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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미디어 현장] 중국_오픈클로 열풍과 AI 실용화 전략
글로벌 미디어 현장 | 등록일 : 2026-05-29

2026년 상반기 중국 AI 업계의 뜨거운 키워드 중 하나는 단연 오픈클로(OpenClaw)다. 중국 현지에서는 이를 두고 ‘랍스터 열풍(lobster fever)’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1) 오픈클로는 오스트리아 출신 개발자 피터 슈타인베르거(Peter Steinberger)가 지난해 공개한 오픈소스 AI 에이전트다. 오픈클로는 단순한 생성형 AI 챗봇이 아니다. 사용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수준을 넘어, 사용자의 목표를 이해하고 작업을 분해한 뒤,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고 파일을 관리하며, 일정을 정리하거나 메시지를 보내는 등 다양한 업무를 스스로 수행한다. 기존 생성형 AI가 ‘대화형 인터페이스’라면 오픈클로는 ‘행동형 인터페이스’에 가깝다. 

 

흥미로운 점은 오픈클로가 다른 나라보다 중국에서 훨씬 더 강한 열풍을 일으켰다는 사실이다.2) 중국에서는 이를 ‘랍스터 키우기(养龙虾)’라고 부르며, 개발자뿐 아니라 직장인, 학생, 심지어 은퇴자들까지 사용에 뛰어들었다. 이 열풍은 온라인 유행에 그치지 않았다. 일부 중국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오픈클로 사용을 사실상 권장하고 있으며, 주요 테크 기업들은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설치와 사용법을 안내하는 오프라인 체험 행사까지 진행했다. 텐센트(Tencent)는 선전 본사에 약 1,000명의 시민을 초청해 무료 설치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3) 이는 새로운 AI 서비스를 일반 소비자에게 빠르게 확산시키려는 중국 플랫폼 기업들의 전략을 보여준다. 기술을 공개하는 것 이상으로, AI 에이전트를 실제 생활과 업무 속으로 가능한 한 빨리 침투시키려는 움직임이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중국 AI 담론의 중심에는 딥시크(DeepSeek)가 있었다. 딥시크는 제한된 연산 자원과 미국의 반도체 제재 속에서도 높은 성능의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 AI 산업의 분위기는 조금 달라지고 있다. 이제 관심은 단순히 ‘누가 더 강력한 모델을 만들 수 있는가’에서 ‘AI를 실제로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그 변화의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오픈클로다.

 

미국의 ‘AGI 경쟁’에 맞서는 중국의 ‘실용화 경쟁’

 

지금 미국 AI 산업의 중심 담론은 여전히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에 가깝다. 오픈AI(OpenAI), 구글(Google), 앤트로픽(Anthropic) 같은 기업들은 인간 수준 혹은 인간을 넘어서는 범용 AI 개발 경쟁에 막대한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초거대 데이터센터 구축과 엔비디아(NVIDIA) GPU 확보 경쟁이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은 향후 AI 인프라 구축에 수천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반면 중국 AI 기업들의 움직임은 상당히 다르다. 물론 중국 역시 거대언어모델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 딥시크, 알리바바큐웬(Alibaba Qwen), 미니맥스(MiniMax), 문샷(Moonshot), 지푸AI(Zhipu AI) 등은 빠르게 성능을 끌어올리고 있으며, 일부 모델은 특정 영역에서 미국 선도 기업과 유사한 수준에 접근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중국 AI 산업의 진짜 특징은 프런티어 모델 자체보다 ‘실제 산업 현장에 얼마나 빠르게 AI를 침투시킬 수 있는가’에 더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다.4) 다시 말해 중국은 모델 경쟁보다 생태계 경쟁에 더 강점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최근 중국 AI 담론의 변화에서도 드러난다. 중국 중앙방송총국에서 발표한 ‘2026 AI 10대 트렌드’에서는 AI 에이전트 사회, 산업별 AI 응용, 멀티모달 AI 실용화, AI 단말 확산 등이 핵심 키워드로 등장했다.5) 이는 중국이 AI를 단순한 연구개발 경쟁이 아니라 산업 운영 체계 전반을 바꾸는 인프라 기술로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6)


왜 중국은 AI 에이전트에 유리한가

 

