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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CES에서 중국 기업들의 두드러진 활약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2025년 CES에는 전체 참가 기업의 3분의 1 수준인 1,339개의 중국 기업이 참가해, 미국(1,509개)에 이어 두 번째 최다 참가 기업 수를 기록했다(한국 기업은 1,031개 사로 3위 기록). 이는 전년 대비 235개 증가한 수치로 대중국 제재 전망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글로벌 시장에서 그 존재감을 더욱 드러냈다. 중국 기업들은 AI, 로봇, 스마트 홈 기기, 전기차 등 여러 분야에서 혁신적인 제품과 기술을 선보였는데 다수 부문에서 혁신상(Innovation Awards)1)을 수상하며 기술 개발 역량과 시장성을 인정받았다.
신속 개발, 낮은 비용으로 승부하는 로봇틱스 기술
CES 2025의 주제는 기술을 통한 연결, 문제 해결, 가능성 발견 등의 메시지가 담긴 ‘다이브 인(Dive in)’으로 인공지능이 가전 및 IT 업계의 혁신을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발맞춰 중국 기업들은 최첨단 AI 제품과 솔루션을 공개했다. 중국의 대표적인 로보틱스 기업으로 항저우에 위치한 유니트리(Unitree)는 보급형 휴머노이드 이족보행 로봇 ‘G1’을 선보여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로봇은 뛰어난 균형 감각과 민첩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동작을 수행하며 향후 산업 및 서비스 분야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서구 경쟁사들이 고가의 첨단 로봇을 선보이는 것과 달리, 유니트리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고, 최신형 4족 로봇을 선보이며 산업 및 소비자 시장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강조했다. 이 로봇은 향상된 자율주행 능력과 실제 산업 및 가정용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는 AI 기술을 갖추고 있는데 기존 제품보다 민첩성이 뛰어나 물류, 보안, 구조 작업 등의 분야에서 활용될 전망이다.
중국의 대표적인 가전 기업인 TCL은 사용자의 감정과 필요를 분석해 상호작용할 수 있는 모듈형 AI 동반자 로봇 ‘에이미(Ai Me)’를 공개해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 로봇은 사용자의 행동 패턴을 학습해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외관 커스터마이즈도 가능하다. 자유로운 움직임과 인간 대화 인식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은 물론 가정 내 가전 제품을 제어하는 스마트 기능도 포함하고 있다. 이 로봇은 노인 돌봄, 아이들의 학습 지원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이 기대되고 있다.
중국의 로봇 제조사들은 빠른 제품 개발 주기와 비용 절감을 통해 서구 경쟁사와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중국은 전기차 산업에서 축적한 공급망 통합 및 대량 생산 역량을 로봇 산업에도 적용해, 신속한 제품 개발과 생산 비용 절감을 실현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서구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비용과 긴 개발 주기를 가진 것과 대비된다.
하늘 나는 자동차 등장, 모빌리티 및 자율주행 기술
전기차 및 자율주행 기술을 중심으로 모빌리티 산업에서도 중국 기업들의 혁신적인 기술이 주목을 받았다. 중국의 대표적인 모빌리티 기업 샤오펑(Xpeng)의 자회사인 샤오펑에어로 HT(XPeng AeroHT)는 모듈형 비행 자동차(Land Aircraft Carrier)를 공개했다. 이 차량은 트렁크 내부에 탈착 가능한 공중 모듈을 탑재한 플라잉카로 지상과 공중을 오가며 이동이 가능하다. 6륜의 지상 차량인 ‘모선(mothership)’과 트렁크에 수납된 전기 수직 이착륙(eVTOL) 비행 모듈로 구성되어 있어 필요 시 비행 모듈을 분리해 이륙할 수 있다. 비행 모듈은 수동 및 자동 비행을 모두 지원하며, 조이스틱을 통한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다. 샤오펑에어로HT는 2025년 말까지 대량 생산을 시작해 2026년부터 고객에게 인도할 예정이다. 초기에는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되며, 가격은 약 28만 달러(약 4억 471만 원)로 책정되었다. 이미 3,000건 이상의 예약 주문을 받았으며, 주로 기업가, CEO, 유명 인사 및 비행 애호가들이 주요 고객층을 이루고 있다. 다만 플라잉카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항공 및 도로 주행에 대한 복합적인 인증 절차가 필요하다.
