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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_'대화하는 검색의 시대', AI 검색의 부상]AI 검색, 구글을 대체할까?
커버스토리 | 등록일 : 2024-09-27

자연어로 물으면 자연어로 대답하는 인공지능 검색엔진 퍼플렉시티가 구글과 전혀 다른 검색 방식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자연어 기반 대화형 UI를 도입한 검색 서비스 중 유독 퍼플렉시티가 주목받는 이유와 한계, 구글과의 경쟁 가능성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퍼플렉시티(Perplexity)는 2024년 말 현재 전 세계 인터넷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이다. 2022년 8월에 만들어진 업력이 고작 2년을 갓 넘은 기업의 투자 유치 속도와 규모가 경악스러울 정도다. 2024년 1월 엔비디아,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Jeffrey Preston Bezos) 등으로부터 기업 가치 5억 달러(약 6,682억 원) 이상을 인정받아 7,360만 달러(약 983억 원) 투자를 유치했다. 3개월 뒤에 진행된 시리즈 B1 라운드에서는 소프트뱅크, 도이체텔레콤으로부터 6,270만 달러(약 838억 원) 투자를 추가로 유치했다. 이 과정에서는 10억 4,000만 달러(약 1조 4,000억 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아 유니콘 대열에 합류했다. 이게 끝이 아니다. 6월에는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 등으로부터 재차 투자를 유치했는데, 업계에서는 30억 달러 이상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소문이 돈다. 대체 왜 이 기업에 이렇게 돈이 몰리는 것일까? 

 

퍼플렉시티의 상품은 같은 이름의 검색 서비스로 대화형 생성형 AI와 결합돼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퍼플렉시티 검색의 특징은?”처럼 자연어로 질문을 입력하면, 실시간으로 인터넷을 검색하고 관련 정보를 수집해 이를 종합한 답변을 자연어로 제공해 준다. 검색어에 부합하는 웹페이지의 목록을 보여주는 구글 검색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이다. 답변의 근거가 어떤 웹사이트들인지도 출처를 함께 보여주는, 답변에 대한 이용자의 신뢰감을 끌어올리는 장치도 적용됐다. 

 

사람들이 더 많은 질문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퍼플렉시티 검색의 특징이다. 퍼플렉시티는 질문에 대답할 때 후속 질문 리스트를 제시한다. 실제로 “퍼플렉시티 검색의 특징은?” 질문에 답변한 후에는 추천 후속 질문으로 “퍼플렉시티의 AI 기술이 기존 검색 엔진보다 더 정확한 이유는”, “퍼플렉시티의 ‘집중(포커스)’ 기능은 어떻게 사용할 수 있나요” “퍼플렉시티와 구글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등 다섯 개의 질문이 추천됐다. 그밖에도 학술논문, 유튜브 등 특정 영역으로 검색 대상을 한정하거나, 영문 기사 링크만 입력해도 순식간에 번역과 요약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물론 이런 모든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선 번거롭게 옵션 창을 열어 특정 기능을 선택하거나, ‘site:(구글 검색에서 특정 사이트로 검색 대상을 한정)’ 같은 옵션 명령어를 직접 입력할 필요 없이, “~ 찾되 OO에서만 검색”처럼 자연어를 입력하기만 하면 된다.


퍼플렉시티, ‘잠재적 구글 대항마’?

 

퍼플렉시티 돌풍의 원인은 30여 년간 너무나도 익숙해진, 웹페이지 목록 반환 방식을 대체한 대화형 UI다. 자연어 기반의 대화형 UI를 도입한 검색 서비스가 퍼플렉시티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업계에서는 퍼플렉시티만큼의 성능을 보여주는 서비스는 없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올해 5월 월스트리트저널에서 발표한 챗봇 사용성 평가(The Great AI Chatbot Challenge)에서 퍼플렉시티가 종합 1위를 차지했다. 덕분에 퍼플렉시티의 사용자도 무섭게 늘어나고 있다. 웹 트래픽 분석 업체 시밀러웹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서비스 사용자 수가 약 8,500만 명을 기록했는데, 서비스가 출범한 2022년 12월(약 220만 명) 대비 무려 40배 가까운 규모다. 매달 처리하는 검색 요청(쿼리) 규모는 2억 3,000만 건 정도다.

