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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 등을 활용한 비대면 취재는 요즘 언론인 사이에선 빈번한 일이다. 이에 대한 의견은 보다 효율적인 취재가 가능하다는 입장과, 다소 게으른 취재일 수 있다는 목소리로 나뉜다. 다양한 연차 기자들에게 들은 비대면 취재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봤다. 편집자 주
취재원과의 만남은 기자의 핵심 활동 중 하나다. 현장에 가서 주요 취재원에게 직접 질문하고, 특별한 취재 건이 없을 때도 정기적으로 취재원을 방문하고, 식사 약속 등을 통해 만남을 이어가는 것은 평소의 잦은 대면 교류가 취재원의 고급 정보 제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기자들은 취재원과의 ‘대면’ 접촉 빈도가 최근 확실히 줄었다고 이야기한다. 물론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사회 전반의 비대면 업무 처리가 증가한 영향도 있을 것이다.1)
하지만 한국언론진흥재단이 <2025 언론인 조사>2)의 일환으로 실시한 포커스 그룹 인터뷰(FGI) 결과 대면 취재 감소는 다양한 언론 내·외부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임을 보여준다. 더불어 비대면 취재를 둘러싼 세대별 인식차도 확연하게 드러났다. 일부 고연차 기자들은 후배 기자들이 대면 취재 대신 앉아서 일하는 게으른 취재 관행에 젖어 있다고 불만을 표한다. 반면 저연차, 중간 연차 기자들은 취재 환경 변화를 고려할 때 비대면 취재는 불가피한 선택이며, 어떤 면에서는 더 효율적인 방법일 수 있다고 말한다.
기자실 폐쇄, 지방 이전, 보안 강화…
변화하는 취재 환경
언론인 조사 FGI에 참여한 기자들3)은 취재원을 직접 만나는 일이 크게 줄었다고 입을 모은다. “과거에는 아무래도 기자와 취재원 간에 만남 자리라든지 식사 자리 이런 것들이 사실 훨씬 빈번했는데 취재원 만남 빈도는 좀 줄어든 것 같다”(지상파 방송, 10~15년 차)라는 것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언론의 주요 감시 대상인 정부, 국회, 대기업, 수사 기관 같은 핵심 출입처 관계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면 취재가 확연히 줄었다는 것이다. 이는 외부 취재 환경의 변화 탓이 크다. 기업 취재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기업들이 기자실을 대거 폐쇄한 영향이 크다고 기자들은 말한다.
기자실이 있을 땐 기자들이 수시로 기업에 들러 자연스럽게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곤 했는데 이제 이 같은 일상적 접촉이 여의치 않다(전국종합일간, 5년 차 전후)는 것이다. 서울 소재 언론사의 정부 부처 관계자 대상 대면 취재는 주요 부처의 지방 이전과 함께 이미 어려워진 상태다. 규모가 큰 언론사라 해도 세종 주재 기자는 극소수인 터라 해당 기자들이 여러 부처의 관계자를 두루 직접 만나기 어렵고, 서울에 있는 기자가 정부 부처 취재원을 만나기 위해서는 출장을 가야 하기에 “현장 접촉면이 줄어 들었다”(지상파 방송, 10~15년 차)라고 말한다.
검찰, 경찰 같은 권력 기관도 보안 강화 방침과 함께 직접 취재가 더 어려워졌다. 수습기자나 저연차 기자들이 주로 출입하며 취재 역량을 키우곤 했던 경찰서의 경우만 봐도, 요즘은 기자가 자유롭게 형사계를 출입하기도 어려운 상황(전국종합일간, 17년 차 이상)이라는 것이다. 정치 관련 취재에서도 고급 취재원과의 대면 접촉은 이제 쉽지 않다. “예전에는 정치부 기자들이 쉽게 국회의원들과 직접 연락했는데 지금은 거의 보좌관들하고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전국종합일간, 17년 차 이상)라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인터넷 언론사 증가와 함께 기자 수가 많아진 영향도 있다는 분석이다. “예전에는 기자 수가 적으니까 (주요 취재원이) 상대해 주는 것이 어느 정도 가능했는데, 워낙 많은 매체, 기자들이 있다 보니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 같다”(지역방송, 17년 차 이상)는 것이다.
