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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월드 와이드] 미국
미디어월드와이드 | 등록일 : 2020-04-29

 


 

 

 

현재 미국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으며 지속적인 감염 확산을 통제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코로나19 진단 인프라 확충 및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논의되는 방안 중 하나는 대다수 미국 국민이 사용하는 커뮤니케이션 기기들과 이를 통해 발생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다. 현재 가장 활발하게 검토되는 방안은 모바일 디바이스의 위치 정보, 블루투스 등의 신호를 추적해 코로나19 의심 및 확진자와의 접촉 여부 추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최근 애플과 구글이 협업해 접촉 추적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실현 가능한 솔루션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개개인의 사생활 침해 및 개인정보 남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다. 이번 호에는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정보통신기술 활용 현황 및 계획, 그리고 이와 관련된 개인보호 이슈와 더불어 애플과 구글의 협업이 갖는 의미에 대해 간략히 살펴본다.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동원된 정보통신기술

 

코로나19는 인류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전염병 중 하나로 기록되고 있는 스페인독감과 자주 비교된다. 바이러스의 병리적 특징 외에 과거 인플루엔자 대유행과 이번 코로나19 사태의 중요한 차이점은 바로 약 100년이라는 시간 동안 비약적으로 발전해 온 기술데이터. 의학적 기술뿐만 아니라 정보통신기술은 특히 지난 20년간 빠른 속도로 진화했고, 첨단 정보통신기기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 자리 잡으며 개개인의 일상에 필수 요소가 됐다. 또한 널리 확산된 정보통신기기들로부터 생성된 빅데이터와 이를 처리, 가공 및 분석할 수 있는 AI 등 컴퓨터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했다. 이 같은 사회적·기술적 상황을 코로나 19 대응에 적극적으로 사용하려는 노력은 이번 대유행에서 지켜봐야 할 중요한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바이러스의 진원지인 중국은 국민의 격리 상태 관리와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적극 활용했다. 사회주의 시스템에 힘입어 중국 정부는 감시카메라, 안면 인식 기술 등 다양한 감시 기술(Surveillance Technology)을 대대적으로 활용해 바이러스 확산 요충지를 봉쇄하고 감염자 및 밀접 접촉자들을 격리·관리했다. 대한민국 또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적극 활용해 자가 격리자들을 관리했고, 싱가포르 또한 스마트폰 기기 간 거리를 기반으로 코로나19 확진자와의 접촉 여부를 알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트레이스투게더(TraceTogether)1)를 정부가 공식적으로 배포했다.

아시아권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게 코로나19의 확산이 시작된 유럽 등 서방 국가에서도 중국, 한국 등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개인 정보통신기기를 확산 방지에 활용하는 다양한 방안들이 논의되고 있다. 일례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영국도 옥스퍼드대 연구진과 국립보건서비스(NHS, National Health System) 스마트폰을 이용한 코로나19 확산 추적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테스트 중이다(Valentino-DeVries, 2020.3.19).

 

미국의 경우 연방정부 차원에서 특정 서비스 및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착수하기보다 모바일 기기의 위치 정보를 수집하는 산업 및 기업체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자가 격리 및 이동 제한 지침 현황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질병관리본부(CDC, Centers for Disease Control & Prevention)는 모바일 광고 산업으로부터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있으며, 수 개의 주 및 지방 정부가 포스퀘어(Foursquare)와 같은 모바일 마케팅 및 위치 정보 데이터를 보유한 광고 산업의 데이터베이스를 주된 정보원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Tau, 2020.3.28). 최근에는 MIT미디어랩(MIT Media Lab)의 라메시 라스카(Ramesh Raskar) 교수를 필두로 한 연구진들이 코로나19 접촉 추적 소프트웨어 세이프패스(Safe Paths)의 베타 버전을 배포하기 시작했고2), 개개인의 위치 정보가 아닌 집적된 모빌리티 데이터를 이용한 코로나19 접촉 추적 프로젝트가 코비드-19 모빌리티데이터네트워크(Covid-19 Mobility Data Network)3)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다(Milano, 2020.4.14; Buckee et al., 2020.4.10; Tau, 2020.3.28).

 

공공 보건과 안전 vs. 프라이버시 침해

 

한국, 중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권 국가들이 국민적 여론 수렴 및 사회적 논의 과정을 생략하고 정보통신기술과 이용 가능한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데 비해,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의 경우 개인정보와 국가 감시 체제의 지나친 확산 등에 대한 우려로 상대적으로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모양새다. 정부 기관의 감시 권한 상승과 체계의 확산은 곧 사회적 통제 강화와 이에 따른 개인 자유의 억압을 의미한다. 따라서 개인의 자유를 가장 중요한 사회적 가치 중 하나로 여기는 미국 사회에서 코로나19 사태 수습을 위해 개인 스마트폰 단말기의 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은 자연스럽게 민감한 쟁점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 등 아시아권 민주주의 국가가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는 다양한 사회·문화적 요인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은 국가적 비상사태에서 공공 안전을 위한 어느 정도의 프라이버시 침해는 사회적으로 일정 부분 용인 가능한 사회라 해석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한국은 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강력한 전염력이 있는 질병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법안을 통과시켰고, 이들 중 상당수는 감염자에 대한 정보 수집과 정확한 추적을 위한 것들이었다. 반면, 미국 사회의 경우, 9.11 테러 이후 국가안보국(NSA, National Security Agency)이 주도적으로 감시 체계를 구축해 자국민에 대한 정보를 수집·분석해 왔음이 2013년 에드워드 스노든(Edward Snowden)에 의해 밝혀져 정부와 기업의 감시에 대해 더욱 민감한 것이 사실이다.

