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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중앙화 서비스를 지향한다는 SNS 스레드가 등장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야 하는 언론 또한 이 흐름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그간 언론사들이 SNS를 어떻게 활용해 왔는지 살펴보고 새로운 SNS 활용 시 고민할 점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새로운 SNS가 등장했다. 이름은 ‘스레드(Threads)’.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의 새 서비스라는 이름값 덕분인지 일단 첫 끗발은 좋았다. 론칭 직후 약 4시간 만에 가입자가 500만 명을 넘었고, 5일 후에는 그 수가 1억 명을 돌파했다. 게다가 트위터나 인스타그램 등 기존 대형 SNS처럼 기업이 약관에 따라 서비스를 전면적으로 통제하지 않고, 다수의 주체가 같은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이용해 개설한 서버를 연합하는 형태인 이른바 탈중앙화(decentralization), 또는 분산형 서비스를 지향한다. 저커버그의 전작이 크게는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지구인 중 절대다수의 커뮤니케이션 양상에, 작게는 그런 사람들이 이용하는 언론이 기사를 작성하고 배포하는 방식에 일대 변화를 일으켰음을 돌이켜보면 스레드나 다른 분산형 SNS가 언론에 어떤 변화를 촉구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드는 게 당연하다.

‘구독자 수 증대’ 전략, 여전히 진행 중
그간 국내 언론사들의 SNS 활용 전략의 핵심은 사실상 ‘구독자 수’ 증대에 있었다. 대부분의 언론사에서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등 각 플랫폼을 얼마나 잘 활용했는지를 평가하는 지표는 팔로어, 좋아요, 구독 수였다. 이런 전략은 2019년 4월, 국내 최대의 뉴스 유통 플랫폼인 네이버가 뉴스 제공 방식을 ‘구독’과 개인별 기사 소비 기반의 자동 추천 모델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더욱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독자가 구독한 언론사의 기사가 이용될 가능성이 구독하지 않은 언론사의 기사보다 높고, 그렇게 만들어진 기사 이용 데이터는 다시 추천 알고리즘에 재귀적으로 활용될 터이므로 당연한 일이다.
국내 언론사의 이러한 SNS 운영 전략의 성과를 2019년 《신문과방송》 4월호에서 한차례 점검한 바 있다.1) 2019년 1월 주요 매체들의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튜브(2019년 1월) 플랫폼 내 뉴스 콘텐츠 관련 계정과 네이버 구독자 수를 조사해 합산2)한 결과였다. 해당 조사에서는 중앙그룹(800만)과 SBS(530만), 한겨레(410만), YTN(356만), 연합(265만), KBS(254만) 순서로 디지털 구독자 수가 타 매체 대비 많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중앙그룹 계열의 구독자가 타사 대비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은 중앙일보와 JTBC라는 신문과 방송 각 영역의 톱티어 브랜드 파워가 시너지를 일으킨 것으로 분석됐다. SBS의 경우에는 비디오머그, 스브스뉴스와 같은 메인 뉴스 계정이 아닌 별도 브랜드의 성장이 구독자의 증가를 이끌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겨레 계열은 씨네21, 허핑턴포스트와 같은 메인 뉴스 채널과는 다른 성격의 콘텐츠 배포 틀을 마련했던 것이 주효했으며, YTN은 메인 뉴스 채널 외에는 뚜렷한 서브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지 못함에도 텍스트나 이미지에서 영상으로 SNS의 중심축이 이동함으로써 자사 콘텐츠의 특징을 자연스럽게 살릴 수 있게 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즉 국내 언론사들은 다양한 매체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동시에 소비자의 SNS 플랫폼 및 콘텐츠 선호 트렌드에 부응해 영상 영역을 강화해 옴으로써 SNS 구독자를 늘려 온 것이다.
이런 국내 언론사의 SNS 구독자 증대라는 성과 창출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최근 수년간 가장 주목받았던 플랫폼인 유튜브에서 운영되는 각 언론사의 메인 뉴스 채널의 구독자 수가 단적인 예다. 2019년 1월 당시 구독자 수 1~5위 언론사 채널 구독자는 현재는 적게는 3~4배, 많게는 8~9배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1위인 YTN의 구독자가 407만 명 정도고, 대형 유튜브 채널 중에 구독자가 700~800만이 넘어가는 경우도 매우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비록 뉴스가 경성 콘텐츠라는 한계가 있다고 해도 여전히 국내 언론사들의 SNS 구독자 수 증대 여력은 남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숏폼’ 등 새로운 SNS 형식에도 눈 돌려
최근에는 틱톡으로 대표되는, 15초~1분가량의 짧은 영상(숏폼)을 주력으로 하는 SNS 플랫폼에도 관심을 두는 국내 언론사들이 늘고 있다. 틱톡은 2022년 말 기준으로 150여 개국에서 16억 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한 것으로 추산되는데, 전체 사용자의 70% 이상이 10~30대일 만큼 젊은 층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때문에 미래 구독자를 확보하기 위해 언론사들은 숏폼에 관심을 가져야만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하지만 아직 숏폼 플랫폼에서의 성과는 그리 크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으로 신문·통신·인터넷신문 중 틱톡 구독자를 가장 많이 확보한 언론사는 조선비즈인데, 그 규모가 5.5만 명에 불과하다. 숏폼 콘텐츠를 더 빠르고 쉽게 제작해 배포할 수 있는 방송사들의 구독자 확보 성과는 이보다 좀 낫다. KBS 뉴스는 35.4만 명, 헤이뉴스(JTBC)는 23.6만 명, SBS 뉴스는 15.6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했다.3) 틱톡에서
언론사 콘텐츠에는 앞뒤로 광고를 붙일 수 없다는 점 등 수익 창출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숏폼이 다른 SNS를 대체할 수는 없겠지만 틱톡의 1인당 사용 시간이 유튜브를 앞지르는 등4) 플랫폼 자체의 중요성이 증대됨에 따라 앞으로 숏폼 플랫폼에서도 구독자 확보전이 벌어질 수 있다.
