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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미디어 현장]독일_독일 연방선거와 AfD의 소셜미디어 전략
글로벌 미디어 현장 | 등록일 : 2025-03-28

2025년 2월 23일 치러진 독일의 조기 총선에서 중도우파인 CDU/CSU(기민/기사당연합, die Union)가 28.52%를 득표해 4년 만에 정권 재집권의 가능성이 높아졌다. 반대로 현재 집권당인 SPD(사회민주당)은 16.41%로 극우정당 AfD(독일대안당, 20.8%)에 이어 원내 제3당으로 몰락했다. 연정 붕괴로 조기 총선의 계기를 제공했던 FDP(자민당)은 원내 진출에 실패했으나, 좌파 성향의 Die Linke(좌파당)은 8.77%의 득표로 2021년 총선보다 더 많은 의석을 확보했다.

 

선거 직전 ARD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권자들은 생활비 상승 및 인플레이션, 이민 및 통합 정책, 기후 보호와 에너지 정책, 경제성장과 일자리, 사회적 불평등 해소 및 복지제도 등을 이번 선거의 주요 의제로 꼽았다. 선거 관련 이슈가 다양한 만큼, 정당별 정책 영역에 대한 유권자들의 신뢰도는 상이했다. CDU/CSU는 경제와 인플레이션 대응과 관련해 높은 정책 신뢰를 받았고, Bündnis 90/Die Grünen(동맹 90/녹색당)1)은 기후와 에너지 정책에서 강점을 보였으며 SPD는 사회복지와 보건의료 정책에서 일정한 지지 기반을 유지했다. 극우정당 AfD는 이민 및 통합 정책 분야에서 높은 지지를 받았으나, 그 외 대부분의 정책 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정책 신뢰도를 보였다.2)

 

그럼에도 이번 총선에서 AfD는 제도권 정당에 대한 정치 불신과 체제 전반에 대한 비판 정서를 정치적으로 포섭하는 데 성공, 실질적인 정책 능력이나 통치 준비성과는 무관하게 독일 하원 내 제2당으로 도약하는 결과를 기록했다. 이는 합리적인 정책 선택이 아닌, 정서 기반 투표 동기 부여, 기존 정당에 대한 부정적 정서가 투표 결정에 강한 영향을 미친 결과로 해석된다. 또한 독일의 고유 정체성을 주장하는 정치적 메시지도 성공적으로 작용했음이 분명하다.

 

 


 


소셜미디어 전략으로 지지 기반 확대 성공한 AfD

 

2021년과 2025년의 독일 총선 결과를 비교하면 AfD를 지지하는 연령대의 변화가 발견된다. 먼저 2021년 기준 18~24세 연령대의 AfD 지지율은 약 7%였지만 2025년에는 21%(+14%p)가 증가했고, 25~34세 연령대도 12%에서 24%로 두 배 증가했다. 물론 같은 기간 다른 연령대(35~44세 15%→26%, 45~59세 12%→22%, 60~69세 10%→19%, 70세 이상 5%→10%)에서도 AfD의 지지율은 높아졌지만, 2021년만 하더라도 젊은층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지지를 받던 AfD가 4년 만에 인기 정당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3) 이는 단순히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정치 지형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

 

독일 젊은층의 AfD 지지 상승엔 정치 불신(청년층의 정치 염증, 반(反)기성 정당 정서 확대), 경제적 발탁감(주거비, 고용 불안, 미래 불안 등의 구조적 요인), 다문화 정책 피로감(젠더/기후/이민 담론에 대한 반대) 등의 요소들과 함께, 소셜미디어를 이용한 AfD의 선거 전략이 유효했다. 18~34세 연령층이 레거시 미디어보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주로 정보를 습득4)한다는 점을 파악한 AfD는 짧고 선명한 감정적 언어와 정체성을 부각한 정치적 동원을 결합해 청년층의 불안과 분노, 냉소를 정치 세력화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번 총선 이전, 구동독 지역에서 치러진 지역선거들에서 AfD에 대한 젊은층의 지지 확대가 이미 감지되고 있었고, 그 결과는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됐다. 그중 2024년 포츠담대 연구팀에서 발표한 <AfD가 틱톡을 지배하다(Die AfD dominiert TikTok)> 보고서는 온라인 정당 홍보의 효과를 보여준다.5) 연구 결과에서 AfD는 청년층 중심의 플랫폼에서 다른 정당에 비해 압도적인 전략적 우위를 점했고, 이는 단순한 수치를 넘어 콘텐츠 기획 방식과 정서적 동원에서 뚜렷한 차별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AfD는 정치 메시지를 짧고 직관적인 영상, 감정 호소 중심 콘텐츠, 밈 및 유머 포맷을 통해 전달함으로써, 정치적 무관심층까지 아우르는 콘텐츠 소비 구조를 구축, 기존 정당들이 의도하는 정책 중심 커뮤니케이션과 상반된 접근을 보였다. 