대면 취재 감소는 뉴스룸 내부적 변화의 영향도 있다. 전통 언론사마저도 디지털 퍼스트 전략에 따라 실시간으로 인터넷에 기사를 송출하면서, 각 기자가 매일 소화해야 하는 기사 수가 과거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이 때문에 “기자들이 시간을 내 현장에 가서 직접 취재원을 만날 시간이 부족해졌다.”(전국종합일간, 17년 차 이상) 한 저연차 기자는 하루에 써야 하는 기사가 너무 많아 현장을 “하나하나 가려고 하면 (담당한 기사를 다) 처리할 수가 없다”(종편/보도 전문 채널, 5년 차 전후)라고 말한다.
대면 취재 감소를 두고 고연차 기자들 사이에서는 걱정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우선 취재 역량 약화를 우려했는데, 한 고연차 기자는 수습 때 경찰서에서부터 대면 취재가 차단된 분위기를 경험하다 보면 “직접 대면하는 취재 경험 자체가 부족해질 것”(전국종합일간, 17년 차 이상)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정부, 정치, 기업, 권력 기관에 대한 대면 취재가 줄어들면 언론의 감시 기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한 고연차 기자는 관련 변화를 이미 경험하고 있다고 말한다. “권력자에게 직접 이야기를 듣는 거에 대해서 (…) 책임 있는 사람들의 인터뷰를 따는 것에 대해서 지금 젊은 기자들은 저희 때와 달리 상당히 부담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지역일간, 17년 차 이상)라는 것이다.
콜 포비아 vs 효율성 중시, 비대면 취재에 대한 온도 차
대면 취재 감소는 자연히 비대면 취재의 증가로 이어지는데, 최근 두드러지는 특징은 기자들이 전화 통화보다 카카오톡과 같은 모바일 메신저를 통한 비대면 취재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젊은 기자들은 모바일 메신저를 이용한 취재의 장점이 분명 존재한다고 설명한다. 우선 이들은 취재원으로부터 더 정리된, 심층적 답변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을 꼽는다. 복잡한 이슈와 관련한 취재를 할 때 메신저를 통해 취재원이 답변할 경우, 의미와 맥락 등을 더 잘 정리해서 설명해 준다(인터넷 언론, 5년 차 전후)는 것이다. 또 다른 장점은 보안이다. 많은 기자는 텔레그램같이 보안 기능이 높은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취재원과 대화한다고 말했다.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취재원의 경우 전화 통화나 대면 취재는 녹음·녹취 가능성을, 카카오톡은 경찰 압수수색의 대상이 될 것을 우려하기 때문에, 보안이 강화된 모바일 메신저를 통한 대화를 선호한다(뉴스통신, 10~15년 차)는 것이다. 또한 취재원 쪽에서 먼저 텔레그램을 통한 대화를 요구하는 경험이 반복되면서, 취재원이 더 마음 편히 취재에 응하도록 선제적으로 텔레그램을 통한 취재를 제안한다(지상파 방송, 10~15년 차)는 기자도 있었다.
하지만 모바일 메신저를 통한 대화가 전화 통화와 달리 비동시적으로 이뤄진다는 점 때문에 취재에 제약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존재했다. “(전화의 경우) 궁금한 게 있으면 빨리 물어보고 뉘앙스의 차이도 느낄 수” 있는 데 반해 메신저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전국종합일간, 17년 차 이상). 또한 “메신저로 취재했을 때는 상대 취재원에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주고 답을 받게 돼 (질문과 관련해 취재원이)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줄 수 있다”(지역방송, 17년 차 이상)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고연차 기자는 기자들의 모바일 메신저 의존 취재가 젊은 세대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발견되는 소위 ‘콜 포비아(전화 공포증)’와 관련 있을 수도 있다(전국종합일간, 17년 차 이상)고도 말한다.