중국은 AI 에이전트 상용화에 매우 유리한 환경을 갖고 있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슈퍼앱(superapp)중심 구조다. 위챗(WeChat), 알리페이(Alipay), 디디(DiDi), 메이투안(Meituan) 같은 중국 플랫폼은 메신저, 결제, 전자상거래, 교통, 업무 시스템이 하나의 생태계 안에서 연결돼 있다.7)

 

이미 대부분의 생활 인프라와 서비스가 디지털화돼 있기 때문에 AI 에이전트의 접근성이 높다. 예를 들어 텐센트의 오픈클로 기반 AI 에이전트 서비스인 큐클로(QClaw)는 위챗을 통해 PC를 원격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8) 사용자는 스마트폰으로 메시지를 보내듯 명령을 입력하면 AI가 실제로 컴퓨터에서 작업을 수행한다. 앞으로는 음성, 이미지 기반 명령까지 지원할 예정이다. 더이상 챗봇이 아니라 디지털 비서 또는 직원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구조는 한국이나 미국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다른 환경이다. 미국은 서비스별 플랫폼이 상대적으로 분절돼 있고, 한국 역시 네이버, 카카오, 쿠팡, 배달 앱, 금융 앱 등이 비교적 분리된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이미 하나의 앱 안에서 대부분의 디지털 활동이 이뤄진다. 따라서 AI 에이전트가 실제 행동을 수행할 수 있는 공간 자체가 훨씬 넓다. 중국 기업들이 오픈클로에 빠르게 반응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오픈클로를 통해 기존 플랫폼 생태계를 AI 중심으로 재편할 수 있는 기회를 보았기 때문이다. 

 

중국 AI의 ‘풀스택’ 전략

 

중국에서 오픈클로 열풍이 빠르게 확산된 배경에는 소비자 관심 이상의 구조적 요인이 존재한다. 중국 AI 산업의 핵심 경쟁력은 개별 AI 모델 자체보다, AI를 둘러싼 산업 생태계를 수직적으로 통합하려는 ‘풀스택(full-stack)’ 전략에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의 주요 AI 기업들은 단순히 거대언어모델 개발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대신 AI 모델부터 클라우드 인프라, 반도체, 플랫폼, 디바이스, 그리고 실제 산업 적용까지 연결되는 거대한 AI 생태계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 AI를 하나의 독립된 소프트웨어 서비스가 아니라, 산업과 생활 전반을 관통하는 기반 인프라로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9)

 

대표적인 사례가 알리바바(Alibaba)다. 알리바바는 자체 AI 모델인 큐웬(Qwen) 시리즈를 개발하는 동시에 알리바바 클라우드를 통해 AI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기업용 플랫폼 딩톡(DingTalk)과 전자상거래 생태계까지 연결하고 있다. 

 

텐센트 역시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텐센트는 자체 AI 모델과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반으로 위챗 생태계 전체에 AI 에이전트를 통합하려 하고 있다. 특히 위챗은 메신저를 넘어 결제, 쇼핑, 교통, 콘텐츠 소비가 모두 연결된 슈퍼앱이기 때문에, AI 에이전트 입장에서는 거대한 실행 환경에 가깝다. 

 

화웨이(Huawei) 역시 흥미로운 사례다. 미국의 반도체 제재 속에서도 화웨이는 어센드 AI(Ascend AI) 칩, 하모니OS(HarmonyOS) 운영체제,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 생태계를 결합하며 독자적인 AI 플랫폼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 중국 AI 산업에서 자주 등장하는 ‘AI 터미널(AI terminal)’이라는 표현 역시 이러한 흐름과 연결된다. 중국 기업들은 AI를 스마트폰, PC, 자동차, 스마트 글라스, 로봇 등과 같은 다양한 기기 속에 내장되는 차세대 인터페이스로 바라보고 있다.