 

 


 

 

‘정치 콘텐츠의 오락화’ 전략을 통해 AfD는 정치적 메시지를 정보가 아닌 감정적 경험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특히 정당에 대한 신뢰보다 콘텐츠 소비 경험이 중요한 청년층의 미디어 환경을 이용해 보다 직관적이고 몰입감 있는 방식으로 정치적 메시지를 각인시키는 데 성공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해당 연구는 AfD의 영향력이 공식 계정에만 국한되지 않음을 강조한다. 실제로 다수의 친-AfD 콘텐츠 제작자들이 독립적으로 유사 콘텐츠의 제작·유포에 참여하며, 정치 뉴스처럼 보이는 형식을 차용한 비공식 계정들 또한 알고리즘에 의해 높은 확산 효과를 누리고 있다. 이러한 탈정당적 콘텐츠 네트워크는 AfD의 메시지가 더 폭넓은 청년층에 도달하도록 하며, 기존 정당이 제공하지 못하는 자극적 정치 감정을 대신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청년층 중심 전략은 AfD의 선거 캠페인 전반 구조 속 일부에 불과하다. 오토브레너(Otto-Brenner) 재단의 연구는 이 전략이 실제로 전 세대, 전 유권자층을 포괄하는 구조적 커뮤니케이션 전략임을 보여준다. 2024년 이 연구소에서 발행한 <AfD는 소셜미디어 정당인가?(SocialMedia-ParteiAfD?)>6)는 주(州)의회 선거에서 AfD가 집행한 선거 캠페인을 분석한 결과, 선거운동 전체를 디지털 중심 캠페인으로 전환했음을 발견했다. 구체적으로 AfD는 레거시 미디어와 기존 언론들을 우회하는 자체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구축했고, 메시지 발신을 일방적으로 통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 메시지는 대부분 공포와 분노, 냉소와 위기 담론으로 구성되며, 시각화된 자료(카드 뉴스, 짧은 동영상/문장)를 이용해 소셜미디어의 알고리즘 친화적인 포맷을 전략적으로 사용했다. 또한 소셜미디어마다 사용하는 콘텐츠가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 플랫폼별로 운영을 차별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AfD 대표 후보의 유튜브 연설과 지역 기반 우익 텔레그램 그룹에서 다뤄진 주제를 분석한 결과 중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따라 안건 설정과 표현에서 차이가 발견된다는 분석은 좋은 예다. 먼저 ‘이민/국경보호’, ‘에너지 및 기후정책 비판’, ‘반좌파 성향/반정당 공격’ 등 세 가지 주제와 관련해선 두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동일하게 강조하는 캠페인을 펼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지역 안전/범죄’나 ‘교육/젠더 이슈’는 유튜브 연설에선 드물게 언급되지만, 텔레그램 그룹에선 상대적으로 빈번하거나 더 자주 언급되고 있었다. 

 

또한 ‘지역 경제 불만/인플레이션’ 주제와 관련해 AfD 대표 후보의 유튜브 연설은 상징적인 의미에서 다루지만, 텔레그램 그룹에선 구체적인 지역 사례로 반복·언급되는 차이도 있었다. 즉, AfD 지도부에선 유튜브 영상을 이용해 정형화된 캠페인 메시지를 제공하고, 이것이 지역 기반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확산하면서 지역 주민의 감정과 체감 현실에 더 밀착한 의제가 구성된 것이다. 


