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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월드와이드] 중국
미디어월드와이드 | 등록일 : 2023-03-31

시진핑 3연임과 양회

 

지난해 10월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시진핑의 당 총서기 및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3연임이 결정됐다. 올해 3월 4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된 중국 양회1)에서는 시 주석 집권 3기가 확정, 공식 개시됐다. 시 주석은 장쩌민(1993∼2003년), 후진타오(2003∼2013년) 전 주석의 집권 기간을 뛰어넘으며 2028년 3월까지 중국 최고 지도자 자리를 유지하게 됐다.

 

중국의 내각인 국무원은 시진핑 주석이 지명하고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공식 선출된 리창(李强) 신임 총리를 중심으로 수뇌부를 새롭게 단장하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5%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지난 3월 14일에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식에서는 시 주석이 연설을 통해 향후 국정 운영 방향을 밝혔고 이어 리창 신임 총리가 전통에 따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갖고 행정부 수반으로서 경제정책 운용 방침 등을 발표했다. 리창 총리의 기자회견은 세계 2대 경제 대국인 중국의 향후 몇 년 동안의 정책 방향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기 때문에 세계 각국의 관심이 쏠렸다.


리창 신임 총리는 누구

 

리창 총리의 임명은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는데, 대부분의 전임자와 달리 중앙정부 근무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그의 전임자인 주룽지, 원자바오, 리커창 등은 총리직으로 승진하기 전에 행정 부총리로 5년을 보냈다. 리창 총리는 시 주석의 ‘심복’으로 알려져 있는데,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시 주석이 절강성 당 서기였을 당시 시 주석의 비서실장으로 활동했다. 이후 총리로 임명되기 전까지 중국 개혁개방 이후 민간 부문 개발의 선구적인 지역인 절강성 성장, 강소성과 상하이시의 당 서기 역할을 맡았다.

 

시 주석의 측근 중 가장 친기업적인 정치가라는 평가를 받는 리 총리는 중국 경제의 성장 속도를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맡았다. 절강성 출신인 리 총리는 절강성 성장 재임 시절 지역 경제의 방향은 기업가의 창의성에 달려 있다고 항상 강조했다. 실제로 리 총리의 재임 기간 동안 절강성은 중국 내에서 기업 활동을 위한 승인 요구 사항이 가장 적고 효율성이 가장 높으며 기업 투자가 가장 활발한 곳으로 인정받았다. 또 리 총리는 기업가들과 자주 회동을 가졌으며 텐센트(Tencent) 설립자 마화텅(馬化騰)과 바이두(Baidu) 설립자 리옌훙(李彦宏)을 포함, 중국 최고의 인터넷 기업가에 대한 존경심을 공개적으로 나타내기도 했다.


첫 기자회견을 통해 본 향후 중국의 정책 방향

 

총리로서 언론과 처음 대면한 기자회견에서 리 총리는 침체된 민간 경제 부문을 회복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정책 방향을 설명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지난해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큰 타격을 입은 중국 경제는 1976년 이후 두 번째로 낮은 3% 성장에 그쳤다. 최근 몇 년 동안 지속된 인터넷 산업, 사교육, 부동산 개발 등 여러 민간 분야를 대상으로 한 일련의 규제 단속은 민간 경제 육성을 위한 중국 정부의 의지에 대해 회의감을 불러일으켰다. 이와 함께 시 주석 집권 3기 체제에서 부자들을 압박하는 ‘공동부유(共同富裕)’ 기조를 강화할 것이란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중국은 악화된 민간 부문의 신뢰와 더불어 흔들리는 수출 실적, 미국 및 동맹국과의 긴장 고조와 씨름하고 있다.

 

리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자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민간 경제 육성에 대한 잘못된 발언이 일부 기업가들 사이에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이야기하며 외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중국의 개방 정책이 더 확대될 것이고 외국인 투자를 적극 환영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중국이 지속적으로 민간 부분을 지원하고 개혁 정책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언급하며 중국의 기업가들을 안심시키려는 제

스처를 보였다. 리 총리의 강력한 메시지 중 하나는 관공서에 “앉아서” 결정 내리기를 꺼리는 정부 관리들을 향했다. 그는 “행정과 인허가 문제를 다룰 때 지방 정부는 브레이크만 밟지 말고 액셀을 밟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정부 관리들이 피드백을 얻기 위해 민간 부문과 적극적으로 대화할 것을 주문했다.

 

약 2시간 가까이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리 총리는 “홍콩과 마카오가 국가 전체 발전에 통합되는 것을 전적으로 지지하겠다”고 약속하면서 금융, 해운 및 무역 국제 허브로서 홍콩의 역할은 줄어들지 않고 통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더 많은 대만 기업인들이 중국 본토에 방문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장려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중국 본토와 대만을 같은 가족의 일원으로 묘사했다. 그의 발언은 시 주석이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들에게 한 연설에서 중국은 친독립 및 분리주의 활동과 외부 세력의 간섭에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한 후에 나온 것이다.

