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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언론사와 빅테크 기업은 20년 넘게 공생 관계를 유지해 왔다. 최근 이들 사이에 또다시 균열이 깊어지고 있다. 뉴스의 핵심 콘텐츠로서의 지위가 흔들리면서 이를 제공하는 언론사와 플랫폼의 파트너십 또한 위태로워진 것이다. 언론사와 플랫폼이 손잡았던 과거와 현재를 짚어보고, 향후 전망도 살펴본다. 편집자 주
개념의 경계가 여전히 모호하지만 이른바 ‘디지털 플랫폼’은 일상을 지배한다. 알파벳(이하 구글), 메타, 네이버, 카카오(다음, 이하 카카오) 등이 디지털 플랫폼을 서비스하는 대표적 기업이다. 이 서비스는 과거 포털사이트·검색엔진·소셜미디어 등으로 불렸지만, 영역이 확장되고 통합되면서 디지털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 이들 디지털 플랫폼이 공통적으로 서비스하는 핵심 콘텐츠는 뉴스다. 일상의 정보인 뉴스 콘텐츠를 보기 위해 디지털 플랫폼에 접속하고, 디지털 플랫폼의 다른 콘텐츠를 이용하다가도 자연스럽게 뉴스 콘텐츠에 눈이 간다.
디지털 플랫폼이 이용자를 유인하고 가둬놓기에 뉴스 콘텐츠만 한 게 없다.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1)는 언론사가 디지털 플랫폼에 기대하는 바다. 물론 개별 디지털 플랫폼의 뉴스 콘텐츠 정책에 따라 네트워크 효과의 크기는 천차만별이다. 뉴스가 디지털 플랫폼의 킬러 콘텐츠라고 판단하는 언론사는 이들의 정책에 만족할 리 없다. 디지털 플랫폼은 뉴스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것이 경제적·정치적 비용이라고 생각하지만, 언론사와 각 세우기는 부담스럽다.
최근 이 같은 관계에 균열이 깊어지고 있다. 갈등과 긴장이 고조된다기보다는 관계의 재설정이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것이다. 몇몇 국내외 디지털 플랫폼이 뉴스 콘텐츠에 대한 기존 시각을 거두기 시작했다. 이들에게 뉴스는 더 이상 이용자 유입 및 유지를 위한 핵심 콘텐츠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언론사가 주장하는 ‘킬러 콘텐츠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파트너’라는 지위도 상실되는 분위기다.
대표적 사례는 메타가 지난 8월 1일부터 캐나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뉴스콘텐츠를 볼 수 없도록 링크 차단을 단행한 일이다. 이것은 지난 6월 말 캐나다 상원을 통과한 온라인 뉴스 법안(Online News Act)에 반발한 조치다. 12월 19일부터 시행될 이 법에 의하면 구글이나 메타 등과 같은 빅테크 기업은 자신의 디지털 플랫폼에서 공유하거나 활용하는 뉴스 콘텐츠에 대해 캐나다 언론사에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Major, 2023.8.1). 지난 9월 1일 이 법의 시행세칙 초안 공개로 사용료 규모가 알려졌는데, 구글은 1억 7,200만 캐나다 달러(약 1,700억 원), 메타는 연간 6,000만 캐나다 달러(약 590억 원)다(황철환, 2023.9.2).
메타의 이번 조치로 인해 이제 캐나다에서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서 뉴스 링크를 통해 뉴스 콘텐츠를 볼 수 없게 됐다. 재미있는 사실은 메타가 캐나다에서 뉴스 콘텐츠 링크 차단을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캐나다 페이스북 사용량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는 점이다. 메타는 더 나아가 9월 5일에는 오는 12월 초부터 영국, 독일, 프랑스에서 ‘페이스북 뉴스’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페이스북 뉴스는 메타와 계약을 체결한 언론사의 뉴스 콘텐츠를 제공하는 뉴스 섹션이다(박재령, 2023.9.9).
여러 국가에서 뉴스 링크를 막는 메타의 이러한 움직임에 구글도 동참하는 모양새다. 10월 7일에는 메타와 마찬가지로 구글이 캐나다의 온라인 뉴스 법안을 거부해 캐나다 구글에서 뉴스 링크를 차단하기로 했다는 것이 알려졌다(Thanthong-Knight, 2023.10.7). 이미 구글은 스페인에서 뉴스 사용료 지불에 반발해 수년 동안 구글의 뉴스 링크를 차단한 바 있다.
플랫폼과 언론, 긴장적 공생 관계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캐나다처럼 빅테크 기업이 디지털 플랫폼에서 뉴스 콘텐츠를 차단하거나 뉴스 서비스를 전면 중단한 사례가 없었다. 국내 온라인 뉴스 시장에서는 유통 플랫폼으로서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토종 빅테크 기업의 지위가 절대적이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2023년 <디지털 뉴스 리포트>에 의하면, 우리나라 디지털 뉴스 이용자 중 뉴스를 이용하는 주된 경로로 언론사 자체 웹사이트 및 애플리케이션을 꼽은 비율은 6%에 불과했다. 이는 조사 대상 46개국 중 가장 낮은 수치다. 대신 네이버와 카카오를 포함하는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한다는 비율은 매우 높았다.
