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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미디어 현장] 독일_ 디지털 전환기의 미디어 소비 패턴
글로벌 미디어 현장 | 등록일 : 2026-01-30

독일 제1공영방송 채널 송출을 담당하는 지역공영방송 연합 ARD와 제2공영방송사 ZDF는 매년 미디어 이용 행태 보고서 <ARD/ZDF-미디어 연구(ARD/ZDF-Medienstudie)>를 발행한다. 1964년 시작된 이 보고서는 장기 연구로서 독일의 미디어 시장 변화와 미디어 이용자의 특징을 가늠하는 자료로 활용된다. 2025년 보고서1)는 14세 이상 독일인 2,512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60%)와 휴대전화(40%)를 결합한 듀얼 프레임 방식과 전화 인터뷰(70%)와 온라인 설문(30%)을 결합한 혼합 방법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고 그 결과를 도출했다.

 

미디어 이용은 ‘한계치’ 도달

 

조사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전체 독일인의 98%가 매일 미디어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2024년의 97%보다 1%p 증가했다. 비디오 콘텐츠 이용률은 89%(2024년 86%)로 가장 높은 도달률을 기록했고, 오디오가 79%(2024년 78%), 텍스트는 54%(2024년 52%)로 집계됐다. 모든 유형의 콘텐츠 도달률이 2024년과 비교했을 때 약 1~3%p 증가해 전반적인 미디어 이용량의 증가가 확인됐다. 한편, 독일인의 1일 미디어 이용 시간은 387분(2024년 384분)이며, 그중에서 비디오 콘텐츠 이용 시간이 196분(2024년 194분)으로 전체 미디어 이용 시간 절반을 차지한다. 그 외의 오디오는 157분(2024년 155분), 텍스트는 55분(2024년 57분)으로 측정됐으며, 텍스트 콘텐츠를 제외한 두 유형의 콘텐츠 1일 이용 시간이 늘어났다.

 

2025년의 1일 미디어 이용률 및 이용 시간 조사의 결과에 따르면 독일인들의 ‘미디어 이용 한계치(Obergrenze)’에 도달한 것으로 분석된다. 독일인들의 미디어 1일 이용 시간이 조사 이래 가장 높게 측정된 2005년(526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세가 이어졌지만, 최근 5년 간의 조사에선 변동량이 크게 감지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과 콘텐츠 서비스가 새롭게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실제 미디어 이용에 할당 가능한 총 시간은 더 이상 늘어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에 미디어 시장의 역동성이 과거처럼 전체 미디어 이용량 혹은 미디어 콘텐츠 이용량을 늘리는 확장 방식이 아니라, 한정된 시간 내에서 매체나 콘텐츠 간의 비중을 바꾸는 ‘재편성(Umschichtung)’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디어 이용 시간 정체는 비단 콘텐츠 소비만의 문제가 아니다. 채팅, 쇼핑, 게임 등 ‘미디어 콘텐츠 소비가 아닌(non-medial) 인터넷 활동’ 시간 역시 1일 평균 82분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안정화됐다. 일상생활의 필수적 의무 시간과 미디어 콘텐츠 소비가 아닌 인터넷 시간이 고정된 상태에서, 미디어 콘텐츠 소비 시간은 물리적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젊은 층은 비선형, 고령층은 선형 라디오 주로 이용

 

2025년 조사 결과 선형 라디오 이용 비율은 62%, 1일 평균 이용 시간은 112분으로 집계돼 오디오 콘텐츠 이용에선 레거시 매체인 선형 라디오의 우세가 두드러졌다. 뒤이어 스포티파이(Spotify) 등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가 22%(25분), 팟캐스트 14%(12분), 유튜브(YouTube) 음악 감상 12%(9분)의 순으로 나타났다. 오디오 콘텐츠 중 팟캐스트의 경우 2023년과 2024년 이용량이 감소했다. 하지만 2025년 조사에선 14~29세의 젊은 층(30%, 전년 대비 +6%p)과 30~49세(18%, 전년 대비 +3%p), 50~69세(8%, 전년 대비 +4%p), 70세 이상(4%, 전년 대비 +2%p) 등 모든 연령대에서 그 이용량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돼 전체 비중도 높아졌다.

 

세대 간 오디오 콘텐츠 이용 방식의 차이도 확인된다. 젊은 층에 속하는 14~29세는 이용 시간의 약 69%를 스트리밍이나 팟캐스트와 같은 비선형 서비스에 할애하며, 70세 이상 고령층의 95%는 선형 라디오를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젊은 층은 ‘시간 주권적(zeitsouverän)’ 성향이 내재화돼 있지만, 고령층의 경우 과거의 청취 습관을 유지하며 여전히 선형 오디오 콘텐츠를 주로 이용하는 특징을 보인다.