헤사이 테크놀로지(Hesai Technology)의 미니 3D 라이다(LiDAR)2) 기술인 JT16과 JT128도 큰 주목을 받았다. 이 제품은 AI 기반 물체 인식 기술을 결합해 고정밀 3D 환경 인식 기능을 제공하는데, 자율주행차뿐만 아니라 로봇, 농업용 기계, 물류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특히 JT128 모델은 세계에서 가장 넓은 반구 시야각(360° x 187°)을 자랑하는데 이러한 기술 혁신을 통해 헤사이는 로봇 및 산업 분야에서의 라이다 활용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혁신상 수상한 소비자 가전 및 스마트 홈 디바이스
하이센스(Hisense)와 TCL 등 주요 중국 가전업체들은 AI 기반 스마트홈 기술과 대형 가전을 중심으로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였다. 하이센스는 ‘AI 유어 라이프(AI Your Life)’를 주제로 주방, 홈 시네마, 게임 등 다양한 공간에서 AI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홈 솔루션을 선보였다. 또 AI 기술을 활용한 RGB-Mini LED TV를 발표했는데 AI 기반 화질 업스케일링 기술을 탑재하여 저해상도 콘텐츠도 8K 품질로 변환하는 기능을 제공하며 AI 알고리즘을 통해 시청자의 취향을 분석하고 자동으로 콘텐츠를 추천하는 기능이 적용됐다. 또한, 청각 및 시각 장애인을 위한 다중 언어 자막 생성 및 실시간 영상 설명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 시스템도 주목을 받았다.
로보락은 AI와 로봇 팔(Robotic Arm)을 결합한 차세대 청소 로봇 사로스(Saros) Z70을 공개했다. AI를 활용해 장애물을 더욱 정밀하게 인식하고 자동으로 청소 패턴을 조정하는 기능을 탑재했다. 접이식 로봇 팔인 ‘옴니그립(OmniGrip)’은 주변의 물체를 감지하고, 양말이나 수건 등 최대 300g 이하의 가벼운 물건을 들어 올려 지정된 장소로 옮길 수 있다. 이를 통해 청소 중 장애물을 직접 제거해 효율적인 청소가 가능하다. 또 내장된 카메라와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최대 108개의 다양한 물체를 인식하고 분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로봇 청소기가 주변 환경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상황에 맞는 최적의 청소 경로를 계획한다. 사로스 Z70은 로봇 청소기 시장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가정 내 자동화 수준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CES 2025에서 ‘혁신적인 스마트 홈 기기’ 중 하나로 선정됐다.
CES에서 두각 나타낸 중국 기업들
CES 2025에서 중국 기업들은 인공지능, 로보틱스, 컴퓨터 하드웨어, 디지털 헬스, 모바일 기기, 스마트 홈 가전, 확장현실(XR) 등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중국 기업들은 이제 단순한 OEM 제조업체가 아니라, 세계적인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 TCL과 하이센스는 북미 및 유럽 시장에서 삼성, LG, 소니와 직접 경쟁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AI 자동화 및 EV 혁신에서도 서구 경쟁사보다 한발 앞섰다. BYD, 니오(NIO) 등의 중국 전기차 브랜드는 첨단 배터리 기술 및 자율주행 기능을 앞세워 미국과 유럽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또 중국 기업들은 글로벌 R&D 센터 및 지역 맞춤형 생산시설을 구축하며 해외 시장 적응력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혁신, 경제성, 현지화 전략의 조합이 중국 기업들이 서구 기업보다 경쟁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발판이 되고 있다. 무역 장벽과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도 중국 기업들은 글로벌 확장을 지속하고 있다. 공급망 다변화, 제품 품질 향상, 기술 혁신 강화를 통해 중국 기업들은 글로벌 브랜드들 사이에서 경쟁력을 키워 나가고 있다.
이러한 중국 기업들의 부상은 한국 경제와 기업에도 여러 가지 시사점을 제공한다. 중국의 기술력 향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데 한국 기업들은 특정 시장에 의존하기보다는 동남아시아, 유럽, 북미 등으로 시장을 다변화하여 리스크를 분산하고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 동시에 중국의 경제 구조 변화와 기술 발전은 한중 간 경제 협력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중국과의 협력을 통해 상호 보완적인 발전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중국 기업들의 부상은 한국 기업들에게 도전이자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여 기술 혁신, 시장 다변화, 협력 강화 등의 전략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야 할 것이다.
1) 소비자 가전 및 IT 기술 분야에서 가장 혁신적인 제품과 기술을 선정·수여하는 상. CES를 주최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 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에서 매년 심사를 진행하며, 제품의 혁신성, 디자인, 엔지니어링, 기능성, 사용자 경험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2) 라이다(LiDAR, Light Detection and Ranging) 기술은 레이저를 이용해 주변 환경을 3D로 스캔하고 분석하는 기술로, 자율주행, 로봇, 산업 자동화, 스마트시티, 보안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