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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트렌드]세계 최대 크리에이터 축제 비드콘 주요 이슈
미디어 트렌드 | 등록일 : 2024-08-30

지난달 열린 파리 올림픽은 TV보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즐긴 이른바 ‘크리에이터 올림픽’이었다. 파리 올림픽보다 앞서 열린 세계 최대 크리에이터 축제 비드콘(Vidcon)에서도 이렇듯 부상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24 비드콘의 주요 이슈를 정리·소개한다. 편집자 주

 

지난 8월 11일 폐막한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은 선전했다. 206개국 1만 500여 명이 참가해 32개 종목(329개 경기)에서 벌인 경쟁에서 금메달 13개와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로 전체 8위를 기록했다. 당초 금메달 5개와 20위권의 성적을 기대한 우리에게는 매우 뜻깊은 대회가 됐다. 여느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파리 올림픽은 많은 이슈를 생산했다. 한국 여자 양궁 단체전 10연패, 미국의 체조 선수 시몬 바일스(Simon Biles)의 재등장, 여자 마라톤 단독 시상 등의 스토리가 있었다. 그밖에도 사상 첫 야외 개막식, 골판지 침대, 센강의 수질, 에어컨 없는 선수단 버스 등 파리 입장에서는 그리 달갑지 않은 이슈들도 세상에 전해졌다. 


파리 올림픽은 ‘크리에이터 올림픽’

 

동시에 파리 올림픽은 ‘크리에이터 올림픽’이었다. 손에 땀을 쥐는 승부를 보여준 매체는 TV였지만 파급력은 소셜미디어가 훨씬 강력했다. 선수들의 자유분방한 모습은 소셜미디어에 더 자주 등장했고, 이런 이슈들은 더 큰 화제를 불러왔다. 1980년대 후반에서부터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Z세대가 주축이 된 이번 파리 올림픽은 본격적인 ‘크리에이터 올림픽’, ‘소셜 올림픽’으로 부를 만하다.

 

도마 종목에서 미국에 16년 만에 메달을 안기며 ‘도마의 남자(Pommel Horse Guy)’라는 별명을 얻은 체조 선수 스티븐 네도로시크(Stephen Nedoroscik)는 트렌드세터가 됐다. 동메달 두 개라는 수확 외에도 틱톡, X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아저씨 농담으로 남학생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더 놀라운 것은 그의 영향력으로 미국 남학생들이 체조 수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다. 그는 미국 남학생들을 체조 수업에 몰려들게 만들었다.1)


노르웨이 수영선수 헨릭 크리스티안(Henrik Christiansen)은 다른 방식으로 유명해졌다. 경기 대신 올림픽 선수촌에서 나온 초콜릿 머핀에 대한 틱톡을 포스팅하며 눈길을 끈 것이다. ‘머핀맨(Muffin Man)’이라는 별명도 얻었다.2) 이외에도 파리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은 선수촌 생활이나 파리의 풍경, 선수 대기실, 훈련 영상 등을 포스팅하며 소셜미디어를 또 다른 ‘올림픽’으로 만들었다. 

 

파리 올림픽에서 볼 수 있듯, 선수들은 크리에이터가 됐다. 특히, 선수들의 소셜미디어에서의 자연스러운 모습은 스포츠 저변을 확대하는 데도 큰 도움을 줬다. 젊은 세대에 스포츠를 홍보하기에 틱톡이나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를 활용하는 것만큼 좋은 마케팅 포인트도 없기 때문이다.3) 올림픽뿐만 아니라 슈퍼볼, 윔블던4) 등과 같은 스포츠 리그도 경기 홍보를 위해 크리에이터 대상 행사를 개최했다. 

 

스포츠 리그들은 인플루언서에게 특별한 비하인드 스토리 접근 권한과 영상 촬영 기회를 제공하는 등 크리에이터를 활용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PGA투어는5) 인기 골프 크리에이터들이 출전하는 대회를 처음으로 개최했다. ‘크리에이터 클래식(The Creator Classic)’이라는 이름의 이 이벤트 경기는 2024년 8월 28일 미국 조지아 애틀랜타에서 열렸다. 이 토너먼트는 PGA투어 유튜브 채널과 NBC 피콕 스트리밍 서비스, ESPN+ 등에 방송돼 홍보 효과도 좋았다. 

 

파리 올림픽과 스포츠 경기에서의 선수 혹은 크리에이터들의 활약은 ‘크리에이터 이코노미’가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사례가 됐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크게 확장됐던 크리에이터들의 영향력은 2022년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 주춤했던 것이 사실이다. 콘텐츠 제작을 통한 협찬이나 광고 이외 별다른 수익원을 만들지 못하면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미래에 의문 부호가 커진 것이다. 틱톡이나 인스타그램 등 뉴미디어 뉴스에 열광했던 뉴스 미디어들도 이들 뉴스의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자 스트리밍 뉴스로 선회했다. 


