검색엔진조차 제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6)

 

국내 규제 벤치마크 대상으로서의 DSA

 

사실 DSA의 진짜 파급력은 이것이 국내 온라인 환경과 관련된 규제를 신설하거나 개정하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것이라는 점에 있다. DSA는 EU 집행위원회가 2021년 제안 당시에 밝혔듯 기존 전자상거래지침을 단순히 개정한 것이 아니라, EU 디지털 단일시장의 온라인 콘텐츠 및 플랫폼 신뢰성 제고, 전자상거래 불법 상품 퇴출 및 온라인의 구조적 위험 완화 등을 목적으로 온라인 플랫폼의 운영 방식 전반에 걸친 종합적 규제체계를 제시하고 있다. 특히 EU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몇 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온라인 광고 및 인공지능(AI) 기반 추천시스템의 투명성 문제, 이른바 ‘가짜뉴스’라고 불리는 온라인을 통한 잘못된 정보(misinformation)의 확산 등에 대해 상당히 체계적인 대응 방법을 제시하고 있어 우리나라 입법, 행정부에서도 DSA를 자세히 들여다볼 수밖에 없게 됐다. 이미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한국소비자원 등 다수의 국내 정부기관과 연구소가 DSA의 내용과 시사점을 분석한 보고서를 냈으며, DSA의 재정 배경과 입법 방향 등을 다룬 국내 논문들도 여럿 출간된 상황이다.

 

앞으로 최소 10년 가까이는 어떤 종류의 인터넷 관련 규제가 만들어지거나 폐지될 때 ‘DSA에서는 이렇게 하고 있으니…’라는 말을 무조건 듣게 될 것이다. EU 집행위원회도 DSA 관련 공식 Q&A7)에서 “DSA가 유럽의 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중요한 발자국”일 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의) 보편적 인권, 민주주의, 평등, 법치주의의 달성과 관련된 중요한 벤치마크 대상이 될 것”이라며 뿌듯해하고 있다. 과장과 의미 부여가 지나치게 많이 된 감이 있지만 순 허풍이라고 할 수는 없는 말이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미국에서도 온라인 디지털 플랫폼의 규제 및 경쟁 촉진을 위한 법안과 행정 명령이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어 DSA와 미국의 규제 법안을 비교, 대조할 필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8)

 

DSA를 벤치마킹한 온라인 비즈니스 규제가 우리나라에 도입될 경우 정작 본토인 EU에서보다 국내에서 DSA의 ‘내용’이 더 큰 영향력을 갖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국내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나 방송통신위원회 등이 규제 당국으로서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기업을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압박할 수 있고, 국내 기업이 규제 당국을 완전히 무시하는 일도 벌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당장 6월 14일에 전자상거래 사업자가 소비자를 기만해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행위, 즉 DSA에서 말하는 ‘다크패턴’을 금지하는 「전자상거래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3명의 국회의원 명의로 발의되기도 했다. 사실 이 개정안은 전자상거래에서 해선 안 되는 행위를 규정하고 있는 기존 제21조(금지행위)에 ‘사용자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를 설계, 수정 또는 조작하여 소비자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행위’ 항목만을 추가한 것인데, DSA를 직접 참조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관련 보도자료에서도 선행 규제 사례로 지난 2019년 미 상원에서 발의된 ‘온라인 유저의 기만적 경험 감소를 위한 법률(DETOUR Act, Deceptive Experiences To Online Users Reduction Act)’과 함께 DSA가 언급됐다.

 

하지만, 국내 규제의 제정 및 개정 과정에서 DSA는 어디까지나 중요한 참고자료에 국한돼야 한다. 단일 시장을 지향하는 개별 국가들의 연합체인 EU와 단일 국가로서 세계 시장에 진출해야만 하는 우리나라는 처한 입장과 역내의 온라인 비즈니스 기업에 대한 태도가 서로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도 국내 디지털플랫폼 관련 규제 개선 논의 과정에서 DSA를 참조하는 경우 “국제적인 통상친화성이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WTO 전자상거래협정 추진 협상 등을 통해 적절한 국제법적 근거가 마련되기 전까지 무분별한 벤치마킹을 지양”해야 하며, “(유사한) 경쟁규제 차원의 조치 도입이 사실상 내국민대우 의무 위반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함을 지적하고 있다.9)

 

 

 

 

 

 

1) <Internal Market Committee endorses agreement on Digital Services Act>, European Parliament, 2022.6.16, https://www.europarl.europa.eu/news/pt/press-room/20220613IPR32814/internal-market-committee-endorses-agreement-on-digitalservices-act

2) DSA의 전신인 2000년의 전자상거래지침(e-Commerce Directive)은 EU가 각국 정부에 제시하는 ‘지침’으로 각국 정부는 개별적으로 이에 부합하는 법령을 별도로 제정해야 한다.

3) <EU gets one step closer to adopting the Digital Services Act>, Osborne Clarke, 2022.5.16, https://www.osborneclarke.com/insights/eu-gets-one-step-closer-adopting-digital-services-act

4) 단, 이 기준은 개별 기업에만 적용되며 대기업 계열인 경우 대기업 전체 규모가 고려될 수 있다.

5) Satariano, A., <E.U. Takes Aim at Social Media’s Harms With Landmark New Law>, The New York Times, 2022.4.22, https://www.nytimes.com/2022/04/22/technology/european-unionsocial-media-law.html

6) Satariano, A., <Europe’s Privacy Law Hasn’t Shown Its Teeth, Frustrating Advocates>, The New York Times, 2022.4.27, https://www.nytimes.com/2020/04/27/technology/GDPRprivacy-law-europe.html

7) <Questions and Answers: Digital Services Act>, European Commission, 2022.5.20, https://ec.europa.eu/commission/presscorner/detail/en/QANDA_20_2348

8) 미국 하원은 2021년 6월 디지털 플랫폼의 독점을 방지하기 위한 4개 법안(①미국 온라인 혁신 및 선택법 ②플랫폼 경쟁 및 기회법 ③플랫폼 독점 종료법 ④서비스 전환 및 호환성 활성화 및 경쟁강화법)을 패키지로 발의했으며, 상원은 같은 해 2월과 10월에 ‘경쟁 및 반독점법 집행 개정안’과 ‘미국 온라인 혁신 및 선택법’을 각각 발의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7월에 ‘미국 경제의 경쟁 촉진을 위한 행정명령’을 발표했는데, 이들은 디지털 플랫폼의 반독점과 직접적으로 연계된다는 점에서 EU의 디지털시장법(DMA, Digital Market Act)과 좀 더 직접적으로 연계되나, DMA와 DSA는 서로의 내용을 보완하는 쌍이라는 점에서 DSA와도 연관이 있다.

9) <디지털플랫폼에 관한 최근 EU의 규제개편 및 우리나라의 통상친화적 제도 개선 방향>, 대외경제정책연구원, 2022.1.6, https://eiec.kdi.re.kr/policy/domesticView.do?ac=000016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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