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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무부는 2020년 구글이 검색엔진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남용했다고 주장하며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2023년 반독점 소송 재판이 시작됐고 2024년 8월, 워싱턴 D.C. 연방법원은 구글이 검색 시장에서 불법적 독점을 유지해 소비자와 경쟁사에 피해를 주었다고 판결했다. 지난해 11월 20일, 법무부는 해당 판결에 대해 구글에 강도 높은 구조적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번 글에서는 구글의 시장 지배력 약화를 위해 법무부가 제안한 구조적 조치에 대해 알아보고, 이 조치가 미디어 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보고자 한다.
미 법무부, 구글에 대대적 조치 요구, 검색 시장 질서 재편 시도
법무부는 구글의 검색 시장 지배력 약화를 위해 크게 네 가지 조치를 제안했다. 첫 번째 요구 사항은 구글의 웹 브라우저인 크롬을 완전히 분리 매각하라는 것이다. 매각 절차 등에 대한 세부 사항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검색 시장 영향력 약화를 위해 크롬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데는 이유가 있다. 구글의 크롬은 인터넷 브라우저 시장의 3분의 2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그림] 2010년부터 급격하게 성장한 크롬은 2024년 10월 기준 인터넷 브라우저 시장의 66.7%를 점유하고 있다. 2등인 애플의 사파리는 18.1%로 시장에서 크롬의 입지는 독보적이고 견고하다(AP, 2024). 구글 제품인 크롬에는 구글이 기본 검색엔진으로 설정돼 있다. 이에 법무부는 크롬을 ‘인터넷으로의 관문(gateway to the internet)’이라고 표현하며 구글에 맞춤형 타깃 광고를 위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중요한 창구라고 칭했다. 사실상 인터넷 브라우저 시장에서의 지배력이 검색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요소라 보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 법무부는 구글에 전자기기 제조업체들과의 독점 계약을 금지할 것을 제안했다. 이는 재판 과정에서 공개된 구글과 애플의 계약과 관련된 것이다. 구글의 반독점법 위반 관련 조사 과정에서 법무부는 구글이 아이폰 등 제품에 기본 검색엔진으로 구글을 탑재하는 데 애플에 2022년에 200억 달러(약 28조 7,000억 원)가 넘는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는 것을 밝혔다. 이는 2020년 구글이 애플에 지불한 비용의 두 배다. 나아가 연방법원의 아밋 메흐타(Amit P. Mehta) 판사는 애플이 자체 검색엔진 개발을 염두에 두었다가 2018년 구글과의 계약 해지 후 첫 5년간 예상되는 손실이 120억 달러(약 17조 2,000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내부 연구 이후 개발 계획을 철회했다는 점을 판결문에 강조했다(The Associated Press, 2024). 이를 종합적으로 봤을 때 법무부는 구글이 검색 시장에서의 지위를 활용한 독점 계약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고 대안 기술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로 법무부는 구글이 구글 검색엔진의 검색 결과 데이터를 무상 혹은 매우 낮은 가격에 경쟁자들과 공유할 것을 10년간 강제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법무부는 구글의 모바일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관련 제재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2024년 11월 기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글로벌 모바일의 약 72%를 차지하고 있다(StatCounter, 2024). 법무부는 재판부에 검색엔진을 비롯한 구글의 서비스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자동적으로 묶여 소비자에게 강제로 제공되는 것을 금하는 조치를 요구했다. 또한 구글 서비스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결합 해제가 이행되지 않거나 시장 지배력 약화 효과가 미약할 경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또한 크롬과 같이 분리 매각하는 구조적 조치를 부가적으로 요구했다(Dou & Schaneman, 2024; McCabe & Grant, 2024). 이외에도 구글이 검색 결과를 유튜브, 제미나이(Gemini, 구글의 AI 비서 및 플랫폼) 등 자사 서비스에 유리하게 사용하지 말 것, 언론·출판사와 웹사이트 등 콘텐츠 제작자들이 자신의 데이터가 구글 검색엔진에 올라가는 것 혹은 AI 모델 훈련에 사용되지 않도록 옵트 아웃(배제)할 권리를 부여할 것 등 다양한 방면의 조치 사항들을 건의했다(AP, 2024).