AI가 크리에이터를 살리다

 

그러나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는 죽지 않았다. 오히려 고난을 겪으면서 더 단단해지고 있다. 지난 6월 26~29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에서 열렸던 세계 최대 크리에이터 축제 비드콘(Vidcon)은 크리에이터들이 스트리밍과 넷플릭스, 그리고 AI 시대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떻게 수익을 올리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자리였다. 비드콘은 4일간 캘리포니아 애너하임 컨벤션센터와 주변 야외 전시장에서 열렸다. 올해도 많은 인파가 몰려, 5만 5,000명의 팬과 크리에이터, 미디어·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이 집결했다. 과거와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다른 모습이 있었다. 크리에이터를 보기 위해 모인 팬들보다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미래에 관심을 가지는 업계 종사자들이 많았던 것이다.

 

특히, 2024 비드콘은 ‘인더스트리 리더십 서밋(Industry Leadership Summit)’도 개최했다. 비공개 행사였지만 크리에이터, 탤런트 매니저, CMO, 브랜드 고위 임원, VC가 모여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미래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콘퍼런스 외에,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를 경제적인 관점에서 분석한 행사는 올해가 처음이었다. 현장에서 업계 전문가들은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어울리고 미팅을 가졌다.

 

 

지난 6월 말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에서 열린 2024 비드콘 현장 ⓒ한정훈

 

 

그래서 애너하임 컨벤션 현장에서는 팬들의 비명 대신, 삼삼오오 모여 업계의 내일을 논의하고 걱정하는 이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매년 현장을 찾았던 글로벌 1위 유튜버 미스터비스트(Mr. Beast)는 올해 오지 않았다. 미스터비스트의 유튜브 팔로워는 3억 900만 명이다. 그는 비드콘에 참석하는 대신, 호주에서 자신의 초콜릿(feastable)을 홍보하는 이벤트 행사를 개최했다. 

 

2024 비드콘의 주요 특징은 ‘틱톡과 유튜브의 콘텐츠 포맷 싸움’, ‘AI는 크리에이터의 조수’, ‘소셜비디오 시대의 개막’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비드콘은 주로 유튜브가 메인 스폰서였지만 2022년에는 틱톡이 메인 스폰서를 차지한 적이 있다. 숏폼(Short form)이 세상을 지배했을 당시 틱톡은 비드콘 메인 광장에 놓인 유튜브 조형물을 자사 로고로 바꿨다. 틱톡커들도 대거 현장에 불러 ‘숏폼’의 위세를 과시했다. 유튜브도 그냥 당하고 있지 않았다. 2023년 비드콘 메인 스폰서 자리를 다시 찾아온 데 이어 쇼츠(Shorts)라는 상품을 내놓으면서 틱톡에 정면으로 도전했다.

 

비드콘의 메인 전시장으로 자리잡고 있는 1층 전시장은 팬들과 크리에이터들이 만나는 장소였다. 찰리 다멜리오(Charli D’Amelio)와 같은 유명 인플루언서들은 컨벤션센터 중앙에 마련된 강연장에서 자신들의 근황과 콘텐츠 제작 방향에 대해 팬들과 대화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특히, 마인크래프트 등

게임 크리에이터의 인기는 뜨거웠다. 이들이 행사장에 뜨면(?) 관람 동선이 계속 뒤엉키기도 했다. 

 

올해 비드콘 전시장에는 주류 미디어도 등장했다. 디즈니는 곧 개봉할 PG 판타지 영화 <디센던츠>를 홍보하기 위해 현장 스토어를 만들었다. 유튜브의 게임 사업부는 마인크래프트와 협력해 실내 팝업 스튜디오를 개설했다. 한국 유명 유튜버와 스튜디오들도 현장을 찾았다. 수산물 전문 유튜버 수빙수, 심바와 벨리곰, 위매드(<옷소매 붉은 끝동> 제작사) 등이 애너하임을 방문했다. 

 

비드콘에서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에도 생성형 AI의 영향이 강해지고 있는 트렌드가 포착됐다. 어도비(Adobe) 등은 자사 크리에이터 솔루션의 생성형 AI 기능을 강조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내용은 크리에이터들이 AI를 창작의 조수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은 비드콘에서 크리에이터를 위한 다양한 AI 지원 기능을 소개하는 데 주력했다. 