검색엔진(포털사이트) 및 뉴스 수집 서비스가 주된 뉴스 이용 경로라는 응답은 조사 대상 중 가장 높은 66%였고, 소셜미디어는 18%였다. 과거 조사에서도 검색엔진(포털사이트) 및 뉴스 수집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응답률은 우리나라가 항상 최상위였다. 2017년(77%)부터 2023년(66%) 사이 11%p가 감소하는 등 전반적으로 감소세에 있지만, 2017년 77%, 2018년 77%, 2019년 76%, 2020년 73%, 2021년 72%, 2022년 69%로 꾸준히 높은 수준이다. 소셜미디어가 주된 뉴스 이용 경로라는 응답은 증가세로, 2017년 9%, 2018년 8%, 2019년 9%, 2020년 11%, 2021년 12%, 2022년 15%였다. 2017년(9%)부터 2023년(18%) 사이 증가분은 9%p였다(최진호·이현우, 2023, 29~32쪽). 검색엔진(포털사이트) 및 뉴스 수집 서비스와 소셜미디어를 합한 뉴스 이용, 즉 전체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뉴스 이용률은 이 기간 동안 매우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2017년 86%, 2018년 85%, 2019년 85%, 2020년 84%, 2021년 84%, 2022년 84%, 2023년 84%로 변동이 거의 없다. 이 수치 역시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것이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빅테크 기업의 디지털 플랫폼이 온라인 뉴스 유통에서 절대적 지위를 가진다. 그럼에도 빅테크 기업이 무언가를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 아직은 구글이나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보다 네이버와 카카오로 대표되는 토종 빅테크 기업의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뉴스 이용이 훨씬 더 많다. 이들의 뉴스 서비스는 오랜 시간을 거치며 법·제도·정책 등으로 우리 언론사들과 씨줄과 날줄처럼 얽혀있다. 네이버가 뉴스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2000년, 다음은 2003년이었다. 특히 2005년 「신문 등의 자유와 기능 보장에 관한 법률」(현재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에서 인터넷 뉴스 서비스 사업자와 인터넷 뉴스 서비스가 규정되면서 빅테크 기업과 이들의 디지털 플랫폼은 일찌감치 현행법 테두리에 들어오게 됐다. 이후 관련 법·제도·정책 등은 더욱 정교해졌다. 특히 2016년 네이버와 카카오는 포털 뉴스 서비스의 언론사 입점과 퇴출을 결정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자율 규제 기구인 네이버·카카오 뉴스제휴평가위원회를 공동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토종 빅테크 기업과 언론사의 긴장적 공생 관계는 20년이 넘게 지속돼왔다.
토종 빅테크 기업의 뉴스 힘 빼기
그런데 최근 토종 빅테크 기업의 디지털 플랫폼, 특히 포털사이트에서 뉴스 서비스의 변화가 심상치 않다. 해외의 뉴스 링크 차단 사례처럼 극단적이지는 않하는 것이라지만, 언론사의 우려는 크다. 첫 화면에서 검색 창 아래로 쇼핑·라이프와 뉴스·콘텐츠 두 개 탭만 존재했던 기존 앱 화면과는 다르게, 새로운 앱에서는 유튜브 쇼츠와 같은 숏폼 클립 탭과 함께 홈, 콘텐츠, 쇼핑 등 네 개의 탭이 배치됐다(임지선, 2023.8.9). 이러한 변동을 언론사는 ‘뉴스 힘 빼기’로 읽었다. 이보다 앞선 지난 4월 28일에는 네이버가 일방적으로 통보한 뉴스 약관 개정안에 대해 뉴스 콘텐츠 제휴 언론사에게 사과하고 뉴스 약관 수정안을 마련해 공개하는 일이 있었다. 기존 개정안 내용에서는 네이버가 계열사에 뉴스 정보를 넘길 때 언론사의 동의를 받지 않게 돼 있었다. 또한 인링크 기사에 언론사 홈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는 URL 링크 및 QR 코드 삽입을 금지했다. 특히 언론사 뉴스 정보 제공은 네이버가 인공지능 학습을 위해 언론사 뉴스 정보를 무상으로 가져가려 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뉴스 약관 수정안은 네이버가 언론사 데이터를 활용하거나 네이버 계열사에 정보를 넘기는 경우 사전 동의를 받도록 했고, URL 링크와 QR 코드 삽입도 허용했다. 그리고 네이버는 약관을 전체 언론사에 일방적으로 통보하던 방식에서 개별 언론사에 안내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금준경, 2023.4.28). 이러한 뉴스 약관 개정 논란을 언론사는 ‘뉴스 무시하기’로 봤다.