하지만 고연차 기자들의 걱정과 달리 저연차, 중간 연차 기자들은 모바일 메신저를 통한 취재는 “효율성을 높이려는 것이지 현장에 가기 싫어하거나 게으르거나 그런 것 때문은 아니”며 “(모바일 메신저로) 대화를 주고받을 만큼의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취재원들과 이미) 자주 만나고 얘기도 하고 술도 먹은 상태여야 한다”(경제일간, 5년 차 전후)고 말한다. 비슷하게 “취재원과의 ‘라포(rapport, 상호 신뢰 관계)’가 없으면 일단 메신저 대화조차 나눌 수가 없다”(인터넷 언론, 10~15년 차)라고도 했다.
전반적인 대면 취재 감소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고연차 기자도 있었다. “법조 출입할 때 하는 일은 매일 검사장이나 수사기획관 같은 사람들 앞에서 ‘뻗치기’ 하거나, 하루 종일 전화하거나, 집을 찾아 가는 것”이었는데 이는 사실 너무 비효율적인 일이었으며, 카카오톡 메시지를 취재원에게 보내놓고, 답을 기다리며 다른 일을 하는 “요즘 기자들에게 더 효율적”(전국종합일간, 17년 차)이라는 것이다. 즉, 비대면 취재의 확대는 과거의 비효율이 완화되는 과정일 뿐이라는 소리다.
이처럼 대면 취재의 축소는 복잡다단한 언론 환경 변화라는 맥락 속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언론학자들은 보통 대면 취재 감소를 저널리즘의 위기 요소로 이해하며, 근로 시간 단축이나 코로나19 팬데믹 같은 환경 변화가 직접 취재 감소로 이어지는 현상을 걱정해 왔다.4) 하지만 위에서 서술한 바와 같이, 대면 취재 감소 그리고 비대면 취재의 증가에 대한 평가에 있어 세대별 온도 차가 존재한다. 이 변화가 정말 취재 역량이나 저널리즘의 질적 하락을 가져오는지 아니면 더 효율적이고 더 현명한 취재 관행의 도래를 의미하는지는 계속 관심을 가지고 살펴볼 사안이다.
1)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기자들의 직접 취재 정도는 코로나19 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코로나19 발생 후 직접 취재를 포함한 전반적인 취재 활동이 줄었다. 오해정, <코로나19 시기 기자들의 취재 관행, 취재·보도 고충, 소속 언론사의 저널리즘 원칙 수행 정도에 대한 인식 분석>, 한국소통학보, 23(2), 7-40쪽
2) 한국언론진흥재단은 1989년부터 정례적으로(2017년부터는 2년 주기) 언론인 대상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2025년 제17회 언론인 조사에서는 전국의 기자직 종사자 2,0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동시에 응답자 중 매체, 지역, 연차를 고려해 선발한 21명의 기자를 대상으로 FGI를 진행했다. 필자는 해당 조사의 공동연구원으로 참여했다.
3) FGI는 2025년 10월 13일부터 16일 사이 진행됐으며 연차, 매체, 지역별로 다양한 기자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5년 차 전후(7명), 10~15년 차(7명), 17년 차 이상(7명)을 대상으로 선정했다. 참가자의 소속 언론 유형은 전국종합일간(3명), 지상파(1명), 뉴스통신(2명), 종편/보도 전문(1명), 경제일간(5명), 인터넷 언론(5명), 지역일간(2명), 지역방송(2명)으로 다양했다.
4) 오해정(2020), <코로나19 시기 기자들의 취재 관행, 취재·보도 고충, 소속 언론사의 저널리즘 원칙 수행 정도에 대한 인식 분석>, 한국소통학보, 23(2), 7-40쪽. 이완수·양영유·신명환(2020), <근로시간 단축이 취재와 뉴스를 어떻게 바꿔 놓았는가?: 주 52시간제 도입에 따른 취재관행과 뉴스생산에 대한 기자 인식을 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 이론, 16(3), 151-203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