이 같은 법무부의 제안에 구글은 즉각 반발했다. 구글의 글로벌 담당 사장 겸 최고 법률 책임자(President, Global Affairs & Chief Legal Officer), 켄트 워커(Kent Walker)는 블로그 성명문을 통해 법무부의 제안 사항이 “급진적 개입주의 의제(radical interventionist agenda)”이며 미국인과 미국의 글로벌 기술 리더십에 해를 끼칠 것이라고 주장했다(Walker, 2024). 나아가 워커는 법무부가 제안한 조치들이 검색 외 구글의 다양한 다른 상품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며, 구글의 혁신과 관련된 정보뿐만 아니라 미 국민의 개인적인 검색 기록을 국내 및 해외 기업에 공개하게 됨으로써 보안과 프라이버시를 위협하고 제품 품질 저하를 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2024년 12월 중으로 반박 제안을 제출할 계획이다.1)
구글의 구조적 변화, 기술 산업의 분수령 될까
구글에 대한 반독점 소송은 앞으로 이어질 규제 당국의 거대 인터넷·테크 기업에 대한 문제 제기 및 소송에 중요한 척도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Dou & De Vynck, 2023). 구글에 대한 법무부의 제안과 처벌에 대한 재판부의 판결이 그대로 실현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당선되면서 당장 내년부터 법무부 수장이 교체될 예정이다(Gerstein, 2024). 법무부 제안의 실현 불확실성은 지난해 10월 법무부가 구글 사업의 분리 매각을 고려한다는 소식이 흘러나온 후 트럼프 당선인의 인터뷰를 통해 엿볼 수 있다. 당시 트럼프 당선인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구글 분리 매각 가능성에 대해 중국과의 기술 경쟁 구도를 언급하며 우려를 표했기 때문이다(Bloomberg, 2024).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본인이 통제할 수 없는 재판부의 판결을 기다리기보다 구글과 합의를 시도할 가능성을 예상하기도 한다(Dou & Schaneman, 2024).
미국에서 미디어 산업과 관련된 반독점 소송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구글의 상황과 비교할 만한 사례로는 1982년 AT&T와 2000년 마이크로소프트의 사례를 들 수 있다. 통신 시장을 독점하고 있던 AT&T는 반독점 소송 과정에서 1982년 여러 개의 지역 통신사로 분리됐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운영체제 및 인터넷 익스플로러 브라우저와 관련해 제기된 반독점 소송에서 패소한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법원 판결 이후 일부 사업 제한에 동의하며 분리를 피했는데, 이는 현재 구글의 상황과 유사한 점이 많다. 이는 클린턴 정권에서 받은 사업 분리 판결이 부시 정권이 들어선 후 합의로 뒤집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글에 대한 수사가 이전 트럼프 정권에서 시작됐다는 점, 구글 외 다른 거대 테크 기업들에 대한 수사가 연달아 계획돼 있다는 점, 그리고 트럼프 당선인 본인이 거대 테크 기업들에 대해 복잡한 태도를 보인다는 점에서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구글은 검색 시장뿐만 아니라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도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번 판결과는 별개로 디지털 광고 시장 독점에 대한 소송도 진행 중이다. 본 소송의 결과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검색 시장과 관련해 법무부에서 제안한 조치들이 실제로 적용될 경우 테크, 미디어, 그리고 광고 업계에 미칠 영향은 지대할 것이다. 법무부의 제안이 전면 수용·적용된다면 구글은 크롬 등 사업 부문을 분리해야 할 가능성이 매우 크고, 이는 구글이 검색, 광고 등의 서비스를 잇는 하나의 통합된 생태계를 구성함으로써 얻었던 사업적 효율성을 잃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법무부의 제안이 부분적으로 수용된다면 구글의 생태계는 상대적으로 적은 타격을 받은 상태로 유지될 수 있을 것이고, 시장 경쟁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구글 검색 시장 관련 판결에 대한 법무부의 제안은 이 판결이 구글에 가져올 수 있는 결과의 규모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구글에 대한 제재들은 단순히 한 기업에 대한 규제를 넘어 테크 산업 전반에 중요한 전례가 될 것이다. 법무부 제안의 수용 정도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사례를 살펴볼 때 최소한 구글의 사업 행위에 대한 제한이 가해질 것은 자명하다. 테크·광고 산업계는 보다 다각화된 경쟁 구도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고, 이는 또 다른 혁신에 대한 가능성일 수 있다. 하지만 구글 생태계가 제공하는 편의에 의존해 온 중소기업과 광고주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추가적인 비용과 노력을 들여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용자와 소비자의 입장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구글의 켄트 워커는 앞서 언급한 반박문에서 법무부의 제안이 모두 수용되면 구글의 픽셀 휴대폰으로 구글 검색을 이용하기 위해 따로 두 개의 웹페이지를 거쳐야 할 것이라며 이용자가 겪게 될 불편함을 예로 들었다. 이번 구글 소송에 대한 제재들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전반적인 이득과 소비자 효용은 어떠한가? 그리고 소비자 효용과 경험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면 시장 경쟁으로 인한 전반적인 이득이 이를 상쇄할 만한가? 이번 구글 소송에 대한 법원의 최종 판결은 소비자, 경쟁사, 산업 전체에 미칠 장기적 영향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1) 원고 작성 후 2024년 12월 20일, 구글은 반박 제안을 자사 블로그를 통해 게재했다. https://blog.google/outreach-initiatives/publicpolicy/google-remedies-proposal-dec-2024