작년에는 카카오에서 논란이 된 뉴스 서비스 개편이 있었다. 카카오는 2022년 1월 다음 모바일 첫 화면에 콘텐츠를 선별해 추천 배치하는 서비스인 카카오뷰를 도입했다. 이는 이용자가 뉴스뿐만 아니라 음식·경제·분야별 이슈·스포츠·예술 등 다양한 영역의 콘텐츠를 만날 기회를 제공하려는 목적이었다. 하지만 다양한 콘텐츠가 뿌리내리기 전에 광고를 목적으로 이 서비스에 접근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더욱이 뉴스 이용자의 불만도 커졌다. 카카오는 언론사 뉴스도 하나의 콘텐츠로서 카카오뷰 안에서 함께 소비될 것으로 봤다. 하지만 긍정적 효과보다 뉴스와 광고를 구분할 수 없게 됐다는 부정적 평가가 주를 이뤘다.
이에 카카오는 2022년 8월 25일부터 카카오뷰 메뉴를 없애고, 이용자 선택권과 언론사 편집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다음 모바일 뉴스 서비스를 개선한다고 밝혔다(최성진, 2022.8.24). 이러한 개편을 언론사는 ‘뉴스 콘텐츠 특성에 대한 몰이해’로 생각했다.
디지털 플랫폼에서의 뉴스 소외
언론사에게 새로운 기회로?
네이버와 카카오는 자신의 디지털 플랫폼에서 점점 무시당하고 소외되고 있다는 언론사의 위기의식을 오해라고 한다. 커뮤니케이션 소홀과 일부 내부 정책의 혼란은 있을지언정 언론사와 상생을 위한 서비스를 늘 고민하고 준비한다고 얘기한다. 물론 분명히 구글이나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보다는 상대적으로 공개적이며, 양측이 참여하는 논의 테이블을 만들기 쉽다. 하지만 실제 현실은 최근 국내 디지털 플랫폼의 뉴스 서비스가 아무런 사전 협의나 안내 없이 일방적으로 개편되고 통보되는 경우가 잦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오랜 비즈니스 파트너 혹은 뉴스 콘텐츠 공급자로서 언론사가 어느 정도 만족할 수 있는 무언가가 없었다.
현실 상황은 디지털 플랫폼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언론사의 위기의식을 더욱 부채질할 만하다. 최근 국내 디지털 플랫폼에서 언론사의 트래픽은 대폭 감소했다.[표 1],[표 2],[표 3] 이런 현실에서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사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언제까지 디지털 플랫폼의 상당 부분을 언론사를 위한 뉴스 서비스에 할애할 것인가는 의문일 수밖에 없다. 플랫폼 입장에서 보면 의미 있는 수준의 이용자를 확보할 수 없는 서비스는 도태시키는 것이 맞다. 이런 현실에 처해 있으므로 언젠가 토종 빅테크 기업의 디지털 플랫폼에서도 뉴스 서비스가 중단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점점 팽배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디지털 플랫폼의 화두는 단연 웹 3.0이다. 웹 1.0에서 언론사는 인터넷 미디어로 탈바꿈했다. 웹 2.0에서는 디지털 플랫폼에 뉴스를 공급하는 콘텐츠 제공자로서 역할을 수행했다. 디지털 플랫폼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도가 있었지만, 거의 모든 언론사가 실패했다. 언론사가 스스로 디지털 플랫폼이 돼야 한다는 그럴싸한 주장도 있었다. 관념적으로는 옳지만 현실적이지 않다.
기업으로서 빅테크 기업과 언론사는 규모보다는 기술력의 차이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훨씬 더 크다. 디지털 플랫폼 중심의 웹 2.0 경제가 공고화되면서 참여하는 콘텐츠 공급자 수는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다. 다른 고려 사항이 전혀 없이 사업성만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 아마 네이버나 카카오는 지금 당장이라도 디지털 플랫폼에서 뉴스 서비스를 대폭 줄이거나 심지어 중단한다고 선언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구글과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디지털 플랫폼에서 뉴스가 소외된 사례는 이제 얼마든지 쌓여 있다. 현재 시작되고 있는 웹 3.0의 특징은 탈중앙화(decentralization)라는 한 단어로 표현된다. 언론사 입장에서는 웹 2.0의 디지털 플랫폼에서 탈주할 기회가 도래한 것이다. ‘디지털 플랫폼을 소외시키는 언론사’, 이제 이것을 준비해 보자.
1) 상품에 대한 수요가 다른 사람들의 상품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효과. 편집자 주
2)3)4) [표 1], [표 2], [표 3], 모두 제시된 언론사는 주요 전통 언론사로, 모바일 네이버 뉴스 섹션의 언론사별 이용 트래픽임. 모집단은 전국 20세부터 69세까지 우리나라 국민 중 모바일 인터넷 이용자임. 패널(2,000명)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로 모집단을 추정하고 있어 해석에 주의해야 함. 포털사이트의 뉴스 관련 정책 및 서비스 변경 등과 언론사의 유료화 정책 시행, 동영상 플랫폼 활용, 애플리케이션 운용, 신기술 적용 등이 모바일 트래픽에 영향을 미침. <자료 - 마켓링크 뉴스인덱스(http://www.newsindex.co.kr/): 출처 - 퍼블리시뉴스와기술연구소, 2023.9.1, 일부 발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