 

 

[그림] 소셜비디오와 TV 및 영화에 대한 젊은 소비자 선호도<출처 – 버라이어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을 소유한 메타(Meta)는 페이 AI 기반 툴과 스토리에서 사용 가능한 AI 배경 기능을 공개했다. 어도비는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프리미어 프로(Premiere PRO)’ 기능을 홍보했다. 비드콘에서 소개된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AI 기능 대부분은 ‘크리에이터들의 생산성을 높여주는 기술’에 집중됐다. AI를 활용하면 크리에이터들이 편집이 아닌 창작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상 콘텐츠 축제로 진화하는 비드콘

 

틱톡 드라마, 유튜브 요약 등 소셜미디어에서 비디오 소비가 늘어남에 따라 비드콘은 영상 콘텐츠 전문 축제로 진화하고 있다. 비디오 유통의 주도권이 TV에서 소셜미디어로 전이되고 있는 현상을 비드콘에서 볼 수 있다. 2024년 비드콘은 현재는 TV의 시대가 아닌 ‘소셜비디오(Social Video)’의 시대라는 것을 보여줬다. 생성형 AI와 만나는 소셜비디오는 젊은 세대들에게는 ‘새로운 TV’다. Z나 알파 세대는 대부분의 동영상(뉴스 포함)을 TV가 아닌 소셜미디어에서 확인한다. 올해 비드콘은 이런 트렌드 변화를 그대로 보여주는 현장 교과서였다. 딜로이트 <2024 디지털 미디어 트렌드(2024 Digital Media Trend)>에 따르면 Z세대 절반(47%)은 TV가 아닌 소셜비디오(페이스북이나 틱톡에서 영상 소비)를 선호했다.6)

 

한편, 사상 처음으로 미국 백악관 관계자가 비드콘 현장을 찾았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가 주류 산업으로 편입되고 있다는 증거다. 백악관 디지털 전략 담당관(Director of the White House Office of Digital Strategy) 크리스천 톰(Christian Tom)은 지난 6월 28일 진행된 ‘Civic Engagement in a Digital World’ 세미나에 참여해 크리에이터 및 인플루언서와의 협업과 크리에이터들의 목소리가 국가 정책에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지에 대해 토의했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은 지난 8월 14일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콘퍼런스(White House Creator Economy Conference)를 개최했다. 사전 초청된 인원만 참석한 이 콘퍼런스는 AI와 개인정보 보호, 소셜미디어가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 등이 논의됐다. 크리에이터의 영향력이 레거시 미디어를 넘어설 정도로 커진 만큼, 미국 정부의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정책이 보다 정교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드콘 보고서7)는 소셜미디어가 숏폼 비디오(Short Form Video) 등을 중심으로 비디오의 새로운 유통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트렌드도 분석했다. 2024년 현재 미국 18세 이상 성인의 경우 소셜미디어에서 동영상을 보는 평균 시간은 총 5분 34초다. 이 중 소셜 비디오를 시청하는 시간은 50초, 구독 OTT는 1분 49초, TV는 2분 55초다. 그러나 보고서는 소셜비디오 소비가 급격히 늘어나 2025년에는 소셜비디오와 구독 OTT 간 소비 시간 차이가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소셜비디오에 더욱 익숙하다. 이에 다이렉트미디어랩은 향후 영상 콘텐츠의 미래는 ‘소셜비디오 vs 스트리밍 비디오’ 경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들 두 미디어 권력이 TV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는 이야기다. 

 

 

 

 

 

 

1) Dvorak, P., <Boys flock to gymnastics thanks to pommel horse guy>, The Washington Post, 2024.8.6, https://www.washingtonpost.com/dcmd-va/2024/08/05/boys-gymnastics-stephen-nedoroscik/

2) Henrik Christiansen(@henrikchristians1), TikTok, https://www.tiktok.com/@henrikchristians1/video/7397523473943383329

3) Clanton, A., <NBC Bets on Social Media Influencers to Draw Gen Z to the Games>, Bloomberg, 2024.8.1, https://www.bloomberg.com/

news/articles/2024-07-31/nbc-bets-on-social-media-influencersto-draw-gen-z-to-the-games?cmpid=BBD080124_TECH&utm_medium=email&utm_source=newsletter&utm_term=240801&utm_campaign=tech

4) McDermott, K., <Morgan Riddle Is The Chanel-Clad Tennis WAG Elevating Wimbledon’s Fashion Game>, British Vogue, 2024.7.11, https://www.vogue.co.uk/article/who-is-morgan-riddle#:~:text=Enter%20Morgan%20Riddle,%20the%2026,and,%20yes,%20arch%20slogans.

5) Yurieff, K., <Snap Adds to Chilly Advertising Outlook>, The Information, 2024.8.1, https://www.theinformation.com/articles/snap-adds-to-chillyadvertising-outlook

6) https://www2.deloitte.com/us/en/insights/industry/technology/digitalmedia-trends-consumption-habits-survey.html/#key-themes

7) https://directmedialab.com/bideukon-2024-ripoteu-vidcon-2024-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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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자 : 한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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