광고 판매라는 비즈니스 모델에는 큰 변화 없어
언론사들이 본격적으로 SNS에 눈을 돌린 지난 10여 년 동안 구독자 증가라는 눈에 보이는 성과를 창출한 사실 자체는 고무적이다. 하지만 냉정하게 보면 언론사의 혁신이나 체질 개선과 같은 보다 근본적인 차원의 성과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생각된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유튜브 같은 새로운 SNS가 부상할 때마다 플랫폼 특성에 부합하는 채널을 만들어 구독자를 모으는 것은 분명 뉴스 콘텐츠를 배포할 새 창구를 마련하는 것이긴 해도, 국내 언론사들이 오래전부터 운영해 왔던 비즈니스 모델을 변화시킨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뉴스 콘텐츠를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배포해 구독자 집단을 만든 후 이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광고를 통해 수익을 내는 비즈니스 모델은 SNS 운영 여부와 관계 없이 동일했다. 언론사의 SNS 구독자 확보와 증대, 이를 통한 광고 수익의 창출은, 지나치게 폄훼해 말하자면 매점에서만 음식을 팔던 식당이 배달이라는 새로운 제품 유통 창구를 마련한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도 있다.
연성 콘텐츠 증대로 인한 저널리즘 질 저하 경계해야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과정에서 언론사가 뉴스와 뉴스가 아닌 것의 경계에 있는 콘텐츠를 제작해 배포하거나, 아예 이러한 콘텐츠만을 업로드하기 위해 메인 뉴스 채널과는 구분되는 별도의 브랜드를 만들어 운영해 성과를 거두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연합뉴스가 K-POP 등 한류 대중문화 콘텐츠만을 유통하기 위해 만든 유튜브 채널 ‘통통TV’는 2019년 1월 당시 구독자가 37만 명이었지만 2023년 현재 91.9만 명을 돌파했다. 메인 뉴스 채널인 연합뉴스TV의 규모(134만 명)보다 작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K-TREND’는 한국일보가 베트남 이용자에 초점을 맞춰 미스코리아와 함께 트렌드를 만들어가는 채널을 표방한 대중문화 유튜브 채널인데, 구독자가 어느새 45.2만 명(2019년 1월 15.4만 명)으로 늘었다. MBC 디지털뉴스국이 운영 중인 뉴미디어 브랜드 유튜브 채널인 ‘14F’는 큐레이션 뉴스 콘텐츠인 ‘14F’s Pick’이나 ‘이슈픽’ 정도를 제외하면 모두 정통 뉴스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취미나 문화 생활과 관련된 것들이다.
이런 연성 콘텐츠의 증대 현상이 저널리즘의 질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필연적이다. 연성 콘텐츠가 거두는 가시적인 성과가 클수록 가십 위주의, 뉴스라고 부르기 어려운 어뷰징 콘텐츠와 그 제작자들이 활개를 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미 이런 현상을 위키트리나 인사이트 등 어뷰징을 지적받았던 매체들이나 다수의 연예 전문 매체, 이른바 ‘사이버렉카’라고 불리는 이슈 중심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목도한 바 있다. 이 문제는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 기존의 SNS와 같은 플랫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특히 스레드처럼 관심사 위주의 소규모 커뮤니티 친화적인 SNS에서는 이 문제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게다가 저커버그는 아직 초기 버전인 스레드를 액티비티펍(ActivityPub)이라는 공개 프로토콜을 활용해 완성함으로써, 마스토돈 같이 동일 프로토콜을 이용한 다른 탈중앙화 SNS들과 스레드가 광범위하게 연계되도록 만들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런 구상이 실현된다면 이 SNS의 우주에서 나타나는 저널리즘 질 저하의 문제는 재앙에 가까울 수 있다.
구독자 기반 비즈니스 전략 고민해야
결국 양(규모)과 질의 근본적인 문제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언론사들이 확보한 구독자들은 분명히 무형의 자산으로서 새로운 콘텐츠와 비즈니스 모델을 실험해 볼 수 있는 기반이 된다. 하지만 자산의 크기에만 집중한다면 언론사들은 새로운 SNS가 등장할 때마다 플랫폼에 휘둘리며 여기에서도 재차 자산을 확보하기 위해 허덕일 수밖에 없다. 언론사들은 지금까지 확보한 자산으로 좀 더 높은 품질의 저널리즘과 관계된, 광고에만 의존하지 않는 비즈니스를 전개할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1) 최승영, <국내 언론사 SNS 운영 성적>, 《신문과 방송》, 2019년 4월호
2) 5개 플랫폼 내, 뉴스 관련 콘텐츠를 내놓는 주요 매체 그룹사 16곳의 계정 173개를 종합한 결과. 언론사 편집국, 보도국, 자회사, 버티컬 브랜드, 외국어 매체, 스포츠·연예 매체 및 뉴스, 잡지까지 최소한의 뉴스성을 띠거나 본 매체 브랜드와 연관성을 드러낸 경우가 모두 포함됨
3) 박채령, <틱톡 뛰어든 언론사가 매체명을 비밀로 두는 까닭>, 미디어오늘, 2023.7.15,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
html?idxno=311214
4) 장형태, <‘15초 동영상’ 중국의 틱톡, 유튜브마저 제쳤다>, 조선일보, 2022.7.26, https://www.chosun.com/economy/tech_it/2022/07/26/3IIRDYSEWVBUNITYVSII55YGHU/?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