 

한편, 오디오 콘텐츠 이용에서 14~29세 연령대의 비선형 서비스 이용 포화 현상이 관찰된다. 이 연령대에서 비선형 콘텐츠 이용 증가율이 2024년 대비 1%p 증가하는 데 그쳤고, 일부 비선형 오디오 서비스(스트리밍, 온라인 라디오 등)의 이용률이 소폭 감소하거나 정체되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전체 미디어 이용 시간이 증가하지 않는 상황에서 서비스 간 이동으로 재편성되는 미디어 이용 행태의 특성이 드러난다. 반대로 30~39세는 비선형 콘텐츠 이용량이 2%p, 50~59세는 9%p 증가가 측정돼 14~29세 연령대와 달리 선형 서비스에서 비선형 서비스로의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고령층, 선형 텔레비전에서 비선형으로 전환 중

 

2025년 조사에 따르면 현재 이용 가능한 비디오 콘텐츠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독일에선 선형 방송이 여전히 중요한 비디오 매체로 기능하고 있음이 나타난다. 전체 인구의 59%(2024년 58%)가 매일 선형 텔레비전을 시청하며 1일 평균 이용 시간은 117분(2024년 120분)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70세 이상의 고령층(248분)의 이용이 많기 때문이다. 비선형 비디오 콘텐츠 1일 평균 이용 시간은 68분(2024년 64분)으로 측정됐는데, 선형 텔레비전과 달리 14~29세의 이용량(125분)이 다른 연령대보다 높다.

 

연령대에 따른 서비스 선택 차이는 공고화됐다. 예를 들어 14~29세의 경우 선형 텔레비전 시청 비율은 12%에 불과하지만, 비선형 비디오 서비스 이용은 88%로 디지털 중심의 이용이 고착된 상황이다. 이와 비교해 70세 이상은 선형 텔레비전 시청이 89%, 비선형 서비스는 11%에 불과하여 두 연령대의 콘텐츠 소비 및 정보 습득의 차이가 발생하고 있음이 확인된다.

 

자세히 보면, 젊은 층과 중장년층 이상의 비선형 비디오 서비스 이용 방식의 변화가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음이 드러난다. 14~29세 연령대의 비선형 비디오 서비스 이용 비율은 2024년과 동일한 수치인 88%, 30~39세는 1%p가 감소한 72%로 집계됐다. 반대로 50~69세의 연령대에선 비디오 콘텐츠 이용 방식의 변화가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추세다. 예를 들어 50~59세 연령대의 2025년 비선형 비디오 서비스 이용 비율은 42%로 집계됐는데, 이는 2024년 대비 12%p가 증가한 수치다. 또한 60~69세, 70대 이상도 각각 23%, 11%의 비율로 비선형 비디오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역시 각각 전년 대비 2%p와 4%p가 높아진 결과다. 즉, 젊은 층에선 비선형 비디오 서비스 이용이 더 이상 증가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고령층에선 선형 텔레비전에서 비선형으로 전환되는 과정이 확인된 것이다.

 

 


비선형 비디오 서비스, 연령 낮을수록 정기적으로 활용

 

 

비선형 비디오 콘텐츠를 이용하는 서비스에서도 연령대별 차이가 존재한다. 각 연령대가 매주 최소 1회 이상 이용하는 서비스를 기준으로 비교하면, 먼저 14~29세는 유튜브(78%)와 넷플릭스(64%)를 가장 많이 사용하며, 이어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38%), 디즈니플러스(30%), WOW/SkyGo(19%)의 순으로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을 주도한다. 이와 비교해 30~49세는 14~29세 연령대보단 이용량이 적지만 유튜브(60%)와 넷플릭스(49%),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39%)를 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다만, ARD(26%)와 같은 공영방송 비선형 비디오 서비스 메디아텍(Mediathek)의 이용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차이가 나타난다.2)

 

50~69세의 연령대는 또 다른 양상을 보인다. 이들은 유튜브(32%)와 공영방송 메디아텍(ARD 29%, ZDF 29%)을 비슷한 수준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동시에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22%)와 넷플릭스(21%)도 균형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70세 이상은 공영방송의 메디아텍(ARD 22%, ZDF 21%)을 주로 활용하며, 유튜브(14%)도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선형 비디오 서비스 이용은 연령이 낮을수록 더 많은 서비스를 정기적으로 활용하며, 스트리밍 시장에 치중한 행태를 보인다. 14~29세의 연령대는 평균 3.5개의 서비스를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반면, 70세 이상에선 1.3개에 불과하다. 또한 14~29세와 30~49세는 각각 96%와 91%가 최소 하나 이상의 비디오 플랫폼을 정기적으로 활용하여 포화 경향을 보이지만, 50~69세는 69%, 70세 이상은 50%만이 이를 정기적으로 이용하고 있어 고령층의 비선형 비디오 서비스 확대 잠재력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중장년층인 50~69세의 경우 유튜브 이용 비율은 2024년 대비 2025년 4%p,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이용이 5%p 늘어난 것으로 조사돼 디지털 전환이 고연령층으로 확대되는 추세를 발견했다.