 

퍼플렉시티의 성장세 자체는 분명 괄목할 만하다. 하지만 냉정하게 바라보면 퍼플렉시티는 2022년 기준으로 하루에만 85억 개 이상의 쿼리를 처리하는 구글에 비하면 아직 ‘새 발의 피’라고도 하기 민망한 규모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퍼플렉시티에 대한 업계의 대규모 투자나 ‘잠재적 구글 대항마’라는 과장 섞인 평가는 퍼플렉시티만 보고 이뤄진 것이 아니다. 미국 정부와 EU 차원에서 진행 중인 대(對) 구글 제재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아야 한다.

 

최근 수년간 미국 정부와 EU는 아마존, 애플, 메타 등 빅테크 기업 규제에 힘을 쏟아 왔다. 검색과 광고를 긴밀하게 엮어 온라인 비즈니스를 지배하고 있는 구글은 핵심 표적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구글이 독점 검색 플랫폼 기업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지난 8월, 미국 워싱턴DC 연방법원은 미국 법무부가 구글을 상대로 제기한 반독점 소송에서 “구글은 독점 기업이 확실하며 그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명시했다. 구글이 스마트폰 웹브라우저에서 자사 검색 엔진을 기본값으로 설정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썼는데 이것이 독점을 불법으로 규정한 미국 ‘셔먼법 2조’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처벌은 추후 결정되는데, 최악의 경우 기업 분할 명령까지 내려질 수 있다. 구글은 당연히 항소했지만, 연방대법원이 구글 손을 들어줄지는 미지수다. 

 

장밋빛 미래는 아직… 환경 변화와 개선점 지켜봐야

 

지난해 디지털서비스법(DSA, Digital Service Act) 등을 제정하며 미국 빅테크 기업을 정조준한 EU 역시 구글과 치열한 규제전(戰)을 벌이고 있다. 2023년 6월 EU 집행위원회는 “구글이 서비스의 일부를 의무적으로 매각하는 것만이 경쟁 관련 우려를 해소시킬 수 있다”며 디지털 광고 부분을 매각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주로 초대형 벌금 부과에 의존하고 있던 EU의 구글 규제 수단이 처음으로 핵심 사업 부문 분할 명령으로까지 나아간 것이다. 이 건에 대해서도 구글은 당연히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해, 올해 9월에는 EU 일반법원이 유럽위원회가 지난 2019년 “구글이 온라인 검색에서 경쟁사의 검색 광고 게재를 차단해 시장 지배력을 남용”했다며 부과한 벌금을 취소하기도 하는 등 구글과 EU와의 힘겨루기는 전망이 지극히 불투명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즉, 퍼플렉시티에 대한 업계의 폭발적 관심은 고성능 서비스를 제공하는 퍼플렉시티에 대한 ‘버프(Buff)’와 미국 정부와 EU의 막강한 시장 지배력을 가진 구글에 대한 ‘디버프(Debuff)’가 작용한 결과다. 그렇기에 우리는 퍼플렉시티의 미래를 장밋빛으로만 볼 수 없다. 구글에 대한 디버프가 해소되는 경우 퍼플렉시티가 그대로 주저앉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퍼플렉시티 서비스 자체에도 아직 개선할 점이 많다. 우선 다른 생성형 AI 서비스들과 마찬가지로 저작권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퍼플렉시티는 포브스, CNBC 등 글로벌 유수 언론사로부터 기사 본문의 텍스트와 이미지를 도용했다는 혐의를 받고 조사 대상이 된 적이 있다. 블룸버그는 이와 관련해 “퍼플렉시티가 사용자 요구에 따라 맞춤형 웹페이지를 생성하면서 일부 뉴스의 저작자 표시를 최소화한 채 콘텐츠를 재가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할루시네이션(환각)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퍼플렉시티 스스로 베트남의 수상 시장(floating markets)을 검색했을 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폐쇄된 캄보디아 차이비 수상 시장(the Cai Be floating)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 적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검색어에 부합하는 웹페이지 목록을 제공해 내용의 정확성 판단을 이용자에게 맡기는 기존 검색 UI와 달리, 대화형 검색 UI가 서비스 품질에 치명적인 결함을 야기할 수 있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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