 

리 총리는 기자회견 답변 내내 시 주석의 과거 연설과 당 문서를 반복해서 언급2)했으며, 상하이, 강소성, 절강성 등 자신이 거쳐온 지역의 민간 부문 활성화에 대한 경험을 강조했다. 리 총리의 우선순위는 민간 경제를 활성화하고 이를 위해 서비스 지향적인 정부를 구축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기자회견 발언을 통해 그가 시 주석이 방향을 설정한 정책의 실행에 집중하면서 지방 정부 대상으로 보다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접근 방식을 취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계속 강화되는 인터넷 규제와 단속

 

리 총리의 강력한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민간 부문에서는 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기술과 민간 부문의 통제를 둘러싼 중국의 규제 프레임워크가 여전히 많이 남아 있는 것은 물론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는 신호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양회 기간 발표된 국무원의 주요 조직 변경 내용 중의 하나는 다양하고 방대한 데이터 정보를 통합 정리·관리하는 국가데이터국의 신설이다. 국가데이터국은 거시정책을 총괄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산하기관이지만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공업신식화부 등의 기능 일부를 이관받아 데이터 관련 부문의 최고 감독 부서로서 출범하게 된다. 명시적인 설립 목적은 데이터 자원의 공유와 개발을 조정하고 산업 간 정보 자원의 교환, 스마트시티 촉진 등을 도모하는 것이다. 국가데이터국이 신설되면 다국적 기업 등이 중국 사업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해외로 반출하는 내용과 기업들의 데이터 수집, 공유 규칙의 제정과 집행도 맡게 된다. 때문에 어느 기업이 특정 유형의 소비자 데이터를 수집하는 걸 금지하거나 중국 기업이 해외 파트너에게 데이터를 공유할 때의 국가안보 규정 위반 여부도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년간 강력한 규제를 받아온 중국 인터넷 기업들에게는 데이터 규제 강화가 또 다른 타격이 되고 기업 혁신이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까닭이다.

 

중국 정부는 사이버 공간 관리국(Cyberspace Administration of China)을 중심으로 2016년부터 맑고 깨끗하다는 뜻의 ‘칭랑’이라는 이름의 인터넷 기업 및 사용자에 대한 규제 캠페인을 벌여왔다. 2021년에는 불건전한 팬덤 문화를 바로잡는다며 중국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연예인 팬클럽 계정을 대거 폐쇄했고, 작년 3월에는 온라인 플랫폼의 가짜뉴스 및 부정적인 정보 전파를 막기 위한 알고리즘 규제에 나섰다. 최근에는 왕홍 등으로 알려진 1인 미디어에 대한 본격적인 규제를 시작했다. 중국은 더우인, 샤오홍슈, 빌리빌리(각각 중국판 틱톡,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1인 미디어 방송과 상품 광고 및 판매 활동이 활발하다. 이러한 1인 미디어를 통해 사회 현상을 진단하거나 정치적인 의견을 내놓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당국의 규제가 시작된 것이다.

 

최근 칭랑 캠페인 대상 중 하나는 상하이 기반의 코미디언이자 토크쇼 스타인 저우리보(Zhou Libo)였다. 중국 마이크로블로그 플랫폼 터우탸오(Toutiao)에 29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저우리보는 최근 게시물에서 아무르 병합3)을 언급하며 중국의 부흥에는 19세기 러시아가 빼앗은 땅을 되찾는 노력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후 계정이 정지됐다.


자본과 인재의 해외 유출

 

강화되는 규제와 단속 속에서 자본과 인재의 해외 유출 또한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를 완전히 해제하고 해외여행이 가능해지면서 중국의 부자들이 대거 해외 이주에 나선 것이다. 시 주석의 ‘공동부유’ 기조와 지난 3년 동안의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위협을 느낀 중국의 부자들이 이민을 서두르고 있다. 인재의 해외 유출도 점차 심화되고 있다. 특히 인터넷 기업 등에 종사하는 젊은 인재들이 더욱 자유로운 삶을 위해 중국을 떠나고 있다. 중국 젊은 층 사이에서는 ‘룬시에(润学, runxue)’라는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는데 이는 영어의 ‘run’과 발음이 비슷하다는 점에 착안해 중국을 떠나고자 하는 마음을 담은 신조어다.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심화된 중국 고용시장의 불안정성과 과열된 취업 경쟁은 중국의 젊은이들이 해외로 떠나고 싶어 하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다. 동시에 중국의 전체 인구 또한 감소하기 시작했다. 작년에는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더 많아 전체 인구가 85만 명 감소해 1961년 이후 처음으로 인구 감소를 기록했다. 이와 같은 대규모 자본과 인재 유출, 그리고 인구 감소는 중국 경제성장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리창 총리의 향후 과제 및 전망

 

리 총리는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중국 경제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아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 리 총리가 당면한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올해 중국 취업 시장에 진입하게 되는 1,158만 명이라는 기록적인 숫자의 신규 졸업생을 위한 일자리 창출과 급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에 대응하는 것이다. 리 총리는 당국이 현재 남성 기준 60세인 법정 퇴직 연령(여성 사무직 근로자 55세, 생산직 근로자 50세) 변경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정 퇴직 연령은 70년 이상 동안 바뀌지 않아 다가오는 고령화 사회로 인한 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 기자회견에서 리 총리는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중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에 안정적 경제성장이 어려운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올해 세계 경제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내놓지 못했다. 다만 경제계는 민간 부문의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세부적인 정책과 경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그의 친개방적 태도에 희망을 걸고 있다.

 

 

 

 

 

 

1) 양회(兩會)는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정책 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가리키며 매년 3월경 개최된다.

2) 시 주석은 지난해 12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고위 경제 간부들에게 중국의 친시장 개혁을 위해 민영 기업과 외자 기업에 대해 동등한 대우를 제도화할 것을 지시했다. 시 주석은 더 많은 양질의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최상의 편의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3) 러시아 제국이 1858년부터 1860년까지 불평등 조약을 통해 시베리아의 남동쪽 구역을 병합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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