 

생태계 경쟁으로 이동하는 중국 AI 산업

 

특히 중국 AI 산업의 큰 강점 중 하나는 제조업과의 연결이다.10) 미국 AI 산업이 상대적으로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중심이라면, 중국은 AI를 로봇, 전기차, 웨어러블, 산업 장비 등 물리적 시스템과 빠르게 통합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로봇과 자율주행처럼 AI가 물리적 환경에서 직접 행동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 분야다. 중국에서는 유니트리(Unitree), 유비텍(UBTech) 같은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포니 AI(Pony AI)나 바이두 아폴로(Baidu Apollo) 같은 자율주행 기업들도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전기차 기업들 역시 AI 음성비서 등과 같은 AI 에이전트 기능을 적극 통합하고 있다.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CEO는 최근 발언에서 “중국은 로봇 산업에서 매우 강력하다”고 평가하며, 중국의 마이크로전자, 모터, 희토류, 센서, 제조 공급망 경쟁력을 강조했다.11) 이는 AI 경쟁이 모델 경쟁에서 하드웨어·제조업·공급망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은 AI 반도체와 인프라 분야에서도 빠르게 자립화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산 AI 칩의 자국 시장 점유율은 빠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정부 역시 AI 인프라와 반도체 자급 체계 구축을 국가 전략으로 밀고 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중국 AI 산업이 거대한 산업 생태계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 중국에서는 AI 인재 확보 경쟁도 매우 치열하다.12) 알리바바와 샤오미 등은 AI 관련 채용을 대폭 늘리고 있으며, AI 직군이 전체 채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동시에 지방정부들은 AI·로봇·반도체 산업 클러스터 조성 경쟁에 나서고 있다. 상하이, 저장성, 광둥성 등은 AI와 첨단 제조업을 결합한 지역 혁신 전략을 적극 추진 중이다.

 

여러 상황을 분석해 봤을 때, 중국의 AI 경쟁은 점점 모델 자체보다 생태계 구축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 어떤 플랫폼 위에서 AI가 작동하는가, 얼마나 많은 서비스와 연결되는가, 실제 산업 현장에 얼마나 빠르게 적용되는가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오픈클로 열풍은 바로 그 변화가 이미 시작됐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1) Deng, I., <As ‘lobster fever’ grips China, Tencent makes OpenClaw-based tool available on WeChat>, South China Morning Post,

2026.3.18, https://www.scmp.com/tech/tech-trends/article/3346994/lobster-fever-grips-china-tencent-makes-openclaw-basedtool-available-wechat

2) Ghaffary, S., <OpenClaw creator says US can learn from China’s AI adoption>, Bloomberg, 2026.3.26, https://www.bloomberg.com/news/newsletters/2026-03-26/openclaw-creator-says-us-can-learn-from-china-s-ai-adoption

3) Cao, A., <OpenClaw deepens China footprint through native Tencent, ByteDance integrations>, South China Morning Post, 2026.4.2, https://www.scmp.com/tech/tech-trends/article/3348829/openclaw-deepens-china-footprint-through-native-tencent-bytedance-integrations

4) Chan, K., <China is running multiple AI races>, Brookings Institution, 2026.3.9, https://www.brookings.edu/articles/china-is-running-multiple-ai-races/

5) 中国中央广播电视总台(2026), <2026 AI十大趋势>

6) 中华人民共和国工业和信息化部(2026), <中国人工智能产业发展报告>

7) Cao, A., <OpenClaw deepens China footprint through native Tencent, ByteDance integrations>, South China Morning Post, 2026.4.2, https://www.scmp.com/tech/tech-trends/article/3348829/openclaw-deepens-china-footprint-through-native-tencent-bytedance-integrations

8), 9) Deng, I., <As ‘lobster fever’ grips China, Tencent makes OpenClaw-based tool available on WeChat>, South China Morning Post, 2026.3.18, https://www.scmp.com/tech/tech-trends/article/3346994/lobster-fever-grips-china-tencent-makes-openclaw-basedtool-available-wechat

10) 中华人民共和国工业和信息化部(2026), <中国人工智能产业发展报告>

11) Cao, A., <Nvidia’s Huang calls China ‘formidable’ in robotics as company bets on physical AI>, South China Morning Post, 2026.3.21, https://www.scmp.com/tech/big-tech/article/3347427/nvidias-huang-calls-china-formidable-robotics-company-bets-physical-ai

12) 中华人民共和国教育部、国家发展改革委、工业和信息化部、科技部、国家数据局(2026), <“人工智能+教育”行动计划>, 中华人民共和国教 育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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