 

2025년 2월 23일(현지 시간), 독일대안당(AfD) 공동 대표이자 연방 선거 선두 후보인 앨리스 바이델(오른쪽)이 AfD 공동 대표인 티노 크루팔라와 함께 당 본부에서 열린 선거 행사에서 초기 개표 결과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결과적으로 AfD는 단순한 선전 효과를 넘어 기존 정당들이 장악하지 못한 정서적·문화적 여론 공간을 점유, 청년층을 포함한 전체 유권자층의 정치 정체성 형성에 점차 구조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디지털 선거전략의 이면: 허위 정보와 민주주의 위협

 

AfD의 소셜미디어 정치 캠페인 전략은 감정적 정체성을 동원하고 이용자들의 사실 판단 능력을 흐리게 했고, 기존 언론을 ‘거짓 언론(Lügenpresse)’으로 규정하면서 신뢰 훼손, 나아가 체제 불신을 야기하는 복합적 정치 커뮤니케이션을 형성했다. 이러한 점에서 AfD의 선거 전략은 단순한 온라인 소통의 문제가 아니라, 허위 정보 환경 속에서 정치적 진실이 재편되는 방식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다.

 

또한 틱톡과 텔레그램을 통해 퍼진 가짜 범죄 뉴스는 이민자 혐오 감정을 자극하며 특정 정치 세력에 유리한 정서 환경을 조성하는 역할을 했다. 더 나아가 러시아발 정보전으로 분석된 우편투표 조작설 허위 정보 유포는, 단순한 정당 선거 전략을 넘어선 정보전(Information Warfare)의 양상으로 해석된다. 이번 독일 총선을 전후해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유포된 허위 정보 사례들은 온라인으로 전환된 정치 커뮤니케이션이 민주주의의 신뢰 기반을 위협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이번 독일 총선 과정과 결과는 현대 민주주의 사회가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환경에서 직면하는 중대한 도전을 명확히 보여준다. 누구든지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정보의 신뢰성을 약화시키고 사회적 신뢰 기반을 붕괴시킬 수 있으며, 정치적 진실을 파편화하며 사회 구성원 간의 갈등과 분열을 조장할 수 있음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은 독일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소셜미디어 환경이 발달한 한국 사회에서도 충분히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다. 그러기에 독일 사례는 정보사회에서의 민주주의 유지와 사회적 신뢰 회복을 위한 구체적 정책적 대안을 모색하는 데 중요한 참조 사례로서 시사점을 제공한다.

 

 

 

 

 

1) Bündnis 90/Die Grünen(동맹 90/녹색당): 1990년 동독 지역 3개 비공산주의 정치단체가 창당한 ‘Bündnis 90’과 1980년 서독에서 창당한 ‘Die Grüne’가 1993년 통합해 설립된 좌파 정당

2) <Was waren die Hauptgründe für das Wahlergebnis?>, Tagesschau, 2025.2.24, https://www.tagesschau.de/wahl/archiv/2025-02-23-

BT-DE/umfrage-aktuellethemen.shtml

3) <Wer wählte die AfD - und warum?>, https://www.tagesschau.de/wahl/archiv/2025-02-23-BT-DE/umfrage-afd.shtm

4) <ARD/ZDF-Massenkommunikation Trends 2023>, ARD/ZDF, https://www.ard-zdf-medienstudie.de/files/Download-Archiv/MK_Trends_2023/Kernergebnisse/Publikationscharts_MK_Trends_2023.pdf

5) <Die AfD dominiert TikTok – Studie zur Sichtbarkeit der Parteien in den Sozialen Medien>, Universität Potsdam, 2024.9.2, https://www.uni-potsdam.de/de/medieninformationen/detail/2024-09-02-die-afd-dominiert-tiktok-studie-zur-sichtbarkeit-der-parteien-inden-sozialen-medien

6) Otto-Brenner Stiftung(2024), <Social-Media-Partei AfD?>, https://www.otto-brenner-stiftung.de/fileadmin/user_data/stiftung/02_Wissenschaftsportal/03_Publikationen/AP73_LTW_AfD_WEB.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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