 

 

[그림 1] 뉴욕과  국가별 코로나19 확진자 관련 정보 공개 현황 <출처 월스트리트저널>

  

이를 반영하듯 미국의 경우 이에 대한 사회적 고민이 더욱 확연히 드러난다(Ovide, 2020.4.10; Ovide, 2020.4.17). 정보 투명성과 국민의 알 권리에 집중해 확진자의 세세한 개인정보를 공개적으로 발표했던 한국의 사례를 예로 들며 개인 단말기를 이용한 접촉 추적 기술의 도입으로 인한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심심찮게 등장하는가 하면(Zastrow, 2020.3.18), 트럼프 대통령이 구글, 페이스북 등 주요 실리콘밸리 테크 기업들과 집적 위치 정보를 이용해 코로나19 관련 공공 보건 감시 시스템 개발을 논의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Romm, Dwoskin, & Timberg, 2020.3.17) 미국 국회의원 일부가 대통령과 부통령에게 이 과정에서 확실한 개인정보 보호를 촉구하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4) 나아가 앞서 언급된 세이프패스는 소개 문구에서 해당 소프트웨어가 최대한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목적으로 디자인됐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한다. 또한 코비드-19 모빌리티데이터네트워크 프로젝트의 기본적 데이터 개념 또한 개개인의 위치 정보를 이용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디바이스로부터 모은 정보를 기반으로 집적된 모빌리티 데이터를 이용한다는 점을 강조한다(Buckee et al, 2020).

 

이러한 우려와 일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데이터 사용에 있어 프라이버시가 얼마나 제대로 보호받을지는 미지수다. CDC를 비롯한 다수의 지방 정부가 현재 이용하고 있는 위치 데이터의 대부분은 모바일 광고 및 마케팅 산업에서 제공되고 있고, 이 데이터베이스는 이미 사용자가 제삼자 제공 동의를 한 정보들인 데다 이에 대한 확실한 개인정보 보호 규정이 아직 없기 때문이다(Tau, 2020.3.28).

 

 코로나19 대응에 나선 애플과 구글

 

2020410일 애플과 구글은 코로나19의 확산을 정확히 파악·대응·예측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단말기의 블루투스 기술을 이용한 코로나19 접촉 추적 시스템을 함께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Google, 2020.4.10).

 

애플과 구글은 스마트폰 내 탑재된 기술을 활용해 코로나19 접촉 추적을 위한 서드파티(third party) 개발자들의 노력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를 더 용이하게 만들 수 있는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와 운영체제 레벨의 기술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 플랫폼이 적용될 경우 애플과 구글의 운영체제를 이용하는 스마트폰 기기들은 서로 특정 거리 이내로 가까워지면 이를 한정된 시간 동안 저장하고 기록하며, 향후 이 기간에 가까워졌던 스마트폰의 소유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을 때 이를 신속하게 접촉자들에게 알려줄 수 있다.[그림 2]

 

 

 

[그림 2] 애플과 구글이 제안한 접촉 추적 기술 개요 <출처 – 구글이미지 출처 – 월스트리트저널> 

 

 

애플과 구글이 제안한 이 시스템에는 근접 접촉자에 대한 기록이 익명화되고, 개인 식별 코드도 주기적으로 바뀌는 등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다양한 조치가 적용될 예정이다. 또한 정보 제공을 전적으로 이용자의 자발적 선택에 맡긴다는 점에서 기존 모바일 광고의 데이터 사용에 비해 한층 나은 접근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여전히 애플과 구글이 제공하는 플랫폼을 이용해 누가 어떤 방식으로 애플리케이션 및 서비스를 개발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또한 정부의 입장에서 확진자의 신원을 어떻게 확인해야 할지 등, 다양한 이슈들을 애플리케이션 개발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Schechner & Winkler, 2020.4.11).

 

애플과 구글의 이번 행보가 어떻게 평가될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이다. 전 세계적 보건 위기에서 기술적 플랫폼을 이용한 기업의 적극적인 사회 공헌 제스처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재 주요 테크 기업들을 필두로 다양한 개인정보 빅데이터, AI, 그리고 이를 통한 행동 예측 상품이 주된 비즈니스 모델로 떠오르고 있는 이른바 감시 자본주의(Surveillance Capitalism)(Zuboff, 2019)의 확산에서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인 프라이버시 관련 이슈를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을 이용해 돌파해보려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있을 수 있다(Tau, 2020.3.28.). 기존에 스마트폰과 다른 기기를 근접한 거리에서 연결하는 데 쓰이던 블루투스 기술을 타인의 스마트폰의 거리 측정에 쓴다는 점, 그리고 이용자가 허락할 경우 이 작업이 항상 적용된다는 점은 현재 코로나19와 공공 안전의 맥락에서 괜찮아 보일 수 있지만, 일상생활에서는 다를 수 있다. 애플과 구글의 운영체제가 전 세계 대부분의 스마트폰을 운영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이번 변화는 비단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변화를 의미하고, 그 하나만으로 두 기업이 현대 정보통신 생태계에서 갖는 영향력은 더욱 분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애플과 구글의 이번 제안이 긍정적으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코로나19 사태 종결 후 이 기술에 대한 후속 대응이 관건일 것이다. 이들이 제안한 새로운 플랫폼 위에서 코로나19의 확산 대응을 위한 어떤 혁신적 서비스들이 논의되고 적용될지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1) https://www.tracetogether.gov.sg

2) https://www.media.mit.edu/projects/safepaths/overview

3) https://www.covid19mobility.org

4) https://eshoo.house.gov/sites/eshoo.house.gov/files/documents/Eshoo-Wyden-DelBene%20-%20Letter%20to%20Pres%20%26%20VP%20about%20coronavirus%20privacy%20-%203.19.20.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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