 

특히 2025년 유튜브와 공영방송 메디아텍의 이용률 상승은 해당 기간 있었던 ‘2025년 독일 연방 의회 선거’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선거철에 급증하는 정보성 콘텐츠 수요가 뉴스 기능이 강한 이들 플랫폼의 이용 지표를 견인한 것이다. 한편, 스트리밍 시장의 포화는 ‘보유’와 ‘이용’의 격차에서도 드러난다. 독일인은 평균 5.2개의 비디오 플랫폼에 접근 가능하지만, 실제 주간 이용 개수는 2.5개에 불과하다. 이는 플랫폼의 양적 공급은 늘었지만, 이용자의 선택은 한정돼 있음을 시사한다. 전체 인구의 22%는 비디오 스트리밍 플랫폼을 주 1회 미만으로 이용하거나 전혀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58%는 최대 2개의 플랫폼만을 정기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텍스트 콘텐츠, 디지털 전환 뚜렷

 

2025년 미디어 이용 조사에서 14세 이상 독일인의 텍스트 콘텐츠 1일 이용 비율은 54%로 오디오나 비디오 콘텐츠 이용 비율과 비교해 크게 낮았다. 1일 텍스트 콘텐츠 이용 시간은 55분(2024년 57분)이며, 연령대의 특수성이 반영돼 14~29세의 이용률이 59%로 가장 높았다.

 

텍스트 콘텐츠 역시 디지털 전환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디지털 텍스트 콘텐츠(웹사이트, 애플리케이션, 소셜미디어 등)의 이용률은 36%로 가장 높았고, 인쇄 신문과 잡지가 18%로 그 뒤를 이었다. 디지털 텍스트 콘텐츠의 이용률은 2020년 17%에 불과했지만 5년 사이 이용량이 급증했다.

 

반면 인쇄 신문과 잡지는 2015년 37%까지 유지됐지만,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한편, 종이책의 이용 비율은 장기적으로 20% 수준을 유지했지만 16%(최근 평균 15~16%)로 나타났고, 전자책은 2020년(3%) 이후 꾸준히 성장해 8%까지 이용률이 높아졌다. 독일인들이 디지털 텍스트 콘텐츠를 활용하는 경로는 소셜미디어가 21%(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뉴스 애그리게이터/블로그가 19%, 웹포털(T-Online, web.de 등) 13%의 순으로 집계된다.

 


 

구조적 재편성 단계에 진입한 독일 미디어 시장

 

2025년 ARD/ZDF 미디어 연구는 독일 미디어 시장이 양적 팽창을 멈추고 구조적 재편성 단계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1일 평균 미디어 이용 시간이 387분에서 안정화된 것은 시간 예산 이론의 ‘천장 효과(Ceiling Effect)’를 실증한다. 일상 의무와 비미디어적 인터넷 활동(82분)이 고정된 상황에서 미디어 시장은 파이를 키울 수 없는 제로섬 게임으로 전환됐으며, 이는 매체 간 및 비미디어 활동과의 시간 경쟁 심화를 예고한다.

 

이러한 전환기의 핵심은 세대 간 비동기적 이용 행태다. 14~29세의 비선형 이용은 88%로 이미 포화 상태에 도달했으나, 50~59세는 전년 대비 12%p 급증하며 디지털 이주를 주도하고 있다. 14~29세가 글로벌 플랫폼(유튜브, 넷플릭스)중심의 3.5개 서비스를 이용하는 반면, 중장년층은 공영방송 메디아텍을 포함한 제한된 레퍼토리(2.5개 이하)를 유지한다. 이는 단순한 이용 격차를 넘어 정보 소비 경로의 근본적 분기를 의미한다. 또한 플랫폼 접근성(5.2개)과 실제 이용(2.5개)의 괴리는 선택의 과잉과 미디어 레퍼토리의 한계를 드러낸다. 이용자는 인지적 부하를 줄이기 위해 소수의 익숙한 플랫폼만을 선택하므로, 양적 다양성보다는 습관적 선택군에 진입하는 것이 향후 주목 경제의 생존 조건이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공영방송은 2025년 총선 기간 높은 이용률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정보원으로서의 가치를 증명했으나, 30~49대의 낮은 이용률은 여전한 과제다.

 

결론적으로 2025년 독일 미디어 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향후 시장은 50대 이상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가 지형을 재편할 것이며, 선형 방송의 축소와 비선형 서비스의 지배력 강화가 예상된다. 한정된 시간 속에서 이용자의 레퍼토리를 선점하고, 세대 간 정보 격차를 관리해 공통의 생태계를 유지하는 것이 향후 미디어 산업과 정책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1) Karin Gattringer(2025), <Nutzungsdynamik im deutschen Medienmarkt abgeschwächt>, https://www.media-perspektiven.de/themamediennutzung/mediennutzung-allgemein/mediennutzung-stabil-lineare-angebote-bleiben-am-wichtigsten

2) Claudia Hess(2025), ARD/ZDF-Medienstudie 2025: Trends bei den Video-Streamingplattforment, https://www.media-perspektiven.de/mediaperspektiven-themenwelten/themamediennutzung/video/ard/zdf-medienstudie-2025-beliebtheit-von-video-streamingdienstensteigt-lineare-fernsehangebote-bleiben-relev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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